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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수원교구 오전동본당 재능기부팀 “한 땀 한 땀 기도로 만든 성물, 신앙에 도움 되길”

수원교구 제1대리구 오전동성당 성물방에는 손뜨개로 만든 성모님과 묵주, 퀼트 책커버 등 예쁜 소품들이 진열돼 있다. 평일 오전 미사가 끝나고 성물방에 들어온 한 신자는 “조카가 첫영성체를 하는데 아이에게 어울리는 묵주팔찌를 만들어 주실 수 있냐”고 주문한다. 여느 성물방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본당에 손재주가 좋은 신자 6명이 모인 재능기부팀이 있기에 가능하다.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나누고자 모인 이들의 손끝에서, 신자들의 신앙생활도 조금씩 더 아름답게 빚어지고 있다. 기도로 만든 성물, 신자들 신앙에 활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자들이 떠난 성당에는 온기가 사라졌다. 신자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성물방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무렵, 본당 성물방장이었던 홍영(루치아) 씨는 성물방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수세미 등 일상용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그리고 주변에 손재주가 좋다는 신자를 섭외해 함께 성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성물뿐 아니라 손으로 만든 예쁜 일상용품이 있으면 신자들이 성물방을 찾아주실 것 같아 혼자 수세미를 떠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손뜨개, 캘리그라피, 퀼트 등 손재주가 좋은 신자들을 알게 돼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죠.” 재능기부팀에서 손뜨개를 담당하는 장영애(루치아) 씨는 홍 씨의 제안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다. “오랫동안 냉담하다 다시 성당에 돌아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혼자서 손뜨개로 묵주를 만들었어요. 홍영 자매님이 제가 직접 만든 가방이나 주머니를 보더니 재능기부팀을 만들어 보려는데 함께해 보자 하셨죠. 더 많은 신자에게 제가 만든 성물을 선물하고 싶어 팀에 합류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퀼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최윤정(율리아) 씨는 퀼트로 만든 가방이나 휴대전화 주머니, 책 커버 등을 성물방에 내놓고 있다. “온라인 판매용 제품을 더 많이 만들면 이익을 더 얻을 수 있겠지만, 값을 적게 받더라도 성물을 만들 때 마음이 더 행복합니다. 기도할 때 쓰는 물건을 만들기 때문에 저도 늘 기도하면서 제품을 만들어요.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성물방 한쪽에는 재능기부팀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캘리그라피, 뜨개, 퀼트, 자수를 담당하는 팀원 6명이 만든 제품들은 기성품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기도와 함께한 정성이 성물 안에 담겨 있다. 미사 때, 혹은 소공동체 활동을 하며 얼굴을 아는 신자들이 쓸 성물이기에 재능기부팀이 성물을 만드는 손끝에는 정성이 더해진다. 물건의 판매 수익금 10%는 본당에 기부한다. 성당 곳곳에 아름다움 불어넣어 지난 어버이날에는 특별한 카네이션이 본당 어르신 가슴에 달렸다. 홍영 씨가 손뜨개로 만든 꽃 모양 브로치를 선물한 것이다. 홍 씨는 “손뜨개나 캘리그라피 등으로 만들 수 있는 기념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성당에 행사가 있을 때 늘 재능기부를 한다”며 “첫영성체를 하는 분들, 새로 전입한 신자에게 이니셜 묵주를 만들어 선물해 드리거나 세례식 때 성경 말씀을 캘리그라피로 적어 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씨는 2년간 성당에서 뜨개방을 운영했다. “신자와 비신자 모두를 대상으로 뜨개방을 운영하면서 뜨개질뿐만 아니라 신앙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그렇게 2년간 뜨개방을 운영하며 3명이 세례를 받으셨다”고 말했다. 재능기부팀원들의 손길은 성물방뿐 아니라 성당 곳곳에 깃들어 있다. 장 씨는 “재능기부팀뿐 아니라 제대회 봉사를 하면서 제대를 덮는 레이스보도 만들고 감실에 들어가는 성합 커버도 만들었다”며 “제가 만든 것들을 미사 때 사용하는 것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최 씨는 “퀼트로 신부님의 제의 가방이나 미사 전례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소품 가방을 직접 만들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만들었을 뿐인데 제 노력을 알아봐 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성당 건물 앞, 작은 컨테이너에 자리한 성물방은 재능기부팀의 손길 덕분에 화사함을 되찾았다. 창문에는 장 씨가 만든 성모님이 새겨진 뜨개 장식이 걸려 있고, 반대편 커튼에는 홍 씨가 꽃 모양 자수를 놓았다. 재능기부팀의 손재주가 알려지자 묵주를 만들고 싶다는 신자들이 모였고, 재능기부팀과 별개로 6명의 신자가 모여 묵주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홍 씨는 “재능기부팀 활동을 하면서 묵주 재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고장 난 묵주를 수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누군가의 오랜 기도가 담겨 있는 묵주를 수리해 드릴 수 있어 보람된 마음으로 묵주병원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기부팀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쁘게 만든 성물은 본당 신자들의 신앙도 더욱 예쁘게 빚어 가고 있었다. 