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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바뇌 성모 발현 60주년 - 메시지 특징은 무엇인가

입력일 2017-06-09 16:35:36 수정일 2017-06-09 16:35:36 발행일 1993-01-24 제 183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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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산골소녀에 8차례 발현
가난한 이에 대한 특별한 관심보여

「구세주ㆍ하느님의 어머니」로 소개
많은 기도 요청, 발현 16년 후 공인
1993년 1월15일 벨기에의 작은 마을, 한 소녀에게 나타난 아름다운 부인은 자신을『가난한 이들의 동정녀』라고 소개했다. 첫 발현을 시작으로 이 아름다운 부인은 그 해 3월2일까지 8차에 걸쳐 계속 소녀를 찾았다. 가난한 이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이시고 기도를 요청하신 부인은 바로 바뇌의 성모이시다. 올 1월15일로 성모 발현 60주년을 맞은 바뇌, 과연 바뇌의 성모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에게 무엇을 원하셨고 요청하셨는가. 사랑보다는 미움이, 평화보다는 전쟁이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고 아직도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무수한 우리의 삶속에서 바뇌의 성모가 주신 메시지와 그 특징을 살펴본다.

■발현지 바뇌

바뇌는 루르드, 파티마와 더불어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뤼베네 소속 아르엔느 고원 3백25m에 위치한 바뇌는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조화를 이룬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발현 당시보다는 여러 가지 변모가 있었지만 바뇌는 소박하고 검소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성지라고 할 수가 있다.

루르드나 파티마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바뇌는 그 때문에 한국의 순례자들에게는 어렵게 선택되는 순례코스가 되고 있다. 바뇌가 속한 벨기에라는 국가명이 주는 생소함 때문에도 선택이 망설여지는 바뇌지만 독일의 퀼른을 여행일정에 잡으면 순례는 용이해진다. 수도인 브뤼쉘에서 가기보다는 퀼른대성당을 보고나서 순례코스로 잡으면 버스로 약 2시간30분 정도 달려 바뇌를 찾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발현 배경과 목격자 마리에뜨

바뇌는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소규모의 경작으로 살아가는 아주 가난한 마을이었다. 교회로부터 1km 떨어진 루베네, 베코 베지몽씨네 집이 홀로 서 있었다. 1933년 발현 당시 베코씨 가족은 아버지 베코씨와 어머니 루이스, 그리고 7명의 자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던 베코씨는 명화나 오락 등은 물론 신문조차 읽지를 않았으며 종교에도 무관심한 초라한 촌부에 불과했다.

순진하고 약간은 거친듯한 이들 가족 중에 발현을 목격한 마리에뜨는 이들의 맏이였다. 부모와 마찬가지로 단순하고 겸손했던 마리에뜨는 21년 성모영보축일에 태어난, 발현 당시 12살의 소녀였다. 마리에뜨는 유순하고 침착하며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소녀였으며 성모는 보잘것없는 마리에뜨를 당신 메시지의 전달자로 선택하셨다.

■성모 발현

○첫번째 발현

1933년 1월15일 주일, 흰눈과 얼음이 바뇌의 숲지를 뒤덮고 있었으며 차고 건조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저녁 7시 마리에뜨는 갓난아기인 막내동생이 잠자는 것을 지켜보면서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마리에뜨는 몇미터 밖의 뜨락 한 지점에서 광채를 발하며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인 채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한 부인을 발견하였다. 그 부인은 젊었으며 매우 아름다운 분이었고 미소를 지으며 마리에뜨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에뜨는『엄마, 정원에 어떤 아름다운 부인이 있어…저분은 성모님이야. 나를 보고 미소지으셔요』라고 엄마에게 말하였다. 마리에뜨는 길에서 주운 묵주를 꺼내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그 아름다운 부인은 마리에뜨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마리에뜨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엄마는 귀신의 장난이라 생각하고 마리에뜨가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궈버렸다. 다시 마리에뜨가 창가로 갔을 때 아름다운 부인이 사라져 버렸다.

마리에뜨가 목격한 아름다운 부인은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인 채 합장한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있었으며 흰 드레스에 푸른 띠를 두르고 있었다. 마리에뜨는 친구인 조세핀에게『그분의 온 몸은 찬란한 광채로 둘러싸여 있었고 손에는 묵주를 들고 있었으며 오른발 위에는 장미가 한 송이 놓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두번째 발현

3일후 1월18일 수요일 저녁 7시경 마리에뜨는 평소 어두움을 무서워했음에도 불구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마리에뜨는 지난 일요일 광채를 띄며 그 부인이 나타났던 곳에서 무릎을 꿇고 묵주의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영하 12도의 강추위도 아랑곳 않고 기도하던 마리에뜨는 갑자기 두 팔을 펼쳐 올렸다. 성모님은 티끌만큼 아주 작은 모습으로 하늘 저멀리로부터 나타났다. 성모님의 모습은 점점 더 커지면서 커다란 전나무 꼭대기 사이를 지나 가까이 다가오셨다. 성모님은 마리에뜨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지점의 허공에 회색 구름같은 것 위에 떠 계셨다.

