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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예수성심시녀회 ‘청년달꿈’, “홀로 선 청년들에게 ‘용기’ 배달합니다”

자립준비청년 주거공간인 대구 삼덕SOS자립생활관에 매주 도시락이 도착한다. 처음에는 청년들이 각자 방으로 가져가 혼자 먹던 도시락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거실로 나와 함께 도시락을 먹고, 찌개를 끓이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유성식(요한 세례자) 원장은 5월 1일 생활관을 찾은 예수성심시녀회 ‘청년달꿈’ 수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녀님들이 매주 갖다주시는 도시락 덕분에 이곳에 ‘식구(食口)’가 만들어졌어요.” ‘청년들과 함께 달린다’는 이름의 ‘청년달꿈’은 예수성심시녀회의 청년사도직 활동이다. 소임을 맡은 안현숙(제레미야)·배진숙(루이데레사)·지영연(안토니아) 수녀는 매주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대구 지역 자립준비청년과 은둔청년, 조손 가정 등 45가구 50여 명에게 전하고 있다.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다. 수녀들은 청년들이 문 앞까지라도 걸어 나올 수 있도록 밖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아직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운 청년에게는 문고리에 도시락을 걸어두고 돌아선다.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면 짧은 인사에서 대화로, 대화에서 외식으로, 때로는 수녀원 식사 초대로 관계를 넓혀 간다. 안 수녀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엄마들이 도시락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청년들이 사회에 건강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을 도시락에 담는다”고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등의 보호를 받다 만 18세 이후 홀로서기를 시작한 젊은이를 말한다. 매년 2000~2500명의 청년이 보호 종료 후 사회로 나오지만, 일부 청년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립, 관계 단절을 겪으며 은둔 상태로 내몰리기도 한다. 배 수녀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내면의 힘을 충분히 기르기도 전에 울타리가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한다”며 “작은 실패만 겪어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락을 기다리는 청년들도 수녀들의 마음을 안다. 매주 도시락을 받는 정찬우(가명·27) 씨는 “양이 많다 싶을 때도 있지만, 수녀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시는지 알기에 절대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고 말했다. 수녀들에게 가장 큰 보람은 청년들이 조금씩 사람 곁으로 나오는 순간이다. 지 수녀는 생활관 안에 ‘식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좋은 일이 있다니 큰 보람을 느낀다”며 “‘사랑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이라고 하신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후원 계좌 하나은행 501-910008-75004 (재단)포항예수성심시녀회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1면

