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고(故) 신동우 토마스 아퀴나스 형제를 기리며

김무일(토마스 아퀴나스·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입력일 2022-07-05 수정일 2022-07-05 발행일 2022-07-10 제 3302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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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흥건히 적시며

소나기가 하늘을 메우던 오늘

그대는 조용히 눈을 감았네

주님이 부르시는 순간까지

기쁘게 기도하며 가족 곁을 떠났으리

죄 많은 세상에도 청청하여

주님의 은총으로 넘치는

천국을 그리며 살았으리

오랜 세월

주님의 나래 아래

삶의 가치를 함께 지니며

멋있게 살아온 동료여

하나 있는 아들을

하느님께 바치고

바보같이 기뻐했던

신앙의 동지여

오늘 내리는 이 비는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한 삶을 주님께 의탁한 채

먼저 주님 대전에 나아가는

그대의 후회 없는

기쁨의 눈물일지도 모르겠네

천상에 오르는 그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네

형제를 먼저 보내고

밤새워 이 조시를 만들어보네

지우고 또 써보고…

3일장이라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떨리는 손길을 추스르고

모양새 내지 않고

그냥 간절히 기도하며 쓰는 바이니

글월이 밉다고 하지 마시게

지나간 추억들을 되새기며

그대의 고운 정을 기리겠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대의 쌓아놓은 신덕(信德)을 거울삼아

남은 우리는 거룩하게 살겠네

본명이 같아서 잊혀질 리 없는 동지여

아들 사제의 미사 향을 맡으며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가시려는고…

부디 잘 가시게

이 세상 인연 훌훌 던져버리고

미련 없이 주님께 올라가시게

장대같이 쏟아지는 눈물 이별 속에도

뒤돌아보지 말고 쉼 없이 떠나시게

그리고 고희(古稀)길 미쁘게 살아온

우리를 위해 천로(天路)를 잘 닦아놓으시게

그대와의 통공으로 이승도 이어지리

2022.6.29.

아들 동기사제 부모 모니카회 합장(合掌)

김무일(토마스 아퀴나스·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