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진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수원교구, 성 미술품 체계적 관리 기준 마련

수원교구가 본당, 성지, 교회 기관이 보존 중인 성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 교구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이상돈 에두아르도 신부)는 9월 18일 ‘수원교구 성 미술품 관리 규정’을 발표하고, 내년 6월 30일까지 성 미술품 등록 신청을 받는다. 수원교구 성 미술품 관리 규정에 따르면, 관리 및 보호 대상 성 미술품은 ▲각 본당에 기증됐거나 예술적·역사적 이유로 보배로운 사물 ▲최고액을 초과하는 가치의 사물 ▲신자들의 공경을 위해 성당이나 경당 안팎에 전시된 귀중한 성상과 화상(옛 작품, 예술성이나 공경심에서 탁월한 화상 포함) 등이다. 교구 내에서 보존되거나 사용 중인 성 미술품 전반이 관리 대상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성 미술품 등록 시스템도 함께 도입됐다. 본당과 성지, 기관의 성 미술품 전반을 대상으로 1차로 그룹웨어 미술품 관리 항목에 등록한 뒤, 그중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성 미술품은 2차로 교구 등록을 할 수 있다. 교구 등록은 담당 신부의 추천과 교구 문화예술위원회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등록 대상은 성상, 성화, 조각, 회화, 스테인드글라스, 전례용 성물 등 모든 형태의 미술품이다. 등록 시에는 보존 상태, 취득 경위, 제작 연도, 가격, 작가 정보 등의 세부 정보를 게재해야 한다. 교구에 등록된 성 미술품은 역사성·전통성·예술성을 고려해 별도의 심사를 거쳐 교구 지정 유산이나 국가·지역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상돈 신부는 “222개 본당에 성지와 기관까지 더하면 300여 개 기관에서 성 미술품을 보존하거나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꼭 필요했다”며 “개인의 주관적 판단보다는 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한 공적 관리 체계를 통해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는 성 미술품을 교회의 소중한 유산으로 보고, 보다 체계적인 보호와 관리, 활용을 위해 지난 6월 문화예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번 관리 규정 제정에 따라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관련 업무를 문화예술위원회에 위임하고, 등록뿐 아니라 성 미술품의 양도나 변경(재수리 등) 시에도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이는 담당 사제의 이동 등으로 인한 관리 소홀이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교구는 성 미술 작가의 이력을 함께 등록함으로써 작가들이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격려할 뿐 아니라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신부는 “신앙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성 미술품은 신앙심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하느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는 도구”라며 “신앙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성 미술품을 잘 보존하고 사용하기 위해 규정이 마련된 것을 계기로 각 본당도 보존·사용하는 성 미술품의 가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1면

‘백두대간 시드볼트’ 찾은 주교들… 생명 보전 사명 되새겨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10월 30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견학하는 ‘2025년 주교 현장 체험’을 열고, 생물 다양성 회복과 식물 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현장 체험은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됐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야생 식물 종자를 영구히 보존하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가 자리하고 있다. 시드볼트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연재해, 전쟁 등으로 인한 생물 멸종 위기에 대비해 종자를 저장하는 시설이다. 노르웨이 스발바르의 글로벌 시드볼트가 주로 작물 종자를 보관하는 것과 달리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 보존에 특화돼 있다. 현재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식물, 멸종위기식물 등 6180종, 28만8468점이 저장돼 있다. 현장 체험 참가자들은 수목원 내 산림환경연구동에서 시드볼트에 종자가 저장되는 과정과 종자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피조물을 보전해야 하는 사명을 상기하며 건강한 지구 생태계 유지를 위한 야생 식물 보호 필요성에 대해 성찰했다. 이어 종자를 영구 저장하고 있는 시드볼트를 직접 찾아 인간의 탐욕으로 훼손된 자연 생태계를 인간의 손으로 복원하는 현장을 돌아보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눴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기후 위기로 지구 곳곳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종자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현장을 보면서 피조물을 보전하기 위해 신앙인들이 더 힘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이가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는 현장을 찾아 보고 배우며 지구환경 지키기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 씨앗을 보존하는 시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뜻깊게 다가왔다”며 “기후위기로 모든 동식물이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공동의 집을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백두대간수목원 방문에 앞서 현장 체험 참가자들은 안동교구 춘양성당에서 식물분류학자 허태임 박사(플로라·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림생태복원실 복원지원팀장)의 ‘사라져가는 우리 식물과 이 시대의 돌봄’ 강의를 들었다. 허 박사는 개발이나 산불로 훼손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말 못 하는 생명체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신앙인의 관심과 실천을 강조했다. 이번 현장 체험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스테파노) 신부와 위원 등이 함께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2면

