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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독서·AI 교육까지…수원교구 신앙강좌 ‘풍성’

겨울의 끝자락,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을 앞두고 수원교구는 신자들이 생태영성과 순교영성을 되새기고, 독서 등 다양한 문화체험 속에서 신심을 새롭게 다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 강좌를 마련했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3월 4일부터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교구청 2층 대강의실에서 ‘생태영성학교’를 연다. 노틀담생태영성의 집 원장 조경자 수녀(마리 가르멜·노틀담수녀회)의 ‘기후위기 시대, 신앙인의 선택’ 강의를 시작으로 ‘핵발전소의 폭력성과 위험성’, ‘신규 핵발전소의 송전탑 문제’ 강의가 이어진다. 3월 25일에는 가톨릭농민회 담당 안영배 신부(요한 사도·안동교구)가 ‘기후위기 시대, 신앙인의 역할과 생명농업운동’에 대해 강의한다. 접수는 링크(https://forms.gle/Kf56CdQmhbdLSXrN8)를 통해 2월 25일까지 하면 된다. 교육비 2만원.(문의 031-465-8311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순교영성을 배울 수 있는 강좌도 3월부터 열린다.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는 ‘2026년 순교영성강학 테마가 있는 한국천주교회사Ⅱ’ 상반기 강좌를 3월 10일부터 6월 2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1시30분 교구청 지하강의실에서 연다. 제5대 조선대목구장 다블뤼 주교가 저술한 묵상서적 「신명초행」을 바탕으로 수원교회사연구소 소장 정종득(바오로) 신부가 강의한다. 회비 7만원.(문의 031-548-1121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 교구 홍보국이 주최하고 성바오로딸수도회 수원 분원이 주관하는 다양한 문화강좌도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매일 세 가지 감사이야기를 쓰는 ‘희망 심는 감사쓰기’는 3월 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책을 구매한 뒤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 감사한 내용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20대에서 30대까지 청년 15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비용 4만원.(문의 010-2857-5961)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는 ‘바오로딸 행복한 책읽기’가 진행된다. 책을 읽고 나눔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행복한 책읽기 여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내적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비용은 12만 원이며, 12명을 모집한다.(문의 010-2047-1610) ‘가톨릭 고전 읽기’는 4월 8일부터 5월 13일까지 매주 수요일, 60대 이상에서 70대 미만 신자 15명을 대상으로 하는 ‘황혼 속으로...아름답게 나이들기’ 강좌는 4월 10일부터 5주간 매주 금요일 교구청 지하회의실에서 열린다. 강좌는 독서 나눔과 주제 강의, 과제 수행 등으로 진행된다. 비용 12만원.(문의 010-2047-1610)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이해력을 함양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 통독반’은 5월 21일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 마련된다. 교구청 지하회의실에서 열리는 강좌는 인공지능 리터러시 함양을 위해 교회 문헌과 논문 자료를 함께 읽고 토론하며 AI 시대를 고찰하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비용 3만원.(문의 010-2583-3217)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면

73개 천주교 단체 “생명 최우선 가치로 삼는 에너지 정책 필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기관·수도회·단체 포함 73개 천주교 단체가 2월 9일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철회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제도 개선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미래 세대의 책임을 현세대가 결자해지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천주교 단체들은 “핵발전소는 안전성이 100% 보장되지 않으며, 사고 발생 시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그 대응이 어렵다”며 “또한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차별, 현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불평등 문제 등 인간의 존엄성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가 핵발전소를 선택하고 있다는 정부의 홍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천주교 단체들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412개의 핵발전소 중, 상위 8개국(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인도, 한국, 캐나다)이 395개의 핵발전소를 운영 중이거나 건설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원전의 약 95%가 소수 국가에 집중된 기형적 구조임을 보여주며 핵발전소 신규 건설은 비용, 기간, 사회적 수용성 때문에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보완할 여러 기술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두 차례 열린 국회 토론회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결과를 명분으로 1월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핵발전소(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2면