1926년생 동갑내기 본당들…시련 딛고 ‘100년’ 열매 맺다

100년 전인 1926년 5월 29일. 대구대목구장 드망즈 주교(Florian Demange·한국명 안세화·1875~1938) 주례로 성 유스티노 신학교 소속 부제 11명의 사제서품식이 거행됐다. 한국교회가 아직 넉넉지 않은 사제 수와 어려운 사목 환경 속에서 신앙 공동체의 뿌리를 넓혀 가던 때였다. 서품식 다음 날인 5월 30일, 드망즈 주교는 새 사제 11명을 각 지역으로 파견하는 사제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를 통해 7개 본당이 새로 세워졌다. 한날 한뜻으로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100년의 시간을 지나 오늘의 공동체로 자라났다. 그 가운데 대구대교구 남산본당과 성동본당, 전주교구 부안본당, 마산교구 옥봉동본당은 오늘날까지 신앙의 맥을 이어 오며 5월 나란히 설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한 세기 전 사제서품과 본당 신설로 시작된 공동체의 여정은 100년의 시간을 지나 오늘, 신앙의 열매로 맺어지고 있다. ■ 기도가 끊이지 않는 공동체 ‘대구대교구 남산본당’ 대구대교구 남산본당(주임 박덕수 스테파노 신부)은 석종관(바오로)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1926년 5월 30일 설립됐다. 당시 정식 성당이 없어 교구청 내 평신도 교육 공간이던 ‘명도회관’을 개축해 사용했지만, 공동체의 활동은 활발했다. 1928년에는 본당 차원으로는 이례적으로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와 우리말 성가 수십 곡을 담은 성가집 「공교셩가집」을 발행했다. 신자 수가 늘어나자 본당은 2대 주임 남대영(루도비코) 신부 주도로 1929년 5월 새 성당 건립 준비에 나섰다. 공동체가 합심해 현재 성당 맞은편 자리인 대명동 언덕의 토지를 매입했고, 1936년 가을 새 성당을 착공해 이듬해 10월 10일 봉헌식을 거행했다. 본당 소재지가 대명동으로 옮겨지면서 ‘대명동성당’으로 불렸다. 일제의 압력으로 1945년 3월 11일부터 성당을 집단수용소로 내주는 아픔도 겪었다. 대구대교구가 1952년 4월 2일 여성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효성여자대학을 설립함에 따라 성당과 부지는 대학이 사용하게 됐다. 같은 해 가을 본당은 교구청 부지인 성모당 남쪽 현 위치에 새 성당을 지었고, 1953년 5월 5일 제6대 대구교구장 최덕홍(요한) 주교 주례로 봉헌식을 거행했다. 성당이 다시 남산동으로 옮겨지면서 본당 명칭도 현재의 남산본당으로 변경됐다. 남산본당은 수많은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한 공동체이기도 하다. 본당 출신 사제만 39명에 이른다. 본당 출신 첫 사제는 제2대 마산교구장을 지낸 장병화(요셉) 주교이며, 하느님의 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도 본당 출신이다. 남산본당은 성모당과 인접해 설립 초기부터 오늘까지 기도가 끊이지 않는 공동체로 자리해 왔다. 본당은 설립 100주년을 맞아 「남산본당 100년사」 편찬을 비롯해 전 신자 성지순례, 100주년 기념 바자와 음악회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5월 30일 오전 10시30분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10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한다. ■ 신심 운동 매진하며 지역사회 발전 이끌다 ‘전주교구 부안본당’ 전주교구 부안본당(주임 김정훈 스테파노 신부)의 역사는 1903년경 전북 부안군 하서면 등용리 일대에 교우촌이 형성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8년 12월에는 대구대목구장 드망즈 주교 주례로 등용리공소 경당이 봉헌됐다. 이후 본당 신자들의 요청에 따라 드망즈 주교는 1926년 5월 30일 이기수(야고보) 신부를 초대 주임으로 임명하고, 공소를 본당으로 승격시켰다. 초대 주임 이기수 신부는 등용리가 외진 곳에 있어 교세 확장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1935년 옛 부안문화원이 있던 자리에 새 성당 터를 마련했다. 이후 성당 이전과 함께 4년제 소학교를 세워 지역사회 문맹 퇴치에 앞장섰고, 교리교육을 통해 교세를 넓혀 갔다. 일제의 탄압으로 1941년 소학교는 강제 폐교됐지만, 당시 성당 자리는 훗날 청우실업학교로 발전해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6·25전쟁 중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본당은 1957년부터 새 성당 건립을 추진했고, 1963년 8월 27일 제4대 전주교구장 한공열(베드로)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본당은 1950년대 후반부터는 농촌 부흥 운동의 일환으로 간척사업을 실시해 신자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도록 도왔다. 1980년대 들어 신자들은 신심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한때는 매년 100명 이상의 새 신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성직자와 수도자도 다수 배출했다.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본당은 성당과 사제관, 수녀원 등을 리모델링하고 쉼터를 조성했다. 또 100주년 기도문을 함께 바치며 신자 재교육 특강, 성지순례, 성경쓰기와 성경통독, 묵주기도 봉헌 등 신심을 살찌우는 다양한 영성운동도 전개했다. 본당은 5월 17일 오전 10시30분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주례로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다. 김정훈 신부는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놓지 않았던 선배 신앙인들의 기도와 희생이 오늘의 본당 공동체를 세웠다”며 “다가올 100년도 더 따뜻하고 더 열린 공동체, 젊은이와 어린이들이 기쁘게 머물 수 있는 교회, 지역사회 안에서 복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본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28개 본당의 모본당 ‘대구대교구 성동본당’ 대구대교구 경주 성동본당(주임 김태한 바오로 신부)은 이성인(야고보)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1926년 5월 30일 설립됐다. 당시에는 ‘경주본당’으로 불렸다. 천년 고도(古都) 경주 지역에 처음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린 공동체로 경주 11개, 포항 17개 본당의 모본당이다. 1983년 9월 1일 성건본당을 분리하면서 본당명을 성동으로 바꿨다. 본당은 1992년 4월 1일 발생한 화재로 1959년부터 사용하던 성당을 잃었다. 이후 1999년 새 성당 공사에 들어가 2001년 1월 28일 제8대 대구대교구장 이문희(바울로) 대주교 주례로 현재의 성당을 봉헌했다. 2026년 3월 현재 2514명의 신자들이 지역 복음화에 헌신하고 있는 본당은 박재수(요한) 신부를 시작으로 그동안 사제 9명, 수도자 30명을 배출했다. 본당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나눔 활동도 꾸준히 이어 왔다. 2023년 1월 부임한 제31대 주임 김태한 신부는 코로나19 이후 감소한 신자들을 다시 교회로 초대해 공동체의 활력을 높이고, 100년을 이어 온 신앙 공동체에 걸맞은 영적 쇄신을 이끌고 있다. 노후화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한편, 예술적 감각을 담은 십자가상과 성모 마리아상 등을 배치해 신자들과 지역 주민, 경주를 찾는 타 지역 신자들에게도 특별한 감흥을 전하고자 힘쓰고 있다. 본당은 5월 31일 오후 2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설립 10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한다. 현재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파티마 국제 순례 성모상’도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성당을 찾는다. 김 신부는 “본당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우리 공동체를 구원의 도구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복음화의 사명을 새롭게 되새기고, 지난 100년의 삶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가운데 살아 있는 신앙 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산청 성심원 설립 등 지역사회에 사랑 실천 ‘마산교구 옥봉동본당’ 마산교구 진주 옥봉동본당(주임 이진수 스테파노 신부)의 역사는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4월 8일 대구대목구 설정 이후, 초대 대목구장으로 부임한 드망즈 주교는 미국교회 한 신자의 성금을 받아 진주 읍내 동북쪽, 옥봉동 산 아래 땅 120평을 구입해 공소를 마련했다. 당시 초대 회장을 맡은 이낙종(스테파노) 씨는 전교에 헌신했고, 그의 아들 이상석(가브리엘) 씨도 ‘가톨릭청년회’를 조직해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많은 이의 정성이 모여 1923년 목조건물이 신축됐고, 정수길(요셉)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문산본당 소속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됐다. 설립 당시 본당명은 진주본당이었다. 진주·사천·삼천포·합천·의령·하동·남해 지역을 관할했다. 이후 1967년 제10대 주임으로 박정일(미카엘) 신부, 훗날 마산교구 제3대 교구장이 부임한 뒤 현재의 옥봉동본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오랜 역사만큼 본당이 지역 복음화에 미친 영향은 컸다. 현재 경남 진주 소재 12개 본당의 모본당으로 ‘진주 지역의 어머니 성당’으로 불린다. 또한 해성학원‧해성유치원 등을 운영하며 교육사업을 펼쳤고, 한센인 공동체인 산청 성심원을 설립했다. 노인 요양 시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사랑의 실천도 이어 왔다. 이진수 신부는 “진주대로의 끝자락, 낙후된 지역에 본당이 자리 잡았기에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에 더 부합하는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며 “본당은 지역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말씀 그대로 살고자 노력해 온 공동체”라고 전했다. 본당은 설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친다. 2025년 대림 1주일부터 ‘본당 설립 100주년 기도’를 봉헌해 왔으며, 올해 사순 시기에는 역대 주임신부 특강을 마련했다. ‘열일곱이다’ 음악 피정(4월 19일)에 이어 5월 8일에는 기념 음악회 ‘은총의, 100년 찬미의 노래’와 기념 사진전을 열었다. 100주년 기념미사는 5월 10일 10시30분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봉헌한다.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9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암 전이로 고통받는 양성금 씨