수원교구 여주본당, 설립 75주년 기념 미사 봉헌

수원교구 여주본당(주임 황규현 보니파시오 신부)은 10월 5일 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한 가운데 본당 설립 75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황규현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께서 우리 여주본당 공동체를 지난 75년 동안 믿음 안에서 거룩하게 이끌어 주셨음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80주년, 100주년을 향하면서 신앙 선조들을 본받아 지역사회 안에서 복음 말씀을 실천하는 굳건한 신앙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또 ‘나비 효과’ 이론을 인용하며 “내 신앙의 기쁨이 이웃들에게 놀라운 은총으로 다가서는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믿음이 작아 보일지라도 기쁘고 감사하게 살면 놀라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 중에는 본당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바오로상’ 시상식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형준(파스칼) 씨와 안정자(살로메) 씨가 ‘바오로 봉사상’, 이춘진(인덕 마리아) 씨와 조성문(베드로) 씨가 ‘바오로 선교상’, 조성필(아브라함)·김로샤(로사) 씨 부부 가정이 ‘바오로 대상’을 각각 받았다. 미사 말미에는 본당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미’ 밴드가 황규현 신부와 함께 <사람의 아들>, <그대에게>를 연주해 75주년을 축하했다. 본당은 1950년 4월 22일 성 바오로 사도를 주보로 설립됐다. 성기화 명예기자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2면

수원교구 청년들 “오늘은 우리도 성인 성녀”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 순교자의 숨결이 깃든 성지에 모인 청년들이 신앙과 문화를 아우른 축제를 통해 성인(聖人)의 삶을 체험하고, 일상에서 그 정신을 살아낼 것을 다짐했다.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이사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과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 사무국장 현정수 요한 사도 신부)는 11월 1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홀리스타 페스티벌은 청년들이 성인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신앙의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행사는 코스프레 대회,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장명숙 안젤라 메리치)의 토크 콘서트, 미사 그리고 수원 화성행궁까지 이어지는 행렬 등으로 이어졌다.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도 참여한 코스프레 대회에서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성 김효주 아녜스, 복자 유중철 요한·이순이 루갈다 부부 등 성인들을 비롯해 게임 <원신>의 캐릭터인 카에데하라 카즈하까지 다양한 인물이 무대에 등장했다. 총 14개 팀이 저마다의 해석으로 인물들을 표현했다. 현장에서는 관람객들도 직접 준비한 의상이나 한복을 대여해 입고 페스티벌에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복자 유중철 요한·이순이 루갈다 부부의 순결한 사랑과 동정 서약, 녹색 잎을 들고 무대에 선 성녀 김효주 아녜스의 신앙적 상징을 통해 성인들의 삶과 정신을 새롭게 되새겼다. 가족이 함께 팀을 이룬 ‘뽀실리아’ 팀은 자녀의 세례명인 성 체칠리아를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피아노와 악보를 활용한 연주 퍼포먼스를 통해 교회 음악의 수호성인을 재치 있게 표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성인을 표현하는 과정은 청년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계기이기도 했다. 갑상선암을 이겨내고 고통의 성모로 분장해 무대에 오른 정민영(데레사·의정부교구 다산본당) 씨는 “고통을 인내하고 이겨내 천상모후의 관을 쓰신 성모님을 생각하며 각자의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년들이 하느님을 잊지 않는다면 희망이 찾을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탄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성녀 마르가리타를 코스프레한 염수정(아델라·수원교구 신갈본당) 씨는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가 심해 그동안 성당에 갈 수가 없었는데, 사탄의 머리를 내리친 마르가리타 코스프레를 준비하면서 내 안에 있던 두려움을 조금씩 깨 나갈 수 있었다”며 “솔직한 내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토크 콘서트에 밀라논나 장명숙 씨는 청년들의 삶과 신앙에 대한 고민을 경청한 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이 행복한 삶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페스티벌은 코스프레한 성인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모여 성지 밖, 즉 세상 밖으로 나가는 행렬로 마무리됐다. 성인들의 이름이 적힌 깃발을 앞세운 청년들은 수원 화성행궁까지 걸으며, 성인들을 세상에 알리고 복음을 전하는 여정에 동참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양두영(레오) 신부는 “오늘 성인들의 모습으로 함께 행렬한 이 여정은, 우리의 삶이 천국을 향한 순례길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며 “그 길을 친구들과 그리고 성인들과 함께 걷고 있음을 깨닫는 체험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3면

