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FABC ‘희망의 대순례(The Great Pilgrimage of Hope)’는 아시아 교회가 복음화의 과제를 공유하고 서로의 현실을 비추는 자리였다. 이런 문제의식은 선언이나 구호에 머물지 않고, 대회 운영 방식과 참가 구조 전반에 ‘시노달리타스’라는 접근 방식으로 반영됐다. 희망의 대순례가 ‘함께 걷는 교회’를 어떻게 실제로 구현했는지 살펴본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11월 29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국제 순례지인 성 안나 바실리카(Minor Basilica of St. Anne)에서 봉헌된 미사는, 아시아의 다양한 교회들이 ‘순례자로서 함께 걷고, 함께 말하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영적 정점으로 자리했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 부서 부장관)이 주례한 미사는 장애인석을 제대 가까이에 배치하고, 평신도·수도자·성직자가 제단을 중심으로 자리한 가운데, 대회 동안 논의된 ‘삼중 대화(Triple Dialogue)’와 ‘다른 길로 돌아가기(A Different Way)’라는 실천적 주제를 전례적으로 완성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 구성 자체에서부터 ‘함께 걷기’를 지향했다. 주최 측은 참가자의 약 70%를 평신도로 구성했으며, 실제로 평신도 422명은 추기경(10명), 주교(104명), 사제(155명)를 합한 성직자 수를 웃돌았다. 특히 여성과 청년의 참여를 강조하며,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런 강조는 단순한 상징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대회 준비 단계부터 진행 전반에 걸쳐 발언과 참여의 기회를 마련하려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워크숍과 소그룹 토론, 상호 발표 세션 역시 단순히 강연을 듣는 형식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서로의 현실과 고민을 나누며 공동 식별을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주교와 사제들은 물론 라오스, 브루나이, 중앙아시아 등 소규모 교회에서 온 대표들까지, 32개국 참가자들이 무작위로 80여 개 테이블에 섞여 앉아,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성령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대회 운영의 기본 틀로 자리했다. 주제 발표에서도 각 발표 후 잠시 침묵 속에서 내용을 묵상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는 경청과 대화로 ‘함께'의 길을 찾는 시노드 방식을 실제 프로그램에 적용한 사례로 읽힌다. 홍콩에서 참가한 비비언 리 씨는 성령 안에서 대화에 대해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처럼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와 함께 걸어주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회 전체가 복음화의 사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시노달리타스의 한 장면을 보았다”고 전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논의와 젠더 관련 주제들이 의제로 마련된 점도 교회 주변부에 놓였던 목소리를 모두의 의견으로 듣고자 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시아의 사람들로서 함께 길을 걸어가며… 그들은 다른 길로 돌아갔다’(마태 2,12 참조)는 대회 주제 또한, 기존의 익숙한 방식이 아닌 새로운 공동 식별의 길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흘간 이어진 ‘희망의 대순례’는 아시아 교회 전체가 경청과 참여를 통해 서로를 인식하고 연결하는 여정이었다. 고통받는 교회와 일부 국가에서 극소수에 불과한 교회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기도 안에서 하나 되도록 돕는다는 사명 아래, 이번 대회는 아시아 신자들이 함께 걸은 순례의 기억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국교회 대표단을 인솔한 송영민 신부(아우구스티노·주교회의 사무국장)는 “대회 참가자 구성부터 준비 과정, 진행 방식과 전체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든 ‘시노드 스타일’은 시노드 이행 단계에서 하나의 좋은 모델을 보여줬다”며, “평신도·청년·여성의 활발한 참여는 한국교회가 평신도 양성에 더 집중해야 할 과제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자연 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을 통해 생명을 잉태한 임신 33주 차 류아름(루비나·서울대교구 수서동본당) 씨와 남편 강상준(도미니코) 씨 부부에게 올해 대림과 다가올 성탄은 더욱 뜻깊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새 생명이 선물처럼 찾아오면서, 부부는 아기 예수의 기다림에 더해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고대하며 특별한 은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태명 ‘평온이’를 맞이하게 될 부부의 이야기와, 교회 가르침에 따라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 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 이를 실천하는 나프로 임신센터를 소개한다. 몸과 마음, 가정의 건강까지 살펴준 나프로 ‘기다림’은 그 마음이 간절할수록 애타고 지난한 과정이다. 하지만 강상준·류아름 씨 부부는 “다행히 나프로 임신법 덕분에 기다림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부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 몸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기다림의 시간을 사랑과 이해로 채워갔다. 