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묵주로 선교지 도울 수 있어 뿌듯해요”

주일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묵주 200여 개를 묵주 하나 구하기 어려운 선교지에 전달해 뜻깊은 연말을 보낸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주임 최철영 베드로 신부) 초·중·고 주일학교는 묵주기도 성월인 10월부터 매주 토요일과 주일 5단 묵주를 제작해 파푸아뉴기니 멘디교구에서 선교하는 한국 외방 선교회 유준호(미카엘) 신부에게 전달했다. 12월 4일 배송이 시작된 묵주들은 약 2주만인 12월 19일 현지에 도착했다. 본당 주일학교는 원래 매년 10월 묵주기도 성월 즈음 학생들 자신이 기도할 때 사용할 묵주를 만들어왔다. 본당에 따르면 이미 가정에 묵주가 많은 경우도 있고, 학생들도 매년 반복되는 묵주 만들기에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본당 보좌 김학수(바오로) 신부는 “올해는 직접 만든 묵주를 상황이 어려운 선교지에 전달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묵주 만들기 프로그램을 앞두고 고심하던 주일학교 교사들도 호응했다. 김학수 신부는 “파푸아뉴기니는 워낙 오지이고 기반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묵주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또 묵주를 만들 즈음 파푸아뉴기니 지역에 산사태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었고,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함과 동시에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선교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본당 주일학교는 학생들에게 먼저 파푸아뉴기니와 현지 선교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였다. 자신이 만들 묵주가 어떤 곳, 어떤 상황에 놓인 신자들에게 전달될지 보며 마음속에 의미를 새기고 정성을 듬뿍 담았다. 초등부 저학년 주일학교 교감 장인정(아가타) 씨는 “전에는 학생들과 1단 묵주를 만들어왔는데, 처음으로 5단 묵주를 만들다 보니 아이들의 노력도 배가 됐다”며 “막상 자신이 완성한 묵주를 보고 ‘집에 가져가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튜브 영상을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묵주를 만드는 과정 중에도 보여줬는데, 어렵게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계시고 또 보내는 묵주가 그곳 신자들의 신앙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본당은 이렇게 약 두 달에 걸쳐 완성된 묵주들을 정성스럽게 포장해 파푸아뉴기니로 부쳤다. 12월 19일 묵주를 받은 멘디교구 유준호 신부는 “교구 신자들에겐 정말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 같다”며 “학생들의 정성과 선교 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와 이곳 신자들도 이 묵주들을 보며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을 기억하고 기도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2025-01-05

대전교구 당진본당의 닮은 듯 다른 4남매 복사

대전교구 당진본당(주임 김경식 미카엘 신부)에는 닮은 듯 다른 4명의 복사가 있다. 베스트 복사, 선생님 복사, 끈기있는 복사, 똘똘이 복사까지. 안정현(16·베드로)·안서연(14·요안나)·안지환(12·레오)·안지훈(9·요셉) 4남매가 복사를 서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하느님을 향한 사랑만큼은 한마음이다. 둘도 셋도 아닌 네 명이 모두 복사가 된 데는 맏이의 영향이 컸다. 셋째 지환 군은 “형이랑 누나가 신부님 옆에 서서 미사를 돕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신기해서 3학년이 되면 꼭 복사를 하겠다고 다짐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막상 제대 위에 올라가니 너무 떨리기도 하고 친구들이 누가 왔나 궁금해서 자꾸 고개를 돌리다가 형이랑 누나한테 혼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첫째 정현 군은 “동생들에게 복사를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저를 보고 함께해 준 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든다”며 “미사에 늘 같이 가고 함께 기도하다 보니 서로 우애가 돈독해지고 신앙을 같이 키워나가며 가족 간에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야무진 둘째 서연 양은 동생들의 복사 선생님이다. 지환 군은 “누나는 제가 복사를 처음 할 때 제대 위에 올라가 신부님 역할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줬다”며 “형이 ‘베스트 복사’라면 누나는 친절하게 알려주는 ‘선생님 복사’”라고 말했다. 서연 양은 “동생을 믿고 있지만 오빠도 있고 저도 있으니까 처음에 완벽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상세하게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제 복사 한 달 차인 막내 지훈 군은 수녀님의 간식에 넘어가 복사가 됐지만 누구보다 똘똘하게 복사를 서고 있다. 그래서 형제들은 지훈 군에게 ‘똘똘이 복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복사를 서면서 사제의 꿈을 갖게 됐다는 지훈 군은 “신부님이 성체를 들어 올릴 때가 너무 멋있어서 신부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미사 전에 초를 켜는 게 제 역할이지만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동생들에게 신앙의 등대가 돼 준 맏이, 동생들을 태운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돕는 둘째, 막내가 힘들지 않도록 함께 손을 잡아 준 셋째까지. 네 남매가 탄 배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네 남매에게 함께 복사를 서면서 알게 된 신앙의 기쁨을 묻자 “하느님이 늘 옆에 계시다는 것을 알게 돼 힘든 일이 있을 때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2025-01-01

