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난 1월 1일 무안국제공항. 공항 전체는 침통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1층에 자리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새해 첫 날부터 많은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분향소에서 눈물을 훔치며 슬픔을 함께 했다. 공항 계단에는 추모객들이 남긴 추모 메모가 가득했다. 카페에는 시민들이 유가족과 봉사자들을 위해 선결제한 내역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세상을 떠난 저희 누나도 누나인데, 여기 힘든 사람들이 진짜 많거든요. 기도 많이 해 주십시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하느님 품으로 간 광주KBS 고(故) 김애린(로사리아·광주대교구 금암본당) 기자의 남동생 김세영(요한 크리소스토모) 씨는 눈물을 참으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김애린 기자와 목포MBC 고(故) 안윤석(리카르도) PD는 촉망받는 언론인 부부였다. 김애린 기자는 2024년 제14회 5·18언론상과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받았다. “애린이는 유아세례를 받고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복사를 설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아이였어요. 세월호 관련 취재를 갈 때도 저에게 꼭 기도해달라고 부탁하곤 했죠.” 김애린 기자의 어머니 임정임 작가(클라라·광주대교구 금암본당)는 광주대교구 영광성당 십자가의 길 14처를 작업한 조각가다. 남편 김경학(노르베르토) 화가와 함께 교회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이렇게 신심 깊은 임 작가였지만 이번 일로 “하느님이 원망스럽고 내가 잘못 살았나 싶었다”고 애통한 심정을 비추기도 했다. “딸은 ‘이번 성탄에는 그냥 엄마랑 보냈으면 좋겠어’라고 했어요. 하지만 연말이고 그동안 너무 고생한 걸 아니까 부부가 잘 다녀오라고 떠나 보냈는데 이렇게 돼서…. 그때 끝까지 잡았더라면 안 갔을 텐데…” 칠삭둥이인 김애린 기자를 하느님께서 주신 아이로 여겼다는 임 작가는 “하늘에서 둘이 행복하게 잘 지낼 거라 믿는다”며 비통한 마음을 달랬다. 광주대교구 장흥본당 신자들도 이날 공항을 찾았다. 이번 사고로 본당 장평공소 고(故) 김길환(프란치스코) 공소회장이 선종했다. 본당 신자들은 본당과 공소 일에 늘 솔선수범했던 김 회장을 떠나 보낸 것에 안타까워했다. 장흥본당 김안숙(엘리사벳) 사무장은 “본당에서 김장을 할 때면 그 많은 절임 배추를 한 해도 빠짐없이 봉헌해 주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광주대교구가 1월 2일까지 파악한 집계와 본지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일가족 4명을 포함한 신자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교회 주교단과 광주대교구, 서울대교구 등은 사고 직후 애도 메시지를 발표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와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는 2024년 12월 31일 광주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사제단, 수원교구청 사제단 등은 1월 1일 수원역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신년이 되면서 한 해 운세를 점치려는 사람들로 점술 시장이 북적이고 있다. 특별히 탄핵 사태로 정치 경제가 혼란에 빠지는 가운데 그 조사 과정에서도 무속 점사 등과 밀접히 연관된 증거들이 나오며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온라인 점술이 활성화되면서 기계에 익숙한 MZ 세대 등 젊은이들이 SNS, 점술 앱, 운세 서비스에 문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가톨릭신자들 상황은 어떨까. 통계에 따르면 적지 않은 신자들도 사주를 보고 사주, 관상, 타로 등에 돈과 시간을 쏟는다. 신앙을 가진 이들이 점술에 마음을 뺏기는 것은 왜일까? 미래 쉽게 보여준다는 매력에 신자 대부분 별 생각없이 접근 길일이나 손 없는 날 확인 등 무심코 역학에 기대려는 마음 하느님 향한 경외심 배제하고 사탄·마귀에게 의뢰하는 행위 우리 삶에 함께 걷고 계시는 하느님 만나는 노력 우선돼야 신통한 것을 찾아 한 스타트업 분석 업체에 따르면, 앱을 통해 사주나 신점 타로를 보는 이들이 최근 2년 사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점술 시장의 호황은 개인 중심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강화된 현상으로 지적된다. 일단 사람들이 점술에 빠지는 이유는 ‘신통한 것’을 찾는 종교적 심성과 아울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분석된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기에, 불안정하고 알 수 없는 앞날을 보장받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점이나 사주, 관상, 토정비결 등을 따르는 데에는 오랜 세월 한민족 역사와 함께하며 민간신앙의 핵으로 기층문화를 형성해 온 샤머니즘도 한 배경을 차지한다. 기도와 제사, 점복과 주술로 소원 성취를 빌어준 샤머니즘은 운명 신앙, 주술 신앙 등으로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미신 만능과 주술적 기복 신앙 등의 심성을 키웠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한민택 신부(바오로·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점술이나 역술이 유행하는 데에는 거대한 상업 논리가 작용하고 종교성을 소비하도록 상품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상업 논리를 통해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사용하기에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술과 역술에 담긴 논리에 빠지게 된다”고 풀이했다. 