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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이웃종교] 개신교 청소년 10명 중 6명…“학교·교회 가르침 달라 혼란”

개신교 신자 중·고등학생 절반 이상이 학교와 개신교회의 가르침 사이에서 ‘세계관 충돌’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명 중 1명 이상이 신앙과 일상을 분리해 인식하는 ‘분리신앙’의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 신뢰할 만한 목회자에게 신앙적 궁금증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열린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8월 25일 발표한 「기독교 통계(347호) - 세계관의 충돌; 분리신앙」에 따르면, 개신교 신자 중·고등학생 10명 중 6명(59%)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 교회에서 배운 것과 모순된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개신교회 가르침과 학교에서 배운 내용 사이에 모순을 느끼는 분야로는 ‘과학’(진화와 우주 기원 등)이 6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윤리·성(37%), 사회·정치(34%), 역사·문화 해석(32%) 순이었다. 또한 모순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중 학교 학습보다 교회 가르침을 우선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4%에 그쳤다. 신앙을 일상에 얼마나 적용하는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8%)가 ‘현실 문제 앞에서는 믿음보다 현실적 방법을 먼저 택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신앙과 일상을 나눠 생각한다’는 응답이 38%였다. 이는 개신교 신자 학생들이 세속적 가치관과 개신교의 가르침 사이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통계는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사)꿈이 있는 미래가 공동으로 펴낸 ‘2026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에서 1월 22일부터 2월 6일까지 만 14세에서 19세까지의 개신교 신자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설문 결과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는 ‘다음 세대’의 신앙적 위기가 단지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신앙과 삶을 연결하는 ‘통합적 가치관’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특히 신앙과 일상을 분리하는 태도를 보이는 학생이 3명 중 1명 이상이라는 점은 교회 교육이 실제 삶의 판단 기준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엄격한 종교적 분위기로 인해 신앙과 관련해 생긴 의문들을 자유롭게 제기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학생들이 신앙적 혼란을 풀어낼 수 있는 ‘안전한 질문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시노달리타스’를 지향하는 가톨릭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5년 11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진리관에서 열린 ‘제29회 사목연구소 학술 심포지엄’에서 서울대교구 정규현(마르티노) 신부는 “생명과 성, 가족의 가치 등에 관한 신앙의 진리를 교회 내 청년들과 허심탄회하게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통해 시노드적 울림과 공감, 능동적 진리 선포로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내부의 응집력이 확보돼야 교회 밖 비신자 청년들에게도 진리를 선포·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13면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 선교아카데미 15기 수료미사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는 9월 3일 서울 성북동 한국 외방 선교회 본부 대성당에서 위원장 신호철(비오) 주교 주례로 ‘2026 선교아카데미 15기’ 수료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평신도 6명, 수도자 2명, 선교회 신학생 2명 등 10명이 수료증을 받고 선교사로서의 첫발을 뗐다. 수료미사에는 위원회 총무 김동원(베드로) 신부와 한국 외방 선교회 부총장 최강(스테파노) 신부 등과 수료생 가족을 비롯한 축하객들이 함께 참여했다. 신 주교는 강론에서 “오늘 복음에서 밤새도록 물고기를 잡지 못한 시몬은 그물을 다시 던지라는 주님의 말씀에서 ‘권위’를 느꼈고, 명령을 따라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루카 5,1-11 참조)며 “이처럼 주님의 말씀에서 부르심을 느끼고 그분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두렵고 떨리는 일이고 또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주교는 “선교사 또한 하느님의 일을 돕는 것이기에 분명히 부르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말씀 체험도 불분명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수 있지만, 성모님과 베드로처럼 하느님께서 다 이끌어주시기에 걱정할 것이 없다”고 격려했다. 선교아카데미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의 선교 의식을 함양하고, 해외 파견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보편 선교사로서 필요한 양성과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외방 선교회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15기를 포함해 총 317명이 교육을 마쳤으며, 현재 80여 명의 선교사가 일본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 30여 개 국가에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수료생 대표 장희재(카타리나) 씨는 “6개월간 배운 것들이 우리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필요한 순간에 하나씩 꺼내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선교사가 되겠다”며 “앞으로의 여정이 떨리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매 순간 기도하며 사랑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6면