아기를 기다리며 부부는 고민이 많았다. 류 씨는 “아기를 혹여 보내주시지 않을까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도 들었지만 늘 하느님의 뜻대로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류 씨는 임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나프로 임신법과 나프로 임신센터를 알 수 있었지만, 선뜻 센터 방문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 강 씨가 서울성모병원 영성부장 태영원(알베르토) 신부로부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의 나프로 임신센터를 추천받아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프로 임신법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새 생명 ‘평온이’가 찾아왔다. 부부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인공 시술 없이 여성의 몸 상태를 세심히 살피고, 교회 가르침에도 부합하는 방식이라 부담 없이 자연 임신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 씨도 “신체적·정서적으로 힘든 과정이 많은 다른 난임 프로그램들과 달리, 나프로는 건강 상태에 맞춰 무리 없이 진행됐고, 부부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각별하게 다가오는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 부부는 본당 청년성가대에서 만나 결혼 후에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오는 2026년은 평온이와 부부, 셋이 맞이하는 뜻깊은 새해가 되겠지만, 특별한 계획보다는 아기의 태명처럼 ‘평온’하게 지내려 한다. “아름다운 성가를 함께 부르고 미사를 경건히 봉헌하는 것이 최고의 태교라 생각합니다.” 대림 시기를 보내며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는 류 씨는 “예수님을 잉태하고 기다리셨던 성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며 “올해 성탄은 다른 시선으로 구유 앞에 서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도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깊이 느끼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기쁨과 함께 책임감도 함께 찾아왔다. 강 씨는 “뱃속에서 자라는 생명이 너무 신기하면서도 삶의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 씨는 “태동을 느낄 때마다 아기와 함께 있다는 실감이 든다”며 “앞으로 셋이 함께하는 시간이 설레고 때로는 걱정도 되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 믿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희 부부와 아기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시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니다.” ■ 새 생명 위한 동행, 나프로 임신센터 “전 세계적으로 병원 안에 나프로 임신센터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우리 센터는 나프로 교육을 받은 의사와 간호사의 의학적 검사, 그리고 수도자의 영적·심리적 돌봄이 함께 이뤄지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영성간호부장 송미수 수녀(가타리나·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이런 통합 시스템이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도 자연을 존중하는 난임 치료로서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나프로 임신법은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며 나만의 가임력을 활용하는 ‘과학’이다. 나프로는 ‘자연적인 가임력 기술(Natural Procreative Technology)’의 영문 약자로,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건강한 자연임신 가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2주 간격으로 4차 과정이 기본이며, 그 후의 단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통한 임신율이 26%를 넘는다. 나프로 임신센터 서고은(엘리사벳) 프랙티셔너(Practitioner, 전문가)는 “나프로 교육을 받으며 주기와 가임력이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은경(데레사) 프랙티셔너는 “한 대상자가 빠른 결과를 원해 시험관 시술로 옮겼다가 과배란 부작용으로 입원했던 사례도 있다”며 “센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전인적 돌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나프로 임신센터에서 근무하는 세 명의 프랙티셔너들은 기계적인 임신과 출산을 넘어서서 가정과 생명, 인간에 대한 사랑의 돌봄을 제공한다. 