생각해 볼 것은 이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규칙성이 없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설득이 어려우며 중독처럼 빠지게 되거나 혹세무민이 될 위험성이 있다. 사회적인 파장도 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지도자나 권력을 잡은 이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만큼 심각한 문제가 양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세 점술을 가까이하는 신자들 수도권 교구 한 본당에 교적을 두고 있는 30대 A씨는 최근 자주 앱을 통해 전화 타로 상담을 한다. 굳이 타로 가게를 가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편해져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전화를 건다. ‘신자로서 잘못된 것이 아닐지’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답답해질 때 점술 앱을 찾으면 위로를 받기도 하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 전화 걸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또 본당 활동을 열심히 하지만, 사주와 역학은 통계이고 학문을 공부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B씨. 그래서 운세를 보거나 신년 토정비결을 찾아보는 것은 ‘가톨릭 신앙을 거스르는 것은 아니다’고 느낀다. 미리 닥칠 미래 흐름을 알면 준비하거나 조심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취재 과정에서 알아본 A씨와 B씨 경우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는 신자들이 사주를 보고 결혼 ‘길일’을 받거나 이사 때 ‘손 없는 날’ 등을 살펴보는 등 역학 점술에 의지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영세 이후 점, 택일이나 작명, 궁합을 본 적이 있다’는 답은 25% 정도를 차지했다. 그중 3.5%는 ‘여러 번 있었다’고 응답했다. 유아세례를 받은 신자가 점술을 ‘한두 번’ 경험한 비율이 자발적으로 입교한 신자보다 높았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점술을 체험했다는 경향이 있었다. 2017년 서울대교구 사목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4%가 토정비결이나 사주, 관상, 타로 등을 체험했다고 답했다. B씨의 사례처럼 토정비결이나 사주·궁합 등 민간신앙은 종교성이 없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교회 가르침은 분명하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모든 형태의 점(占)은 물리쳐야 한다’(2116항)고 명시한다. 이유는 ‘우리가 당연히 하느님 한 분께만 드려야 하는, 사랑의 경외심이 포함된 영예와 존경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점(占)’을 ‘사탄이나 마귀들에게 의뢰하는 것, 죽은 자를 불러내는 것, 미래를 ‘꿰뚫어 본다’고 하는 그릇된 추측 등이 그러한 예’라고 명시한다. 그러면서 “탄생 별자리를 믿는 것, 점성술, 손금, 전조(前兆)와 운명에 대한 해석, 환시 현상, 점쟁이(무당)에게 물어보는 일 등에는 시간과 역사, 나아가서는 인간까지 지배하는 능력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감추어져 있으며 신비로운 능력들을 장악하고자 하는 욕망 또한 숨겨져 있다”고 설명한다. 희망을 주는 하느님 알려야 신앙인들이 점술에 흔들리는 것에 대해 교계 전문가들은 “신앙에서 미래를 안다는 것, 지금 일어난 일을 이해한다는 것은 점술이나 역술이 아닌 영적인 식별을 통해 가능하기에 신앙의 식별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한민택 신부는 “신흥종교, 신영성 등 다양한 종교적 요소들이 ‘종교 박물관’처럼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들과 무엇이 다르며, 신앙은 왜 이 길을 진리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일깨우는 ‘백신식’(백신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처럼) 교리교육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진정한 그리스도 신앙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경이 전하는 인간과 인간 삶 역시 연약하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했지만, 그런 인간에게 하느님이 구원을 이루셨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그렇게 시련 속에 산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면서 우리 삶의 위기 한가운데 들어오시어 함께 걷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목상담이 현장 사목 안에서 강화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형화되고 익명화된 교회 현실에서 사목자와 신자 간 친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심신이 나약해져 있을 때 삶의 고민과 아픔을 짚어주고 공감해 주는 점술은 쉽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해성사 현장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한 한국그리스도교사상연구소 소장 최영균(시몬) 신부는 “판단하고 해결책을 주고, 기준을 제시하기보다 신자들이 지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해져야 한다”고 했다. 