수원교구 정자꽃뫼본당-日 나고야교구 청년 교류회 마련

“언어는 달라도 기도하는 마음은 하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수원교구 제1대리구 정자꽃뫼본당(주임 이기수 요아킴 신부)은 2월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나고야교구에서 ‘수원-나고야교구 교류회’를 마련했다. 본당이 나고야교구와 협력해 마련한 이번 교류회는 한국 청년들이 이웃 일본 청년들과 신앙 안에서 교류하며, 작은 세계청년대회(WYD)를 직접 체험하고 준비한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함께 기도하며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체험한 현장을 소개한다. 6일 나고야에 도착한 본당 청년 6명은 나고야교구 청년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서로 다른 언어로 건넨 인사는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반가움과 환영의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교류회는 문화 체험과 신앙 체험으로 구성됐다. 첫날 청년들은 메이지시대 건축물을 모아놓은 메이지무라 박물관과 나고야성을 방문해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함께 사진을 찍고 서로의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양국 청년들은 한층 더 가까워졌다. 저녁 식사는 ‘함께 만드는 냄비 요리’로 특별하게 진행됐다. 한국 청년들은 일본에서 인기 있는 불고기와 순두부찌개를 준비했고, 일본 청년들 역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전골 요리를 내놓았다. 서툰 솜씨였지만 서로를 위해 정성껏 만든 음식은 모두에게 큰 기쁨이 됐다. 비록 서로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손짓과 몸짓, 번역 앱을 활용하며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두 나라 청년들의 마음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줬다. 배보경(클라라) 씨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웃는 순간들이 많았다”며 “친해지기 위해 중요한 건 말보다 마음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문화 체험뿐 아니라 매일 저녁 진행된 기도와 나눔도 한국과 일본 청년들에게 뜻깊은 시간이었다. 묵주기도를 한 단은 일본어로, 또 한 단은 한국어로 번갈아 바치며 신앙 안에서 하나 됨을 체험했다. 배 씨는 “일본도 청년 신자 수가 줄고 냉담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장 해법을 찾을 수는 없지만 같은 지향을 두고 기도하며 함께 힘을 모은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주제 성구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이다. 혼자서는 용기를 내기 어려웠던 청년들도, 같은 고민을 나누는 다른 나라 청년들과의 만남 속에서 큰 힘을 얻었다.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드린 기도는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꿈꾸게 했다. 이번 교류회는 청년들이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신앙의 토대를 마련하는 시간이었다. 배 씨는 “신앙은 내가 힘들 때 기대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힘들 때 내가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 의미 깊은 교류였다”고 덧붙였다. 교류회에 동행한 정자꽃뫼본당 보좌 신성수(라파엘) 신부는 “서로 다른 지역 교회이지만, 같은 예수님을 바라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그분의 이끄심을 느끼고 살아가려는 노력만으로도 청년들의 마음에 성령의 불꽃이 심어진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교류회를 통해 청년들이 혼자가 아닌 ‘우리’로서 하느님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기쁨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4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십자가의 길」 배포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사순시기를 앞두고 기도문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십자가의 길」 온·오프라인용 소책자를 배포했다.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하는 1처에서 공동의 집인 지구 생태계가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을 기억하며 시작한다. 