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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교황청 재단 ACN, 지난해 2050억 원 모금…137개국에 사목 원조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가 최근 ‘ACN 2024년 연간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CN은 2024년 1억3926만1868유로(약 2050억 원)를 모금해 총 137개국에서 5335건의 사목 원조 사업을 지원했다. ACN은 2024년 전 세계 23개 지부에서 약 36만 명 후원자와 기부, 유산 증여 등을 통해 기금을 모금했고, 기금의 79.8%를 사목활동 연계 비용으로 지출했다. 연계 비용 중 84.7%는 사목 원조 사업에, 나머지는 박해로 고통받는 교회와 신자들을 알리고 대변하는 활동에 쓰였다. 사목 원조 사업 지원금은 ▲아프리카(30.2%)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18.7%) ▲라틴 아메리카(16.8%) ▲중동(17.5%) ▲우크라이나 등지(15.9%)에 투입됐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아프리카 교회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빈곤과 이슬람 극단주의의 공격과 테러 확산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는 2022년 전쟁 발발 이래 3년 연속으로 ACN의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ACN은 전 세계 성당, 신학교, 사목센터 등의 건설·보수 755건, 오지 사목활동을 위한 운송수단 구입 1141건을 지원했다. 또 총 9961명의 신학생 양성에도 지원했다. 전 세계 신학생 11명 중 1명이 ACN의 지원을 받은 셈이다. ACN은 전 세계에서 183만6591대의 미사 예물을 지원했다. 역대 최고치로, 전 세계 사제 10명 중 1명꼴인 4만2252명이 ACN의 지원을 받아 사목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또 ACN은 여성 수도자 6030명에게 생활과 사도직 활동 비용을 지원했다. 또 ACN은 전체 예산의 10.7%인 1000만 유로를 긴급 구호 지원금으로 투입했다. 무력 분쟁이 격화한 레바논과 시리아 등 중동 국가가 82% 이상의 긴급 구호 지원을 받았다. 레지나 린치 ACN 수석대표는 “박해와 전쟁, 극심한 가난에 직면한 수십만 명 형제자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신 전 세계 신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2025-06-25

2027 서울 WYD 교구대회 ‘4박 5일’ 동안 열린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 교구대회 일정이 4박5일로 확정됐다. 2027 서울 WYD 교구대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종강 시몬 주교, 이하 교준위)는 6월 17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교구대회 일정 ▲각 교구대회 조직위원회(Diocese Organizing Committee, 이하 DOC) 구성 및 조직위 발대식 일정 ▲2027 서울 WYD 공식기도문 준비 피정 등을 논의했다. 전국 15개 교구에서 열릴 교구대회는 본대회에 앞서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치러진다. 이는 본대회 참가 인원의 이동과 등록 과정에서의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교준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9만 명의 참가자가 교구대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WYD를 2년 앞둔 현재 대부분 교구가 DOC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올해 6월까지 서울 외 전국 15개 교구 중 12개 교구가 DOC 구성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교구도 오는 8월까지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준위는 오는 9월 ‘2027 서울 WYD 공식 기도문 준비 피정’을 개최한다. 피정에는 각 교구 DOC 젊은이 대표 등이 참가해 경청과 나눔을 통해 기도문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준위는 또 각 교구 특수성을 고려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의 국내 순례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종강 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는 “각 교구 DOC와 교준위의 헌신 덕분에 세계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여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늘 서로가 곁에 있음을 기억하면서 힘을 내어 걸어가자”고 실무자들을 격려했다.