송 수녀는 “언젠가 낙태를 경험한 여성이 임신을 위해 찾아왔을 때 함께 많이 울었고, 생각날 때마다 기도했다”며 “결국 임신했을 땐 제 동생이 임신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나프로는 임신만이 아니라 우리 몸과 성(性)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송 수녀는 “나프로는 임신을 피하거나 준비하는 데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부부가 함께 여성의 몸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프랙티셔너는 “청소년기부터 나프로를 성교육에 도입해야 한다”며 “나도 딸들이 자라면 가르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나프로 임신센터는 2017년 여의도성모병원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2025년 봄부터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직할 병원에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는 기존 여의도성모병원 인력을 중심으로 문을 열었고, 프랙티셔너 양성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또한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나프로 홍보에 힘썼다. 오석준(레오) 신부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이경상(바오로) 주교와 함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적극 알렸다. “나프로는 상업적 논리를 넘어 교회가 해야 하고, 또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교회의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생명 교육과 홍보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 해 동안 르네상스 시대에 세워진 성당들을 시기별로 지상(紙上) 순례하면서 건축 양식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7~1446)의 도전과 혁신으로 ‘피렌체’에서 태어난 르네상스 건축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 1404~1472)의 지성과 수고 덕분에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들로 전파되었습니다. 한 세대 후 밀라노에서 활동하던 도나토 브라만테(Donato Bramante 1444~1514)가 로마에 정착하여 교황청 안에 건축 공방을 설립하고 건축가들을 양성하면서, 르네상스 건축의 중심은 ‘로마’로 옮겨졌고, 르네상스 양식은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르네상스 건축을 이렇게 시간적 흐름에 따라 살펴보았는데, 이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적 머무름에 따라 르네상스 성당들을 다시 보는 것도 유의미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가보고 싶은 도시는 이탈리아의 ‘피렌체’입니다. 피렌체에서 첫 번째로 발걸음을 붙잡는 곳은 도나텔로(Donatello 1386~1466)의 <청동 다윗상>이 있는 바르젤로 미술관(Museo Nazionale del Bargello)입니다. 그곳에는 르네상스의 영감을 준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와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1267~1337)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중세에 살았지만, 그들의 문학과 미술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리나시타(Rinascita)’의 발판이 되어준 시대를 앞서간 거장들입니다. 건축에서도 중세의 마지막 작품들을 남겨준 대가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 1245~1310)의 업적에 경의를 표합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Novella)과 산타 크로체 성당(Basilica di Santa Croce)은 고딕이라는 중세의 방식으로 설계되어 세워졌고, 피렌체의 주교좌성당인 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은 아르놀포의 역작입니다. 고딕 양식의 이 세 성당은 르네상스가 중세로부터 이어받은 굉장한 유산입니다. 이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알베르티에 의해서 로마 고전주의를 따라 르네상스 양식의 파사드를 갖게 되었고, 브루넬레스키가 개발한 원근법을 최초로 적용한 마사초(Masaccio 1401~1428)의 <성 삼위일체> 프레스코화를 그 안에 담았습니다. 산타 크로체 성당 역시 단테를 기억하는 기념비와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무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고딕으로 지어진 성당은 르네상스 건축의 상징인 붉은 돔을 브루넬레스키로부터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의 돔이 르네상스의 상징이 된 것은, 불가능했던 돔 설계의 실마리를 브루넬레스키가 고대 로마의 유적에서 특히 판테온으로부터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로마 고전주의는 르네상스의 키워드였고, 피렌체 사람들은 백여 년 만에 우산 없이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피렌체 두오모를 빠져나오면 역시 브루넬레스키의 손으로 지어진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이 순례의 걸음을 재촉합니다. 바실리카형의 라틴 크로스 평면을 가진 이 성당은 중세의 선형 평면이 르네상스의 중앙집중형 평면으로 변화 발전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성당에는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구(舊) 성구실(Sagrestia Vecchia)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당 옆으로 메디치가의 궁전인 팔라초 메디치(Palazzo Medici Riccardi)가 있는데, 이곳의 동방박사들의 경당(Cappella dei Magi)에는 유명한 <동방박사들의 행렬> 프레스코화가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우리는 미켈란젤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브루넬레스키 이후 백 년 동안 마감 공사를 못하고 지내온 산 로렌초 성당은 미켈란젤로의 멋진 파사드를 가질 뻔했습니다. 