‘캄보디아 선교 25주년’ 한국외방선교회…“낯선 땅에 희망의 씨앗 심다”

한국외방선교회가 캄보디아 선교 25주년을 맞았다. 선교회는 오는 9월 19일 캄보디아 프놈펜교구 주교좌 프사또잇성당에서 대목구장 올리비에 슈미트하우슬러 주교 주례로 캄보디아 선교 25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미사에는 캄보디아 캄퐁창교구장 서리 수온 항리 피터 주교, 선교회 총장 정두영(보나벤투라) 신부를 비롯해 현지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참여한다. 선교회는 지난 25년간 단순한 본당 사목을 넘어 현지의 교육과 의료 여건을 개선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사목으로 선교를 확장했다. 2026년 현재 9명의 사제와 2명의 평신도 선교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선교는 2001년 3월 선교회 박서필(요한 사도) 신부와 곽석희(미카엘) 신부가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선교회는 사회사목 기반 마련을 위해 NGO를 설립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청년들의 자립을 위해 2007년 코미소 기술교육센터를 개소해 오토바이 수리, 이미용 기술, 재봉 기술 등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2016년에는 프놈펜 외곽 빈민 지역에 코미소클리닉을 열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프놈펜공항 외곽의 공장 밀집 지역으로 클리닉을 이전·확장해 빈민 지역 주민과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해오고 있다. 2022년부터는 김은경(도미니카) 선교사와 김상집(라파엘) 선교사 부부가 선교회의 첫 평신도 선교사로 파견돼 센터에서 제과제빵 교육을 하고 있다. 선교회는 여러 NGO 단체와 한국교회 사제들의 협력을 통해 선교 활동의 폭을 꾸준히 넓혀 왔다. 이런 노력으로 현지 대학생들이 치과의사로 교육받아 코미소클리닉의 의사로 활동하는 결실도 봤다. 선교회는 파견 25주년을 맞아, 캄보디아 사회와 교회 공동체에서 선교회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성찰하고, 앞으로도 더욱 가까이에서 현지인들의 삶을 살피고 복음을 살아가는 선교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지부장 김낙윤(요셉) 신부는 “지나온 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은총이자 이 땅의 이웃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만들어 낸 사랑의 기적이었다”며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맞닥뜨린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의 시선은 커다란 도전이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며, 한 걸음씩 이들과 삶을 나누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 지부는 교육, 의료 그리고 영적 돌봄을 통해 이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자 애써왔다”며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며, 캄보디아교회가 스스로 일어서고 복음의 기쁨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겸손함과 열정으로 이 거룩한 여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5면

“생명 반하는 의료행위의 양심적 거부, 법률로 보장돼야”

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과 직결된 의료행위를 법제화하려는 논의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의료행위에 대한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를 둘러싼 쟁점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생명윤리에 반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거부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지아(베로니카) 의원이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등이 주관한 국회 생명윤리 세미나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 그 의미와 필요성’이 8월 2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이동섭(광헌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발제에서 “낙태와 안락사의 법제화를 추진하는 사회적 흐름은 결국 이를 시행해야 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양심에 윤리적 압력을 가할 우려가 크다”며 “모든 인간에게 보장된 양심의 자유는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고,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는 반드시 법률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리를 거스르는 ‘국법’ 앞에서 양심적 거부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수행돼야 할 정당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또 낙태와 안락사의 법제화를 정당화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인 ‘자기결정권’에 대해 “마치 ‘자기 입법’인 것처럼 왜곡해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공동선을 침해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 왜곡되고 축소된 자기결정권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개인의 관심사나 선호를 선택하는 무차별적인 힘이 아니라,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같은 최고선인 진리를 선택하고 실현하는 능력이자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를 둘러싼 논의는 특히 올해 7월 정부가 국내에 낙태약을 도입하는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하면서 재점화됐다.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임선희(마리아) 강사는 “낙태와 안락사가 합법화되고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게 될 경우, 이를 정당하다고 여기지 않는 의료인도 현행법상 처벌 없이 시술을 거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락사의 경우 담당 의사가 조력존엄사 등의 이행을 거부할 때 의료기관의 대처 방안이 국회 발의 등을 통해 논의되고 있다”며 “같은 생명윤리적 성격을 지닌 낙태에 대해서도 의료인의 거부권을 검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 신동천 교수는 미국 연방법과 주법의 법리 역사를 되짚으며 의료인 등을 위한 종교적 면제 조항을 살펴봤다.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 구요비(욥) 주교는 축사에서 “생명은 가장 근본적인 공동선”이라며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소명을 수행할 때 인간 생명이라는 공동선을 보호하고 그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공동선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고 발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1면

