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 달성한 본당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는 지난 9월 26일 주교좌대흥동성당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2040 탄소중립 선언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모인 신자들은 ‘교구 내 모든 본당과 기관이 2030년까지는 전기에너지 자립을 204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5월 전 세계 교회에서 시작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비해 뒤늦은 출발인가 싶지만, 대전교구는 이미 2019년부터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 왔다.
2019년 2월 창립한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이사장 김대건 베드로 신부, 이하 협동조합)을 통해서다. 탄소중립을 위해 우선돼야 할 것이 에너지 전환임을 일찌감치 공감한 교구 생태환경위는 유휴부지나 성당에 태양광 패널을 보급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교회에서 태양광 에너지 장사를 한다”, “경제성이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에도 교구는 협동조합 운영을 멈추지 않았다. 하느님이 창조한 지구를 보존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2019년 8월 갈마동성당 한얼관에 1호 발전소 건립을 시작으로 대전교구 성당과 수도회, 학교 등 총 11곳에 햇빛발전소를 세웠다. 협동조합이 설립된 지 3년이 조금 넘었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한 본당들이 속속 생겨났다.
지난 3월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관저동본당(주임 김영근 야고보 신부)은 4개월 만에 본당에서 한 해에 필요한 전기를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했다. 천안월랑본당(주임 곽상호 사도 요한 신부)은 2023년 한 해에 필요한 전력량의 4배를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돼, 남는 에너지로 인한 수익을 취약계층 에너지 비용 후원, 탄소중립 교육 등에 쓸 수 있게 됐다.
생태환경위원장 강승수 신부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생태 기반이 무너지면 일상뿐 아니라 영성생활이 무너진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것이 우리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이유이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