이어 강대국의 오만과 욕심으로 골고타 언덕으로 내몰린 선량한 시민들, 오염수가 흘러든 바다에서 죽어가는 물고기 등을 묵상하며 십자가의 길 14처를 이어간다. 십자가의 길 시작과 마무리에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 246항에 나오는 ‘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와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를 봉헌한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십자가의 길」 배포 관련 공문에서 “이 기도문은 신자들이 생태적으로 파괴돼 고통을 받는 생태계 현실을 묵상하고 다른 피조물들의 고통에 공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생태적으로 회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이번 사순시기에 각 본당과 공동체에서 바치는 십자가의 길에 많이 활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소책자는 권 당 500원이다. 소책자 구입을 희망할 경우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ecocatholic@hanmail.net)로 제출하면 된다. ※문의 02-727-2283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9면

[COVER STORY - 인구소멸, 공소가 사라진다③] 그럼에도 공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구 소멸로 공소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공소를 살리려는 다양한 노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도시 신부의 파견으로 새 신자가 늘고 있는 원주교구 단양본당 올산공소, 귀촌 신자들과 함께 활성화되는 전주교구 운봉본당 인월공소, 원로사제가 거주하며 공소 신자들과 함께하는 대구대교구 고령본당 덕곡공소의 모습에서 되살아나는 공소의 희망을 발견해 본다. ■ 서울에서 ‘도시 신부’ 파견된 원주교구 올산공소…“온기 사라지던 공소에 희망의 불 켜져” 해발 800여m의 산들로 둘러싸인 충북 단양면 올산리. 가게 하나 없는 고립된 산골 마을에, 멀리 십자가 하나가 눈에 띈다. 2월 1일 찾은 원주교구 단양본당 올산공소.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끄러웠고, 어르신들이 미사에 오지 못할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종민(시몬) 공소회장은 새벽부터 어르신 댁에 들러 함께 차를 타고 공소로 향했다. 오전 9시30분, 11시 미사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지만 공소 안은 이미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예비 신자 교리를 듣기 위해 온 예비 신자뿐 아니라, 신자들도 일찌감치 공소를 찾은 것이다. 일찍 온 이유를 묻자 신자들은 “우리 신부님 만나러 왔죠”라고 웃었다. 1963년 설립된 올산공소는 2023년 설립 60년 만에 경사를 맞이했다. 서울대교구가 교구 간 상생과 공소 사목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 김찬회(요한 세례자) 신부를 파견한 것이다. 신자들은 매주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됐고, 교리를 들으러 20km 떨어진 단양본당까지 가야 했던 수고도 덜었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신앙을 대하는 마음가짐이었다. 이영옥(마리아) 씨는 “농번기에는 미사에 가기 어려워 신부님께 고민을 털어놨는데, ‘일상이 우선이니 바쁜 일이 끝나면 언제든 다시 오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신부님 덕분에 신앙을 이어갈 수 있었고, 가까이에 계신 사제가 하느님과 신앙의 의미를 알려주셔서 올산공소 신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김찬회 신부에게는 첫 시골 생활이었다. 부임 첫 해 주민이 100여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신자를 늘리는 건 생각도 못했지만, 김 신부가 먼저 한 일은 마을 사람들과 ‘만나기’였다. “외지인인데다 신부라고 하니 처음엔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죠. 그래도 잔치가 있다면 지나가다 들르고, 밭일을 도와드리며 먼저 말을 걸었어요. 그러다 보니 마음을 여시더라고요.” 김 신부는 이렇게 이웃들과 가까워지면서 냉담 중인 이들이나 성당에 관심 있는 이들을 공소로 초대했고, 그 결과 점점 신자 수가 늘기 시작했다. 10여 명이던 미사 참례자 수는 어느새 20명을 넘어섰다. 예비 신자 2명이 세례를 받았고, 현재도 2명이 예비 신자 교리를 받고 있다. 김 신부는 생전 처음 곡괭이와 낫을 들고 밭일도 시작했다. 고추, 감자, 콩 농사를 짓는 법을 배우고 수확한 농산물로 신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예비 신자 신학근 씨는 “신부님은 딱딱하고 권위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신부님을 만나면서 가진 것을 모두 나눠주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신앙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져가던 공소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 건 단 한 명의 사제였다. 그리고 그 사제를 통해 예수님을 떠올린 신자들이 하나둘 다시 모여, 공소는 다시금 신앙의 온기로 채워지고 있다. 김 신부는 서울대교구 사제 인사에 따라 3년간의 올산공소 사목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간다. 