하지만 석재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파사드 공사는 무산되었습니다. 대신에 미켈란젤로는 산 로렌초 성당의 구 성구실 반대 편에 신(新) 성구실(Sagrestia Nuova)을 설계하였고, 이어서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작품인 라우렌치아나 도서관(Biblioteca Medicea Laurenziana)을 설계하였습니다. 이 두 작품에서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의 고전주의를 넘어서 매너리즘의 면모를 표현하였습니다. 여기서 북동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미켈란젤로가 젊은 시절에 조각한 <다윗상>이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도 놓칠 수 없는 곳입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조금 북쪽으로 가면, 인문주의를 펼친 피렌체의 국부 코시모 데 메디치(Cosimo de' Medici, 1389~1464)가 비용을 부담하여 지은 산 마르코 성당(Basilica di San Marco)이 있고, 이곳에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의 <수태고지> 등 다수의 프레스코화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내려오면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고아원(Ospedale degli Innocenti)에서 발길이 멈춰집니다. 세계 최초의 고아 보육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건물은 아케이드를 원형 기둥이 받치는 로마네스크를 기반으로 한 고전적 중세의 모습을 파사드의 로지아에서 볼 수 있는데, 산 로렌초 성당의 네이브월 아케이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멀리 시내를 가로질러 아르노강을 건너면 브루넬레스키의 마지막 작품인 산토 스피리토 성당(Basilica di Santo Spirito)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성당에서 선형 공간 안에 중앙집중형 공간을 배치함으로써, 르네상스 건축이 중앙집중형의 평면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산토 스피리토 성당에서 서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 Carmine)이 있습니다. 그 성당의 브란카치 경당(Cappella Brancacci)에는 르네상스 회화의 시작을 알리는 마사초의 <아담과 하와의 추방(Cacciata di Adamo e Eva)>과 <사도좌에 앉은 베드로(San Pietro in cattedra)>를 볼 수 있는데, 후자에서 마사초와 알베르티 그리고 브루넬레스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피렌체의 좁고 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골목을 걷다 보면 르네상스 시대의 성당과 팔라초들의 다른 듯 같은 어우러짐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건물들 안의 아름다운 미술품들은 순례자들을 자신 앞에 멈춰 세워놓고 지친 발을 쉬게 해 줍니다. 그런 팔라초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Le Vite de' più eccellenti pittori, scultori, ed architettori)을 저술한 화가이자 건축가이면서 근대 최초의 미술사학자인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1511~1574)가 설계한 팔라초 우피치(Palazzo Uffizi, 현재 우피치 미술관)입니다. 세상의 어느 미술관도 이보다 더 보석처럼 빛나는 작품들을 한데 모아 놓지는 못할 것입니다. 메디치 가문의 인문주의와 로마 고전주의에 대한 열정은 르네상스의 꽃이 활짝 피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제 우피치 미술관을 나와서 아르노강을 향하면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를 만납니다. 그 시대의 모든 사건을 기억하고 있건만 아무 말도 없이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가다가 언덕을 향해 오르면 미켈란젤로 광장이 나오고, 그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산 미니아토 알 몬테 성당(Basilica di San Miniato al Monte)을 만납니다. 토스카나 로마네스크의 정수이자 수많은 르네상스 성당의 파사드에 영감을 준 이곳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놓은 피렌체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아마도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 풍경일 것입니다. 사람이 하느님 보시라고 만든, 하느님께 드리는 작은 봉헌입니다. 글 _ 강한수 가롤로 신부(의정부교구 건축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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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님~, 노래 선물이 도착했어요”

