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남수단 해외선교지 쉐벳본당 성당 봉헌식

수원교구의 선교사제가 활동하고 있는 남수단 룸벡교구 쉐벳본당(주임 손명준 마르코 신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17일 남수단 쉐벳성당에서 성당 봉헌식을 주례했다. 이날 봉헌식에는 룸벡교구장 크리스티앙 칼라사레 주교와 교구 사제단, 수도자들이 함께했다. 쉐벳본당은 아강그리알본당의 공소였던 곳으로, 수원교구 해외선교사제들의 선교활동에 힘입어 2013년 공소에서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으로 승격됐다. 이후 수원교구가 파견한 건축봉사자들의 노력으로 2016년 400여 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쉐벳본당의 새 성당이 완공됐다. 그러나 남수단 내전이 심화되고,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짐에 따라 주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봉헌식을 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쉐벳성당은 노후화돼 왔다. 이에 기존 벽돌로 된 벽을 철거하고, 건축용 패널을 사용해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진행, 지난 2월에 완공했다. 10년에 걸친 성당 신축과 개보수 작업은 수원교구와 교구민들의 후원과 봉사를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교구는 오랜 내전으로 건축 자재를 구할 수 없는 남수단 현지 사정을 해소하기 위해 교구민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건축 자재를 마련해 컨테이너로 남수단까지 수송하는 방식으로 건축자재를 조달하고, 한국에서 파견된 건축봉사자를 통해 성당 건축을 이끌어왔다. 개보수 작업 중 철거한 성당의 벽돌로는 새롭게 단장한 성당의 제대를 만들었다. 또 철거한 벽돌을 현지 학교 신축에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이용훈 주교는 성당 봉헌 미사 강론을 통해 “수원교구와 교구민들의 후원은 단순히 물질적인 후원만이 아니라, 쉐벳본당의 교우들과 수원교구의 교구민들이 하느님 안에 한 형제, 자매임을 드러내는 표지”라면서 “이 봉헌식을 통해 다시 한번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쉐벳 본당의 모든 교우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 아름다운 성전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찬양을 드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04-28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설립 기념 심포지엄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원장 김광태 야고보 신부)은 4월 20일 전주교구청에서 설립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성찰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총대리 김창신(아우구스티노) 신부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김선태 주교는 격려사에서 “물질만능주의와 극심한 개인주의를 순교자들의 신앙으로 극복하기 위해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을 설립했다”면서 “순교성지를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할지, 어떤 관점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이 심포지엄에서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해미 신앙문화연구원 서종태(스테파노) 원장은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성찰과 비전’을 주제로 교회의 성지 조성과 그 방향을 발표하고 전주교구의 성지 조성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성지를 조성하는 방향이 순교 터와 순교자 묘, 묘 터 중심에서 순교자와 직접 관련이 있는 장소, 순교자와 관련이 없는 장소 등으로 확대되어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교구는 호남교회사연구소를 활성화시켜 교구 성지의 쇄신과 추가 조성에 이바지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석진 신부(요셉,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입체적 조망’이라는 제언을 통해 성지 영성화 작업과 전주교구만의 교회사 이야기의 발굴 및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의회 국주영은(수산나) 의장은 “도내의 성지와 종교문화유적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회의 문화유산과 종무팀을 종교유산팀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해 종교유산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주교구의 독자적인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고 전북도는 교구의 경제파트너로서 연구작업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은 5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하고 본당 순교자현양분과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4-04-28