“어머니께서는 지금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고 누워만 계십니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항암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 고통의 시간이 언제 끝날지 지금은 예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병실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는 어머니 양성금(마리나·62·대구대교구 군위본당) 씨를 바라보며 아들 김명한(야고보·38) 씨는 “기도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2024년 10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양 씨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수술과 항암 치료를 견뎌 왔다. 그러나 심한 어지럼증으로 추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세포가 소뇌 쪽으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혈액종양내과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몸이 쇠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항암 치료는 중단한 상태. 몸이 언제 회복될지, 치료가 언제 다시 시작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양 씨는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있다. 양 씨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병마만이 아니다. 집에는 허리 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남편이 홀로 누워 있다. 남편은 청력이 좋지 않은 데다 당뇨까지 앓고 있어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아들 김 씨는 아픈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내려놓았다. 한창 일하고 살아갈 나이에 부모 곁만 지켜야 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양 씨는 눈물을 참지 못한다.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오로지 부모 돌봄만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제발 건강을 되찾게 해주시어 우리 가족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양 씨 가족의 수입은 남편의 장애인연금과 노령연금, 정부 지원금 등을 합쳐 월 100여만 원이 전부다. 살고 있는 집은 오래되고 낡아 곳곳을 수리해야 하지만,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다. 남편의 고정적인 의료비에 더해 양 씨마저 입원과 치료를 반복하면서 가족은 실낱같은 빛도 찾을 수 없는 깜깜한 밤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어머니는 평생 고생만 하며 사셨는데, 행복한 삶을 제대로 누려볼 기회도 없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병마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 가족이 마주 앉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 씨는 병중에도 주일미사를 빠지지 않기 위해 매주 아들과 함께 먼 거리를 이동해 성당을 찾는다. 군위본당 주임 마석진(프란치스코) 신부는 “어려운 상황에도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참 신앙인”이라며 양 씨 가족이 다시 희망을 붙잡을 수 있도록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가족이 이웃들의 사랑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4월 29일(수) ~ 2026년 5월 1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4면