김 신부는 “특히 서울 신부에게 공소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어려운 사목지이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제일 마음이 편하고 정이 많이 들었던 곳”이라고 말했다. 올산공소 신자들은 김 신부와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하고 2월 19일, 서울대교구에서 새롭게 파견되는 사제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귀농·귀촌 인구 유입으로 활기 찾은 전주교구 인월공소, “텃세 대신 관심! 정 나누며 일치 이뤄요”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창세 1,1-3) 이중에 창조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이요~!”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전주교구 운봉본당 인월공소. 2월 1일 오전 9시 주일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작은 경당을 가득 채운다. 연초부터 ‘전 신자 성경 통독’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80여 명의 신자는 주임 신부의 강론을 대신해 채워진 성경 특강에 눈을 반짝인다. 경상도와 인접한 데다 지리산 자락을 감싸안은 인월면은 예로부터 많은 이의 발길이 스치는 곳이었다. 지금은 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 등이 인접해 직장에서 은퇴한 50~60대가 수도권을 떠나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찾는 곳이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시골 공소로는 비교적 많은 인원이 모이던 공소는 귀농·귀촌 신자들이 모이며 더욱 활성화됐다. 인월면, 아영면, 산내면 등 3개 면을 관할하는 공소의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2010년 평균 50여 명에서 해가 갈수록 늘어 현재는 80여 명에 이른다. 2025년 1월 운봉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정천봉(베네딕토) 신부는 “인월공소는 본당보다 신자 수가 많을 정도로 뜨거운 신앙 열정이 가득한 곳”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기존 고령 신자들에 5060세대가 합류하며 공소는 소박하지만 활기찬 신앙공동체로 변화했다. 젊은 세대는 공소를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뜻을 모았고,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던 요셉회, 성모회, 레지오마리애 등이 되살아났다. 운봉본당과의 합동미사, 구역모임, 점심 나눔, 여름성경학교, 신앙 강좌와 각종 특강 등도 마련됐다. 덕분에 지난해 공소에서 4명이 세례를 받았고, 올해도 4명이 예비 신자 교리교육을 받고 있다. 2016년부터는 토요일 저녁 주일미사를 청소년미사로 드리기 시작해 현재 약 10명의 청소년이 신앙을 키워 가고 있다. 2019년 신학교에 입학한 허 스테파노 신학생은 공소의 자랑이다. 공소가 활성화된 비결은 신자 간 끈끈한 유대다. 아직 이주한 이들에 대한 텃세가 남아 있기 마련이지만, 신자들은 “우리 사이에서는 하나라도 더 챙겨 주려는 인심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끈끈한 정(情) 덕분에 신앙과 귀촌 생활 모두 원활히 적응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서울에서 교직을 마치고 남편과 함께 귀농한 김재영(율리아나) 씨는 남원 시내 쌍교동본당을 다니다 10년 전 공소에 정착했다. 그는 “근처에 공소가 있는지 몰랐다가 주변 소개로 오게 됐다”며 "서로를 챙기고 위하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2012년 경기 성남에서 온 이영석(요한 사도) 씨 역시 “도시에서는 같은 아파트에 산다 해도, 같은 동(棟)이 아니라면 신자인지 알기 어려웠다”면서 “비록 신자 수는 적을지라도, 단합이 잘 되니 서로 신앙생활에 자극제가 된다”고 전했다. 공소는 2035년 공동체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공소로 공식 설정된 것은 1960년이지만, 이보다 앞서 아영면 봉대리 숲실에 신앙공동체가 형성된 1935년을 기점으로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윤장호(프란치스코) 공소회장은 “공소가 없던 시절, 오직 두 발로 지리산 고개를 넘어 미사를 참례하며 신앙생활을 이어간 선배들을 생각한다”며 “신앙공동체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원로사목자와 함께하는 대구대교구 덕곡공소, “신자들 오고 싶은 환경 만들어야” “오늘 미사 마치면 우리 외손녀 윤사랑 에밀리아의 100일을 기념하는 떡국 한 그릇씩 드시고 가세요.” 2월 8일 오전 경상북도 고령군 덕곡면 대구대교구 고령본당 덕곡공소의 주일미사. 정갑연(아우구스티나) 공소회장이 공지를 전한다. 미사를 주례하는 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 원유술(야고보) 신부는 사랑이에게 안수하며 앞날을 축복했다. 덕곡공소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6~7명이 모여 주일 공소예절을 하던 곳이었다. 젊은이가 없는 농촌 지역 공소라는 이유로 폐쇄가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예비신학생 모임에 나가는 학생부터 100일 된 신생아까지 30명 이상이 함께하는 젊은 공소가 됐다. 원 신부와 정 회장의 노력이 공소 활성화의 마중물이 됐다. 