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미얀마 군부, 성모승천성당 파괴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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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23-01-31 수정일 2023-02-01 발행일 2023-02-05 제 332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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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대교구장 등 규탄 서한
교황, 분쟁 종식과 화해 촉구

1월 15일 군부의 습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미얀마 만달레이대교구 성모승천성당 모습.

미얀마 군부가 1월 15일 만달레이대교구 성모승천성당을 파괴했다. 1894년 축성돼 129년이라는 긴 역사를 지닌 성모승천성당은 만달레이 사가잉 지역 신자들에게 소중한 신앙의 터전이다.

이날 공격으로 성당뿐 아니라 프란치스코 수녀회 수녀원과 민가 500여 채도 불탔다.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과 만달레이대교구장 틴 윈 대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은 사태 후인 1월 20일 서한을 발표하고 군부의 행위를 규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예배 장소와 수도원을 향한 공격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분쟁 시 문화재 보호를 규정한 헤이그 협약을 내세우며 거룩하고 신성한 종교 장소를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총성이 잦아들게 하고, 형제자매로서 서로 손을 내밀며 하나된 마음으로 평화를 향한 순례를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군대가 도착하기 전 마을 주민이 모두 대피해 인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잿더미가 된 집과 성당의 참혹한 모습 앞에서 주민들은 절망했다. 한 주민은 “우리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우리의 집과 교회를 잃었다”며 “우리에게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던 교회가 무너져 너무도 슬픈 마음”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1월 22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주례한 후 군부의 성모승천성당 파괴를 언급하며 평화와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고통스러운 마음이 미얀마로 향하고 있다”며 “분쟁이 종식되고 용서와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반군 시위대를 탄압하며 무고한 소수민족과 그리스도교인들도 공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만달레이대교구 가톨릭 마을을 여러 차례 급습하며, 주민들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유혈 사태를 발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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