또 최 신부는 “성직 수도자로 구성된 사목상담 창구 마련이 절실하며, 고해성사 자체도 치유와 회복의 채널로서 그 역할이 심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월 30일 오후 2시, 마산교구청은 분주했다. 지난 12월 21일 제6대 마산교구장으로 임명된 이성효(리노) 주교가 처음 교구청을 방문하는 날. ‘이성효 리노 주교님, 전 교구민이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곳곳에 보였다. 한 교구를 이끄는 목자 ‘교구장’. 마산교구의 목자 자리는 2년 넘게 비어 있었다. 2016년 4월, 제5대 교구장으로 임명된 배기현(콘스탄틴) 주교는 건강상의 문제로 2022년 8월 6여 년 만에 사임했고, 이후 신은근(바오로) 신부가 교구장 서리로 교구를 이끌어왔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새 교구청사’는 교구장좌가 공석인 교구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전국 교구 중 유일하게 교구 소유의 청사가 없던 상황이었기에 마산교구민들은 교구청 건립을 염원했고, 교구민들이 물적·영적으로 힘을 보태 마침내 2021년 착공, 2023년 완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건물이 완공되는 사이 배 주교가 사임했고, 오랜 기도 끝에 완공된 교구청 축복식은 새 교구장 임명을 기다리며 차일피일 미뤄졌다. 서품식 등의 주요 행사 또한 부산교구장 손삼석(요셉) 주교 등 타교구 목자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어 온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교구장이었던 만큼, 이 주교를 기다리는 교구청은 사뭇 들뜬 분위기였다. 오후 2시, 이 주교가 도착했다. 수원교구 홍보국장 이철구(요셉) 신부, 제1대리구 사무처장 이강건(빈첸시오) 신부, 제1대리구 복음화1국 국장 이건희(안드레아) 신부가 이 주교와 동행했다. 마산교구청 직원과 사제단은 모두 건물 밖으로 나와 이 주교를 환영했고, 이 주교는 교구청 직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나누며 친근하게 화답했다. 교구청 한 직원은 “교구장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2년 내내 대림이었다”는 말로 새 교구장을 맞이하는 소감을 전했다. 교구청을 둘러본 이 주교가 향한 곳은 2층 성당. 교구장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새 교구청 성당에서 무릎을 꿇은 이 주교는 한참 동안 기도를 올렸다. 이 주교의 기도 이후 신은근 신부는 “훌륭한 목자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기쁘게 사목하실 수 있도록 모두가 돕겠다”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이 주교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기쁘게 순명했다”면서 “제가 가진 능력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주님께 나를 온전히 맡기면서 교구의 사목적 과제들을 기꺼이 감당해 가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 주교는 고향이 경남 진주임을 밝히며 사투리 억양을 살려 “감사합니데이~”, “단디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덧붙여 직원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후 이 주교는 제4대 교구장 안명옥(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 신은근 신부와 교구장 집무실에서 담화를 나눴다. 안명옥 주교는 “수원교구에서 오래 지내셨지만, 낯선 동네라고 너무 움츠러들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이 주교를 격려하고, “신자들과 사제들, 그리고 저도 열심히 돕겠다”고 강조했다. 교구청에서의 일정 후 이 주교는 제5대 교구장 배기현 주교를 찾았다. 거동이 어려운 배 주교를 배려해 직접 숙소까지 찾아온 이 주교를, 배 주교 또한 기쁘게 맞이했다. 이 주교와 배 주교는 취재진에게 30여 년간 이어온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주교와 배 주교는 1990년대 유학 중 만나 자주 어울리며 아우구스티노 성인 등 교부들에 대한 대화를 매일같이 나눈 사이였다.이 주교가 먼저 주교품을 받았고 이후 배 주교가 주교품을 받으면서 주교회의 등을 통해 인연을 이어왔다고 했다. 전임 교구장과 신임 교구장으로 한자리에 마주 앉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이 주교와 배 주교는 손을 맞잡았다. 배 주교는 “이 주교님의 임명 소식이, 가뭄에 단비가 온 듯 반가웠다”고 밝혔다. 배 주교는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내 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이후 2년 4개월 이렇게나 오래 교구장좌가 빌 줄은 몰랐다”면서 “교구장좌가 비어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 마음도 무거웠는데 마산교구보다 훨씬 큰 수원교구에서 13년이나 일하신 ‘프로세셔널 주교님’이 오셔서 정말 기쁘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이 주교는 “마산교구의 문화, 보편적 정서를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문화 선생님으로 배 주교님을 모시고 싶다”며 “자주 만나 예전처럼 이야기 나누자”고 말했다. 배 주교가 교구장에 임명된 2016년은 교구 설립 50주년을 맞은 해였다. 2026년 설립 60주년을 앞둔 교구는 제6대 교구장을 맞았다. 제6대 교구장 이성효 주교의 착좌식은 2월 12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거행된다.