사목 일선에서 은퇴한 뒤 2024년 1월부터 덕곡면에서 노후 생활을 시작한 원 신부는 원로사목자의 공소 활동을 장려하는 교구 방침에 따라 덕곡공소에서 성사전담 활동을 시작했다. “신자들이 오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원 신부는 미사와 성사 등으로 신자들에게 영적 유익을 제공하는 한편, 직접 낡은 공소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여기에 격의 없는 원 신부의 인간미가 더해져 공소는 점점 사람 냄새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정 회장은 ‘점심식사 정례화’로 공소를 대화와 나눔의 장으로 만들어 갔다. “신자들이 함께하는 점심식사는 단순히 ‘끼니’의 개념이 아닙니다. 식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조리하면서 대화가 오가고 정이 꽃피는 자리가 만들어집니다.” 공소에 점차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냉담하거나 다른 곳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던 신자들이 다시 공소로 돌아왔다. 귀촌 등으로 새로 유입된 가정이 생기면서 세례식도 이어졌다. 원 신부는 앞으로 ‘도농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공소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령본당 주일학교가 덕곡공소를 신앙학교 장소로 활용했던 점, 대구가톨릭학술원이 하루피정을 진행한 일 등을 예로 들면서, 원 신부는 “도시와 공소가 전례나 신앙생활 등에 필요한 것들을 서로 나누고 돕는 자리가 일상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대교구에는 원 신부 외에도 12명의 원로사제들이 공소에서 성사전담사제로 활동 중이다. 교구 공소 관리 담당 김호균(마르코) 신부는 “공소 신자들에게 미사와 성사에 사목적 배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로사목자들의 공소 성사전담은 긍정적”이라며 “원로 신부님들의 은퇴 후 거주지 결정에 폭을 넓혀주고, 성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2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 제50기 천주교 생태영성학교 모집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2월 23일 오후 1시까지 제50기 천주교 생태영성학교 참가자를 모집한다. 창조질서 보전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제50기 천주교 생태영성학교는 2월 26일부터 3월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하계동성당 대성전에서 진행된다. 강의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총 5차례로 구성했다. 첫 번째 강의는 ‘1장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를 주제로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이자 대기과학자인 조천호 박사가 진행한다. 조현철 신부(프란치스코·예수회)와 문점숙 수녀(마리루치아·노틀담 수녀회)는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들’, ‘생태 교육과 영성’에 대해 각각 강의한다. 3월 19일 서울 사당동본당 협력사목사제 박동호(안드레아) 신부의 생태적 위기 극복을 위한 접근법과 행동 방식, 통합 생태론에 대한 강의에 이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재돈(요한 세례자) 신부가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생태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에 대한 강의로 제50기 생태영성학교를 마무리한다. 신청은 하계동본당 신자는 본당에서 가능하며 타 본당 신자는 해당 링크(https://buly.kr/Csl1ijA)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02-727-2283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9면

[우리 이웃 이야기]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 심주현 소아외과 교수

“병원에는 고통과 절망이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고 한편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이자 소아외과 교수인 심주현(유디트·제1대리구 원천동본당) 씨는 병원에서 아프고 절망에 빠진 환자들을 만나면서 종교가 주는 희망과 위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리고 의사이자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권투 연습을 하다 뇌사상태에 빠진 아들을 보내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병원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어머니는 가톨릭 신자였는데 아버지는 불교를 믿고 있어 냉담 가정이나 다름없었죠. 뇌사자에게 의사로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신앙인으로서 아들의 세례를 제안했죠. 원목실 신부님께 말씀드려 임종 전 세례를 받을 수 있었고 어머니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셨어요. 많은 환자 가운데 그 가족의 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생명이 탄생하기도 하고 생명이 사라지기도 하는 공간. 