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키릴 총대주교 만남 무산… "가능성 열려 있어”

입력일 2022-08-31 수정일 2022-08-31 발행일 2022-09-04 제 330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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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동시 참석 예상됐지만
키릴 총대주교 불참 의사 밝혀
별도 약속 필요하다는 의견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5일 러시아정교회 안토니 대주교(왼쪽)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토니 대주교는 최근 키릴 총대주교가 9월 열리는 세계전통종교지도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CNS

【외신종합】 카자흐스탄에서 9월 중 열리는 세계전통종교지도자회의에서 성사가 예상됐던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이 무산됐다.

러시아정교회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롤로콜람스크의 안토니 대주교는 키릴 총대주교가 9월 13~15일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러시아 뉴스통신사 ‘리아 노보스티’의 보도를 8월 25일 확인했다.

그러나 8월 5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던 안토니 대주교는 교황과 총대주교의 만남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 대주교는 만남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번 회의와는 별도의 일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수개월 동안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을 원한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거듭 말해왔다. 특히 이번 회의에 키릴 총대주교 역시 초대받았고 참석 의사를 표시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지난 2016년 2월 12일 쿠바 아바나국제공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특히 이번 전쟁을 서방의 공세에 대한 정당한 방어라고 러시아 정부를 지지해 가톨릭교회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교황은 지난 3월 중순 온라인으로 키릴 총대주교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지난 5월 3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국가의 성직자가 아니며, 정치 언어가 아니라 예수님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며 키릴 총대주교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6월 예루살렘에서 만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당시 시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