2025-06-25

[인터뷰] 한국 카리타스 50주년 맞아 특별 공로상 수상한 최재선 전 사무국장

“가난한 이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공감대’를 신자들 사이에 형성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모금의 액수보다 중요한 건 나눔의 정신이 교회 안에 뿌리내리는 것이었죠.” 지난 6월 1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최재선(폴리카르포·85) 전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은 한국 카리타스의 전신인 인성회(仁成會) 창립 이전부터 2003년까지 30여 년 동안 한국교회 사회복지와 해외원조 사업의 기반을 닦고 성장시켜 온 주역이다. 미국 가톨릭교회 해외원조 기구인 가톨릭구제회(CRS) 한국지부에서 일하던 최 전 사무국장은 CRS가 1974년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당시 지부장이던 조지 캐롤 몬시뇰(메리놀 외방전교회)의 도움을 받아 국제 카리타스 본부와의 연락을 주도하며 인성회 설립을 준비했다. 이듬해인 1975년 인성회가 창립되면서 그는 한국 카리타스 초창기 체계 구축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손을 거쳐 이뤄진 대표적인 사업들로는 ▲1977년부터 전개된 단식 자선 모금인 ‘사순절 운동’ ▲1993년 ‘해외원조 주일’이 제정되며 시작된 한국교회의 해외원조 ▲1995년부터 본격화된 대북 지원 사업 등이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한국교회 안에 ‘나눔’의 문화가 정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사순절 운동의 표어는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였어요. 중요한 건 액수가 아니라,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죠. 그래서 흩어져 있던 자선·복지 단체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전국 단위 협의체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이전, 한국 사회는 가난과 정치적 억압 속에 놓여 있었고, 교회는 외국의 원조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외부 지원이 점차 줄어들면서 한국 카리타스는 스스로 모금하고 자원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국가와 지역에 나눔을 실천하는 기관으로 전환해 갔다. “초기엔 걱정도 많았지만, 매번 기대 이상의 성금이 모였어요. 이를 통해 한국교회도 이제는 원조를 받는 데서 나아가, 나누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그는 한국 카리타스가 지금도 지켜가는 핵심 가치로 ‘인간 존엄성 수호’를 꼽는다. “가난한 이들의 처지를 자극적으로 드러내어 모금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복음 정신에도, 인권에도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죠. 교회를 다 팔아 도움을 준다 해도, 그것은 빈곤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정도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 곁에 있을 가난한 이들, 그리고 그들 안에 계신 주님을 섬기는 태도입니다.” 그는 그리스도교의 존재 이유 역시 바로 이 연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느님 아래 같은 자녀인 우리는, 이념과 정치, 국경을 넘어 서로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고 그리스도교는 가르칩니다. 이것이 교회가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카리타스의 설립 50주년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제부턴가 도움의 손길이 끊긴 북한을 비롯해, 더 많은 가난한 세계 이웃에게 한국과 국제 카리타스 활동가들이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마음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2025-06-25

한국 카리타스, 50주년 기념행사 열고 ‘사랑의 여정 다짐’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행사가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렸다. 한국교회 사회복지 활동가들은 세미나와 음악회, 감사미사와 기념식, 도보성지순례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며 반세기 성장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사명을 마음에 새겼다. ◎… 6월 19일 오전 서울대교구 새남터 순교 성지. 서울대교구가 주관한 ‘희망의 길’ 도보성지순례 출발점에는 전국 각 교구 사회복지회(국) 직원과 활동가, 남녀 수도자, 해외 카리타스 초청 인사 등 450여 명이 모였다. 이번 순례는 4월 23일 출범식으로 시작된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의 마지막 여정으로, 참가자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절두산 순교 성지까지 5.2㎞를 걸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진호(베드로) 신부는 “하느님의 사랑을 삶으로 증명하는 카리타스 가족은 순교자들의 신앙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순례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상계종합사회복지관 유채현(파우스티나) 복지사는 “많은 업무로 지칠 때도 있지만, 지원 대상자들의 응원과 사랑이 늘 힘이 되었음을 순례 중 묵상했다”며 “오늘의 더위를 내일의 열정으로 바꿀 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4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두 개 라인 167km 구간에서 열린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에는 3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당 1000원을 기부하는 나눔을 넘어 생태적 회심, 순교자 정신 등 카리타스 실현에 바탕이 되는 가치들을 묵상하고 실천했다. ◎… 도보성지순례에 이어 이날 오후 3시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주례로 설립 50주년 감사 미사가 봉헌됐다. 