심주현 교우회장은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종교는 새로 태어나는 이들에게는 축복을, 다친 이들에게는 희망을, 삶이 끝나는 이들에게는 죽음 이후의 평화를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원목실이 생기기 전 교우회가 먼저 만들어졌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을 추진했고, 원목실이 없는 가운데서도 교우회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뜻이 맞는 교직원들의 기도 소모임으로 시작했고 이후 원내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신부님을 파견해 주실 것을 요청해 원목실이 생겼어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하느님을 믿으면서 확산된 한국교회의 시작과 비슷한 점이기도 하죠. 지난해에는 원목실 개소 25주년을 맞아 교우회, 봉사자들이 함께 사용할 이름을 ‘카르디아(Kardia)’로 정했어요. ‘온 마음’이라는 뜻처럼 병원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응답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심 회장은 근무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원목실 미사 전례를 돕고, 기도나 병자성사가 필요한 환자를 원목실 담당 최원섭(요셉) 신부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교우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신앙생활은 일상의 부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교우회를 하면서 제가 있는 모든 곳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환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교우회장이 되면서 가진 바람이 있다면 카르디아 회원들이 하느님 사랑을 마음에 품고 일하고, 그 사랑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이끌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2면

韓日 청년들 신앙 교류…미리 맛본 ‘WYD’

수원교구 정자꽃뫼본당(주임 이기수 요아킴 신부) 청년들이 2월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나고야교구를 방문해 ‘수원-나고야교구 교류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청년들이 ‘작은 WYD’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자 마련됐다. 정자꽃뫼본당 청년 6명과 나고야교구 청년 등 교류회 참가자들은 첫날 나고야교구 청년센터에서 인사를 나눈 뒤 나고야성과 메이지 마을 등을 둘러보며 일본 문화를 체험했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다 함께 냄비 만들기’를 통해 양국의 음식문화를 공유했다. 일본 청년들은 일본식 전골 요리를, 한국 청년들은 불고기, 순두부찌개, 황태해장국을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무엇보다도 교류 기간 양국 청년들은 매일 함께 기도하며 각자가 체험한 신앙의 의미를 나눴다. 문화적 차이보다 신앙 안의 공감과 연대가 더 크다는 사실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배보경(클라라) 씨는 “3일간 일본 청년들과 함께하며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며 “WYD를 준비하는 모든 청년 또한 두려움이나 문화의 차이라는 장벽 앞에서 한걸음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류회에 함께한 본당 보좌 신성수(라파엘) 신부는 “이번 교류회는 양국 청년들이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걸어가는 여정임을 체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예수님의 다채롭고 깊은 사랑을 느낀 청년들이 예수님의 자녀로서 그 기쁨 안에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5면

[COVER STORY - 인구소멸, 공소가 사라진다②] ‘한국교회 모태’ 공소, 보존하고 되살리다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지역, 특별히 농촌공소의 침체에 대한 관심은 이미 인구 소멸이 국가적인 화두에 오르기 전부터 있었다. 한국천주교 2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1984년 발표된 가톨릭농민회의 「한국 천주교 농촌공소 실태 조사연구보고서」도 농촌공소의 침체 상태를 지적하며 “농촌교회, 도시교회가 하나로 살기 위해서는 초대교회의 모습, 한국교회의 모태인 공소 공동체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성찰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구 소멸이라는 공소 신자 감소의 주된 원인은 교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공소가 사라지는 것을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한국교회 여러 교구는 공소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 전국에 산재한 교우촌에서 박해를 딛고 살아남은 신자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자 공소를 세웠다. 그리고 그 공소의 삶과 역사는 신자에서 신자로, 공소에서 공소로 이어져 나가 본당이 됐고, 지금의 한국교회로 성장했다. 공소는 단순히 역사 사적지로서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신앙의 맥을 이어주는 공동체다. 대구대교구는 원로사제들이 공소 주일미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 공소 공동체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교구는 공소 거주를 희망하는 원로사제들의 공소 정착과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원로사제의 공소 거주를 통해 공소가 활성화되는 사례들이 공유되면서, 공소 활성화를 지향하는 교구도, 은퇴를 앞둔 교구 사제들도 관심이 높아진 것이 계기가 됐다. 