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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ho@catimes.kr

[100년의 페이지, 그 안에 담은 이야기] (12) 가톨릭신문 속 그때 그 사람들

가톨릭신문은 창간 99년이라는 오랜 역사 안에서 여러 인물의 발자취도 기록해 왔다. 오늘날 교황과 주교, 사제를 양성하는 대신학교장 등으로 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들도 과거에는 한 명의 사제, 수도자, 신학생으로 가톨릭신문에 등장했다. 기록에 남아 있는 이들의 ‘그때 그 시절’을 살펴본다. 레오 14세 교황은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다섯 차례 한국을 찾았다. 가톨릭신문은 2002년과 2005년 수도회 한국지부 방문, 2010년 수도회 한국 진출 25주년 기념행사 참석 당시의 소식을 알렸다. 2002년 1월 27일자는 “수도회 총장 로버트 프레보스트 신부가 내한했다”며 “한국지부의 청소년 사목·영성 상담·피정 지도 등의 사도적 활동 현장을 둘러보고 회원·재속회원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2010년 10월 10일자도 “총장 로버트 프레보스트 신부를 비롯한 각국 장상들과 회원 250여 명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군종 사제로 동티모르에 파견돼 있던 1999년, 여러 차례 현지 상황을 전했다. 당시 서 신부는 베트남전쟁 이후 처음으로 전투 병력이 해외에 파병된 상록수부대의 일원으로 동티모르에 파견됐다. 서 신부는 가톨릭신문을 통해 동티모르 현지의 어려움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독자들의 응답에 서 주교는 1999년 12월 26일자에 실린 편지로 “가톨릭신문사의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동티모르 형제자매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받았다”며 “옷·신발·영양제·분유·세탁비누·학용품 등 요긴한 물품들이 도착하고 있어, 우리의 기도와 사랑의 마음에 감격해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서 주교는 2000년 4월 29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21년 6개월간 해왔던 군 사목을 마무리 지을 때도 인터뷰로 소회를 밝혔다. 2012년 12월 16일자는 “주님께 감사드릴 줄 알 때 어떤 고통 속에서도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서 주교의 말을 인용했다. 이후 서 주교는 2021년 4월 9일 제4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해 군 사목으로 돌아왔다. 사제가 되기 전의 모습도 담았다. 가톨릭신문은 1994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한 민범식(안토니오) 신부의 소감을 실었다. 1994년 1월 16일자는 “권위 있고 엄숙한 신부님보다는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신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민 신부의 포부를 전했다. 꿈꿨던 모습의 사제가 된 민 신부는 2025년 2월 18일부로 제20대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장에 임명됐다. 취임을 앞둔 2025년 3월 16일자 인터뷰에서 민 신부는 “앞으로는 성소자와 양성자 간의 ‘밀접 동반’으로 변화를 꾀하며 사제 양성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2면

