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생태적 회심 / 이소영 기자

이소영 아녜스 기자
입력일 2022-10-25 수정일 2022-10-25 발행일 2022-10-30 제 331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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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보내며 공동의 집 돌봄을 실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실천이 여정 후에도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회심’에 있다. 누군가와 꼭 무언가를 하자고 다짐해야만 활동하거나, 보는 사람이 있기에 변화된 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 깊은 곳에서 생명을 소중히 아끼고 사랑할 때, 나와 다른 모두에 대한 애틋함과 존중심을 가질 때 우리는 7년 여정 후에도 자발적으로 단순한 삶을 이어 갈 수 있다.

이러한 ‘생태적 회심’에 관한 당부는 최근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채플에서 봉헌된 한 미사 강론에서도 나왔다. 재단법인 서울가톨릭청소년회가 설립 23주년을 맞아 진행한 생태 캠페인 ‘함께 걸어가는 여정’ 폐막미사를 주례한 유경촌 주교는 내적 인간으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한 달여간 공동의 집 돌봄을 실천하고 그 내용도 공유했지만, 활동 기간 동안 생태적 사랑을 실천하는 불씨가 마음속에 자리하지 않았다면, 그 활동은 일회성에 그치고 우리는 외적 인간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유 주교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점을 매 순간 헤아리는 것이 생태적 삶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부유함을 좇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이 늘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물질·소비주의적 환경 속에서도 모든 존재 안 하느님을 발견하고 떠올릴 때 그 삶은 더 이상 어렵지 않다. 생태적 회심으로 남은 여정과 그 후 실천이 이어지길 바라며 기도한다. “성령을 통해 여러분의 내적 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지게 하시고, 믿음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길.”(에페 3,16-17)

이소영 아녜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