주요뉴스

“우리는 희망의 순례자입니다”

지난 12월 29일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전국 각 교구가 교회의 희년을 장엄하게 열고 풍요로운 은총과 자비를 체험하는 첫 서곡을 울렸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오 서울 명동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성당 및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5 정기희년 개막 예식을 거행했다.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봉헌된 예식은 수녀회 성당에서의 제1부 하느님 백성의 모임을 시작으로, 제2부 행렬, 제3부 미사 등으로 진행됐다. 행렬은 교구가 희년 상징물로 선정한 비무장지대(DMZ)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희년 십자가’를 앞세우고 ‘성인호칭기도’가 불리는 가운데 수녀원에서 명동대성당으로 이어졌다. 예식에는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를 비롯한 교구 주교·사제단과 수도자들, 어린이·청소년·청년·장애인·이주민 등 교구 평신도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사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정기희년의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에 대해 말하며 “‘희망’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또 “희망은 고통받는 인류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며 당신 정의를 실현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단순히 개인적인 구원에 머무르지 않고, 가난과 불평등, 환경 파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대구대교구는 이날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오전 11시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오전 10시30분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조 대주교는 강론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주님의 평화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희망의 순례자, 희망의 증거자가 돼야 할 것”이라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희년을 시작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광주대교구는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성경에 나오는 희년의 전통은 노예를 해방시키는 것인데 이는 재물이 사람을 지배하지 않도록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도 그동안 물질에 매어 산 것은 아닌지 삶을 되돌아보고 묵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전국의 각 교구도 희년 개막미사를 거행하고 희년의 기쁨을 선포했다.