재능기부팀원들은 “신자들이 한 땀 한 땀 기도로 완성한 재능기부팀의 성물과 함께 예쁘게 신앙생활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4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이매동본당 바오로대학 성경공부반 16년 개근한 신경자 씨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게 좋아 매주 즐겁게 성당에 가다 보니 16년 동안 성경공부반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6월 4일 열린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성경공부반 수료식에서 ‘지혜여정’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은 신경자(루치아·84·수원교구 제2대리구 이매동본당) 씨. 신 씨는 본당 바오로대학에서 진행하는 성경공부 수업에 16년 동안 개근했다. “2010년 본당 노인대학인 바오로대학에 성경공부반이 생겼습니다. 복음을 더 알고 싶어 수업을 듣기 시작했죠. 집에서 복습하거나 필사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수업 시간만큼은 열심히 듣자는 마음으로 매주 성당에 갔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16년이 흘렀습니다.” 16년 동안 성경을 읽으며 어려운 단어나 복잡한 인물 관계가 나올 때면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신 씨가 끝까지 지키려 한 것은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이었다. “70세가 넘어 앉아서 책을 읽으려니 허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해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수업에는 빠지지 말자’는 것이 제 목표였어요. 그렇게 한 주 한 주 성경을 읽으며 말씀 안에서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 씨는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으로 잠언의 구절을 꼽았다. “성경에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말씀이 많습니다. 특히 ‘착한 이는 주님에게서 총애를 받고 교활한 자는 단죄를 받는다. 사람은 불의로 확고히 설 수 없지만 의인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잠언 12장 2~3절 말씀과, ‘생명이 담긴 훈계를 듣는 귀는 지혜로운 이들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는 잠언 15장 31절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가장 고운 옷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빗은 뒤 성당에 가는 신 씨의 모습은 남편에게도 신앙의 씨앗이 됐다. 남편은 9년 전 세례를 받았다. 성경공부를 시작한 뒤 얻은 가장 큰 기쁨이었다. “남편이 예비신자 교리를 받을 때 그동안 배운 성경 말씀을 알려 주고, 필사도 함께했습니다. 제가 배운 것을 나눌 수 있어 참 기뻤습니다. 미사 중에 부부가 서로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는 모습이 늘 부러웠는데, 이제 남편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이매동본당 바오로대학은 2026년 1학기 44명이 지혜여정 수료자를 배출했다. 제2대리구 본당 노인대학 가운데 수료자가 가장 많다. “바오로대학에서 민화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며 동료들과 즐겁게 취미생활을 하고, 성경공부도 할 수 있어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해 왔습니다. 특히 성경공부를 하는 화요일은 하느님 말씀을 만나는 날이기에 늘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성경 안에서 만난 하느님 말씀은 신 씨에게 남은 삶을 복음에 따라 값지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사는 날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복음을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대단한 선행은 하지 못하더라도 ‘성당에 다녀서 그런지 참 좋은 사람 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말씀 안에서 살아가겠습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2면

놀이로 복음 배우고, 기도로 주님 만난 ‘어린이 축제’

어린이들이 말씀을 놀이로 배우고,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축제가 열렸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1국은 6월 7일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연수원에서 ‘2026 어린이 성경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를 주제로 열린 올해 페스티벌은 어린이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따라, 어린이들이 마태오복음의 말씀을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초등부 주일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한 페스티벌에는 38개 본당 어린이 869명이 참여했다. 인솔자 191명, 봉사자 187명까지 더해 모두 1247명이 함께하며 사랑의연수원 일대를 말씀과 웃음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채웠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신앙을 배울 수 있도록 체험 부스와 만들기 부스, 간식 부스 등으로 꾸며졌다. 어린이들은 정해진 순서를 따라 움직이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체험 학습장을 찾아가며 축제를 즐겼다. 체험에 참여한 뒤 받은 ‘탈렌트’로 놀이시설과 먹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어린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어린이들은 부스를 하나씩 찾아다니며 말씀을 배우고, 친구들과 협력하고, 작은 성취의 기쁨도 함께 맛봤다. 