소녀는 마치 기도를 하는 듯이 약간씩 입술을 움직이며 미소를 짓고 계시는 부인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부인은 마리에뜨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뒷걸음쳐 가셨다.

작은 샘이 있는 곳에서 소녀는 다시 무릎을 꿇었고 성모님은『손을 물에 담그라』고 말씀하셨다. 마리에뜨는 주저하지 않고 찬 물에 손을 넣었다. 성모께서는『이 샘물은 나를 위하여 마련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세번째 발현

1월19일 저녁 같은 시간, 마리에뜨는 매섭게 찬 날씨 때문에 낡은 외투를 머리에 두르고 아버지와 함께 정원으로 나갔다. 집에서 몇 발자국 가지 않아서 눈 덮인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마리에뜨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곧 이어 그녀는 두 팔을 펼치더니『아! 그분이 오셨다』고 외쳤다. 약간의 침묵후 마리에뜨는 물었다. 『나의 아름다운 부인, 당신은 누구십니까?』『나는 가난한 자들의 동정녀란다』

성모님은 소녀를 샘터로 인도하셨다. 소녀는 샘에 이르러 무릎을 꿇고 성모님께 물었다.

『아름다운 부인이여, 당신은 어제 이 샘은 나를 위하여 마련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위하여라고 하셨습니까?』성모님은 더욱 환히 미소지으시며 대답하셨다. 『이 샘물은 모든 나라들과 병든 이들을 위하여 마련된 것이란다』고 말씀하신 성모님은『너를 위해 기도하마』하시고 사라지셨다.

○네번째 발현

1월20일 금요일 마리에뜨는 몹시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정원에서 무릎을 꿇고 묵주의 기도를 바쳤다. 2분후 그녀는『저기 계신다』 고 외쳤다. 소녀는 얼마후 똑똑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름다운 부인,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성모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작은 성당 하나를 원한단다』성모님은 두 손을 가슴에서 떼지 않은 채 수평으로 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소녀에게 십자성호를 그어 축복하신 후 사라지셨다. 순간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섯번째 발현

네번째 발현 이후 다음 발현까지는 약 3주 동안의 공백이 있었다. 마리에뜨는 실망하지 않고 매일 끈질기게 기도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조롱했지만 그녀는 홀로 가난한 이들의 동정녀를 진심으로 믿으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했다.

2월11일 토요일, 마리에뜨는 정원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소녀와 함께 있었다. 두번째 묵주의 기도 후에 마리에뜨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정원의 울타리를 넘어 샘을 향해 걸어갔다. 샘에 다다르자 그녀는 물속에 손을 담그고 묵주의 십자가로 성호를 그었다. 성모님께서는 마리에뜨에게『나는 고통받는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왔단다. 다시 보자꾸나』하시고 사라지셨다.

○여섯번째 발현

성모님은 2월15일 기쁨에 들떠있는 마리에뜨 앞에 나타나셨다. 마리에뜨는 성모님께『본당 신부님께서 당신께 표징을 보여달라고 저에게 부탁하셨다』고 청하였다. 성모님께서는『나를 믿거라 나는 너희를 믿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성모님은 소녀에게 비밀을 말씀하셨다. 사라지시면서 성모님은 기도 많이 하라고 당부하셨다.

○일곱번째 발현

2월20일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몹시 추웠다. 두번째 묵주의 기도가 끝나갈 때 마리에뜨는 갑자기 두 팔을 벌리고 더욱 빠른 속도로 기도하였다. 아름다운 부인은 다시 소녀를 샘으로 인도하셨다. 샘에 이르자 성모님은 예전과 같이 미소를 띄시면서『나의 사랑스런 딸아, 기도 많이 하거라』하셨다.

○여넓번째 발현

3월2일 목요일 억수같은 빗속에서 마리에뜨가 기도를 시작할 때 갑자기 비가 그치더니 하늘이 개며 별들이 빛났다. 소녀는 입을 다물고 팔을 벌렸다. 이 발현은 성모님의 마지막 발현이었다. 성모님은 엄숙한 얼굴을 하고 계셨으며 미소는 사라져 있었다.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나는 구세주의 어머니, 하느님의 어머니이다』얼굴에 슬픈 빛을 띠신 채 성모님은『기도 많이 하거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시고 마리에뜨의 머리에 십자성호를 그어 축복을 하신 후 사라지셨다.

■발현의 공식적인 인정

바뇌가 속한 리에즈교구의 LㆍJ 케르크 흡스 주교는 1949년 8월22일자 사목서한을 통해 바뇌의 성모발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성모발현 후 꼭 16년만의 일이었다.

다음은 사목서한의 내용이다.

<우리는 1942년과 49년 두 번에 걸쳐 바뇌에서 일어난 발현을 약간의 보류와 함께 공식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다시 새로운 기도와 조사를 실시한 결과 1933년 1월15일, 18일, 19일, 20일, 2월11일, 15일, 20일 그리고 3월2월 여덟번에 걸쳐 마리에뜨 베코에게 성모께서 발현하셨음을 우리는 양심적으로 의심없이 믿을 수 있고 믿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