‘꽃동네’ 설립 50주년…갈 곳 없는 이들 보금자리서 ‘사랑의 꽃’ 피우다

1976년 9월 12일 오웅진 신부(요한 사도·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와 고(故) 최귀동(본명 경락·베드로) 할아버지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재단법인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이하 꽃동네)이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꽃동네는 지난 50년 동안 ‘한 사람도 버려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어왔다. 가난한 마음들이 만들어 낸 사랑의 기적, 꽃동네의 탄생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발자취와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메시지를 전한다. 1300원으로 시작된 기적 1976년 5월 사제품을 받고 청주교구 음성 무극본당(현 금왕본당 무극공소)에 부임한 오 신부는 같은 해 9월 12일 성당 앞을 지나가는 한 노인을 만났다. 다리를 절뚝이며 걸어가던 이는 최귀동 할아버지였다. 오 신부는 호기심에 그의 뒤를 따라갔고, 용담산 아래 움막에서 걸인들에게 얻어온 밥을 나누는 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됐다. 장애가 있음에도 최 할아버지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걸인 18명을 40여 년 동안 돌보고 있었다. 그날 밤 오 신부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날 전 재산 1300원으로 시멘트를 구입해 벽돌을 찍기 시작했다.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이 머물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서였다. 본당 신자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집에는 ‘사랑의 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6년 11월 15일 축복식을 거행한 뒤 최 할아버지를 비롯한 걸인들이 새 보금자리에 들어갔다. 한 사람의 소박한 자선에서 시작된 사랑의 실천은 훗날 꽃동네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성장하는 씨앗이 됐다. 가난한 이들의 보금자리에서 사랑의 공동체로 노숙인 보호에서 출발한 꽃동네는 점차 가난과 소외의 문제를 품는 사회복지 공동체로 성장했다. 1980년 청주교구 사제총회에서 꽃동네 설립이 가결되면서 교구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될 기반을 마련했고, 1981년부터는 전국 회원 모집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사랑의 나눔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1982년 현재 음성 꽃동네가 자리한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산1-45 부지를 마련했으며, 1983년 부랑인요양원을 준공했다. 이후 꽃동네는 1984년 3월 21일 사회복지시설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복지 사도직의 길을 걸었다. 정신요양원, 결핵요양원, 노인요양원, 알코올중독자요양원, 인곡자애병원 등을 차례로 설립하면서 단순히 거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질병과 장애, 노년의 어려움까지 함께 돌보는 종합복지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꽃동네가 단순한 사회복지시설을 넘어 복음적 사랑을 실천하는 영성 공동체로 발전한 데는 수도회 창설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1986년 9월 8일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와 자매회가 설립됐고, 같은 해 12월 27일 제2대 청주교구장 고(故)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후 꽃동네 형제회와 자매회는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는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사랑의 나눔을 세계로 각지에서 이어진 후원과 관심 속에서 꽃동네의 사명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확장됐다. 1992년 가평 꽃동네를 설립했고, 1999년에는 가톨릭꽃동네대학교를 개교해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할 전문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또한 해외 선교와 국제 나눔을 통해 사랑의 영역을 넓혀갔다. 중국 꽃동네를 시작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지역사회 개발 ▲생활시설 운영 ▲장학사업 등을 펼치며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현재 아이티, 필리핀, 미얀마, 우간다, 이탈리아 등 14개 국가에서 꽃동네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공동체 역사에서 특별한 순간으로 기록됐다. 교황은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장애인들과 만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며, 이들이 하느님께 사랑받는 존엄한 존재임을 전 세계에 일깨웠다. 당시 교황은 “신앙의 풍요로움은 사회적 신분이나 문화를 가리지 않고 형제자매들과 이루는 구체적인 연대로 드러난다”며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일에 참여하는 단체의 활동을 높이 치하한다”고 말했다. 사랑으로 걸어온 50년, 다시 새로운 50년으로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온 꽃동네가 설립 50주년을 맞아 감사의 시간을 마련한다. 꽃동네는 9월 8일 오후 1시30분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기념식과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가 레오 14세 교황의 강복장을 꽃동네에 전달할 예정이다. 설립 50주년은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감사이자, 앞으로 이어갈 사랑의 사명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꽃동네는 “설레고, 감사하고, 은혜로운 이날에 고마운 회원님들을 모시고자 한다”며 “함께 기뻐하고 격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문의 043-879-0101 재단법인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인터뷰]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창설자 오웅진 신부 “아무도 버려지지 않는 세상 꿈꿔” “꽃동네가 바라는 소망은 세 가지입니다. 한 사람도 버려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하느님같이 우러름을 받는 세상,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오웅진 신부는 꽃동네의 소명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오 신부가 바라는 것은 오로지 서로 사랑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에게 사랑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다. 