기도문 외우기, 성가 이어 부르기, 말씀 퍼즐 등으로 구성된 체험 부스에서는 신앙의 기본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문제를 풀고 노래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성경 말씀과 기도에 가까워졌다. 장애에 대한 공감을 키우는 체험과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체험도 마련됐다. 바이킹, 다람쥐통, 범퍼카 등 인기 놀이기구를 찾은 어린이들은 자연 속에서 마음껏 웃고 뛰놀며, 하느님의 말씀을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보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성경 골든벨은 성경을 향한 어린이들의 열정을 보여준 자리였다. 예상 문제를 공부하고 골든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문제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끝까지 집중했다. 골든벨에서는 이도윤(프란치스코·12·제1대리구 구성본당)·김승우(요셉·10·제2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 군이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오늘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자신의 몸과 피까지 내어 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내어 주신 예수님의 사랑이 깃든 성체성사는 사랑의 성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성체를 하는 우리 친구들은 음식을 먹듯 성체를 모시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예수님의 몸과 피를 모신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고, 상처받은 친구들을 보듬어 주며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면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성경공부반, 2026년도 1학기 수료미사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성경공부반의 2026년도 1학기 수료미사가 6월 4일 오전동성당에서 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 이건욱(클레멘스) 신부 주례로 열렸다. 이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오늘 복음에서는 율법학자가 예수님에게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 계명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때 예수님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열심히 성경을 읽고 배우고 익힌 여러분들은 성경 말씀 가운데 무엇을 실천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예수님을 닮은 모습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약 3년 과정을 수료한 김주옥(안젤라·제2대리구 신흥동본당) 씨는 “냉담을 하던 중 대모님이 ‘안젤라를 위해 늘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다시 성경을 찾게 됐다”며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느님이 나의 삶에 늘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으며 마음속에 평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제2대리구 성경공부반 수료자는 첫걸음과정 220명, 통독과정 270명, 일반과정 1911명, 은빛과정 541명, 지혜과정 736명이다. 한편 제1대리구 성경공부반의 2026년도 1학기 수료미사는 6월 18일 오후 2시 제1대리구 화서동성당에서 김승철 신부(안토니오·제2대리구 의왕본당 주임) 주례로 열린다. 제1대리구 성경공부반 수료자는 첫걸음과정 72명, 통독과정 158명, 일반과정 2163명, 은빛과정 864명, 지혜과정 718명이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면

수원교구 꾸르실료, 제46차 울뜨레야 개최

수원교구 꾸르실료는 6월 6일 경기도 안성 미리내성지에서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를 주제로 ‘제46차 울뜨레야’를 개최했다. 묵주기도 순례와 기념미사 봉헌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교구 내 각 본당 꾸르실리스따 2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미사를 주례한 교구장대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는 강론에서 “창세기 12장에서는 주님이 아브람에게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고 하시자, 아브람이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나는 내용이 나온다”며 “나를 보호해 주는 안전망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움으로 다가오겠지만, 우리는 주님의 말씀대로 떠날 수 있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라는 요한복음 15장 9절의 말씀을 기억하며 사랑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 주교는 “나를 사랑해 준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더 크게 사랑할 수 있다”며 “내가 받은 주님의 사랑에 머물면서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꾸르실리스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2면

수원교구 오산지구 루카회, 필리핀 빈곤층에게 ‘사랑의 의술’