국제 카리타스와 아시아 카리타스 인사들도 행사에 참석해 한국 카리타스와의 협력 관계를 되새기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모이라 모나첼리 국제 카리타스 제1국장은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 6세기 성화 <그리스도와 성 메나스>를 조규만 주교에게 선물했다. 성화는 신앙과 사명을 함께하는 우정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카리타스 회원 기구 간 연대를 상징한다. 모나첼리 국장은 “한국 카리타스의 세심한 협력과 위기 지역에 대한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카리타스 활동가로 현재 아시아 카리타스 의장을 맡고 있는 베네딕트 알로 드 로자리오 박사는 축사에서 “한국 카리타스의 도움으로 디나즈푸르교구 성당이 재건되고, 인근 5개 마을의 무주택 가정이 새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양국 카리타스 간 협력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 감사미사에 앞서 18일에는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한우리오케스트라와 cpbc 소년소녀합창단이 <그를 따르겠어요>,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등 다양한 곡을 선보였다. 지휘를 맡은 전소영(아녜스) 음악감독은 “장애를 극복한 연주자들처럼, 한국 카리타스도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행사 기간 명동대성당 마당과 1898 광장에서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한국 카리타스와 전국 가톨릭 사회복지회(국)의 역사와 주요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도 열렸다. 전시를 찾은 유영자(가브리엘라·서울대교구 서원동본당) 씨는 “한국 카리타스가 세계에 희망을 전해온 것이 자랑스럽다”며 “서로 돕는 세상을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신앙 유무 떠나 ‘카리타스 정신’ 공감’ 한국 가톨릭 사회복지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종사자들이 신앙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복지 사명을 더욱 충실히 실천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는 18일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한국 가톨릭 사회복지(카리타스) 현황 및 종사자 정체성 인식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카리타스가 지닌 고유성과 정체성을 사회복지계 안에서 분명히 하고, 종사자들이 자신의 업무를 영성과 연결해 사명감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객관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진행됐다. 연구는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 김성우 신부(이사악·충북재활원 마리아의 집 원장)와 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지현(아욱실리아) 교수가 전국 685개 카리타스 기관의 종사자 2454명을 대상으로 신앙생활, 종교적 요소와 카리타스 활동 간 상관관계 등을 양적·질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종사자 중 절반가량은 비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카리타스 정신에 공감하며 자신의 업무와의 연관성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7.2%가 소속 기관 또는 시설이 카리타스의 4대 핵심 가치인 ▲인간 존엄성 ▲공동선 ▲연대성 ▲보조성에 기반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했으며, 86.1%는 신앙이 업무에 ‘매우 많이’ 또는 ‘많이’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카리타스의 고유 가치를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질적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카리타스의 강점으로 ▲교구(법인)와 시설 간 연대를 바탕으로 제도권 밖의 대상자에까지 이르는 넓은 지원 반경 ▲국제 카리타스와 같은 보편교회 조직을 통한 소속감 ▲체계적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와 운영 투명성 등을 꼽았다. 또한 공동체와 사랑 실천을 중요시하며, 모든 사업에 ‘이 일을 왜 하는지’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이 활동에 열의를 가지게 한다고도 답했다. 하지만 카리타스 기관이나 시설에서 근무하기 위해 가톨릭 신앙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48.7%에 달했으며, 카리타스의 핵심 가치나 관련 용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또는 ‘대략 알고 있다’는 비율은 75.5%로 나타났다. 이는 ▲업무 특성상 주일미사 참석이 어려운 경우 ▲비신자 직원의 경우 체계적 교육 부재로 카리타스 정체성에 대한 이해 부족 ▲종교 행사가 형식에 그쳐 신앙이 일상 업무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담당한 김성우 신부는 “카리타스 정신에 대한 교육, 전국적 연대와 실천 사례 공유, 카리타스 고유 특화사업 실시 등 타 사회복지 법인과의 차별성을 확보한다면 종사자들이 이미 실감하는 카리타스의 강점들과 가톨릭 영성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날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2025 해외원조 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해외원조 현황을 진단하고 국제 카리타스, 아시아·스리랑카 카리타스 사례를 살피며 전망을 모색하는 세미나도 함께 열었다.