가장 사랑하는 외아들을 내어준 하느님처럼,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고 부연했다. 오 신부는 “인간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도 항상 겸손하신 모습으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삶도 죽음도 전부 내어주시고, 심지어 당신의 살과 피까지 주고 가셨다”며 “이처럼 가장 큰 사랑은 자기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꽃동네는 이러한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오 신부는 달라고 요구할 줄만 알았던 노숙인들이 꽃동네에서 나눠줄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볼 때 꽃동네가 사랑의 공동체임을 느꼈다. 오 신부는 “꽃동네에 온 식구들이 감사하면서 살다가 선종 직전에 안구와 장기 기증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가장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던 이들이 가장 위대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꽃동네 50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오 신부는 모든 과정이 하느님의 은총 덕분에 가능했던 기적 같은 일들이었다고 고백했다. 오 신부는 “꽃동네가 50년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라며 “꽃동네 식구들이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게 해 주시고, 편하게 잠잘 곳도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꽃동네의 시작과 같이, 꽃동네가 끝날 때까지도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이다. 오 신부는 “예수님의 삶이 시작도 사랑이고, 그 끝도 사랑이었던 것처럼 꽃동네도 이러한 예수님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예수님의 고향 마을인 나자렛을 본받아 성가정을 이루는 꽃동네가 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 신부는 9월 8일 열리는 꽃동네 50주년 기념행사에 많은 신자가 자리를 함께해 줄 것을 청했다. “하느님께 감사의 영광을 바치면서, 버려지는 이들 없는 세상을 만드는 꽃동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려고 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손잡고 행복한 이날을 기념합시다. 많이 오셔서 사랑을 많이 배우고, 가져가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11면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설립 90주년 맞아 순교자 현양극 선보여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주임 박정우 후고 신부)이 한국전쟁 당시 성당을 지키다 순교한 하느님의 종 이현종(야고보) 신부와 서봉구(마리노) 형제의 삶과 신앙을 기린다. 본당은 9월 5일 오후 7시30분 대성당에서 순교자 현양극 <내 영혼은 빼앗아 갈 수는 없을 것이요>를 무대에 올린다. 설립 90주년을 맞은 본당은 두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담은 현양극을 무대에 올리며, 이들이 남긴 굳건한 믿음과 희생의 정신을 신자들과 나눌 예정이다. 현양극은 본당이 10여 년 전 두 순교자의 순교 상황을 재현한 20분 분량의 연극을 선보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당시 공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순교자가 살아온 과정과 신앙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1시간 분량의 작품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현양극 준비를 위해서 본당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았다. 청소년부터 70대 시니어까지 40여 명의 신자들이 참여했다. 연기는 물론 무대 장치, 조명, 소품까지 신자들이 직접 준비했다. 시나리오도 본당이 2025년 진행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당선작은 이길수(그레고리오) 씨의 작품으로, 이 씨는 이현종 신부와 관련한 주교회의 자료를 토대로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극본을 완성했다. 연출은 김승환(프란치스코) 씨가, 이 신부 역할은 배우 김현준(요한 사도) 씨가 맡았다. 또한 본당 보좌 박정찬(알베르토) 신부와 이현숙(아녜스) 씨가 내레이션을 담당하며, 공연에 앞서 본당 성가대인 ‘돈보스코 성가대’와 ‘마리노 합창단’이 무대를 꾸민다. 본당 기획홍보분과 정혜정(아녜스) 분과장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모든 걸 내어놓으신 순교자들의 굳건한 믿음과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두 순교자는 한국교회가 시복을 추진 중인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전쟁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피난 가지 않고 끝까지 성당을 지키다 1950년 7월 3일 북한군에 피살됐다. 이 신부는 총을 맞아 쓰러지면서도 “당신들이 내 육신을 죽일 수 있어도 영혼은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오”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본당은 두 순교자를 현양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순교 터에 ‘이현종 신부·서봉구 형제 순교기념관’을 건립해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미사와 고리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리고자 ‘야고보 장학회’를 설립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성당 내 정원을 ‘봉구 정원’으로 이름 짓고, 카페도 ‘마리노 카페’로 개칭해 신자들이 서봉구 형제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1989년에 펴낸 두 순교자에 관한 책 「모랫말의 순교자」를 2025년 재출간했으며, 전 신자 성경 이어쓰기도 진행하며 이들이 꿈꿨던 ‘하느님 사랑 안에서 하나 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정우 신부는 “신자들에게 두 분의 삶과 신앙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교회를 너무 사랑해 순교도 마다하지 않았던 두 분의 삶을 마음에 새기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 문의 02-833-9439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사무실