인천 작전2동본당, 환경부 주관 탄소중립 경연대회 우수상

환경부 주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주최로 저탄소 생활을 모범적으로 실천·확산하는 공동체들을 시상하는 탄소중립 경연대회에서 인천교구 작전2동본당(주임 조용수 베드로 신부)이 수상했다. 12월 5일 서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4 탄소중립 경연대회’에서 본당은 민간 부문 환경부장관 우수상을 받았다. 본당은 올해 대회에서 수상한 유일한 종교 공동체다. 본당은 가톨릭교회의 녹색 순교 가르침을 앞장서 실천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전 신자를 대상으로 탄소중립포인트제(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 가입 유치, 환경교육과 폐자원 활용 체험활동을 열고 지역 환경정화 등을 펼치는 등 공동체의 단합된 탄소중립 실천을 열정적으로 독려해 왔다. 탄소중립의 습관화를 유도하는 ‘초록가게’를 성당 1층에 개설하기도 했다. 친환경 물품 및 기증 물품을 판매하는 ‘초록가게’는 환경교육 및 아나바다 운동의 공간이자 신자들의 탄소중립포인트제 가입 신청을 돕는 장소로도 꾸준히 역할을 했다. 본당은 3월 인천시 탄소중립 비전 사업 ‘2024 탄소중립 기후시민 공동체’로 선발돼 4월부터 11월까지 탄소중립생활과 환경실천 선도모델로 활약했다. 그에 따라 폐의약품·건전지·휴대폰 및 아이스백과 장바구니 수거함 운영, 분리배출 장소인 ‘자원정거장’ 설치, 매달 마지막 주에는 성당에서 환경교육 동영상을 상영하고 다 같이 지역 환경정화 활동에 나섰다. 신자 각자가 시민사회의 실천 주체이기에 주보에는 기후시민 공동체 관련 공지를 지속 연재해 녹색 순교 관심을 드높였다. 신앙에 입각한 생태적 회심임을 잊지 않고 「찬미받으소서」 회칙을 하나씩 알아보는 꼭지도 매주 실었다. 기후위기는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인식개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본당 생태환경분과의 의지에 주임 조용수 신부와 본당 사목 관계자들이 의기투합했다. 그 결과 7월 본당 하늘땅물벗 ‘거북이벗’이 설립되고 활동 신자 89%가 탄소중립포인트제에 가입하는 등 풀뿌리 신앙 공동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 갈 수 있었다. 생태 사도직의 소소한 노력을 모으고 나눔으로써 더 큰 변화를 퍼뜨려 나가게 된 것이다. 이희영(루치아) 생태환경분과장은 “상을 받았다는 사건 자체보다, 환경을 위한 실천이 이렇듯 교회 전체에 퍼져 나가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앞서서 교구의 ‘3무(無) 실천’을 해온 본당들을 견학하며 일회용품 쓰지 않기, 음식물쓰레기 없애기, 자원 낭비 없애기의 노력을 하나씩 적용해 갈 수 있었다”며 “큰 변화보다는 생태에 시선을 두고자 하는 모두의 모음이 사도직 실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임 조용수 신부는 “짧은 실천 시간에도 많은 참여로 화답한 신자들이 곧 기후 리더”라며 “실천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사목자로서 꾸준히 굳건한 편이 되어 주겠다”고 말했다.

