지난 기획/특집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인생은 선택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입력일 2022-05-10 수정일 2022-05-10 발행일 2022-05-15 제 329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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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결과에 좌우되는 행복
선택에 대한 책임 스스로 지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성찰할 때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좋지 않은 일을 하게 될 때 변명처럼 하는 말입니다. 정말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을 사는 것일까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많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에게 이롭거나 해로운 것을 가려서 할 수 있는 선택들이 많습니다.

살이 쪄서 고민인 사람은 식사를 줄이면 됩니다. 그런데 “요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식사조절이 안 된다”고 하면서 살찐 걸 후회한다면 어떤 바보가 동의해줄까요? 따라서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묻지 말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야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면서 삽니다. 배우자 때문에 속상하다는 분들이 상담소를 찾아와서 상대방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런 배우자를 선택한 것이 누구일까요? ‘속아서 했어요’, ‘그런 줄 몰랐어요’하는 말들은 결국 자신이 덜 떨어진 사람이란 말밖에는 안 되는 것입니다.

부모를 원망하는 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능력하고 양육 능력 없는 부모를 아이들이 비난하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부모를 비난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결국 자기 부모하고 똑같은 사람밖에는 못 되는 것입니다. 부모를 비난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부모는 그렇게 살았더라도 자기는 다른 사람으로 살 것인가 하는 것은 바로 본인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사람의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선택의 결과에 의해서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집니다. 지금 나의 삶이 불행하다면 그 이유는 잘못된 선택을 했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런 때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를 주님께 기도하면서 답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꼰대유머’ 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어떤 본당 신부가 병자 방문을 가려하는데 성직자 옷을 입는 게 귀찮아서 보좌신부에게 정식복장을 하라하고 자기는 사복을 입고 운전했습니다. 그러다가 과속을 해서 경찰에게 걸렸습니다.

주임신부는 순간 기지를 발휘하여서 뒷좌석의 보좌신부를 가리키며 “신부님이 급하게 병자방문을 하셔야 돼서 과속했습니다”라고 변명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이 “아, 아무리 급해도 천천히 가셔야지요. 이번에는 신부님을 봐서 봐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 이게 웬일이냐.’

그 다음번에는 본인이 사제복을 입고서 운전하다가 또 걸렸는데 공교롭게도 지난번 그 경찰이었습니다. 경찰은 신부를 보더니 “아, 법을 잘 지키셔야할 분이 어기시면 안 되지요”하면서 딱지를 끊었습니다.

본당신부가 경찰에게 따졌습니다. “지난번에는 보좌신부를 보고 봐주더니 이번에는 왜 안 봐주는 거요”라고 하자 경찰 왈 “내 마음이지요” 하더랍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