발행일 2026-08-30 제3505호 3면

레바논 ‘사형제 전면 폐지’…중동 아랍 국가 최초

한국과 함께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자리해 온 레바논이 중동 아랍 국가 최초로 사형제를 전면 폐지했다. 레바논 의회는 8월 11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이를 가중 강제노동을 수반하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전체 128명 의원 중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이자 정당인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과반이 찬성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거쳐 발효될 시, 레바논은 114번째 사형제 전면 폐지 국가가 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레바논 시민사회의 노력이 있다. 레바논에서는 1997년부터 고(故) 왈리드 슬라이비 박사 등의 주도로 사형제 폐지 운동이 전개됐다. 그 결과 2004년 1월을 마지막으로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적이 없으며, 사형이 선고돼도 이들 판결은 집행 유예되거나 감형됐다. 이에 따라 국제 인권단체들은 레바논을 한국 등 40여 개국과 함께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해 왔다. 법안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와 의회가 함께 힘을 모았다. 2025년 10월 7일 제출된 법안은 레바논 시민권리협회(LACR) 등이 만들었고, 타 정당 소속 의원 7명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 명칭은 왈리드 슬라이비 박사를 기리기 위해 ‘왈리드 슬라이비법’으로 명명됐다. 법안이 선포되면 기존 사형수들도 종신형으로 형벌이 대체된다. 레바논의 결정은 인근 국가들의 사형집행 흐름에 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2025년 이란에서 2159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6건, 예멘에서 51건 이상의 사형이 집행됐다. 이란의 경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스라엘에서는 3월 군사법정에서 치명적인 공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팔레스타인인에게 사형을 기본형으로 적용하는 법이 통과됐다. 국제앰네스티 헤바 모라예프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레바논 인권 역사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이자 승리”라며 “정의는 돌이킬 수 없는 형벌이 아닌 인권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레바논과 같은 해외 사례를 통해 사형제 폐지와 대체 형벌을 논하는 세미나를 9월 17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 8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등과 공동주최하는 세미나에는 사형제도폐지소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대근 박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새얀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김 주교는 “교회는 피해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사형제가 잘못을 뉘우치고 삶을 변화시킬 기회를 영원히 박탈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본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든 이가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발행일 2026-08-30 제3505호 4면

2026 제30회 만해대상 수상자에 안규리 라파엘나눔 이사장·정호승 시인

안규리(소화 데레사) 재단법인 라파엘나눔 이사장과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이 ‘2026 제30회 만해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안 이사장은 실천대상, 정 시인은 문예대상을 각각 받는다. 시상식은 9월 9일 오후 2시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개최된다. 안 이사장은 지난 29년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의료 나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97년 하느님의 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제안으로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라파엘클리닉을 설립해 이주노동자 등 국내 의료취약계층을 돌보고, 라파엘 홈리스클리닉을 열어 노숙인과 도시빈민을 진료하며, 라파엘인터내셔널에서는 해외 의료인력 양성에도 힘써 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인 정 시인은 1972년과 1973년 신춘문예에 동시와 시가 각각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등 다수의 시집을 펴내며 반세기 넘게 사랑과 외로움, 고통과 희망 등 인간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노래해 왔다. 1997년 고(故) 설악무산 스님이 제정한 만해대상은 국적, 인종, 종교 등에 상관 없이 수상자를 선정해 왔다. 제1회 수상자로 숭산 스님과 가톨릭농민회가 확정된 이후 온 인류의 스승이 될 만한 인물들을 시상해 왔다. 넬슨 만델라·달라이 라마·김대중 대통령·월레 소잉카·모옌 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도 상을 받았다.