“군종교구가 늘 함께 합니다”…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백령도 첫 방문

“최전방에서 평화를 지키고자 헌신하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계신 흑룡부대 여러분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장병 여러분이 지치지 않고 영적으로 힘낼 수 있도록 군종교구가 늘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4월 17일 인천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여단장 권태균 준장, 이하 흑룡부대)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날 여정 중 서 주교는 건물 노후로 6~7월 철거와 신축을 앞둔 부대 내 흑룡성당(주임 안영근 다니엘 신부)도 방문해 성당이 신축될 부지를 축복하고 본당 공동체와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서 주교는 올해 1월 연평도 해역 포격 사건처럼 연이은 군사적 긴장 상태에 있는 서해 최북단 도서를 사수하는 흑룡부대 장병들의 신앙 전력을 고취하고자 2021년 교구장 취임 이래 처음으로 백령도를 찾았다. 인천에서 배로 4시간가량 걸리는 최전방 격오지(隔奧地)…, 뭍과 쉽게 왕래할 수 없는 장병들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라며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회장 이병지 프란치스코)와 함께 위문품으로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1000여 개를 준비했다. “군종병과는 평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시에는 빛을 발합니다.” 이번 방문은 병무 환경 변화로 종교에 무관심해진 장병들에게 교구와 군종신부들의 존재를 알려 영적 무장을 돕는 목적도 있다. 서 주교는 권태균 준장과의 접견에서 “평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군종병과는 실제 전시 상황에서 장병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영적으로 단단히 무장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권 준장도 부대 전력을 높이는 데 군종병과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종교와 멀어진 장병들은 물론 신자 장병들도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성당 재건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는 등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늘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근무지에 있는 저희에게 교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접견에 이어 성당에서 열린 새 성당 부지 축복식에는 오후 2시 시간에도 신자 장병들과 그 가족들 10여 명이 참례했다. 물이 새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1991년 지어진 낡은 성당이 마침내 새로 지어진다는 기쁨도 크지만 “교구장 주교와 교구 사제들이 먼 길을 와줬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신자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본당 신자인 김영순(수산나)씨는 “‘한 손에는 총을 들었지만 다른 손에는 십자가를 든 가톨릭 군인임을 잊지 말아달라’는 주교님 말씀처럼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새로 지어질 성당에서 본당 식구들과 더한층 영적으로 서로 격려하는 공동체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2024-04-28

주교회의, 27일 ‘제13회 생명대행진 2024’ 개최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위원장 이성효 리노 주교)는 4월 27일 오전 10시 서울시 보신각 광장에서 ‘제13회 생명대행진 2024’를 개최한다. 생명대행진은 낙태를 반대하며 태아 생명과 모성 보호를 외치는 전 세계적인 행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시작해 올해로 제13회를 맞이한다. 이번 행진의 표어는 사랑하는 모든 아이와 함께, 우리 모든 여성을 위한 행진이라는 의미를 담아 ‘사랑 모아 함께, 우리 모여 행진’으로 정했다.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여전히 낙태법은 공백을 이어가고 있다. 생명대행진에서는 태아가 인간 생명의 시작임을 널리 알리고 여성과 모성을 진정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선포해 우리 사회가 태아 생명을 차별 없이 존중하고 보호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보신각 광장에서 출발해 이순신 장군 동상, 안국역, 종로3가역을 지나 보신각 광장으로 복귀하는 총 3.8km의 구간을 한 시간 가량 행진한다. 이번 행사는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가 주최하고 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프로라이프 의사회, 프로라이프 변호사회, 프로라이프 여성회, 꽃동네, 주사랑공동체,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서울대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 꽃동네대학교 프로라이프 대학생회, 인천가톨릭대학교 프로라이프 대학생회 라비타, 한국콜롬버스기사단, (사)프로라이프 등이 함께한다. ※ 후원 계좌 351-1178-1432-33 농협 (예금주 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