2025-06-25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감사 미사 봉헌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는 6월 1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조규만 주교 주례로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1975년 ‘인성회’로 시작된 한국 카리타스의 활동과 정신을 반세기 동안 이어온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과 한국카리타스협회, 전국 15개 교구 사회복지 종사자와 활동가들은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장해 온 50년 여정을 성찰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랑과 애덕,자선의 카리타스 정신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조규만 주교는 감사 미사에서 “그동안 묵묵히 헌신해 주신 모든 분의 공로로 한국교회는 이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해외원조와 구호 활동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세계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듯, 이번 설립 50주년도 그런 숨은 노력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영화의 끝맺음자막(엔딩 크레디트)처럼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이 공로를 돌리고 싶다”고 전했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도 “한국 카리타스의 50년은 한국교회 성장과 함께한 나눔의 역사”라며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묵묵히 사랑을 실천해 온 한국 카리타스 가족 모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함께 ‘카리타스’(Caritas, 라틴어로 사랑·애덕·자선)를 실천하는 이웃 종교에서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 증경회장)은 축사에서 “불교의 자비행(慈悲行)처럼 종교를 넘어선 보편적 사랑의 언어인 카리타스를 실천해온 한국 카리타스의 역사는 종교를 뛰어넘어 이 땅의 사회복지가 어떻게 신앙 안에서 꽃피울 수 있는지 보여준 귀한 증거”라고 역설했다. 이어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우리 재단도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한국 카리타스의 거룩한 사명에 발걸음을 맞춰 갈 수 있기를 발원한다”고 덧붙였다.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는 한국 카리타스 발전에 공헌한 이들에게 공로상이 수여됐다. 특별 공로상은 ▲한국 카리타스 대북 지원 자문위원을 역임한 함제도(Gerard E. Hammond, 메리놀 외방 전교회) 신부 ▲28년간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으로 봉직한 최재선(폴리카르포) 전 사무국장 ▲국제 카리타스를 대표해 대북 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카타리나 젤베거(Katharina Zellweger) 씨 ▲한국카리타스협회 서창원(요셉) 부장이 받았다. 한국 카리타스는 감사 미사를 전후해 18일부터 20일까지 명동대성당 일대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제로 설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18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개막미사로 시작된 행사는 ▲카리타스 시설 종사자 영성 실태 연구 및 한국 교회 해외원조 현황 주제 세미나 ▲서울대교구 ‘희망의 길’ 도보성지순례 ▲음악회와 기념 전시회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20일 봉헌된 폐막미사에서는 한국 카리타스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추진하는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캠페인 선포식도 열렸다. 기념행사에 앞서 한국 카리타스는 3월부터 전국 교구 사회복지회, 본당 사회복지 활동가, 성직자·수도자, 일반 신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와 모금 캠페인도 전개했다. 1975년 주교회의 인성회(仁成會)로 출범한 한국 카리타스는 당시 만연한 국내 빈곤과 미비한 사회복지 체계 속에서도 해외 교회의 지원을 조정하며 구호와 자선, 개발 사업을 펼쳤다. 1993년부터는 해외 원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국제 카리타스 162개 회원 기구 중 긴급 구호 지원금 규모로 매년 상위 10위권에 드는 등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거듭나며 카리타스의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2025-06-25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방치된 빈민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가 태국 도시 빈민가 미얀마 출신 이주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함께 달리는 희망 버스’ 캠페인을 시작했다. 방콕대교구가 운영하는 ‘성 안나 가톨릭 이주민 센터’(이하 센터)의 낡은 통학 차량을 교체하고,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금 행사다. 센터는 태국 교육법상 정규 교육기관에 입학할 수 없어 긴 시간 홀로 방치돼 각종 위험에 노출된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가정의 아이들을 교육하고 오후까지 돌보고 있다. 센터가 있는 사뭇사콘주(州) 타찐 산업지대는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가 밀집한 대표적 도시 빈민가로 노동·생활 환경이 열악하다. 맞벌이하는 부모가 종일 출근한 사이 자녀들은 보호자 없이 인신매매나 아동 노동력 착취 등 인권 침해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노후하고 위험한 통학 차량의 교체, 책상과 의자 등 기본 기자재의 구비, 그리고 낙후된 센터 시설의 개보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센터에서는 20년이 넘은 낡은 승합차를 통학용으로 사용 중이다. 