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김화자(루치아·송도2동본당)
입력일 2022-08-17 수정일 2022-08-17 발행일 2022-08-21 제 3307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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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령의 은총에 감사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나는 얼마나 주님께 가까이 가고 있는지 성찰해 봅니다. 평일미사 후 본당 신부님께서 들고 계신 ‘말씀사탕 바구니’에서 내가 뽑은 성경 말씀은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 아빠와 함께 영세를 하고 74년 동안 나는 하느님을 알고 지냈습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훨씬 이전에 나를 빚어 만들어 주셨음을 믿습니다. “정녕 당신께서는 제 속을 만드시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습니다. 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당신의 조물들은 경이로울 뿐. 제 영혼이 이를 잘 압니다.”(시편 139,13-14)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살펴보시어 아십니다. 제가 앉거나 서거나 당신께서는 아시고 제 생각을 멀리서도 알아채십니다.”(시편 139,1-2) 이러한 하느님께 나는 너무나도 지난날 지은 죄가 많아 성체 앞에 무릎 꿇고 그분의 무한한 자비와 사랑 안에 맡겨 드리고 용서를 청합니다. 하느님께서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실 때마다 넘치는 은총을 주셔서 오늘날까지 당신의 딸로서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서 오늘도 당신의 뜻대로 살게 해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주님 저의 심장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루의 삶 속에서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19) 미사를 통해 오시는 주님의 몸을 모심으로써 매일 주시는 힘, 기쁨 모든 것을 받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축복의 은총을 이웃에게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삶을 간구합니다. 제 상태가 어떻든 저는 주님 앞에서 귀한 사람이며 사랑받는 존재임을 믿습니다. 하느님이시여 당신이 참 좋아 많이 보고 있어도 그립습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마음을 비우고 주님의 마음으로 채우는 삶을,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 사랑에 보답하는 하루를 살고자 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열정으로 내어 맡기는 삶을 살겠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성령의 도우심 받으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믿음이 아닌 이웃의 믿음을 보시고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 저도 나의 믿음 때문에 이웃이 구원을 받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삶을 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김화자(루치아·송도2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