달콤한 ‘유혹의 덫’ 끊고, 다부진 ‘희망의 끈’ 동여매다

‘금연하기’,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 감량 3kg’, ‘금주하기’, ‘책 100권 읽기’ 등... 2025년 희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1월을 맞아 다시금 새해 결심을 한다. 올해는 특히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표어에 맞춰 갖가지 희망을 안고 한 해를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모든 악을 끊어 버렸던 세례 때의 결심을 다시금 해보는 사람이 많다. 나는 과연 끊어 버릴 수 있을까? 다양한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일산 카프성모병원(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병원장 박우리 안젤라 전문의)을 찾아봤다. 희망으로 끊어내다 “건설 현장에서 수십 년을 일했어요. 그런데 대학을 졸업한 20대 토목기사들이 와서 잘난 체를 하더군요. 현장에 대해선 내가 더 잘 아는데 맞지 않은 주문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죠.” 명상으로 시작된 ‘고위험 상황 분석 및 대처’ 강의 시간. 박진수(가명) 씨는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오늘 강의는 중독에 의한 신체적 불편함에 대한 내용이었다. 알코올 중독자는 보통 단주 시 불면증과 우울증, 불안이 온다고 설명한 장은화(아녜스) 교육상담부장은 “교대 근무이거나 긴장감이 높고, 대민 업무를 보는 중장비 기사, 소방수, 경찰 등에도 음주 위험 강의를 나간다”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는 핑계고 변명거리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모든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중독에 걸리진 않거든요. 운동이라든가 다른 취미 활동을 통해서 스트레스 관리를 많이 하죠. 나 같은 경우 술이 쉬워서 그쪽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김민학(가명) 씨의 날카로운 지적과 자기반성이 이어졌다. 강의실은 농담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밝았다. 정의철(가명) 씨는 “병원의 강의 프로그램이 워낙 좋아 중독된 것으로 손이 갈 때마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며 ‘뇌와 중독’, ‘마음 챙김’, ‘감정 관리’ 등을 추천했다. “얼마 전 12월 25일 성탄 때 세례를 받았어요. 세례명은 임마누엘(가명)이에요.” 치료 중이었음에도 성탄과 관련된 세례명으로 영세를 한 참가자도 있었다. 그들 가운데에서 ‘끊어 버립니다.’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났다. 중독에서 해방되도록…다양한 중독 예방·치료 프로그램 제공 개원 20주년이 된 일산 카프성모병원은 한국중독연구재단(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이 설립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에서 운영하는 알코올 중독 중점 치료 병원이다. 입원과 외래 치료,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외에도 담배, 약물, 행위 중독 클리닉도 진행한다. 연간 1만여 명의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입원 치료의 경우 10년 이상의 경험이 축적된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10여 종의 교재를 통해 진행된다. 알코올 중독을 이해하기 위한 ‘뇌와 중독’, ‘중독의 이해’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술을 끊기 위한 마음을 키우는 ‘회복을 시작하는 마음’, 다시 술 마시지 않기 위한 준비로 ‘재발 예방 교육 프로그램’, ‘고위험 상황 분석 및 대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미술치료, 음악치료, 명상, 요가 등 예술 요법과 대안 요법도 운영하고 있다. 산책이 가능한 테라스와 화초, 사계절 운동이 가능한 강당 등이 있어 답답함을 덜어주며 매주 진행되는 가족교육과 전문가를 통한 가족 상담 또한 가능하다. 매주 봉헌되는 천주교 미사에 신자와 비신자 누구나 자율적으로 참여해 영적 회복을 돕는 것은 물론이다. 중독, 완전한 절제 권해 담배, 술, 음식, 스마트폰, 게임 등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더욱 중독이 쉽다. 이것을 완전히 끊는 것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할까? 박우리 병원장은 대부분의 문제가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상태에서 발생한다며 완전히 절제할 것을 권한다. 박 병원장은 “자제를 할지, 완전히 끊어낼지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이 마시고 오래 했는지가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조절과 절제 능력이 보전되어 있는지 아니면 상실됐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자제 노력은 대부분 원래의 습관대로 돌아가게 되므로 되도록 완전히 끊어버릴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병원장은 “중독 질환은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직장 및 가정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중독의 문제를 겪는, 즉 고도 적응형 환자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층의 유입도 굉장히 많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을 앞두고 자가 진단을 통해 내원한 20대 후반 한 남성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은 없지만 조절력에 문제가 있는 듯해 완전한 단주를 결심한 뒤 수년간 잘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독은 그 사람의 관계나 욕구 등의 문제가 모습을 바꿔 나타난 걸 수 있어요. 다른 누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없지요. 내 안의 소리,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든 묵주로 선교지 도울 수 있어 뿌듯해요”

주일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묵주 200여 개를 묵주 하나 구하기 어려운 선교지에 전달해 뜻깊은 연말을 보낸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주임 최철영 베드로 신부) 초·중·고 주일학교는 묵주기도 성월인 10월부터 매주 토요일과 주일 5단 묵주를 제작해 파푸아뉴기니 멘디교구에서 선교하는 한국 외방 선교회 유준호(미카엘) 신부에게 전달했다. 12월 4일 배송이 시작된 묵주들은 약 2주만인 12월 19일 현지에 도착했다. 본당 주일학교는 원래 매년 10월 묵주기도 성월 즈음 학생들 자신이 기도할 때 사용할 묵주를 만들어왔다. 본당에 따르면 이미 가정에 묵주가 많은 경우도 있고, 학생들도 매년 반복되는 묵주 만들기에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본당 보좌 김학수(바오로) 신부는 “올해는 직접 만든 묵주를 상황이 어려운 선교지에 전달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묵주 만들기 프로그램을 앞두고 고심하던 주일학교 교사들도 호응했다. 김학수 신부는 “파푸아뉴기니는 워낙 오지이고 기반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묵주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또 묵주를 만들 즈음 파푸아뉴기니 지역에 산사태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었고,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함과 동시에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선교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본당 주일학교는 학생들에게 먼저 파푸아뉴기니와 현지 선교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였다. 자신이 만들 묵주가 어떤 곳, 어떤 상황에 놓인 신자들에게 전달될지 보며 마음속에 의미를 새기고 정성을 듬뿍 담았다. 초등부 저학년 주일학교 교감 장인정(아가타) 씨는 “전에는 학생들과 1단 묵주를 만들어왔는데, 처음으로 5단 묵주를 만들다 보니 아이들의 노력도 배가 됐다”며 “막상 자신이 완성한 묵주를 보고 ‘집에 가져가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튜브 영상을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묵주를 만드는 과정 중에도 보여줬는데, 어렵게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계시고 또 보내는 묵주가 그곳 신자들의 신앙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본당은 이렇게 약 두 달에 걸쳐 완성된 묵주들을 정성스럽게 포장해 파푸아뉴기니로 부쳤다. 12월 19일 묵주를 받은 멘디교구 유준호 신부는 “교구 신자들에겐 정말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 같다”며 “학생들의 정성과 선교 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와 이곳 신자들도 이 묵주들을 보며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을 기억하고 기도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베트남 중증 장애 아동들의 25년 보금자리 ‘천복의 집’