“두근두근 설레는 오늘, 아기 예수님 오시는 날. 슬라임도 곰돌이 인형도 예수님께 주고 싶어요~” 의정부교구 구리본당(주임 최성우 요한 세례자 신부) ‘스텔라 어린이부 주일학교’가 12월 4일 창작성가 <아기 예수님 선물(The Baby Jesus, Our Christmas Gift)>을 발표했다. <아기 예수님 선물>은 대림시기를 맞아 성탄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은 주일학교 교리 교사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노랫말은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기도를 바탕으로 했고, 앨범 아트 역시 직접 그린 그림과 손 글씨로 꾸며 ‘예수님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곡 제목에는 ‘어린이들이 예수님께 드리는 선물’이자 ‘예수님이 어린이들에게 주시는 선물’이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겨 있다. 성탄 캐럴 스타일로 작곡된 곡은 2분 31초 길이로, 중간중간 익숙한 캐럴의 멜로디를 오마주해 친근함을 더했다. 노래에는 주일학교 어린이들뿐 아니라 본당 신부, 수녀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 공동체의 따뜻함을 전한다. 작곡은 본당 주일학교 교사 이찬솔(젬마) 씨가, 편곡은 이재성(대건 안드레아) 씨가 맡았다. 앨범 아트에는 어린이부 교감 홍선영(크리스티나) 씨가 힘을 보탰다. <아기 예수님 선물>은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 멜론 등 다수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 혹은 내려받아 들을 수 있다. 최성우 신부는 “주일학교를 더욱 활성화할 방안을 고심하던 중에 어린이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특히 아기 예수님은 연령대가 비슷한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에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캐럴 분위기의 곡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2026년 사목교서에서 교구 내 본당들이 성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주문한 바 있다. 손 주교는 사목교서를 통해 “전례 중에 함께 부르는 성가는 신자들의 마음을 모아 공동체 의식을 더욱 굳건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6·25 순교’ 선교사 신앙 깃든 작품 한국에

6·25 전쟁 중 한국에서 순교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 7위의 순교 7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태피스트리(직물공예) 작품 <기억으로 짜인(Woven into Memory)>이 한국에 왔다. 선교회 한국지부(지부장 권세오 곤잘로 신부)는 11월 28일 서울시 동소문동 골롬반 선교센터에서 ‘태피스트리 축복 및 증정식’을 개최했다. 축복식에는 권세오 신부를 비롯한 선교사들과 선교회 후원회원,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을 의뢰한 재클린 니 크리븐 드토위(Jacqueline née Creaven d'Towey) 씨 등이 참석했다. 재클린 씨는 북한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프랜시스 캐너밴(Francis Canavan, 손 프란치스코) 신부의 후손이다. 재클린 씨는 작품에 대해 “6·25전쟁 순교자들의 고향인 아일랜드와 그들이 자기 자신을 바쳐 희생한 한국 두 나라의 아름다움, 여기에 순교자들의 신앙을 모두 표현하고자 했다”며 “이 작품이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을 기억하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재클린 씨가 권세오 신부에게 전달한 작품은 아일랜드 태피스트리 작가 프란시스 크로우(Frances Crowe) 씨의 작품으로, 115x170cm 크기의 벽걸이 형태다. 태피스트리는 다층적 상징으로 짜여있다. 아일랜드의 풍요로운 초원을 상징하는 녹색 담요가 바다 너머로 뻗어 나가는 모습은 아일랜드에서 세계로 전파된 복음을 의미한다. 작품 가운데는 한반도 지도 옆 태극기와 함께 선교사 7명의 사진이 있으며, 아일랜드계 미국인 신부들(하느님의 종 패트릭 브레넌 신부, 제임스 매긴 신부)을 기리는 의미의 성조기도 담고 있다. 왼쪽 아래 흙을 쥔 두 손과 흘러내리는 흙은 신앙의 씨 뿌림과 성장을 상징한다. 눈 속에서 피어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설강화는 선교회 소속으로 한국에서 선교했던 고(故) 케빈 오록 신부(Kevin O'Rourke)의 시 「핏속에서(In the Blood)」 중 ‘눈 속에서 피어난 꽃들’이라는 구절을 시각화했다. 대나무와 무궁화는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푸른 충절’을 의미한다. 이밖에 전쟁을 상징하는 동생을 업은 아이, 한국전쟁 중 희생된 159명의 아일랜드인을 뜻하는 로마자, 죽음의 행진, 부활의 희망, 켈트 십자가 등 여러 상징을 담았다. 아일랜드를 순회하며 순교자들의 삶을 소개해 온 재클린 씨는 손 프란치스코 신부의 기일인 12월 6일에 맞춰 작품 원본과 사본을 한국에 전달했다. 사본 6점은 선교회 한국지부를 시작으로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본당, 광주가톨릭박물관, 광주가톨릭대학교, 춘천교구, 주한 아일랜드대사관에 각각 전달됐다. 원본은 2026년 3월 서울 전쟁기념관에 전달돼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특별기고] 교황청 신앙교리부 공지에 따른 레지오 선서문 수정의 의미

주교회의는 2025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 선서문 수정 시안을 승인했다. 최근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발표한 공지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에 비춰, 이번 레지오 마리애 선서문 수정의 의미를 국제신학위원회 위원이자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 담당 박준양(요한 세례자) 신부의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레지오 마리애 교본은, “교회는 성모님을… 은총의 중재자(Mediatrix in grace)로서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에 협력하시는 공동 구속자(Co-Redemptrix in salvation)로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리스도와 닮은 분’이라고도 선언할 수 있는 것”(제7장, 72쪽)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수정이 필요한 때가 왔다.