2024-12-25

“공동체 추억 담은 특별한 달력 만들었죠”

본당 공동체 활동과 신자들의 모습을 담은 이색 달력을 만든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우이본당(주임 박준호 바오로 신부)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1년여 간의 본당 행사, 미사 모습 등이 담긴 사진으로 2025년 달력을 완성했다. 본당이 만든 달력은 계절에 따른 신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신년 하례와 윷놀이, 성지순례 사진부터 레지오 마리애, 복사단 그리고 주일학교 여름 신앙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의 해맑은 모습까지 가지각색이다. 지난 1년간 쌓인 본당 공동체 추억을 한 달력에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게 됐다. 달력엔 신자들 모습뿐 아니라 일별로 본당에 어떤 행사가 예정돼 있는지부터 구역별·단체별 모임 일정까지 모두 담겼다. 1월 달력을 살펴보면 사목위원 워크샵, 성모 신심 미사, 주일학교 문화행사 등이 날짜 밑에 적혀 있다. 별도의 일정표를 따로 볼 필요 없이 달력만 봐도 웬만한 본당 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사목 분과가 직접 사진을 고르고 들어갈 본당 일정을 채워 넣으면, 최종적으로 박준호 신부가 혹시나 빠진 주요 일정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박 신부는 달력을 소개하며 “작년 9월에 본당에 부임해 ‘우리들’ 모습이 담긴 달력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자들이 호응했고,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며 “사진을 모으고 선정하는 것부터 본당 일정을 달력에 써넣는 것까지 꽤 고된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달력 제작을 담당한 강태연(아녜스) 여성총구역장은 “주일과 평일 사진 촬영을 분담해 가능한 많은 신자를 카메라에 담고, 각 분과장이 사진을 일차적으로 선별하면 그 사진들을 가지고 또 고르는 작업을 반복했다”며 “예상한 것보다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달력을 본 신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저를 포함한 준비한 이들 모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24-12-25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만든 뮤지컬 보러 오세요”

대구대교구 갈밭본당(주임 조완 리카르도 신부)이 12월 28일 성당에서 공연하는 영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신자들을 초대한다. 주연을 맡은 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성인 신자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갈밭본당은 청소년위원회(위원장 유민환 필립보)를 주축으로 지난 3월부터 영어 뮤지컬 준비에 들어갔다. 각색, 무대연출 등 모든 준비과정이 본당 신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배우 경험이 전혀 없는 출연진들은 8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곡과 각본은 기존 것을 사용하지만, 청소년위원회가 40여 분 4막 구성 무대로 각색했다. 유민환 청소년위원장은 “아이들이 연습하는 과정에서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며 “앞으로 성장한 뒤에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즐 폰 트랩’ 역을 맡은 최예리(클라라·초6) 양은 “처음에는 합이 잘 안 맞고 실수도 많았지만,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며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 생각이 많았지만, 연습을 거듭하며 이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 미사로 시작하며, 그레고리안 합창단 뿌에리 깐또레스와 뿌엘레 깐또레스의 작은 음악회도 마련된다. 별도의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이치호(베난시오) 영어 뮤지컬 단장은 “분명 아이들이 주님께 향한 자신의 정성과 소망을 담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도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문의 053-631-9595 대구대교구 갈밭본당

2024-12-25

장기자랑 아닌, 신앙 ‘Go-Back(고백)’으로 맞는 성탄 축제

“예수님이 태어나셨기에 우리는 믿음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니 성탄제도 신앙고백으로 이끄는 축제가 돼야겠죠? 그래서 우리 본당 성탄제는 ‘Go-Back’(고백)으로 이름짓고, 신앙고백 모임을 가지며 영적으로 준비해 왔어요. 신앙을 성숙시키며 하느님께 나아가(Go)고, 지난 신앙생활을 돌아보며 내가 체험한 하느님을 고백(Back)하는 축제로요.” 인천교구 시흥 은계본당(주임 김용수 마태오 신부)은 이렇듯 “성탄제는 어린이·청소년만의 축제가 아니라 모든 신자가 1년간 자기 신앙을 돌아보고 그를 새롭게 고백하는 축제여야 한다”는 취지로 전 신자 신앙고백 대화 모임을 열어왔다. 본당 신자들이 신앙 체험을 확신으로 나아가게 하고, 그로써 성탄을 의미 있게 보내게 해주려는 주임 김용수 신부의 의지가 대화 모임의 물꼬를 텄다. 11월부터 각 구역 모임 안에 매주 열린 대화 모임은 신자들이 1년간 본당에서 있었던 공동의 신앙 체험을 돌아보며 공감한 것을 나눴다. 주님 탄생 예고부터 예수님의 유소년 때까지의 이야기를 11개 성경 구절로 나눠 구역별로 하나씩 할당하고, 매주 해당 구절을 묵상하며 공동의 신앙 체험을 계속 나눴다. 각자 활동마다 다가온 신앙적 통찰을 서로 표현하고 공감하면서 내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발전시키는 대화 자체가 하나의 신앙고백이자 성탄제가 된 것이다. 공동체의 나눔으로 각 구역도 활성화됐다. 공석이었던 구역장, 반장 자리가 채워졌고, 일주일 2회 구역 모임이 이뤄지면서 구역 활동이 활발해졌다. 조윤하(로셀리나) 씨는 “대화 모임을 가질수록 교우들끼리 무엇보다 서로 ‘사랑한다’, ‘고맙다’는 표현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구세주를 잉태한 마리아의 심정과 그분을 찾아가는 동방박사들의 길을 묵상하고 그것이 대화 주제가 되니 행사 자체보다 예수님 가르침대로 구역끼리 서로 돕는 데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25일 성탄제에서 신앙고백을 랩으로 선보이게 된 김종경(파스칼) 씨는 “성찰을 신앙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회개’, 우리 자신을 참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경험하지 못했던 깊이로 함께 나누는 성찰과 회개의 시간을 통해 ‘변화’이신 예수님을 잉태하는 한 해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2024-12-25

