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4일(현지시간)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교황청 방문 첫 일정으로 마련됐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 주례로 봉헌된 미사에는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한 정부 대표단, 교황청 관계자, 로마에 거주하는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참여했다. 이 대통령은 미사 후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갈등과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성이 멈추지 않고 중동에서는 새로운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사회 곳곳에 분열과 대립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야기했던 남과 북은 다시 단절과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섰다”며 “남북을 연결하던 소통의 통로는 닫혔고 불신과 긴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고 이를 굳건히 이겨냈다”며 “총과 칼이 아닌 촛불로, 폭력이 아닌 평화로, 냉소가 아닌 연대로 짙은 어둠을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가톨릭교회에 대해 “평신도의 자발적인 신앙 공동체로 시작해 혹독한 박해를 견뎌낸 한국 가톨릭교회는 우리 사회가 어려운 순간을 겪을 때마다 인간의 존엄과 평화, 연대의 가치를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평가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을 하루 앞둔 시점에 열린 이날 미사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도 그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교황청이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관심과 지지를 보내온 데 감사를 표하며 “갈등이 있는 곳에는 화해를, 불신이 있는 곳에는 신뢰를, 분열이 있는 곳에는 연대를 더하며 평화가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될 수 있도록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 2,4)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아울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언급하며 “국경과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우정을 나누고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유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는 시대일수록 대화와 화해, 연대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를 당부했다. 또한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 WYD가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5일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하고 한반도 평화와 국제 현안, 서울 WYD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이행 단계에 들어선 한국교회가 약화된 시노드 동력을 되살려, 시노드의 열매를 본당 현장과 교회 구조의 변화로 이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각 교구가 「최종문서」 교육과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닌 경청과 식별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교구 시노드 팀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주교회의는 6월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선물들의 교환’(「최종문서」 120-123항)을 주제로 ‘제2차 시노드 교회를 위한 교구 시노드 팀 연수’를 열고, 이행 단계에 있는 각 교구 현황과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연수에는 13개 교구에서 주교 1명, 신부 16명, 수녀 6명, 평신도 21명 등 44명이 참석했다. 주교회의 사무총장 겸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장 이철수(스테파노) 신부는 인사말에서 “시노드의 준비와 거행에 3년, 그 결실을 지역교회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데 3년의 시간이 할애됐다”며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이보다 더 오랜 시간 진행된 시노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열리는 교회 회의까지의 이행 단계는 하나의 출발점”이라며 “더 멀리 바라보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 교구별 이행 편차 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엄재중(요셉) 연구원은 전국 12개 교구가 제출한 답변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시노드 이행 단계의 분석과 전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2개 교구 가운데 시노드 이행 계획 또는 로드맵을 수립한 교구는 8개 교구, 아직 수립하지 않은 교구는 4개 교구였다. 교구별 자기 진단에서는 초기 시작 단계, 진행 단계, 구조적 변화 시작 단계, 안정적 정착 단계가 모두 나타났다. 일부 교구는 기존의 교구 시노드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모델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관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교구도 있었다. 엄 연구원은 이 같은 분류가 각 교구 시노드 팀 담당자의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2021년부터 시작된 시노드 초기와 거행 단계에 비해서는 그 동력이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러 교구가 각종 연수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소개하고,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상호 경청과 공동 식별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교구 시노드 팀 운영도 과제로 제시됐다. 