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 (13)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와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동검도 채플
비밀리에 선교사들 입국하던 강화도 곳곳엔 신앙 선조 흔적이…
박해 탓에 바닷길 이용하려던 선조들
병인양요·병인박해로 많은 이들 순교
순교자 현양동산 등 순례지도 ‘눈길’
우리나라 곳곳에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관련된 성지나 순교 사적지, 순례지가 있다. 100년 이상의 박해를 받으면서 교우들이 신앙생활을 위해 전국으로 흩어졌고, 그 결과 이처럼 유서 깊은 장소가 많이 생겼다.
성지나 순례지를 방문하면 지금 우리의 믿음이 신앙 선조들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화도는 수도 방어의 요충지로서 고려 시대부터 외세와 자주 충돌한 역사의 현장이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과 관련된 성지와 사적지가 자리 잡고 있다. 강화도가 천주교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것은 1839년 기해박해를 겪으면서부터다. 그동안 천주교 신앙 유입의 통로는 육로였지만, 감시가 심해지자 해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강화도 갑곶 해안은 선교사들이 비밀리에 입국한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였다. 1845년 5월 김대건 신부(안드레아· 1821~1846)는 선교사를 비밀리에 입국시키는 해로를 개척하기 위해 서울 마포를 떠나 갑곶 앞바다로 간 적도 있다.
병인양요(1866년)와 병인박해로 강화도에서도 많은 교우들이 순교하였다. 1868년 프랑스 선교사를 입국시키는데 협력한 최인서(요한), 장치선(성 장주기 조카)과 박서방(박순집의 형), 조서방 등이 강화도 병영지 진무영(鎭武營)으로 호송되어 순교하였다. 진무영은 해상 경비의 임무를 맡았던 군영이며, 동시에 신자들의 처형지이기도 하였다. 1871년 미국이 강화도를 공격하면서 신미양요가 일어났는데 이때 미국 함대에 왕래한 최순복, 박상손, 우윤집 등이 갑곶 진두에서 순교하였다.
김포와 연결된 강화대교를 건너면 갑곶돈대 유적지가 있고 그 옆에 ‘갑곶순교성지’가 있다. 인천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는 교우들이 신앙의 뿌리인 순교 신심을 본받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충실히 살도록 하기 위해 여러 성지와 순례지를 조성했는데 갑곶순교성지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갑곶순교성지에는 기념성당과 지하성당, 영성센터, 작은 도서관이 잘 꾸며져 있다. 성지 동산에는 신미양요 때 순교한 세 명을 기리는 순교자 삼위비석, 십자고상, 십자가의 길이 있다.
특히 동산의 십자고상 아래에는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어 안장하고 기록한 박순집(베드로, 1830~1911)의 묘소가 있다. 신앙의 증거자인 그는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시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새남터와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수많은 순교자의 유해를 목숨을 걸고 찾아 안장하면서 그들의 행적을 증언하였다. 또한 그는 1890년 인천 제물포로 이주해 전교 활동에 힘쓰며 인천교구의 발전에 초석이 되었다. 많은 순교자의 행적 증언자이며 인천교구 역사의 증인인 박순집 유해를 성지 동산에 2001년 이장하였다.
■ 갑곶순교성지
주소: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동로 1366번길 35
전화: 032-933-1525
미사: 주일·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평일 오전 11시
■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
주소: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고비고개로 741번길 107(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 내)
전화: 032-932-6353
미사: 주일·토요일 오전 11시
개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
■ 동검도 채플·채플 갤러리
주소: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 245
미사: 주일 11시
개방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
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