교구는 공소 운영과 사목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공소를 관할하는 본당과, 공소 신자들, 원로사제의 의견을 수렴해 규정을 마련했다. 현재 6명이 공소에 거주하고 있고, 직접 거주하지 않지만 공소 미사를 주례하는 사제는 7명으로, 총 13명의 원로사제가 주일미사를 거행하며 공소 공동체를 돕고 있다. 공소를 살리기 위한 교구 간 협력도 눈길을 끈다. 서울대교구는 2023년부터 춘천·원주·제주교구 공소에 교구 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교구 내에 공소가 없는 서울대교구는 사제들이 공소사목을 경험할 수 있고, 춘천·원주·제주교구는 교구 내 공소 활성화에 힘을 얻을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춘천교구 송정공소, 원주교구 올산·월송공소, 제주교구 우도준본당·청수공소 등에 서울대교구 사제가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사제 파견 없이도 공소가 점차 활성화되는 곳들도 눈길을 끈다. 바로 귀촌하는 신자들 덕분에 공소 신자 수가 늘어난 곳들이다. 기존 공소 신자들이 타지에서 온 신자들을 환대하고 이주한 신자들이 기존 공소 신자들을 존중하는 자발적인 노력이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런 공소들은 신자들의 평균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아 활동이 왕성한 점이 특징이다.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이렇듯 공동체를 살리려는 노력도 있지만, 인구 소멸의 현실 속에서 모든 공소를 다 살리는 것은 어려움이 크다. 실제로 통계상에는 공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사실상 건물만 있거나, 그마저도 방치돼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의 공소들도 많은 상황이다. 공소 공동체가 사라지고, 건물만 남았다 하더라도 공소 중에는 교회사적 가치가 높은 곳들이 많다. 공소 건물 자체가 가치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공소가 지역 복음화의 역사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에도 167곳의 순례지 중 6곳이 공소고, 책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교우촌에서부터 이어오거나 교회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소도 많다. 전주교구는 수년 전부터 교구 사제단 등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해 온 가운데, 현재 문화적·역사적 보존 가치를 지닌 교구 내 공소를 비롯해 본당과 성지를 사적지로 선정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개별 공동체가 아닌 교구 차원에서 ‘교구 사적지’로 지정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순례길을 조성함으로써 신앙 선조들의 유산을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김광태(야고보) 신부는 “모든 공동체가 오래된 역사와 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없고, 인력과 자원의 제약 속에서 공소와 본당을 모두 보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우리 신앙이 시작되고, 순교 역사를 지닌 곳들만큼은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은 공소와 본당 등에 대한 관심을 교구 차원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교구민들의 자부심도 커져 신앙의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대교구 역시 공소 탐방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교구는 공소 보존과 관리를 위해 2024년 공소 관리 담당 사제를 임명하고, 교구 내 모든 공소를 현장 답사하며 ▲공소의 역사성 ▲예술성 ▲신자들이 느끼는 공소의 가치 등을 확인하고, 공소에 관한 기록과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큰 공소들을 새로 단장하고 순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황점신앙유적지 개발담당 겸 공소 관리 담당 김호균(마르코) 신부는 “인구 감소로 공소가 소멸돼 가지만, 교회 역사 안에서 공소는 교회의 못자리였기 때문에 그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공소는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유산”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 폐쇄 혹은 유지하려고만 하기보다 교구와 본당의 실정에 따라 많은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공소를 한국교회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보존하는 활동은 신자들에게 공소가 지닌 가치를 알리는 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다시 공소에 대한 교회 공동체의 관심을 모으고 공소를 살리는 힘이 된다. 원주교구 공소사목협의회 박종섭(힐라리오) 회장은 “고령화와 이주자 증가로 공소 신자 감소를 막을 수는 없지만 원주교구는 공소가 한국교회에서 왜 중요한지를 신자들에게 꾸준히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소를 살리는 일은 많은 신자들이 공소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1면