[인터뷰]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 <낮에 뜬 달> 김혜이 감독

“조현병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와 달리 제가 실제로 지켜본 이들은 저마다 다른 취향과 습관, 걱정거리를 가진 ‘나’와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오히려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이들이 세상의 편견과 냉대를 견디기에 참 여리다고 느꼈습니다.” 정신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삶과 우정, 꿈을 담은 다큐멘터리 <낮에 뜬 달>. 이 작품은 9월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8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김혜이(글래디스)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고 인터랙티브, 설치, 3D 등 다양한 방식의 시각 작업을 실험해 왔다. <낮에 뜬 달>은 그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김 감독은 작품 촬영을 위해 당시 성모 영보 수녀회가 운영하던 경기도 용인시 영보정신요양원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6년간 취재했다. 2017년 경기도 용인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미디어 강사로 일하며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정신장애 여성 은주 씨와 교감을 나눈 것이 계기가 됐다. ‘은주’는 <낮에 뜬 달>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김 감독은 “대규모 정신요양시설에서 수백 명의 여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조현병을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만 다루고 소비하는 미디어 속에서 시설 안 여성들의 존재와 목소리는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멋대로 그어버린 선 바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과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고 싶었다”고 전했다. “낮에도 하늘에는 분명 달이 떠 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밝은 햇살 아래서 낮에 뜬 달을 쉽게 놓치고 지나칩니다. 정신장애 여성들의 삶도 이와 닮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고요하게 자신만의 빛을 내며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죠” <낮에 뜬 달>은 요양원의 정신장애 여성들이 시설 밖으로 나가 자립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김 감독은 “이들이 스스로 결심하고 부딪히고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와 ‘자립’, 그리고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이 여성들이 시설 밖으로 나간다는 게 곧바로 온전한 자유나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마주했다”며 “우리가 말하는 자립과 자유는 도대체 무엇이고, 사회는 오랜 시간 격리됐던 이들의 자립을 환대하고 함께 살아갈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조현병이라는 병보다 상처와 욕망이 저마다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편견은 대개 거리를 둘 때 생겨나고,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 두려움은 쉽게 공포가 된다”며 “우리가 서로를 잘 알기 위해서는 결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촬영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자리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제 안에서 맴돌더라고요. 세상이 그어놓은 경계와 벽을 허물고 소외된 이웃의 곁으로 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창작자이자 신앙인인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낮에 뜬 달>은 9월 13일 롯데시네마 파주야당 4관과 9월 14일 메가박스 킨텍스 8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21면