베트남에는 한국 사도생활단이 25년간 지켜온 중증 장애 아동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성 황석두 루카 외방 선교회가 2001년 8월 호치민시 구찌현에 세운, 중증 장애아동 장기수용시설 ‘천복의 집’(담당 유 안나 수녀)이다. 천복의 집은 아시아 선교와 생명 보호 영성을 따르는 사도생활단 선교 방향에 따라 지어졌다.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로 인해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동이 많기에, 종교와 민족을 뛰어넘어 아이들의 아픔에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정신이었다. 지금도 한국인 수녀 2명과 베트남인 수녀 10명, 직원들이 영아부터 20대까지 이르는 중증 장애인 40명을 돌보고 있다. 그중에는 아기 때부터 돌보아 어른이 된 장애인도 있다. 입소한 장애인은 대부분이 언어장애를 앓고 기저귀를 착용하고 누워서 생활할 만큼 무거운 장애로 고통받는다. 3살 이하의 지능을 가진 지체장애인과 뇌성마비 장애인도 많다. 대부분 고아일뿐더러 부모가 있어도 가난해 양육할 수 없어 버림받았다. 5년 전에는 아내를 사별한 남편이 생활고에 쫓겨 4명의 장애인 자녀를 이곳에 맡기고 떠났다. 그런 아이들을 수녀들은 사랑으로 섬긴다. 아이들을 매일 목욕시키고, 식도가 약하고 음식을 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끼니마다 채소와 고기 등을 갈아 미음을 만들어 먹인다. 누워만 있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변비에 걸리지 않도록, 떠먹는 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과일 주스 등 간식도 꼭 챙겨 준다. “베트남 사람들도 불쌍한 사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그저 가난해서, 장애인들을 돌보는 시설을 선뜻 열지 못할 뿐이죠.” 담당 유 안나 수녀는 “선진국처럼 전문적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이곳에서,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버려져 죽게 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장애 때문에 아픔을 표현조차 할 수 없는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마사지 해주고 밥을 먹여준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도록, 혹시 열이 있는지 기침하는지 항시 살핀다. 아이들이 무엇보다 절실히 찾는 것, 사랑받음의 기억을 생전에 꼭 남겨주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예상 수명보다 오래 살고 떠나더라도 사실 가슴이 무척 미어져요. 평생 써보지 못한 앙상한 팔과 다리… 고통받은 예수님 몸과 다를 게 없죠. ‘사느라고 너무너무 애썼어, 이제 천국에서 마음껏 웃고 뛰어놀렴’이라고 기도하지만, 그동안 떠나보낸 아이들이 정말 많이 생각나요.” 그 간절한 마음만큼 천복의 집 수녀들은 도움을 기다린다. 베트남은 의료비, 약값, 생필품이 비싸 만성적으로 운영난을 겪는다.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할 때는 부르는 구급차 비용도 많이 든다. 아이들이 늘 차야 하는 기저귀 값 지출도 상당하다. 그나마 한국본원에서 사과를 키워 판 돈과 일부 은인들의 지원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유 수녀는 “한국교회도 외국 선교사들에게 도움받았듯 우리도 다른 나라에 사랑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생명, 한 영혼이라도 살리기 위한 우리의 헌신에 한마음이 되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 후원 계좌: 농협 355-0014-7899-33 예금주 (재)성황석두루카외방선교회