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11월 4일 발표한 공지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는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는 독자적이지 않은 ‘참여적 중재’임을 강조하면서, ‘공동 구속자’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힌다. 즉, “구속 사업에 있어 그리스도께 대한 마리아의 종속적 역할”을 설명함에 있어, “마리아의 협력을 규정하기 위해 ‘공동 구속자’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부적절하다”고 선언한다. 왜냐하면 “이 호칭은 그리스도의 유일한 구원 중개를 흐리게 할 위험이 있으며,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앙 진리의 조화에 있어 혼란과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22항) 때문이다. 이는 구원사에서 마리아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하는 교도권 문헌이며 사목적 차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의 과장된 마리아 신심은 하느님께 대한 흠숭지례와 마리아 신심의 상경지례 수준이 구분되기 어려웠고, 특히 성령의 역할이 사실상 마리아에게 양도, 귀속된 것처럼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는 성모 신심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빛에 비추어져 재성찰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현재 레지오 마리애 교본의 신학적 기조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충분히 쇄신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의 3개(서울, 광주, 대구) 세나뚜스는 교본의 새 수정 번역을 진행 중이며, 그중 시급한 문제는 입단 선서문(교본 제15장, 141~142쪽)이다. “지극히 거룩하신 성령이시여”라고 부르며 시작하는데, 이후 ‘당신’이라는 호칭으로 계속 성령을 가리킨다. “당신은 이 세상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하려고 오셨으나 성모 마리아를 통하지 않고서는 역사하지 않으시고 저희 또한 성모 마리아 없이는 당신을 알아 뵈올 수 없고 사랑할 수도 없음을 아옵니다. 당신은 저희에게 모든 재능과 성덕과 은총을 내려 주시오나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사람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때에,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만큼,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방법으로, 베풀고 계심을 제가 아옵니다.” 과연 마리아가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선사하시는 은총의 유일하고 배타적인 통로인가?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는 명확한 대답을 제시한다. “그 어떤 인간도, 심지어 사도들이나 복되신 동정녀조차도 은총의 보편적 분배자로서 행동할 수 없다. 오직 하느님께서만 은총을 내려 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인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53항) 따라서 ‘모든 은총의 중재자’ 호칭 사용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은총 질서에 있어 마리아의 모성이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의 성화 은총을 받아들이게끔 도움을 준다”(46항)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서문 둘째 단락을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경륜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보편적 활동을 모두 마리아의 역할로 양도해 배타적으로 한정시키는 오류가 발견된다. 이는 마리아가 ‘공동 구속자’이며 ‘모든 은총의 중재자’라고 글자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진술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 3개 세나뚜스는 선서문의 수정 번역 시안을 마련해 주교회의에 제출했고 2025년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승인을 받았다. 2026년부터 전국 교구 레지오에서 새 번역문 시안이 사용될 것이며, 향후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주교회의에 최종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공헌이 지대한 만큼, 레지오 마리애 신심이 올바른 신학적 기반 위에 서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 시안에서는 선서문 전체의 문장과 표현을 가다듬었고, 내용적으로는 둘째 단락을 ‘내용의 동등성(dynamic equivalence)’ 원칙에 따라, 축자적 번역 대신에 의미 중심의 번역을 했다. 즉, ‘마리아를 통하지 않으면 성령의 은총을 받을 수 없다’고 한 것을 ‘마리아의 도움으로 성령의 풍성한 은총을 받는다’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역하였다. 글 _ 박준양 요한 세례자 신부(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 담당)

대구가톨릭대 칠곡가톨릭병원, 새 병원 기공식 개최

