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글로벌칼럼] (104)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전하는 K-pop 스타들/ 셰이 컬린 신부

입력일 2022-06-14 수정일 2022-06-14 발행일 2022-06-19 제 329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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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혐오 지적한 BTS
만연한 인종차별과 증오 경고
사랑 호소하는 교황과 맞닿아
전 세계 정부부터 귀 기울여야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사목방문했을 때, 한국의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는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노래 제목은 ‘코이노니아’였고 한국의 유명 작곡가인 노영심(마리보나)씨가 작곡했다.

한국에는 많은 유명한 팝스타와 배우들이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K-pop 그룹은 BTS다. 멤버들은 가톨릭신자는 아니지만 복음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초대를 받아 백악관을 찾았다. BTS 멤버들은 전 세계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류와 서로를 향한 존중과 사랑이 가장 큰 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호소력이 있고 의미가 있는 메시지였다.

전 세계에서 수없이 재생된 이 연설에서 BTS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고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전 세계 많은 젊은이들은 폭력적인 부모와 부패한 사회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며 이들을 불신하며 저항한다. BTS는 학대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증오와 폭력, 차별이라는 악을 비난하고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정치인과 폭력적인 어른들에게 실증이 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BTS에게 도움을 요청해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지원했다.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BTS를 초청한 것은 아주 훌륭한 계획이었다. 미국에는 아시아계 인구 2400만 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미국 인구의 7.2%에 이르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은 전국에서 만연하고 있다.

BTS는 7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고, 인권증진을 비롯해 대사회적인 주제로 여러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의 팬이 있으며, 이 팬들은 각자의 부모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들의 노래는 어디에서나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BTS 멤버들은 종교적 성향을 보이지 않지만 인종과 지위, 국적을 떠나 평등과 정의, 모든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믿고 있다.

BTS 멤버 중 한 명인 지민은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 범죄를 포함해 증오 범죄가 최근 급속하게 늘고 있다”면서 “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마음을 열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뷔는 “모두는 각자의 역사가 있다”면서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치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제이홉은 “저희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다양한 국적, 언어, 문화를 가진 저희의 팬, ‘아미’ 여러분이 계셨기에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다”며 전 세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국은 “한국 음악가들이 만든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도 놀랍다”면서 “음악은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주는 훌륭한 매개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슬프게도 내가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도 차별과 인종주의가 만연해 있다. 중산층과 고위층들은 하얀 피부가 특별하다고 믿는다. 이들은 하얀 피부의 연예인과 배우를 따라하기 위해 위험한 수은이 들어간 피부미백 크림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고유한 갈색피부를 거부하고 이를 열등한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인종차별적 제품을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러한 제품들이 신장 손상, 피부 발진과 변색, 흉터, 감염성 피부질환, 우울증, 정신병, 말초 신경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종주의는 이런 피부미백 제품이 아니라 인종차별적 문화에서 자라는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한다. 몇몇 엘리트 집단들은 필리핀 토착민들을 열등한 사람들로 치부하고 그들의 땅을 집어삼켜 수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파괴를 일으켜 더 큰 빈곤과 희생자를 낳는다. 이들은 수대에 걸쳐 필리핀을 지배하며 재앙적인 결과를 낳았고, 현재 필리핀 국민 1/3이 다양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더미 위에 살며 식당에서 사람들이 남긴 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운다.

이 부유한 엘리트들은 무지와 무관심이라는 호화로운 보호막 안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부끄러움도 못 느끼며 국민들을 교육시켜 번영되고 가난이 없는 나라로 만들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몇몇 거대부호가 거지와 판자촌 주민, 과도한 세금에 짐 지워진 서민들로 이뤄진 바다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수많은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들이 인신매매범들에게 팔려 외국 관광객과 아동성도착증 환자의 성적 만족에 이용되고 있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필리핀의 새로운 정부와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언에 귀 기울여, 아동보호라는 가톨릭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를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이다.

셰이 컬린 신부

1974년 필리핀 올롱가포에서 프레다 재단을 설립해, 인권과 아동의 권리, 특히 성학대 피해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가톨릭뉴스(UCA News) 등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