수원교구 오산지구 루카회가 필리핀 빈곤 지역 주민 대상 의료 봉사에 나섰다. 루카회는 5월 24일부터 2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북부 말라본시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내과·정형외과·치과·한의과 진료를 제공했다. 이번 봉사에는 의료진 7명과 일반 봉사자 11명 등 모두 18명이 함께했다. 루카회는 2012년부터 요셉의원에서 꾸준히 의료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요셉의원이 자리한 말라본시는 필리핀에서도 빈곤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경제적 어려움 탓에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무상 의료지원이 절실한 곳이다. 현지 주민들은 열악한 생활 환경 속에서 감기와 고혈압, 당뇨, 피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겪고 있다. 대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주거 환경으로 전염성이 높은 결핵 환자도 적지 않고, 당뇨 합병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 환자들도 많다. 루카회 회원들은 이번 봉사 기간 요셉의원을 찾은 환자 300여 명을 진료했다. 가벼운 감기부터 충치와 농양, 관절 질환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의 증상에 맞춰 진료와 처치를 진행했다. 루카회 최현철 회장(미카엘·수원교구 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은 “마닐라에서도 말라본시는 빈곤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평생 병원에 한 번도 가지 못한 분들이 요셉의원을 찾는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의료진이 참여해 더 많은 환자의 진료를 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내과 의사인 최 회장은 피부질환 환자를 비롯해 심장 비대를 동반한 호흡곤란 환자 등 지속적인 내과 진료가 필요한 이들을 정성껏 돌봤다. 함께 봉사에 나선 한의사 김해중(토마스 모어) 씨는 안면 마비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요통과 오십견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한방 치료를 제공했다. 팔과 다리가 변형된 아이들을 위한 정형외과 의료진의 상담도 이뤄졌다. 특별히 올해는 의료봉사와 함께 주거 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방문해 현지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하고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대학생 봉사자 박신아(마리아 막달레나·수원교구 제1대리구 갈곶동본당) 씨는 “쓰레기 매립지에 있는 마을을 방문했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저희를 보고 밝게 인사해 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올해는 일반 봉사자들이 색종이 접기와 풍선 만들기 등 현지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을 준비해 아이들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해마다 의료봉사를 가지만,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필리핀 의료봉사는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넘어 제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값진 경험”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치위생과와 응급구조학과 대학생들도 함께했다”며 “루카회의 해외 의료봉사가 예비 보건의료인들에게도 특별한 봉사 경험을 제공하는 장으로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2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2) ‘대리구제도’ 시행

1990년대 한국교회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한 수원교구는 외적 성장의 이면에서 여러 과제를 안고 있었다. 본당 공동체의 친교 약화, 신자의 익명화, 선교율과 주일미사 참여율 감소, 쉬는 교우 증가, 청소년 신앙생활 약화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구는 조직과 체제 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2006년 9월 26일부터 시행된 대리구제는 이후 복음화를 위한 교구의 사목활동 전반을 보다 활발하게 이끄는 동력이 됐다. 활기찬 교구 위한 조직 개편 논의 교구는 시노두스 의제였던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해, 비대해진 교구 조직과 체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규모가 커진 교구 체제로는 사제와 신자들의 다양한 사목적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기 어려웠고, 더 많은 평신도가 참여하는 ‘함께하는 교회’를 이루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사제들과 동반자로서 통합사목을 추구하고, 평신도의 역할과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을 모색했다. 교구는 2000년 12월 사제연수에서 ‘교구장 지구 대리구제도’, 곧 ‘대리구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어 2001년 5월 사제연수에서 최 주교는 교구 사제들에게 거대한 교구의 조직과 체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물었다. 교구 사제들은 기존 지구 조직을 유지하기보다 대리구제를 시행하는 방향을 원했다. 이에 따라 교구는 사제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당시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에서 시행되던 대리구제도를 검토하고, 수원교구 현실에 맞는 제도를 준비하기로 했다. 2005년 11월 30일에는 교구장 최덕기 주교와 총대리 이용훈(마티아) 주교 등 12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대리구 준비위원회가 꾸려졌다. 