특히 한 대는 제작된 지 40년이 된 차량으로, 문이 오래전에 고장 나 운행 중에도 문이 갑자기 열릴 위험이 있어 탑승자가 안에서 계속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센터는 각종 해충, 독사 등의 위협이 있는 열대 늪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이 차량 없이는 올 수 없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집이 너무 멀어 걸어서는 통학이 불가능한 학생이 많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 센터 정원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정원을 초과해 통학 차량을 운행하는 일이 잦아지며 아이들의 안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센터에서 일하는 이 바울라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는 “특히 등교 때 도중에 차가 서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 막막하다”며 “더욱 비좁아지는 교실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아이를 받을 수 있을까 늘 가슴 아프기에 캠페인 소식은 절망 속에서 만난 한 줄기 빛과 같다”고 전했다. 캠페인은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오승원 신부는 “아이들이 더는 위험하지 않게 교육받고 보살핌받으며 마음껏 꿈을 키워 고국과 지구촌의 미래를 일구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꿈을 함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804-784354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문의: 02-774-3488 ※‘함께 달리는 희망 버스’ 캠페인 안내 페이지: https://www.ohob.or.kr/html/dh_board/views/4158

2025-06-18

성가소비녀회 ‘평화의씨앗’, 외로운 북향민과 ‘사랑의 동행’ 펼쳐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관구장 김영옥 예수의 데레사 수녀)는 북향민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지원을 받아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공동체 ‘평화의 씨앗’(원장 진 마리앙즈 수녀)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채 홀로 아파하던 북향민들은 이곳에서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이웃, 수녀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며 점차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녀회는 약 10년 동안 북향민들이 3~6개월 머물 수 있는 쉼터인 ‘꿈터’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북향민들이 남한 사회에 진정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하고 머물 수 있는 단기 쉼터이자 지원시설인 평화의 씨앗을 2022년 2월 경기 남양주시 별내에 새롭게 열었다. 사회복지 차원의 도움을 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동체를 이룰 장을 마련해 인격적 ‘동행’에 한층 집중하고자 한 것이다. 시설은 2024년 3월 의정부시로 이전했다. 평화의 씨앗은 북향민들에게 ▲생계·취업·장학금·후원품 지원 ▲정서적 돌봄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중단한 이들을 위한 의료적 지원 ▲출산, 주말 근무 또는 중국에 남겨진 자녀 문제로 잠시 출국해야 하는 경우 자녀 돌봄 등 일상에 밀착한 동반자의 역할을 한다. 북향민 가정 간의 상호 연결은 물론 남한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도 돕고 있다. 북향민들은 수녀들의 도움으로 서로 공동체를 이루고 지역 신자, 민족화해위원회 회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비록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상식과 문화가 전혀 다른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북향민은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따돌림을 경험해 일을 그만두는 이들이 많고, 남한 사회의 그늘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사기를 당하거나 상처를 입고,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거나 은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평화의 씨앗에서 관계를 회복한 이들은 점차 사회 일원으로 건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울증을 앓다가 평화의 씨앗을 매일 오가며 호전된 한 주민은 신앙을 받아들이고,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자녀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자발적으로 교리를 배워 오는 7월 초 세례를 받는 김 엘리사벳 씨는 본당 민족화해위원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마음이 쓰여서요’라며 지어주신 보약, 쫓기듯 사느라 꿈도 못 꾸던 여행, 명절 때마다 손수 만들어 주시는 북한 음식, 그 음식을 한자리에서 나눌 고향 사람들…. 수녀님들과 공동체의 온기 덕에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2011년 남한에 온 장 미카엘 씨는 소통의 어려움과 노골적인 멸시 속에 한때 신앙생활마저 위기를 겪었다. 그는 “지붕 없는 집에서 비를 피하듯 살았던 제 인생이, 사랑과 믿음의 힘으로 주님 안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평화의 씨앗’이라는 이름에는 “평화라는 작은 씨앗이 높이 날아 북녘 땅에서도 꽃피고, 모든 이가 그리운 사람과 고향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진 마리앙즈 수녀는 “북향민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사랑 안에 있는 존엄한 존재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평화의 씨앗은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후원 계좌: 국민 793901-00-050720 (재)성가소비녀회의정부관구 평화의씨앗

2025-06-18