서울대교구 월계동본당 ‘사랑의 반찬회’ 노원구 구민상

서울 노원구 일대 취약계층에 반찬 나눔을 해오고 있는 서울대교구 월계동본당(주임 강계원 도미니코 신부) 사회사목분과 ‘사랑의 반찬회’가 지역사회로부터 봉사의 가치와 노고를 인정받았다. ‘사랑의 반찬회’는 12월 13일 서울시 하계동 ‘노원구민의 전당’에서 개최된 ‘2024년 노원구 구민상 및 모범구민표창 시상식’에서 노원구 구민상(봉사부문)을 수상했다. 시상은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시상에 앞서 수상자들을 소개하며 ‘사랑의 반찬회’에 대해선 “1997년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 중 결식아동들을 위해 반찬을 하기 시작해 지금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매주 배달하는 봉사단체”라며 “하루, 한두 번은 쉬울 수 있지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렇게 봉사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상패는 ‘사랑의 반찬회’ 전정순(세실리아) 회장이 회원들을 대표해 수상했다. 전정순 회장은 “회원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몸 건강히 반찬을 만들고 배달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하느님께 감사해 한다”면서 “또 배달을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 모습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상을 받으니 모두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뻐한다"며 “이렇게 구 차원에서 본당 단체에 상을 준 건 처음 경험했는데, 사랑의 반찬회가 더욱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 반찬회는 급식이 없는 학교가 많던 1997년 결식아동들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며 시작됐다. 무상급식이 시작된 뒤로는 지역사회 소외된 어르신들 위주로 반찬을 배달한다. 반찬을 배달할 대상 선정 후 매주 새롭게 짜는 메뉴에 따라 직접 장을 봐가며 영양가 있는 반찬을 만들고 있다.

2024-12-25

[이런 사목 어때요] 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슬기로운 장년생활’

“본당 노인사목에 앞장서시는 교우분들이 우리(노인)를 위한 교실을 열어주셨어요. 수업도 즐겁고 성당 친구들과도 어울리니까 요즘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노인대학이 있는 본당이 하나도 부럽지 않답니다!” 11월 22일 인천교구 모래내성당(주임 이용현 베드로 신부) 4층 교리실에는 여느 금요일처럼 본당 노인들을 위한 노인 교실 ‘슬기로운 장년생활’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출석한 20여 명 어르신은 지난 수업에서 자기 손을 석고로 본뜬 것을 예쁘게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 긴 세월 고생한 자신을 위로해 주자는 11월(위령 성월) 수업 목표대로 각자 석고 손을 색칠하고 알록달록한 네일팁(인조 손톱), 스티커, 리본으로 장식했다. 어르신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다 같이 웃음꽃을 피우는 시간이 즐겁다”면서 “우리 본당에는 노인대학 못지않은 노인 교실이 있다”고 엄지손을 추켜세웠다. 본당은 올해 2월부터 12월까지 매주 금요일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본당 노인대학이 코로나19와 고령화 때문에 2019년 12월부터 쭉 문닫은 상황에서 마련된 사목적 대안이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도 평일 미사 참례자 평균 연령이 76.5세에 달할 만큼 고령화는 여전해 봉사자를 구하기도 어려워 노인대학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함께 놀고 배우며 식사까지 하면서 성당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려는 주임 이용현 신부 등 사목자들의 배려가 깃들었다. 특히 독거노인들이 미사 후 귀가하면 잠을 자거나 텔레비전만 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식사마저 소홀하게 되기 쉽다는 점에서 노인 교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렇게 노인대학 학장이었던 사목회장, 노인사목분과장, 총무가 이 신부와 의기투합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슬기로운 장년생활’이라는 이름도, 어르신들이 노년을 두 번째 장년처럼 활기차게 보내길 바란다는 그들의 진심이 묻어났다. 건강 체조, 색칠 공부 그림책을 활용한 성경 교실, 만들기 등 소소한 수업들이 펼쳐져 어르신들을 매주 기대하게 만든다. 심성 수련 자료를 활용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작업,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숨은그림찾기 등 정서를 함양하는 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이렇듯 충실한 노인 교실이 있기에 어르신들은 노인대학에 다니듯 즐거워한다. 박이자(데레사·78) 씨도 “생전에 이렇게 재미난 것은 처음 해 본다”며 웃었다. 지금까지도 식당을 운영하는 박 씨는 노인대학이 있었던 시절에는 생계에 치여 다니지 못했다. 박 씨는 “적적했던 가슴이 요즘은 촛불 켠 기도실처럼 환해졌다”면서 “그래서 금요일은 식당에 안 가고 성당에 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신부는 “앞으로 우리가 마주해야 할 교회는 고령의 교회일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공동체 안에서 누구나 하느님을 체험한다면 그곳이 살아있는 교회”라고 역설했다. 이어 “‘젊음이 상이 아니듯 나이 듦이 벌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연로한 이들이 교회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앞으로 교회가 성장하게 될 길"이라고 전했다.