자립준비청년 중창단 ‘라르고’, 프랑스서 희망의 목소리 전해

자립준비청년들이 단원으로 활동하는 꿈나무마을 남성중창단 ‘라르고’(Largo)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린 프랑스 현지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사단법인 서울문화예술교육협회에 따르면 ‘라르고’는 8월 17일 프랑스 파리 성 빈첸시오 드 폴 성당과 19일 몽발쉬르루아르 성 굉갈루아 성당에서 각각 초청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진행한 ‘프랑스 내 한국 행사’ 공모에 중창단이 선정되면서 성사됐다. ‘라르고,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목소리의 다리’를 주제로 열린 두 차례의 공연은 중창단 단원들의 삶과 정체성을 담은 곡들로 꾸려졌다. 중창단을 이끄는 성악가 최윤성(프란치스코) 서울문화예술교육협회 대표가 지휘를 맡았고, 소프라노 이재윤 씨와 메조소프라노 한현미 씨 등이 함께했다. 최 대표는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단원들이 프랑스의 두 도시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어 뜻깊다”며 “후원자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자립준비청년들이 공동체 안에서 자신감을 키우고, 해외 무대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창단 ‘라르고’는 2023년 8월 3명의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2024년 3월 정식으로 창단됐다. 현재 12명의 단원이 정기 연습과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프랑스 현지 공연 경비는 (재) 진선재단의 지원과 시민들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입력일 2026-09-02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특집] 태안 기름 유출 사고 20년…살아난 갯벌에 가다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거창한 구호보다 개개인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과 노력이 모이면 생각지도 못했던 큰 결실을 볼 수 있다.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 그리고 이를 극복한 자원봉사자와 태안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태안 바다가 검게 물들었다 서해안 갯벌은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8월 20일 찾은 태안군 소원면 소근진 갯벌에는 칠게, 농게 등 갯벌 생물들이 우글거렸다. 모래사장이 펼쳐진 만리포해수욕장에는 늦여름에도 관광객들이 해수욕이나 서핑을 즐겼다. 모래사장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도 보였다. 20여 년 전 이 일대는 온통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앞 해역에서 유조선과 크레인선이 충돌해 약 1만900톤의 기름이 유출되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만리포해수욕장에 기름띠가 몰려와 해변을 덮쳤다. 모래사장, 갯벌, 갯바위가 모두 시커멓게 물들었다. 당시 사목회장이었던 대전교구 태안본당 김용순(안드레아) 씨는 “사고가 난 후 첫 주일에 신부님, 수녀님과 함께 만리포 바다에 나갔는데, 새까만 원유가 바닷가까지 치고 올라왔고,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회상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거대한 기름띠는 태안 해안 거의 전 지역을 덮쳤다. 해안선 375km, 섬 101개가 오염되는 피해를 입었다. 타르 덩어리가 전남·전북까지 흘러가며 근해 어장 등 무려 3만4703.5헥타르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 생태계도 붕괴했다. 철새들은 기름 범벅이 돼 옴짝달싹 못 했고, 조개, 게, 망둥이 등 바다와 갯벌 생물들도 마찬가지였다. 굴과 김 양식장이 모두 마비되는 등 태안군 전체 어장 면적의 63% 이상이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바다의 자정 작용으로 피해 지역이 완전히 복구되는 데 최소 2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학생, 직장인, 종교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태안으로 발걸음을 이어갔다. 죽어가는 갯벌과 해변을 살리고, 고통받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자원봉사자 123만 명… 태안본당도 발 벗고 나섰다 “갯벌에 나갔는데 글쎄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진흙이 눌리면서 게 구멍에서 시커먼 기름이 쑥 하고 올라오는 거야. 바닷물은 빠졌는데 구멍 속에 기름이 남아 있던 거지”(윤길상 대건 안드레아·대전교구 태안본당) 태안본당도 유류 사고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신자 중 300가구 이상이 직간접적 피해를 봤지만, 그렇다고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본당은 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전국에서 몰려드는 신자 자원봉사자들에게 군청 등에서 보급받은 방제복을 배부하는가 하면, 방제 작업이 필요한 지역으로 봉사자들을 안내했다. 봉사자들이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도록 하루에 1700그릇이 넘는 떡국을 끓여 대접했다. 당시 수습본부장 손승만(로마노) 씨는 “새벽마다 40대가 넘는 버스가 성당으로 몰려왔다”며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빠르게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성직자와 수도자를 비롯해 태안과는 인연이 없던 전국 각 교구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섰다. 봉사자들은 한겨울 추위와 기름의 악취를 견뎌야 했다. 사고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만리포해수욕장과 피해가 컸던 소근진 갯벌·방파제, 의항해수욕장 등에서는 봉사자들이 갯바위를 닦고 해변의 기름을 퍼냈다. 제주도에서 휴가를 내고 온 젊은 직장인 봉사자도 있었다. 본당 신자들은 먼 길 달려온 봉사자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집을 숙소로 흔쾌히 내어줬다. 태안을 찾은 자원봉사자는 123만 명에 달했다. 한 명 한 명의 노력이 모여 태안 해변은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윤길상 씨는 “사고 후 2~3년이 지나니 갯벌에 조개가 보이기 시작했고,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에서도 더 이상 기름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려왔다”며 “정말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방제 작업을 비롯해 유류 사고를 극복하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와 개인들이 남긴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은 2022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에 등재됐다. 회복된 생태계, 개개인이 직접 실천한 피조물 보호 태안 해안이 원래대로 회복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태안본당 최병석(요한 사도) 씨는 “외출할 때마다 머리가 띵할 정도의 악취를 견뎌야 했다”고 회상했다. 또 유류 사고 후 관광객이 다시 태안을 찾기까지도 수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태안 주민들의 노력은 생태계의 복원을 앞당겼다. 2014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서해안 잔존유류 모니터링 결과 심각한 수준의 오염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9년 만인 2016년에는 사라졌던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태안 앞바다에 돌아왔다. 깨끗한 바다에서만 산다는 상괭이의 귀환은 서해안 생태계의 회복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년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했다. 교황은 “이날은 개인과 공동체가 창조계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가해진 죄악에 대한 용서를 구할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안의 경험은 피조물 보호가 거창한 구호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부주의와 무관심이 생태계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것처럼, 반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은 훼손된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묻은 돌과 모래를 직접 닦아낸 태안의 모습은 이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태안본당은 유류 사고와 그 극복 과정, 지역주민과 봉사자들의 연대를 기억하며 2025년 봉헌한 성당 십자가의 길 제6처에 그 의미를 담았다. 베로니카가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리는 청동 조형물 아래 기름을 닦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본당 주임 곽승룡(비오) 신부는 “자신이 사는 지역이 아님에도 하느님이 창조하신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봉사자들의 모습은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복음적 연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8-30 제3505호 11면

