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생사 갈림길에 선 초미숙아 ‘안’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5-24 수정일 2022-05-24 발행일 2022-05-29 제 329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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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누운 아기 보며 엄마는 무너지고…
베트남 출신 20대 부모
임신 소식에 행복 꿈꿨지만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기
인큐베이터에서 치료 중
수억 원 병원비 마련 못해

지난 4월 13일 600g 초미숙아로 태어난 베트남 아기 안이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힘겹게 치료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홍보팀 제공

“도저히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아기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올까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4월 13일 체중 60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기 황 응옥 투에 안(여아)의 어머니 팜 티 탄 타오(25)씨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타오씨는 임신 25주차이던 3월말까지 아기 아버지 황 쿠안(27)씨와 낯선 타국에서 행복을 꿈꿨다. 베트남에 계신 양가 부모님께 조금씩이라도 생활비를 보내 드리는 기쁨도 누렸다.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어떤 고생도 달게 느껴졌다.

타오씨는 2016년 일반연수로 한국에 입국했다. 한국어연수를 5개월 동안 받다 비용문제로 학업을 중단했고, 이후 경기도 부천에 있는 휴대전화 제조공장에서 일했다.

남편과 만나 결혼하고 임신하면서 일을 멈춰야 했다. 쿠안씨 역시 2018년 한국에 와 잠시 한국어연수를 받았지만 역시 비용문제로 중단하고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불안정한 생활이지만 아기만큼은 행복하게 키우겠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이 모든 행복과 희망은 며칠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타오씨에게 갑작스런 자궁 내 출혈이 생기면서부터다. 집 근처 산부인과의원에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4월 2일 급하게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이틀 사이에 병원비가 수백만 원이 나오자 타오씨는 겁부터 나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병원비는 지인들에게 빌려 겨우 해결했다. 일주일 후 상태가 더 악화돼 부천성모병원에 입원했지만 양수가 유출되고 자궁이 수축돼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4월 13일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해 아이를 출산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중심정맥관을 통해 간신히 영양공급을 받고 있다. 인공호흡기 적응 중에 있지만 간헐적으로 무호흡이 관찰되고 초미숙아에서 흔히 나타나는 심장혈관계 질환과 두개 내 출혈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이미 병원비가 1억1000여만 원이나 나왔고, 앞으로 3개월 정도 인큐베이터 치료가 필요해 추가 병원비는 2~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타오씨를 돕고 있는 부천 별사랑이주민센터 임수(폴린) 수녀는 “아기가 건강하게 부모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적 후원을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아기의 주치의 오문연 교수도 “힘들지만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아기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타오씨는 출산한 뒤 불과 15일 만에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휴대전화 공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쿠안씨도 이전에 건설현장에서 일한 급여 500만 원이 체불된 채로 평택에서 일용직 노무자로 근무 중이다.

“‘엄마인 저만 딱 1시간 병실 안에 들어가 펑펑 울면서 아기를 보았어요. 베트남에 계신 양가 부모님들도 휴대전화 영상으로 아기를 보면서 모두 우셨습니다. 너무나 연약한 우리 아기가 잘 치료받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2년 5월 25일(수)~2022년 6월 14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