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우리 교구는(5) 인천교구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11-15 수정일 2022-11-15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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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순교’ 목표로 교육과 환경운동 조직화 집중
녹색순교 실천 강력히 호소
본당 환경분과 개설 등 활발

환경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인천 효성동본당 하늘땅물벗 ‘반딧불벗’ 소속 신자들. 인천교구 환경사목부 제공

인천교구 환경운동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특히 쓰레기 매립지, 영흥화력발전소, 항만과 공항 등 생태 문제 관련 현장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지역 시민사회의 환경운동 단체와 긴밀한 연대를 형성해왔다.

교구 사회사목국(국장 정성일 요한 세례자 신부) 환경사목부 역시 지역사회 환경운동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1991년부터 시작된 자발적 소그룹 환경연구모임으로 시작된 교구 환경운동은 1993년 가톨릭 환경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본격화됐고, 1999년에 ‘가톨릭 환경연대’로 개칭됐다. 이후 2003년에는 ‘가톨릭 환경연대’와 분리된 교구 환경사목부가 설립됐다.

보편교회 전체와 함께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돌입한 인천교구의 생태환경 활동은 무엇보다도 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교구 전체의 필수적인 사목 실천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 주교는 7년 여정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사순 시기 담화를 통해 ‘녹색순교’를 신앙인의 소명으로 제시했다.

이어 전 세계교회가 7년 여정에 들어선 2021년 6월 3일, 정 주교는 사목서한을 통해 ‘녹색순교’의 실천을 강조하며 이른바 ‘3무(無) 성당 만들기’, 즉 일회용품, 자원낭비, 음식물 쓰레기가 없는 교회를 만들자고 권고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의 사목서한을 발표해 교구민들에게 ‘녹색순교’의 자세를 강력히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인천교구의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활동은, 교구장 주교의 확고한 의지와, 지역사회와 연대한 교구민들의 자발적인 환경보호 실천 노력이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재활용 자원들을 분리배출하고 있는 인천 간석2동본당 녹색분과 소속 신자들.

지난 1년 반가량의 7년 여정 초기 활동은 크게 두 가지에 집중됐다. 하나는 생태적 회개를 위한 바탕으로써 생태교육과 양성, 다른 하나는 환경운동의 저변 확대라는 취지에서 추진된 조직화의 노력이다.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과 실천, 지역의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하는 실천과 연대가 펼쳐졌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조직 확대로 나타났다. 궁극적으로는 교구 내 130개 본당 모두에 생태환경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본당 환경분과가 조직된 곳이 모두 40개 본당이고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은 총 24개가 설립됐다. 주안1동본당에서는 ‘하늘땅물벗’ 3개 팀이 한꺼번에 설립됐다.

조직화는 교육 및 양성과 그 궤를 같이 한다. 교육을 통해 양성된 활동가들은 본당의 환경운동 조직 결성에 주축을 이룬다. 생태교육은 교구의 모든 차원에서 다양하게 실시됐다. 연 2회 실시되는 ‘환경교리학교’를 기반으로, 본당과 대상별 방문 특강인 ‘찾아가는 환경교리학교’, 소그룹 상시 모임으로 진행되는 환경교육실, 그리고 사제연수 등 사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 교리교육도 실시됐다.

교구 환경사목부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본당 환경운동의 지원이다. 교구 주보를 통해 교구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상시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환경회복실천 운동표 배부와 교육, 지구를 위한 미사와 환경특강이 각 본당에서 실시됐다.

다양한 교육과 양성 프로그램, 이를 기반으로 하는 본당 환경운동 조직의 결성과 활성화 지원은 인천교구 7년 여정의 핵심 축이다. 교구는 동시에 다양한 실천과 체험을 통해 생태적 인식을 직접 몸으로 체득하도록 이끈다.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 플라스틱 이삭줍기, 자원 순환 가게 운영은 환경보호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실천이 되도록 독려한다.

교구는 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한국환경공단, 인천시 등과의 협약을 통해 다양한 수준과 영역에서 연대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가톨릭 환경연대와는 교구 관할 지역 내 수많은 섬 지역에서의 ‘줍깅’과 ‘플러깅’ 등의 환경 보호 활동을 함께 추진했다.

교구 사회사목국장 정성일 신부는 “7년 여정 첫해의 가장 큰 성과는 높아진 신자들의 생태적 의식”이라며 “교구 전체 본당 수를 고려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본당 기반 환경운동 부서와 단체의 조직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신부는 “교회 환경운동 역시 사목자와 신자들이 뜻을 모아 함께 가야 하는 일”이기에 “사목자들의 더 깊은 관심과 참여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이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 ‘사자발쑥벗’을 창단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교구 환경사목부 제공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