곽진상 주교 “교구 복음화와 보편교회 위해 온 마음 다할 것”

수원교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의 서품식이 2월 11일 오후 2시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곽 주교는 서품식에서 경청하는 주교로서 직무를 수행하며, 교구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데 헌신하는 일꾼이 될 것을 다짐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서품미사 중 열린 주교 서품 예식은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가 레오 14세 교황의 임명장을 신자들에게 보여준 후, 수원교구 사무처장 윤재익(바르톨로메오) 신부가 내용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주교직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며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때 열매 맺는 사명을 가진다”며 “길을 잃은 이들을 찾아 나서고, 상처 입은 이들의 곁에 머물며, 말보단 삶으로 명령보단 동행으로 그리스도를 드러내야 하는 것이 교회가 주교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며 오늘 주님과 교회가 새 주교님께 맡겨드리는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주교는 “새 주교님을 평가하기 전에 기도하고, 기대하기 전에 먼저 동행해 주신다면 우리 교회는 더욱 복음적이고 따뜻한 신앙 공동체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신자들의 기도를 청하고, “병든 이들의 아픔을 품에 안아주시는 성모님께서 새 주교님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켜주시고 우리 구원의 빛인 수원교구를 언제나 당신 아드님이신 그리스도께로 이끌어주시기를 청한다”고 했다. >>>>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강론 전문 주교 서품 예식은 주교로 선발된 이의 서약, 성인 호칭 기도, 안수와 주교 서품기도, 주교 표지인 주교 반지와 주교관, 목장 수여 순으로 이어졌다. 미사 중 열린 축하식에서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주교님께서는 ‘네 안에서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내 안에서 변화될지어다’라는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사목 표어를 정하셨다고 들었다”며 “사목 표어처럼 온 세상이 하느님의 다스리심을 받아들이도록 몸소 본보기가 되어 주시어, 수원교구의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순례하는 수원교구의 교회, 특히 사제,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가 모두 함께 주교님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며 “주교님께서 맡으신 이 귀한 사명을 성령께서 풍성한 열매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성환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천주교는 정부와 제도, 정책이 미처 닿지 못한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과 연대의 정신을 실천했다”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 곽진상 주교님을 비롯한 한국 천주교회가 보여준 사목적 리더십과 묵묵한 헌신이 우리 공동체의 통합과 상생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곽진상 주교는 답사에서 “지금 상처받은 사람, 지금 아파하는 사람, 지금 교회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충실한 주님의 종이 될 것을 다짐한다”며 “주님이 불러주신 소명을 곰곰이 생각하고 가슴에 새기면서 교구 복음화와 보편교회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할 것”라고 전했다. >>>> 곽진상 주교 답사 전문 곽진상 주교는 1964년 수원 출생으로, 1987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2월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같은 해 2월 2일 사제품을 받았다. 수원교구 중앙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분당성요한본당 보좌,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로 사목했으며,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파리가톨릭대학교에서 수학하며 실천신학(교리교육학) 석사 학위와 조직신학(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9월부터 1년 간 수원교구 범계본당 주임으로 사목한 곽 주교는 2006년 9월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부임했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며 학문 연구와 사제 양성에 힘썼다. 2023년 6월부터 수원교구 서판교본당 주임으로 사목해 온 곽 주교는 2025년 12월 20일 레오 14세 교황에 의해 수원교구 보좌주교와 포르마 명의 주교(Titula Bishop of Forma)로 임명됐다.

입력일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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