2024-04-28

서울대교구 이경상 주교 서품식

서울대교구 이경상(바오로) 주교의 서품식이 4월 11일 오후 2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이 주교는 서품식을 통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주님의 양 떼를 다스리며 목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관련 기사 10~11면) 서품식은 1부 주교 서품 미사와 2부 축하식으로 진행됐으며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 전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과 교황대사 직무 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를 비롯한 32명의 주교가 자리를 함께했다. 또 서품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토마스 아퀴나스) 장관, 국가보훈부 강정애(율리안나) 장관, 오세훈(스테파노) 서울특별시장 등 정계 인사와 배우 이윤지(마리아)·지진희(요한)·차승원(요한)씨 등 문화예술인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아울러 서품식이 거행된 주교좌명동대성당 대성전 외에 꼬스트홀에도 참례자들이 좌석을 메워 새 보좌주교 탄생을 기뻐했다. 주교 서품 예식은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명장을 신자들에게 보여준 후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도미니코) 신부가 내용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훈시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이제 사람들 가운데서 뽑혀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의 일을 하도록 세워졌음을 기억하고, 주교직은 영예가 아니라 임무를 가리킨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하고 “주교는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해야 하며, 작은 사람 봉사자가 되어야 하며 맡겨진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희생 제사를 바치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주교로 선발된 이의 서약, 성인 호칭 기도, 안수와 주교 서품기도, 도유와 복음서 수여가 진행됐고 주교 표지인 주교 반지와 주교관, 목장이 수여가 뒤따랐다. 이 주교는 주례 주교인 정순택 대주교 및 모든 참석 주교와 평화의 인사를 나누면서 주교 서품 예식을 끝맺었다. 이 주교는 미사 후 열린 축하식 답사에서 “한순간도 주님께서 교회를 떠나시거나 비우신 적이 없이게 걱정이 없다”면서 “하느님 사랑이 가득한 이 어머니 교회에서 주님의 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겪는 일상에, 특히 노고와 고통과 애환에 조금 더 감수성과 연민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무엇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진리로 믿는 그리스도인답게, 우리 모두 그분 지체로서 내 안에 주님의 마음을 담아 서로 연민하며 돌보고 따스하게 살아가자”고 밝혔다. 서품식 준비위원장을 맡은 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감사 인사에서 “이경상 주교님은 그간 여러 중책을 많이 맡으시며 책임감 있게 헌신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주교님의 사목 표어처럼 온 교구가 예수님 마음 살기에 함께해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를 많이 맺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2024-04-21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찾는 발길 이어져

“일반인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잖아요. '가려진'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데 큰 의미를 느꼈어요.” 세월호 10주기를 앞둔 4월 7일, 인천 부평동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인천 숭의동본당(주임 임현택 안드레아 신부)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반인 희생자 42명, 참사 당시 구조작업을 펼치다가 사망한 민간 잠수사 2명이 안치된 이곳에서 청년들은 “10년간 참사 자체가 많이 잊힌 지금, 교회와 사회에 일반인 희생자들을 많이 알릴 필요성을 느꼈다”고 역설했다. 청년들은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지훈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이하 정평위)가 올해 참사 10주기를 맞아 3~4월 교구 청소년·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추모관을 찾았다. 정평위는 10년 동안 세월호가 많이 잊힌 시점에 희생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단원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들에 가려져 소외된 일반인 희생자들의 존재를 환기시키고 안산이 아닌 인천에도 추모관이 있음을 교회에 널리 알리고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희생자 유해와 영정이 모셔진 안치단에서 청년들은 “알 수 없는 연결감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그들은 전국 일주 중이던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 함께 추억 여행을 온 초등학교 동창생들처럼 언제든 우리 곁에서 찾아볼 법한 지극히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전무상(요셉·35)씨는 “참사 7분 전의 모습을 담은 CCTV 영상 속 희생자들은 너무나도 평온해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추모관에 전시된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유품을 보며 청년들은 하루아침에 좌절된 이웃들의 미래에 마음 아파했다. 직장인이었던 희생자의 사원증에는 그가 가족들과 못다 이룬 단란한 삶의 꿈이 서려 있었다. 그는 힘들게 번 돈으로 제주도에 집과 농장을 마련해 가족들과 그곳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모두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 청년들은 그 위기에서도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했던 의인들의 이야기에 먹먹한 감동을 느꼈다. 20대 청춘에도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양보하고 배에 남아 구조를 돕던 승무원과 선사 노동자들 사연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참사 후 자진해 바다로 뛰어들어 실종자 수색을 벌이다가 목숨을 잃은 민간 잠수사 고(故) 이광욱·이민섭씨는 사회가 함께 기념할 분들”임에는 한목소리를 모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묵념을 마친 청년들은 안치단에 “단원고 희생자뿐 아니라 일반인 희생자분들도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봉안당에 붙였다. 이파란하늘(마리아·19)씨는 “어린 학생들을 더욱 안타깝게 조명하느라 정작 일반인 희생자들은 외면받았던 것 같아 미안하다”며 추모의 꽃을 봉헌했다. 청년들과 동행한 정평위 정정민(오틸리아) 사무국장은 “더 많은 사람이 추모관을 찾아 이들의 존재를 기억하고 기도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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