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타조알 깨뜨리기 / 염지유 기자

염지유 로사 기자
입력일 2022-07-05 수정일 2022-07-05 발행일 2022-07-10 제 3302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비혼주의자 청년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그 청년들은 왜 비혼을 추구할까?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혼자 사는 게 속 편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게다가 결혼은 집안끼리의 만남이라 골치 아프다는 말. 결혼하는 순간 내 시간은 없다는 말. 혼자 살면 안 겪을 일을 결혼하면 수없이 겪는다는 말. 가뜩이나 혼자이고 싶은 비혼주의자에게 들리는 말·말·말이 비혼주의라는 껍질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달걀 껍질이, 타조알 껍질로 진화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22~26일 열린 제10차 세계가정대회에서 혼인을 피하려는 청년들에게 말했다. “혼인할 용기를 내십시오. 어려움과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부디 쉬운 길을 택하지 마십시오.”

혼자 사는 게 편할 것 같다는 말에는 사실 결혼하며 겪는 어려움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해 있다. 하지만 교황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혼인이라는 모험’을 담대한 배짱으로 마주하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혼인의 기쁨을 증언해 달라고 많은 가정에 요청했다.

우리가 가정을 이루는 일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는 가정이 사랑하는 법, 다른 이를 위해 봉사하는 법을 배우는 첫 자리여서다. 가정생활에는 행복만 있지 않고, 숱한 역경도 함께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 더 큰 사랑과 희생을 배우며, 그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세상 속에서 다른 이들을 받아들인다.

우리 신앙의 핵심인 ‘사랑’의 원천이 가정이기에 가정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주위에 혼인을 주저하는 청년이 있다면 한번쯤 말해보자. “그 타조알 껍질 같은 마음, 조금만 깨뜨려 보자고!”

염지유 로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