종합

의정부교구 두번째 청년센터 ‘에파타’ 축복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 이은 의정부교구 두 번째 청년센터 ‘에파타’(Ephphatha)가 문을 열었다. 의정부교구는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경기도 의정부시 에파타 청년센터 축복식을 봉헌했다. 교구 사제단과 청년 등 50여 명이 참례했다. 축복식과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제가 의정부교구로 오기 전인 2021년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 대한 소식을 접했는데, 청년들이 별다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휴식하고 기도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면서 “교구장 부임 후 일산뿐 아니라 의정부지역에 사는 청년들도 모일 수 있는 청년센터 ‘2호점’을 열어야겠다는 데에 청소년국 신부님들도 공감해 이렇게 축복식까지 봉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손 주교는 이어 “청년은 흩어지는 게 아니라 모여야 한다”며 “청년들은 모여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함께 기도하며 신앙인으로서 시너지를 얻는다는 점에서 이런 장소가 마련된 것이 더욱 기쁘다”고 전했다. 에파타 청년센터는 교구 관할지역인 의정부, 양주 등 경기도 동북부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활발한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장소가 될 예정이다. ‘1호점’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가 교회 내에서 가톨릭 청년문화공간의 새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은 만큼, 2호점에 대한 기대도 크다. 청소년사목국장 홍석정(가시미로) 신부는 “의정부교구의 청년센터는 청년들이 수동적 존재가 아닌 주체로서 센터를 운영한다는 방향성이 있다”며 “에파타 청년센터도 앞으로 경기 동북부 청년들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의정부교구에 도착한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Carlo Acutis, 1991~2006)의 유해 일부가 에파타 청년센터에서 공개됐다. 손 주교는 아쿠티스 유해 축복식도 함께 봉헌했다.

45년 된 수도원 건물, 온정의 손길로 수리 마쳐

45년 된 낡은 건물에서 누수와 악취 등으로 고초를 겪었던 말씀의 선교 수도회 광주공동체(본지 2024년 7월 7일자 3면 보도)가 수도원 수리를 마치고 건물 축복 미사를 봉헌했다. 12월 19일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축복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등 120여 명이 참례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선교를 위해 한국에 와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신부님, 수도자 분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고맙다”며 “이제 새로 수리된 집과 경당에서 기도하시면서 하느님을 찾고 증거하며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수리는 마쳤지만 아직 모금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수도원 지원에 적극 나섰던 인근의 ‘성 요셉의 집’ 원장 이혜정 수녀(글로리아·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약 1500명의 후원자가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축복식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건물 수리만 완료된 상태로, 내부 집기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따뜻한 손길을 요청했다. 말씀의 선교 수도회 한국 지부장 케네디 요한 신부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이런 기적이 일어나 축복식이 잘 끝났다”며 “마지막 보금자리를 마무리하는 데 아직 정성이 필요하기에 도움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전했다. ※ 후원: 하나은행 159-910020-59205 말씀의선교수도회

가톨릭스카우트 평화지역대 창단 30주년 기념식

한국가톨릭스카우트 제532단 평화지역대(단대장 이상호 요한 사도, 담당 김동진 제멜로 신부) 창단 30주년 기념식이 12월 29일 오후 2시 대구 남산동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원과 대장, 평화지역대 전모이세 초대 단대장을 비롯해 역대 대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가톨릭스카우트 시작기도로 문을 연 기념식은 30년간의 평화지역대 활동상을 담은 30주년 기념 영상 시청, 평화지역대 대패치 축복 및 수여, 표창장 시상 등 다채롭게 마련됐다. 이어 합창 등 대원들이 준비한 무대를 중심으로 겨울 페스티벌도 진행됐다. 한국가톨릭스카우트 대구지구연합회 회장 김동진(제멜로) 신부는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대장은 소년의 마음을 가진 어른’이라는 스카우트 창시자 로버트 베이든 파월(Robert Stephenson Smyth Baden-Powell) 경의 말씀처럼, 30년간 한결같이 소년의 마음으로 대원들과 함께한 평화지역대 모든 대장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평화지역대가 앞으로도 50년, 100년 신앙 안에서 스카우트 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532단 평화지역대는 1994년 11월 당시 육성단체 회장이던 노광수 신부(그레고리오·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의료원장)를 주축으로 대장 5명과 대원 11명이 창단했다. 가톨릭스카우트는 신앙 안에서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전인적 성장과 신앙 형성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한국교회 200주년을 맞아 1984년 청소년사목의 일환으로 가톨릭스카우트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