2024-12-15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죽음

홍콩 한인본당(주임 김종호 요셉 신부)은 12월 1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를 초청해 ‘우리가 생각하는 생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요?’를 주제로 대림 피정을 열었다. 오 신부는 ‘생의 말기와 연명의료’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존엄한 죽음이란 안락사도 아니고 치료 집착도 아닌, 생의 말기 환자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어진 ‘영적 돌봄’ 강의에서 “단순한 의료행위를 넘어 인간적·영적·사회적 연대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돌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본당 신자 정미숙(레지나) 씨는 피정을 통해 세간에서 ‘존엄사’라고 왜곡해 부르는 안락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안락사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의를 듣고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언제나 주님께 의탁해야 함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김은희(클라라) 씨는 “평소 아무래도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느끼게 되는 생의 말기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영적 돌봄의 중요성에 대해 나와 같은 상황인 본당 신자들과 나눔 시간에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종호 신부는 “대림은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이자 예수님의 탄생과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라며 “죽음을 기피하고 두려워하기보다 날마다 새로이 죽음을 직면하고, 그리스도교적인 종말론의 의미를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신앙인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피정을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본당은 지난 4월 생명 교육 일환으로 주일학교 교사 대상 한국틴스타 주관 성교육을 마련했다.

2024-12-08

제주교구 신제주본당, 동티모르 선교지에 후원 성금 전달

제주교구 신제주본당(주임 고병수 요한 신부)이 동티모르 선교 지역에 후원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신제주본당은 11월 28일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가 선교하고 있는 동티모르 파히소이 분원에 성금을 전달했다. 파히소이 분원에서 활동하는 최 데레사 수녀는 3년간 신제주본당에서 소임했다. 고병수 신부는 “신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티모르 선교 지역을 위해 마음을 한데 모았다”며 “앞으로도 우리 신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선교 지역에 계신 신부님, 수녀님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관심을 가지는 신앙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과거엔 선교사를 받는 등 도움 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신자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가난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본당은 성금을 모으기 위해 여성연합회 주관으로 직접 만든 생강청을 비롯해 달걀, 초, 견과류 등을 판매했다. 본당에 따르면, 본당 신자뿐 아니라 모금 소식을 들은 비신자들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이렇게 모인 성금 1000만 원은 우기로 축대가 무너져 현지 아이들을 돌볼 공간을 잃는 어려움에 처한 파히소이 분원 유치원을 복구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다. 성금을 대리 수령한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장 김영숙(안나) 수녀는 “최 데레사 수녀님이 소임했던 본당에서 큰 후원을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또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 성금에 힘입어 수녀들이 소임지에서 더 열심히 선교하리라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는 2017년부터 동티모르 파히소이 분원 등에 수녀를 파견해 현지에서 유치원과 여학생 기숙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파히소이 분원이 이번 우기로 큰 피해를 입자 복구를 돕던 수녀회 소속 수녀가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기도 했다.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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