성인으로 변신한 청년들…수원교구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성인은 제게 항상 기쁨을 주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KFC 할아버지 분장을 해봤어요. 치킨도 제게 기쁨을 주거든요.”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과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이 11월 1일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열렸다. 특히 메인 행사인 코스프레 대회에서는 청년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되살아난 성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청년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성인의 모습을 무대 위에 표현하며, 세상 속으로 나와 아픔을 위로하고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응원을 전했다. 코스프레로 만난 성인, 청년들 마음속에 각인 병인박해 순교자들과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수원화성순교성지에 성인들이 나타났다. 성모님과 예수님은 물론이고 성 유대철 베드로, 성 김효주 아녜스, 안중근(토마스) 의사까지. 성인의 복장을 한 청년들은 성인이 되는 체험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을 만났다. 코스프레 대회에는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14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고통의 성모’, ‘성녀 세실리아’ 등은 물론 ‘복자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 부부’와 같은 한국 순교자들, ‘안중근 토마스 의사’,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의 SNS 소통 채널 ‘하늘다리’ 캐릭터인 ‘리젤’ 등 다양한 캐릭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무대에 섰다. 대상은 ‘고통의 성모’를 코스프레한 정민영(데레사) 씨에게 돌아갔다. 성인이나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이유도 다양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코스프레한 권노아 씨는 “힘든 시기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신 성모님의 모습에 큰 위로를 받았다”며 “그 따뜻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초남이와 숲정이 팀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가정을 꾸려야 할지 생각하다 복자 동정부부의 신심이 떠올랐다”며 “순교 안에서 굳건히 신앙과 사랑을 지킨 이들을 본받고자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성 유대철 베드로로 분장한 최영(대철 베드로·제2대리구 중앙본당) 씨는 “처음 알게 된 성인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할로윈을 귀신이나 좀비 분장을 하고 즐기는 날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모든 성인의 날의 유래에 대해 알게 돼 앞으로 10월 31일은 성인을 기억하는 날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응원하는 교회 그리고 성인들 페스티벌에서는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이자 청년들의 인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장명숙(안젤라메리치) 씨의 토크 콘서트도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제로 한 콘서트는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장 씨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믿음이 흔들릴 때 어떻게 이겨냈는지, 후회없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청년들은 각자 삶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장 씨는 “사회가 말하는 성공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라”고 응원했다. 페스티벌은 참가자 모두가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행궁까지 성인 복장으로 걸으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진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정민영 씨는 “오늘 하루 성모님의 분장을 하고 미사도 하고 거리도 걸으면서 진짜 성모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뭉클했다”며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고 말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양두영(레오) 신부는 “순교자들은 자신의 인간적인 부족함보다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크다는 것을 믿었고, 그 믿음이 죽음의 두려움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도 내 부족함에 집중하기보다 부족함과 빈자리를 예수님께 열어드리고 신앙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의 옷을 입고 보낸 오늘 하루는 한 순간 놀이가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 대한 예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코스프레 대회 대상 정민영 씨 - “힘들어하는 청년 위로하기 위해 ‘고통의 성모님’ 표현했어요” “힘들었던 시기 로마 성계단 성당을 순례할 때 만난 고통의 성모님이 제게 큰 위로가 됐어요. 그때 느낀 감명을 청년들과 나누고자 고통의 성모님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코스프레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민영(데레사·35·의정부교구 다산본당) 씨는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대회에 참가했다. “작년에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면서 힘든시기를 보냈는데, 본당 신자들의 기도로 건강이 회복돼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들의 희년에도 참가할 수 있었어요. 성계단 성당을 무릎으로 힘들게 올라가면서 고통의 성모님을 만났는데 ‘고통없는 영광은 없구나’라는 것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로마에서 돌아온 정 씨는 여러 이유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주변 청년들이 떠올랐다. “주님은 항상 청년들을 사랑하고 옆에서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수원교구에서 홀리스타 페스티벌을 한다는 공고를 봤고, 고통의 성모님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준비하는 시간 동안 제 코스프레를 보시는 분들이 주님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지향을 두고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정 씨는 푸른색 베일을 쓰고 눈물을 흘리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고통의 성모님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칼이 박힌 심장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성모님 분장을 하고 미사 참례를 하는데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습니다. 성모님 삶을 닮은 신자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 씨는 “제 기도에 성모님이 대답을 해 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라며 “홀리스타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들이 주님이 지켜주고 계시다는 것을 믿고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4면

서울우리농 ‘한 해 수확 은총 감사하며 친교 나눠’