준비위원회는 2006년 수원교구 대리구제 시안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각 대리구를 담당할 대리구장을 임명하고, 최 주교의 교령을 통해 대리구제 전면 시행을 발포하기로 했다. 6개 대리구 분할, 각 대리구장 임명 대리구 준비위원회는 거주민 수와 신자 수,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6개 대리구 분할안을 발표했다. 기존 17개 지구, 168개 본당을 재편해 관할하는 6개 대리구는 수원대리구(28개 본당), 안양대리구(23개 본당), 평택대리구(35개 본당), 용인대리구(31개 본당), 성남대리구(25개 본당), 안산대리구(26개 본당)로 결정됐다. 교구는 2006년 5월 22일부로 대리구장을 임명했다. 새로 임명된 대리구장들은 대리구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관할 지구 사제들과 만나며 대리구제 시행에 필요한 준비를 이어갔다. 6월 1일에는 총대리 이용훈 주교가 교회법에 따라 교구청장으로 임명돼, 교구청 주관자로서 교구청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7월 14일에는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수원교구 대리구제도에 관한 교령 반포 및 대리구장 서임 미사’가 거행됐다. 미사에서 최 주교는 대리구제 설정을 공포하고 시행지침을 알리는 교령을 발표했다. 6명의 대리구장에게는 교구장 대리로서의 권한을 부여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대리구제도에 관한 교령을 발표하며’ 제목의 담화에서 최 주교는 “주교와 사제단이 더욱 성화·일치하고 교구민과 함께 연대해 주님을 찬미하고 세상을 복음화하는 교구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교구 대리구제를 구상했다”며 “이는 한두 명의 주교에 의해 기계적이며 경직된 모습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인의식을 갖고 연대해 자발적이고 활기찬 교구 공동체를 이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대리구제는 기존 지구제와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지구가 대체로 7~15개 본당이 연합한 결합체라면, 대리구는 이러한 지구 2~4개가 연합한 조직으로 평균 30개 이상의 본당을 아우르는 체제였다. 대리구장은 사목방문과 견진성사 등 주요 행사를 주관했다. 또 대리구 운영지침에 따라 대리구 사제평의회를 구성하고, 사제들과 대리구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대리구청에 상주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대리구는 기존 지구를 세분화하거나 통합함으로써 더욱 전문화된 교육과 행사를 실시하고,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작은 교구로서 지역사회 복음화에 힘쓸 수 있게 됐다. 또한 청소년의 교회 활동이 지구 단위에서 활발히 이뤄져 온 점을 고려해, 대리구 차원에서 청소년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었다. 대리구제 시행으로 교구청 업무 변화 대리구제가 시행되면서 교구청의 1처 5국 체제는 유지됐지만, 기능이 조정됨에 따라 업무와 직원 구조도 일부 개편됐다. 사무처와 관리국, 성소국은 기존 업무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복음화국과 청소년국, 사회복음화국은 상당수 업무를 대리구로 이관했다. 특히 복음화국과 청소년국의 교육·행사 중심 업무는 전문적인 기획·연구 중심 업무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교구청은 정책을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대리구는 이를 바탕으로 본당과 연계해 교육과 행사 중심의 공동체 사목을 펼치는 형태가 됐다. 기존 지구는 대리구와 본당 사이의 중간 역할을 담당하되, 행정 업무보다 지구 사제단 모임을 통해 본당 연합 사목이 이뤄지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게 됐다. 대리구장은 대리구청에 근무하는 복음화국장, 청소년국장과 함께 대리구 전반의 사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주관했다. 복음화국장은 사회복음화 업무를 겸임했고, 청소년국장은 성소 업무를 겸임했다. 대리구제 실시 이후 교구는 2007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통해 교구 차원의 새로운 사목 목표를 발표했다. 중점 목표는 시노두스 의제였던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였으며, 표어는 ‘함께 하자 대리구제!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로 정했다. 구체적인 실천 목표로는 ‘대리구제 활성화’와 ‘가정의 성화’를 제시했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4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오전동본당 ‘성 임치백 대학’ 학장 오승임 씨

“노인대학 학장으로 5년간 활동하면서 어르신들이 보여주신 신앙 열정과 삶의 지혜에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오전동본당 노인대학인 ‘성 임치백 대학’ 학장 오승임(베르나데트) 씨는 “어르신들은 교회 공동체를 살아있게 하는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말했다. 성 임치백 대학에는 현재 70대부터 90대까지 신자 82명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여 명까지 줄었던 학생 수는 봉사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네 배 넘게 늘었다. “봉사자들은 매주 수요일 수업 전후로 회의하며 프로그램을 논의합니다. 