대구가톨릭대학교 칠곡가톨릭병원(병원장 신홍식 루카 신부)은 12월 12일 새 병원 건립 축복 기공식을 개최했다. 300병상 규모로 세워질 새 병원은 일반 환자뿐 아니라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등을 치료하고 전문 진료를 특화해 지역 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칠곡가톨릭병원 새 병원은 연면적 2만4210㎡의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2028년 4월 개원을 목표로 건립된다. 291개 병상을 포함해 음압병실 등과 같은 특수병동을 배치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치유를 위한 병동 환경을 조성하고, 각 분야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의료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진료 공간뿐 아니라 야외 테라스와 녹지형 정원을 마련해 의료진과 내원객 등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안정형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더불어 효율적 공간 배치와 고객 친화적 동선 설계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이고,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기공식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와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를 비롯해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장 노광수(그레고리오)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성한기(요셉) 총장 등 각계 내빈과 협력기관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신홍식 신부는 “새 병원 건립은 앞으로 지역사회의 의료보건 발전에 한 발짝 앞서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지역민들에게 신뢰와 존경받는 지역 최고의 칠곡가톨릭병원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종합

‘설립 50주년’ 마산교구 주교좌 양덕동본당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나아갈 것”

마산교구 주교좌 양덕동본당(주임 정진국 바오로 신부)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2월 7일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봉헌된 기념미사에는 500여 명의 신자가 참례했으며, 본당 주임을 역임한 유영봉(야고보) 몬시뇰과 정영규(마르코)‧최영철(알폰소)‧허성학(아브라함) 신부 등이 미사를 공동 집전해 신자들의 열띤 환영을 받았다. 본당은 교구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교구는 1966년 설정 이후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와 자매 결연을 했고, 그라츠교구 지원으로 현재의 양덕동성당을 건립할 수 있었다. 특히 성당 건물은 고(故) 김수근(바오로) 건축가가 의뢰를 받아 당시 신입 직원이었던 승효상 건축가가 주축이 돼 지은 것으로, 지금도 건축물을 보기 위한 발걸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사 강론에서 이성효 주교는 “교구 설립 초기를 이끈 분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곳이 양덕동성당인 만큼, 오늘 이 자리가 단순히 기쁨을 나누는 순간이 아니라 우리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우리들, 살아있는 인간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기쁨이자 영광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당은 ‘감사와 사랑의 50년, 복음과 기쁨의 100년’을 설립 50주년 기념 주제로 정하고 2024년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총무기획팀‧영성팀‧편찬팀으로 준비위를 꾸려 ▲50년사 발간 ▲전 신자 성경필사 ▲성경 통독 ▲성경 암송 ▲성지순례 ▲기념 음악회 ▲바자 ▲묵주기도 100만 단 봉헌 등을 이어왔다. 특히 100만 단을 목표로 시작한 묵주기도는 기념미사 당시 200만2053단으로 집계돼 50주년을 맞이하는 신자들의 열정을 보여줬다. 영성체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정진국 신부는 “이번 행사는 우리의 영성을 함께 살찌운 시간이었다”면서 “50주년이 끝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과 지역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이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주교구 전동본당 ‘첫 순교자 현양, 나눔으로 꽃피우다’

전주교구 전동본당(주임 김성봉 프레드릭 신부)이 ‘첫 순교자 순교 기념 공동 자선 모금’을 통해 본당 초대 주임신부의 고향 성당 새 단장을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본당은 올해 11월 5일부터 12월 8일까지 본당 신자들과 순례자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3800여만원을 모았다. 올해 모금액은 전동성당을 건립한 본당 초대 주임 보두네 신부(1859~1915, 파리외방전교회)의 프랑스 고향에 있는 성당 제의실 단장에 쓰인다. 해당 성당은 사제가 상주하지 않고 한두 달에 한 번 미사가 봉헌될 정도로 열악한 재정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 2021년부터 한국교회 첫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순교일인 12월 8일에 맞춰 전동순교제를 열고 있는 본당은 순교제를 전후해 공동 자선 모금에 나서고 있다. 한 달 간 이어지는 모금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미사 중에도 자선 봉투에 기금을 담아 봉헌할 수 있다. 그동안 본당은 이렇게 모은 모금액으로 한국외방선교회 아프리카 모잠비크 선교지 돕기, 교구 성 요셉 동산 양로원 지원,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필리핀 빈민촌 후원 등에 힘을 보탰다. 