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하늘의 신발」 펴낸 설지인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6-21 수정일 2022-06-23 발행일 2022-06-26 제 330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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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이승훈 등 7명 인물 통해
조선시대 후기 문화사 그려내
444쪽/2만7000원/박영사
“1801년 전후가 상당히 의미심장한 시대인데, 이때 조선 안에서 개혁을 일으키다 처형된 이 인물들을 보며 우리 역사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한국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이 들었습니다.”

설지인(마리아 막달레나·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객원연구원·사진)씨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역사 속 인물 7명을 통해 조선 후기 문화사를 그려낸 「하늘의 신발」을 집필했다.

이벽, 이승훈, 황사영, 강완숙, 이순이·유중철 부부, 김재복(김대건 신부의 아명). 설씨는 이들의 사상과 삶과 죽음이 종교를 넘어 지금 우리 사회에 큰 가치가 있다고 봤다. “만 스물아홉 이승훈이 북경에서 서양인들과 만난 이후 조선에 세우고자 한 것은 새로운 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 새로운 시대”였다 설명한다.

설씨가 이 인물들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해 세계은행, 유엔, 아시아와 아프리카 15개국 현장에서 국제 개발금융 및 정책 전문가로 활동해온 설씨는 이 인물들에게 깊게 매료되어 각 인물들의 삶을 철저한 사료 고증을 통해 재구성해냈다. 책은 새로운 질서의 문을 연 이벽과 이승훈, 사회와 국가를 변혁한 강완숙과 황사영,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한 이순이·유중철 부부와 김재복의 삶과 그 사상의 가치를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복원하고 있다.

설씨는 각 인물의 시작을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림 속 상징들의 힘을 빌려 그림보다 더 깊은 세계를 비추고, 서양 화가의 붓터치를 가미해 조선사 안에 숨어 있는 이 인물들의 선택과 투신의 보편성을 조선 밖으로도 끌어내려는 의도에서다.

“조선 후기, 여명과도 같은 이 시기의 모습은 지금 대한민국과도 닮았습니다. 새로운 개념과 형식과 범례와 분류법이 필요한 시기이죠. 이런 시기 진실을 추구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이 인물들의 삶이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