교회 밖으로 나가 ‘이웃 사랑’ 실천…“청년 사목 대안”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산하 청년해외봉사단(단장 김군선 프란치스코, 지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은 2014년 서울대교구 불광동본당에서 공식 출범한 후 같은 해 여름 제1기 활동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과 겨울 해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봉사단의 활동은 청년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이웃 사랑’을 체험하고, 자신의 신앙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정체된 청년 사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청년 그리스도인을 길러내다 청년해외봉사단이 출범할 당시 본당 청년 활동은 미사와 전례, 성경 공부, 성가대, 교리교사 활동 등이 대부분이었고, 청년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주도할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불광동본당 주임이자 교구 제3은평지구장이었던 김민수 신부는 당시 본당 자부회 김군선 회장 등 평신도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고, 지구 내 9개 본당에서 청년 35명을 모집해 7박8일간 필리핀 바그나에서 첫 해외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청년해외봉사단은 매년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찾아 집수리와 재건축, 교육 봉사, 후원 물품 전달, 가난한 아이들과의 운동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재개된 제12기 청년해외봉사단은 올해 2월 8일부터 16일까지 필리핀 바그나를 찾아 조수간만의 차로 매일 집 안까지 물이 차오르는 현지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데 힘썼다. 주민들이 제대로 잠잘 수 있도록 바닥을 새로 만들고,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며, 벽돌과 목재로 실내외 공간을 구분해주는 활동에 나섰다. 쓰레기 더미에서 지내는 이들을 위해 쉴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이외에도 과거 미얀마에서는 유치원을 건립했고, 라오스에서는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는 데 힘을 보탰다. 신축한 학교 내 보건소와 도서관, 공방 내부 공사도 향후 계획하고 있다. 청년해외봉사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11년 동안 총 12차례 해외 봉사를 이어왔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신앙인으로 꾸준히 성장해가는 과정을 함께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사목의 대안 탈종교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청년 세대는 그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다.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에 따르면, 20~39세 청년 신자는 2014년 전체 신자의 28.6%였으나, 2024년에는 23.7%로 급감했다. 김민수 신부는 “청년들이 각박한 현실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꼭 가난 때문이 아니더라도 1인 가구로 살아가며 외롭거나 우울하진 않은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목자들이 확고한 사목적 비전을 갖추지 못한 채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청년해외봉사단은 청년들을 ‘찾아가는 현장 사목’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청년들은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가운데 자신의 아픔을 끌어안을 용기를 회복하고, 그로써 자신이 하느님 사랑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품게 된다. 김 신부는 “가만히 앉아 청년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안일한 교회가 아니라 밖으로 나가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현장 사목이 더욱 필요하다”며 “청년해외봉사단은 그런 지향을 실천에 옮기기에 매우 적합하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본당이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해외봉사단 사무국, 운영 전반 도맡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청년 지원 나서 청년해외봉사단은 봉사 장소 섭외와 선정, 기금 마련, 세부 프로그램 기획, 동선 설계 등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사무국의 헌신 속에 운영되고 있다. 김군선 사무국장, 이내광(안드레아) 전례부장, 김종성(안드레아) 셰프 등 3명의 평신도는 봉사단이 공식 출범한 2014년부터 구성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신앙생활을 규율과 의무로 접하며 교회에 거리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한국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떠나 하느님을 새롭게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공통된 목표를 품고 봉사에 나섰다. 2013년 꾸르실료를 함께 체험하면서 청년 사목의 절실함을 느꼈고, 김민수 신부의 사목적 비전에 공감하며 동참했다. 각자의 탤런트도 봉사에 더한다. 전통 목가구 디자이너인 김 사무국장은 대학 강단에서 청년들을 지도해온 경험을 살려, 전체 운영과 구체적 활동(목공·기계 기술 등)을 총괄한다. 김 셰프는 봉사단의 식사와 건강 관리를 전담하고, 이 전례부장은 공구 제작과 전례 전반을 김민수 신부와 함께 맡아왔다. 해외 봉사는 정해진 일정이나 예산, 장소가 미리 확보된 구조가 아니다. 사무국은 모든 것을 ‘영점’에서부터 기획해야 하며, 때로는 예산이 부족하거나 신청자가 없기도 하고, 천재지변 등으로 계획이 전면 중단되는 일도 생긴다. 그러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청년들이 해외의 가난한 이웃에게서 하느님의 사랑을 마주할 수 있도록 묵묵히 준비해 나간다. 김 셰프는 청년들이 기도를 어려워하지 않도록 봉사 전 10일간 직접 묵주를 만들어 각 단원에게 선물한다. 봉사 중에는 아침저녁으로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며 청년들의 기도 여정을 이끈다. 이 전례부장은 “청년이 우리의 미래라고들 하는데 과연 우리는 그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고 물으며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작더라도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은 제13기 청년해외봉사단을 모집 중이다. 아울러 오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제1회 서울가톨릭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청년과 일반 신자, 시민이 함께 체험 교실, 토크 콘서트, 초대 공연 등을 통해 가톨릭 신앙과 문화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장으로 준비되고 있다.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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