농촌과 도시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이 주신 수확의 은총을 기뻐하며 형제애를 나눴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승현 베드로 신부, 이하 우리농본부)는 10월 26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2025년 가을걷이 감사미사 및 도농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올해 행사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을 기념해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한 7가지 실천’을 주제로 마련됐다.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윤병길(요한 세례자) 신부는 강론에서 “자연은 함께 아끼고 사용해야 하는 공동의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소홀히 하고 낭비했던 생명 앞에서 회개의 기도를 바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해의 은총과 농촌 형제자매들의 수고에 감사드리며, 도시에 사는 우리도 감사와 나눔의 마음을 되새기자”고 당부했다. 전시 마당에서는 농업과 농촌, 농민의 현실을 보여주는 자료와 함께 토종 씨앗도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토종 씨앗 심기, 천연 화장품 만들기, 자투리 천 주머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농민들이 정성껏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도시 소비자에게 판매한 직거래 나눔 장터는 도농 간 형제애를 실천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김지은(루치아·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 씨는 “유기농 재료들이 들어갔다는 것을 직접 만든 농민에게 들으니 더욱 신뢰가 가고 안심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전교구 가톨릭농민회 김모니가(모니카) 씨는 “올해는 비가 쉬지 않고 내려 밤꽃이 만개하지 않았고 꿀도 적게 나왔다”며 “이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도시 소비자들과 나누면서 지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3면

수원교구 능평·갈곶동본당, ‘나눔으로 지역사회에 복음 전할 것’ 다짐

수원교구 광주 능평본당(주임 이남수 요셉 신부)과 수원교구 오산 갈곶동본당(주임 인진교 요셉 신부)은 10월 26일 본당 설정 25주년을 맞아 각각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공동체의 걸어온 여정을 돌아보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능평본당은 10월 26일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25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역대 주임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과 광주지구 본당 총회장단, 신자 등 800여 명이 함께하며 공동체의 기쁨을 나눴다. 강론에서 이용훈 주교는 “25년 전 능평본당은 아주 작은 씨앗과 같은 존재였지만, 지금은 큰 나무로 자라 많은 이들이 그 그늘에서 신앙의 열매를 맺고 있다”고 본당의 성장을 축복했다. 이어 “은경축을 맞이하는 우리 본당에, 주님 앞에 자만하거나 오만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50주년을 향해 출발하는 우리는 ‘하느님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간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더욱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살겠습니다’라는 결심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사에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 본당은 전 신자가 함께한 필사 성경과 묵주기도 150만 단을 봉헌했다. 25주년 축하 케이크 커팅과 축사가 이어졌다. 기념식에서 이남수 신부는 “25년의 발자취 속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했음을 느낀다”며 “능평본당 공동체가 앞으로도 사랑과 나눔으로 지역 사회에 복음의 향기를 전하자”고 당부했다. 초대 주임 황창연(베네딕토) 신부는 “25년이 흐른 지금 능평본당은 역대 주임신부들과 신자들의 노력으로 깊은 물 위의 큰 배가 되어 있다”며 “25주년을 맞이한 능평본당 공동체에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격려했다. 식사 후에는 가톨릭 생활성가 찬양팀 ‘열일곱이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능평본당은 2000년 1월 25일 설립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주보로 모시고 있으며, 현재 4800여 명의 신자가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신설 초기에는 작은 신앙 공동체였으나, 오늘날에는 지역사회 안에서 사랑과 봉사의 실천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갈곶동본당도 본당 설정 25주년을 맞아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오산본당에서 분리돼 2000년 1월 설립된 본당은 신자수 3000여 명의 활기찬 공동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날 미사에는 역대 주임신부와 신자들이 참석해 함께 걸어온 25주년에 대한 감사를 드렸다. 본당은 설정 이후 신앙의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사회적 실천을 통해 ‘복음의 증거자’로 살아왔다. 특히 남수단 돕기 바자, 무인 바자 ‘갈곶보물상’ 등 창의적인 나눔 활동은 지역사회와 세계 곳곳의 소외된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2면

수원교구 경찰사목위, 가톨릭교우회 월례미사 봉헌

경기남부 지역 경찰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공직의 소명을 되새기며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다졌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박경민 프란치스코 신부)는 10월 22일 경기남부경찰청 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가톨릭교우회(회장 신동현 가브리엘) 월례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봉헌됐으며, 가톨릭교우회 회원 20여 명이 참례했다. 문희종 주교는 강론을 통해 “교구의 경찰사목과 가톨릭교우회는 신앙 안에서 공직의 사명을 새롭게 다지는 소중한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며 “천주교 신자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잃지 말고, 정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경찰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문 주교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 확산에 대해 언급하며,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부패에 맞서 법치를 증진하는 경찰이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을 유혹하는 마약의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미사 후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참석자들에게 묵주와 기념품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한편, 현재 교구 관할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28개 경찰서 중 19개 경찰서에 가톨릭교우회가 조직돼 활동 중이며, 이 가운데 8개 경찰서에는 경신실이 마련돼 있어 경찰 신자들의 영적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사목위원회는 2020년 5월 20일, 경기남부경찰청 내에 경신실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을 마련하고 축복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오는 11월 말에는 수원팔달경찰서 내 경신실 축복식이 예정되어 있어 경찰사목의 저변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2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