김성봉 신부는 “교구의 순교자 현양을 우리만의 잔치로 끝내는 것이 아닌, 이웃 사랑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공동 자선 모금을 시작했다”며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것 역시 복음 선포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당은 12월 5일부터 8일까지 ‘2025 전동순교제’를 개최했다. 전동순교제는 ‘순교 현양 음악회’를 시작으로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주례 ‘한국 첫 순교자 순교기념일 미사’ 봉헌, 허보록 신부(필립보·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 부지부장)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성모 신심’을 주제 특강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후원 계좌: 신협 134-001-130673 천주교전주교구유지재단

서울대교구 발산동본당 “성지순례의 감동, 함께 나눠요”

서울대교구 발산동본당(주임 김숭호 안드레아 신부)은 11월 29일부터 12월 7일까지 성당 1층 로비와 만남의 방에서 ‘희년 성지순례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2025년 희년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본당 신자들이 개인이나 가족, 단체별로 이탈리아 로마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순례하고 찍은 사진들을 공동체와 공유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본당은 주보 공지를 통해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출품작을 받은 뒤 공정한 심사를 거쳐 금상 1개 작품, 은상 2개 작품, 동상 3개 작품을 선정했으며, 수상작을 포함해 모두 190여 작품을 전시했다. 금상은 본당 ‘성물방 봉사회’가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를 순례하며 찍은 ‘예수님의 십자가’가 선정됐다. 은상은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회의 새남터순교성지 순례 사진 ‘신앙심 발산’ 외 작품 1점, 동상은 임경헌(요아킴) 본당 사목회 해외선교후원회장이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수비아코 베네딕도수도원을 순례하며 찍은 ‘베네딕토의 거룩한 동료’ 외 작품 2점에 수여됐다. 금상은 30만 원, 은상과 동상에는 각각 상금 20만 원과 10만 원이 수여됐다. 성물방 봉사회 김애경(아녜스) 회장은 “본당에서 희년을 기념해 성지순례 참여를 권유해서 여러 성지들을 순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회원들과 절두산순교성지를 순례하던 중 만난 수녀님이 사진을 찍어 주셨는데 금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숭호 신부는 “희년 성지순례 사진 전시회에 본당 많은 신자 분이 출품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신앙과직제, ‘2025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음악회’ 개최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이하 신앙과직제)가 성탄을 맞아 종교의 경계를 넘어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 신앙과직제가 12월 25일 오후 5시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에서 개최하는 ‘2025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음악회’는 천주교는 물론 불교, 원불교, 천도교, 성균관, 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교간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다.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도 대거 초청한다. 다문화 가정, 이주민, 청소년·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등 아픔을 겪은 이들이 함께 자리해 성탄의 기쁨을 나눈다. 40인조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발달장애인 핸드벨 연주단 등이 출연하는 음악회에서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아리아, 비발디 <사계 - 겨울>, 하이든 <천지창조> 듀엣,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 등이 연주된다. 음악회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청중과 함께 부르며 대미를 장식한다. 음악회에서는 신앙과직제 공동의장 이용훈 주교(마티아·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와 박승렬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송용민 신부(요한 사도, 신앙과직제 공동신학위원장)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을 마무리하며, 음악을 통해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넘어 안정을 향해 나아가도록 위로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평화 가운데 대한민국의 희망을 격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앙과직제는 1999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성탄음악회를 개최한 이후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광주대교구 염주동성당 등 전국 주요 성당과 공연장을 순회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음악회’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