“성경식물 씨앗 구경하세요” 대구대교구 진목정 성지, 5월 31일까지 ‘씨앗 전시회’ 개최

대구대교구 진목정 성지가 5월 31일까지 ‘성경식물 씨앗 전시회’를 연다. 성경에 등장하는 식물들의 씨앗과 그 의미를 성지 하늘원(봉안당)에서 만날 수 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는 성경 속 밀알의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경에 나오는 120여 종의 식물들은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상징이자 계시의 도구이다. 진목정 성지 성경식물원 ‘바이블 가든’ 책임자인 안계복(베르나르도) 씨는 “성경 속 식물의 씨앗은 그 자체로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담고 있다”며, “싹 틔우는 방식이 각각 다른 씨앗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믿음에 대한 비유에 등장하는 겨자씨, 계약의 궤를 만들었던 아카시아나무 씨앗 등 총 38종의 씨앗이 전시돼 있다. 전시회를 위해 직접 싹을 틔워 씨앗과 함께 전시하는 방백나무, 발아시키기가 힘들어 삽목으로 번식시킨 올리브나무를 비롯해 마리아엉겅퀴, 아주까리도 관람할 수 있다. 성경식물 이야기는 QR코드로도 안내받을 수 있다. 성지 주임 김형호(미카엘) 신부는 “성경에 등장하는 식물은 하느님 말씀의 의미를 전해주는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성경 속 식물을 만나며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문의 0502-1911-1126 진목정 성지 바이블 가든