모두가 어르신들을 어떻게 하면 더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성 임치백 대학은 1교시 성경공부와 2교시 플러스(plus)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2교시에는 성지순례, 영성강의, 노래교실, OX 퀴즈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된다. 2026년 1학기부터는 셋째 주 수요일 2교시에 플러스 프로그램 대신 동아리 활동을 새롭게 시작했다. “어르신들이 더 폭넓게 소통하고 친교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셋째 주에는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프로그램이 8개 반으로 운영됐다면, 동아리는 반에 상관없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해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기도팀, 성경통독팀, 어르신 동화 만들기팀, 그림 그리기팀, 난타팀, 트로트 율동팀, 퍼즐팀 등 8개 동아리에서 어르신들은 신앙과 삶의 기쁨을 새롭게 찾아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미사가 끝난 뒤 성 임치백 대학이 시작되는 순간은 축제처럼 흥겹다. 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귀여운 머리띠를 한 봉사자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율동을 하며 밝은 분위기를 만든다. “성 임치백 대학에 오시는 시간만큼은 어르신들이 진짜 대학생처럼 젊고 에너지 넘치게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수업 전 봉사자들과 함께 몸풀기 운동을 합니다. ‘오 리를 가자면 십 리를 간다. 자매님들은 뷰티풀, 형제님들은 파워풀, 임치백은 원더풀’이라는 구호도 함께 외치며 신나는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오 씨는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이 나눠주시는 사랑에 더 큰 감사를 느끼며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 어르신들은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신앙과 삶의 지혜를 전해주시는 소중한 신앙 선배”라며 “어르신들은 존중받아야 할 분들이자, 공동체를 살아 있게 하는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2면

미리 체험하는 WYD…‘신앙 여정’ 참 의미 나누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순례자’로서의 정체성을 삶 안에서 되새기는 청년 피정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기도와 나눔,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WYD를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만나고 신앙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여정으로 마음에 새겼다.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화성 갓등이피정의집에서 ‘Pilgrim(순례자) 피정’을 개최했다. 청년들이 세계청년대회(WYD)의 의미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피정은 WYD의 핵심 가치인 ‘그리스도와의 만남’,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과의 만남’, ‘젊은이들의 성소 식별’, ‘환대와 젊음의 가치’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피정을 기획한 교구 제1대리구 청소년 1국장 이재혁(요한 사도) 신부는 “지난해 순례자 피정에 참여했던 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올해는 WYD 정신을 더 깊이 녹여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발전시켰다”며 “WYD가 막연한 교회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삶에 맞닿아 있는 신앙 여정임을 피정을 통해 경험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부르심’을 주제로 피정을 시작한 37명의 청년은 30일 ‘젊음의 길’을 주제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함께 묵상하고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피정 안에서 젊은이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오늘 자신의 자리에서 어떻게 따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토크 콘서트 ‘챗 YPT(Young Prepared Talk)’에서는 사제와 수도자 4명이 패널로 참여해 청년들의 신앙과 삶에 관한 고민을 듣고 함께 대화했다. 참가자들은 종교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새롭게 찾고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젊은이들에게 신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윤성민 신부(그레고리오7세·제2대리구 군포본당 주임)는 “최근 프랑스교회에 젊은 신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이는 종교가 이 시대에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윤 신부는 이어 “신앙이 품은 의미를 세상에 깨우쳐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복음 말씀대로 살아갈 때 우리는 각자 신앙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정에 참가한 장아연(체칠리아·제2대리구 감골본당) 씨는 “청년들과 함께 순례의 의미를 찾아가며, 순례가 어렵고 고통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WYD가 무엇인지 막연했는데, 이번 피정을 통해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제 삶에 다가왔고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재혁 신부는 “젊은이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신앙 안에서 살아가려 고민하고 노력하면서도, 이 시대의 여러 조류 속에서 불안과 의심, 두려움을 경험하며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피정을 통해 젊은이들이 영원한 젊음이신 그리스도를 찾아 나서고, ‘젊은 마음’을 지닌 채 낯선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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