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공군 비성대본당 성가대 강나루 단장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6-07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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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마음 울리는 성가 부르며 복음 열매 맺어요”
학창시절 성악·지휘 전공 살려 
본당 모든 미사에서 성가 봉사
성모회장 겸하며 군사목 열정

공군 비성대본당 성가대 강나루 단장은 “비성대본당을 거쳐 간 장병들이 신앙을 이어가고 더 나아가 성가정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군종교구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비성대본당(주임 홍헌표 베드로 신부) 평일과 주일 미사에 참례한 장병들과 군 가족들은 마음을 울리는 성가 독창에 울음바다를 이루기도 하고 웃음꽃을 피우기도 한다.

성가 독창을 맡는 주인공은 비성대본당 성가대 소프라노 강나루(클라라·45) 단장이다. 강 단장은 본당 성모회장으로도 봉사하며 군장병 복음화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는 공군사관학교 생도를 제외하고 공군에 입대하는 연간 5만여 명의 장교, 부사관, 준사관, 병사들이 훈련받는 곳이다. 매주 화~금요일에 평일미사가 있고, 주일에는 현재 오전 9시 훈련병 미사, 10시30분 후보생 및 군가족 미사를 봉헌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전 9시, 10시30분, 낮 12시, 오후 2시 총 4대를 봉헌했다.

강 단장은 평일과 주일 ‘모든’ 미사에서 화답송으로 ‘두려워 말라’, 영성체 후 묵상 특송으로는 미사 분위기에 맞는 곡을 선택해 부르지만 훈련병들이 들을 때마다 울음을 참지 못하는 곡인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와 ‘임마누엘’을 특히 자주 부른다.

미사 중 세례식이 열릴 때에는 비성대본당에서 반주를 담당했던 김주영(체칠리아)씨가 작사·작곡해 강 단장에게 헌정한 ‘세례를 축하합니다’를 불러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비성대본당은 매월 100여 명이 세례를 받고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공군 복음화의 산실과 같은 곳이다. 세례 장병들은 강 단장 음성으로 ‘세례를 축하합니다’를 듣고 세례 때의 감동과 환희를 자대 배치 후에도 잊지 못한다.

강 단장은 비성대본당 모든 미사에서 성가 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진주어머니합창단 지휘자, 정찬문가톨릭합창단 부지휘자, 진주시음악협회 성악분과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초중고 학교에서 음악 수업도 담당한다. 고3과 중3인 두 아들도 양육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듯한 바쁜 생활에도 자신의 성가를 듣고 눈물 흘리며 냉담을 풀거나 가톨릭에 입교하는 장병들을 위해 영혼에서 올라오는 성가를 들려준다.

2013년부터 10년째 이어지는 헌신의 삶이다. 강 단장은 “미사에서 계속 특송을 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성당을 찾는 장병들이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신자들의 격려로 기쁘게 이겨낸다”고 말했다.

그는 신심이 무척 깊은 어머니 권유로 어린이 미사를 거쳐 청소년 미사에서 독창을 했고 대학에서 성악을, 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군사목 일선에서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다.

홍헌표 신부는 “요즘 군대가 편해졌다는 말이 있지만 훈련병들은 낯선 환경에서 여전히 힘들어한다”며 “강나루 단장님의 성가를 듣고 뜨겁게 눈물 흘리고 자대 배치 후에도 단장님께 고마웠다고 연락하는 병사들이 자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부인 저도 강 단장님께 노래를 배워 전례곡을 부르면서 미사를 더 자신 있게 주례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비성대본당 병사 사도회장 한준(미카엘) 병장은 “냉담하던 제가 훈련병 시절 강나루 단장님의 성가를 듣고 신앙 안으로 다시 돌아왔고, 비신자 병사들도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되는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