발행일 2026-08-30 제3505호 21면

“십자가 사랑 안에서 평화의 사도로” 대전교구 WYD 상징물 순례 시작

대전교구는 8월 26일 교구청 성모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상징물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환영예식을 거행하고, 교구 순례의 시작을 알렸다. 예식을 주례한 2027 WYD 대전 교구대회 조직위원장 한정현(스테파노) 주교는 “전쟁과 갈등이 이어지는 오늘날 WYD 상징물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고 평화를 실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십자가에 담긴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며 이 사랑 안에서 평화의 사도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예식 중에는 WYD 상징물 친수 예절도 마련됐다. 한 주교를 시작으로 참여자들이 십자가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세은(소화 데레사·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씨는 “십자가를 처음 보았을 때 그동안 수많은 청년이 함께 나누었던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교구는 교회의 미래인 청년·청소년·신학생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은총의 만남을 갖길 바라며 순례지를 선정했다. WYD 상징물은 9월 30일까지 대흥동 주교좌성당과 지구장 성당 14곳, 교구 내 학교 5곳, 성지 5곳, 사회복지 기관 4곳 등 30곳을 순례할 예정이다. 특히 9월 6일 솔뫼성지에서 ‘Nice to meet you, YOUTH’를 주제로 열리는 순례 기념행사에서는 청년들과 함께 2027 WYD의 의미를 나누고 성공 개최를 위해 기도할 계획이다. 대전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김민수(야고보) 신부는 “사회경제적으로 두려움과 불안을 안고 사는 청년들이 세상을 이기신 그리스도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고, 십자가에서 세상 모든 이를 구원하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입력일 2026-08-28

가톨릭대 의과대학, 미래 의료인재 양성 위한 새 사명·비전 선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8월 26일 새로운 사명과 비전, 교육전략 체계를 수립해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20년간 유지해 온 교육목표를 재정립하고, 사명·비전·교육전략 체계 간의 구조적 연계성을 강화해 미래 의료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목표를 설정하고자 마련됐다. 가톨릭대 의과대학은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진리, 사랑, 봉사를 실천하는 숭고한 사명감을 지닌 의료인을 양성하는 데 있다’는 핵심 사명을 중심으로 3개의 세부 사명과 4개의 비전을 확정했다. 새로운 사명과 비전에는 ▲가톨릭 교육기관으로서 가치 구현 ▲미래 의료를 이끌 의료인재상 제시 ▲공동선 실현을 위한 사회적 책무 등의 가치를 담았다. 또한 연구 역량 강화와 미래를 위한 투자, 혁신을 선도하는 의과대학의 역할과 지향점도 반영했다. 이와 함께 사명과 비전의 가치를 교육 현장에 실현하기 위한 ▲통합·융합·학생 중심 ▲창의적 혁신 역량 배양 ▲미래역량 강화 ▲사회적 의무 수행 강화 등 4개의 교육전략도 새롭게 추진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은 이를 기반으로 미래 의료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과 연구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사명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의료인재 양성에 관한 철학·핵심 가치를 담은 근본적인 핵심 책무를 의미한다. 비전은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지향하는 미래상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장기적 목표다. 이처럼 사명과 비전은 대학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구체적인 교육 전략으로 실현하기 위한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발표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장, 보직자, 교직원, 학생 등 주요 구성원들의 참여와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3월 18일부터 31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이동건(시몬) 학장은 “새롭게 수립한 사명과 비전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새로운 교육전략 체계를 바탕으로 전인적 치유의 실천과 함께 첨단 융합 연구로 미래를 이끌어 갈 의료 인재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입력일 2026-08-26