예수회 기쁨나눔재단,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복구에 5만 달러 지원

예수회 기쁨나눔재단은 지난 6월 25일 규모 7.5의 강진 피해를 당한 베네수엘라의 복구를 돕기 위해 5만 달러(약 7000만 원)를 긴급 지원했다. 더불어 전 세계 예수회 네트워크가 함께하는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 재단은 예수회 베네수엘라관구를 중심으로 예수회난민기구(JRS), 베네수엘라 교육 네트워크인 ‘페 이 알레그리아’(Fe y Alegría), 안드레스벨로 가톨릭대학교(UCAB) 등 9개 기관과 연대한다. 총 예산은 약 1040만 달러(약 150억 원) 규모로 향후 2년간 이어진다.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초기 6개월 집중 긴급 식량 및 위생 지원(8만 4000천여 명) ▲무너진 교실 재건과 긴급 재난 교육 지원(3만 6000여 명) ▲고아 등 취약 아동 보호와 심리·사회적 트라우마 치료 등을 제공한다. 특히 전체 예산의 50% 이상이 ‘아이들의 교육망 복구’에 투입되며, 이는 소외된 이웃과 동반하는 기쁨나눔재단의 교육적 사명과 맥을 같이한다. 기쁨나눔재단 상임이사 석요섭(요셉) 신부는 “이번 프로젝트는 예수회 베네수엘라관구를 중심으로 기관들이 연대해 하나의 거대한 희망을 짓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단의 초기 지원금 5만 달러가 마중물이 돼 베네수엘라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재단은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 내용과 후원 참여는 재단 공식 홈페이지(www.gpnanum.or.kr/157)에서 할 수 있다. 기쁨나눔재단은 예수회 한국관구가 2010년 설립한 비영리법인으로, ‘하느님의 기쁨을 나누는 세상’을 비전으로 국내·외 20여 개국 파트너 기관들과 연대해 위기 아동 등 소외계층과 동반해오며 특히 국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밥집알로’ 운영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입력일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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