입력일 2026-04-16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인혁당 사건’ 51년 만에 추모사 발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4월 9일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51년 만에 추모사를 발표, 교회가 “함께해야 할 고통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조 대주교의 추모사는 경북 칠곡 현대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린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 중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관홍(바오로) 신부의 대독으로 발표됐다. 추모사에서 조 대주교는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끌려가 생을 마감하신 그분들의 죽음은 단지 한 사건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깊이 새겨 놓았다”며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증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고 밝혔다. 거짓과 침묵이 진실을 가릴 때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고 남는 것이 바로 ‘증거’라고 말한 조 대주교는 “이 사건을 기억하고 지켜온 수많은 신앙인들의 삶 속에 기도가 있었고, 증거가 있었음을 저는 알고 있다”며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유가족과 증거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위로하기에는 우리의 기도와 말이 여전히 부족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조 대주교는 “침묵이 아니라 기억으로, 외면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것으로 그 증거를 이어가겠다”며 “증거의 삶이 우리 교회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드러내는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임을 다시 한번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중앙정보부가 유신 반대 투쟁을 벌였던 청년들을 “국가 전복을 꾀했다”며 조작하고, 이듬해 4월 이들 중 8명을 형확정 18시간 만에 사형 집행한 일을 말한다. 특히 희생자 중 4명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법원은 사건 발생 32년만인 2007년 재심을 통해 사형 집행된 8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톨릭교회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진상규명 활동을 한 것과 별개로 대구대교구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추모사를 한 것은 51년 만에 처음이다. 다음은 추모사 전문.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 추모사 오늘 저는 4·9통일열사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기도는 한때의 기억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도 조용히 이어져야 할 우리의 기도입니다. 유신의 어두운 시간 속에서,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끌려가 생을 마감하신 그분들의 죽음은 단지 한 사건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세상은 이 일을 두고 법과 정의를 말하고, 인권을 논하며, 권력의 정당함을 묻습니다. 그러나 저와 우리 교회는 이 기억 앞에 조금 더 근본적이고, 조금 더 무거운 질문을 되새깁니다.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증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습니다. 거짓이 진실의 자리를 대신할 때, 침묵이 진실을 가리는 방식이 될 때, 그 앞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그것이 증거입니다. 2007년, 우리 법원은 오랫동안 유죄로 묶여 있던 이름들을 풀어주었습니다. 그 판결의 문장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증거와 외침, 그리고 말해지지 못한 시간들이 함께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견디며,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붙들고 살아낸 이들의 증거가 마침내 하나의 문장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오늘, 그 증거의 시간을 함께 기억하고자 합니다. 교회 또한 이 세상 안에서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때로, 증거해야 할 자리에서 충분히 말하지 못했고, 함께해야 할 고통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했습니다. 그 부족함을 오늘 이 자리에서 돌아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기억하고 지켜온 수많은 신앙인들의 삶 속에 기도가 있었고, 증거가 있었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자리에서 이어진 그 기도와 증거가 인혁당의 기억을 오늘까지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유가족과 증거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위로하기에는 우리의 기도와 말이 여전히 부족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와 우리 교구는 다시 다짐합니다.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침묵이 아니라 기억으로, 외면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것으로 그 증거를 이어가겠다고 말입니다. 그러한 증거의 삶이 우리 교회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드러내는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임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 속에서 이어져 온 여러분들의 증거 위에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별히 희생자 유가족분들에게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사랑이 오래오래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4월 9일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입력일 2026-04-10

대구대교구 구미 구평본당 “부활 맞은 우리 본당 예쁘게 꾸며요”

대구대교구 구미 구평본당(주임 곽재진 베드로 신부)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쁘고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4월 5일 ‘부활 본당 꾸미기’ 시간을 보냈다. 이날 신자들의 정성과 신앙이 담긴 다양한 부활 관련 작품들이 성당 곳곳에 전시됐다. 또 성당 마당에 예수님의 ‘빈 무덤’을 재해석한 작품을 정성껏 꾸몄다. 본당은 출품작 가운데 우수 작품을 선정해 ‘라우다따상’, ‘친교상’, ‘피조물상’, ‘구상나무상’ 등으로 시상했다. 작품들은 5월 24일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전시한다. 부활 본당 꾸미기 행사는 “나 자신과 이웃, 환경 나아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는 곽재진 신부의 사목지침에 의해 마련됐다. 단순한 장식을 넘어, 하느님과의 관계를 삶 속에서 깊이 체험하고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나누는 실천의 장으로 의미를 더한다. 본당은 또 이번 부활 대축일에 어르신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짧은 성경쓰기’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울러 신자들은 정해진 나비 문양을 각각 장식해 파스카 성야 미사 때 참례하는 ‘부활 플래시몹’에 참여했다. ※ 대구대교구 구미 구평본당 다음 카페 https://cafe.daum.net/gupyung1004

입력일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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