청주교구 멍에목 성지 선포 10주년 기념미사 봉헌

청주교구 멍에목 성지는 8월 15일 성지 선포 10주년 기념미사를 담임 권상우(베드로) 신부 주례로 봉헌했다. 이번 행사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을 기원하고, 가경자의 영성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열렸다. 멍에목은 최 신부가 성사와 미사를 집전했던 사목지다. 병인박해 시복 재판 기록인 「병인치명사적」에는 조 바오로, 하느님의 종 최용운(암브로시오), 전 야고보 등 멍에목 교우촌에 살았던 신자들이 최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다. 성지는 10주년을 맞아 순례객의 신앙을 고양할 수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도 펼쳤다. 최 신부의 영성을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동상을 제작했다. 최 신부의 또 다른 사목지였던 배티 순교 성지 내 동상과 같은 모습으로 제작해 상(像)을 통한 공경의 연결성을 잇고자 했다. 동상 축복식은 6월 21일 거행됐다. 이외에도 ‘가난한 이들의 동정녀 바뇌 성모상’과 촛불 봉헌대를 안치했으며, 십자가의 길 14처도 야외에 조성했다. 권상우 신부는 “신앙 선조들의 흔적이 잊히지 않고 전해지도록 계획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에 찬미를 드린다”며 “인간의 눈으로 보면 멍에목이 사람의 노력으로 개발되고 가꿔져 온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과 순례자의 기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성지 선포 이전에도 거룩한 땅이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순교 사적지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최 신부님의 신앙 열정을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지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조선 박해시기 교우촌이 있던 곳으로 2014년 시복된 복자 박경화(바오로)·박사의(안드레아) 부자 등 지역 내 순교자들의 고향이다. 이와 같은 교회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8월 12일 제3대 교구장이었던 장봉훈(가브리엘) 주교에 의해 성지로 지정됐다.

발행일 2026-08-23 제3504호 3면

‘제주 첫 본당’ 역사 가치 높이고 지역사회와 협력

제주교구 주교좌 중앙본당(주임 김석주 베드로 신부)이 성당 성역화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본당은 8월 16일 교중미사 후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주례로 성역화 사업 기공 축복예식을 거행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알렸다. 이번 사업은 제주 최초의 본당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제주 원도심을 비롯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내 문화활동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2023년 6월부터 준비해 온 사업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8길 14 일대에서 진행된다. 사업은 제주도와 함께한다. 총 45억 원의 사업비는 본당이 30억 원, 도에서 15억 원을 부담한다. 3년의 사업 구체화 과정을 거쳐 기공에 들어간 사업은 202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완공 후에는 순례객뿐만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공간을 개방할 예정이다. 핵심은 성당 일대를 도보 여행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원도심 골목상권과 연계한 지역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본당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성당을 지역의 특색과 역사적 배경을 담은 여행지 속 쉼터로 활용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순례객과 여행객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만든다. 성당 마당에 광장을 조성해 기도 동산을 짓고, 일대를 공원화한다. 역사관, 카페, 회의실, 화장실 등으로 이뤄진 기념관과 사제관도 신축한다. 또한 성당 내부도 강당, 교리실, 휴게실, 유아방, 전례 준비실 등을 갖추도록 리모델링도 한다. 전기·통신·소방공사 등 기반 시설도 함께 정비한다. 본당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문화유산적 가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치권에서도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 제13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가톨릭 신우회는 8월 7일 제주 아라동 소재 주교관에서 문 주교와 교구 사무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사업 지원 방안과 교회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 이날 신우회는 “교구 주교좌 중앙성당 성역화 사업, 교구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 성당 신축 사업 등 제주교회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 사업이 취지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1899년 4월 22일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가 설립한 본당은 주임 고(故) 페네 신부와 보좌 고(故) 김원영(아우구스티노) 신부가 파견된 이후 127년 동안 제주 신앙의 중심이 돼 왔다. 본당은 서귀포, 신창, 동문, 광양 착한목자, 서문본당 등을 차례로 분가시켰다.

발행일 2026-08-23 제350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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