교구 시노드 팀의 정기 모임이 있다고 답한 교구는 일부에 그쳤고, 시노드 팀 활동이 본당에 뚜렷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 교구도 많지 않았다. 엄 연구원은 교구 시노드 팀 내부, 교구청 사목 부서, 본당 현장 사이의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행 단계의 첫 책임자는 교구장 주교라며, 교구장 리더십과 지원 없이는 시노드 팀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엄 연구원은 “시노드 팀이 단순한 연락·행정 조직이 아니라 지역 교회가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동반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력과 자원의 부족, 관심과 동력 저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등 현안과의 우선순위 충돌, 기존 참여 기구와의 역할 혼선, 본당 현장과의 단절 등을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최종문서」 수용은 시작… 본당 교육은 ‘공백’ 한국교회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수용은 시작됐지만, 본당 현장까지 충분히 확산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 연구원은 12개 교구 중 8개 교구가 교구장 사목 교서에 「최종문서」를 언급하며 이행 단계를 준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7개 교구가 사제 연수를 통해 「최종문서」를 교육했고, 지구 단위 교육은 4개 교구, 구역·반장 연수는 9개 교구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본당 및 제 단체 차원의 교육을 직접 실시한 교구는 1개 교구에 그쳤다. 엄 연구원은 “시노달리타스와 「최종문서」에 대해 교구에서 여러 기회를 마련해 알리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본당과 신자들은 이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게 현실”이라며 “하느님 백성의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는 본당에서 「최종문서」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은 심각한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성령 안에서 대화’, 보급 늘었지만 일상화는 미흡 시노드 방법론인 ‘성령 안에서 대화’도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교구가 소개와 보급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제들의 ‘성령 안에서 대화’ 모임은 7개 교구에서, 사제·평신도·수도자가 함께한 ‘성령 안에서 대화’ 모임은 6개 교구에서 이뤄졌다. 본당용 ‘성령 안에서 대화’ 자료를 제작·제공한 교구는 8개 교구였다. 엄 연구원은 각 교구의 실천을 교육·체험형, 자료 제작·보급형, 의사 결정형, 사제 연수형, 본당 적용형으로 나눠 설명했다. 일부 교구는 사제 연수나 사제·수도자·평신도 연수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체험했고, 일부 교구는 교구 차원의 자료를 제작해 본당에 공급했다. 또 몇몇 교구는 교구 사목 계획과 비전 설정, 교구장 사목 교서 작성, 사목 평의회 논의 과정에 이를 활용했다. 논의 주제도 디지털 문화와 신앙, 가정 안에서의 신앙 전승, 본당 사목 방향, 성전 건립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엄 연구원은 이러한 시도들이 아직 일회적 체험이나 자료 보급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실제 본당 운영과 의사 결정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고 짚었다. 특히 자료를 만들고 배포했지만 본당 안에서 얼마나 실제로 사용되는지는 대부분의 교구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제와 평신도·수도자가 함께하는 모임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은 하느님 백성 안에서 이뤄지는 공동 경청과 식별인데, 사제끼리 또는 평신도끼리만 진행되는 방식은 그 본질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엄 연구원은 앞으로의 과제로 시노드 교회를 향한 지속적인 전환, ‘성령 안에서 대화’와 같은 공동체적 식별 방식의 정착,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시노드 이행 단계의 연계, 시노드 결실의 본당 확산, 교구 시노드 팀에 대한 지원과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교구 시노드 팀은 단순히 회의를 준비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실무 조직이 아니라, 지역교회가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동반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최근 발표한 「2027-2028년 회의들을 향하여: 준비를 위한 단계와 기준과 도구」의 주요 내용도 설명했다. 그는 2027년 상반기 교구 평가 회의와 서술형 보고서 작성, 다른 지역교회들에게 보내는 서한 준비 등이 앞으로 각 교구가 준비해야 할 과제라며, 이 과정은 단순히 또 하나의 문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교구 공동체가 살아온 시노드 여정을 함께 되읽고 식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대교구, 페루 리마대교구, 호주 메이틀랜드-뉴캐슬교구, 미국 샌디에이고교구, 세네갈 다카르대교구 등 해외 교구의 이행 사례도 소개했다. 엄 연구원은 이들 사례를 통해 「최종문서」의 수용이 교육과 대화에 머물지 않고, 사목 계획 수립과 참여 기구 쇄신, 본당 시범 모델, 상설 양성 체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했다. 광주·대구·전주·춘천교구, 이행 단계 사례 발표 이어진 사례 발표에서는 각 교구가 시노드 정신을 교회 현장에 적용해 온 경험을 나눴다. 광주대교구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중심으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교회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교구 사목 방향을 식별해 온 과정을 소개했다. ‘하느님 백성의 대화’에서 나눈 내용은 단순한 의견 수렴에 머물지 않고 교구장 사목 교서와 교구 사목 방향에 반영되고 있다. 교구는 앞으로 이 대화를 매년 정례화하고, 본당과 지구 단위로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대교구는 교구장 사목 교서 작성 과정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한 경험과 산격본당 시노드 시범 본당 사례를 발표했다. 대구대교구는 2025년과 2026년 교구 사제 연수에서 교구 장기 사목 계획에 따른 사목 교서 작성을 위해 의견을 식별했고, 본당 총회장 연수와 촉진자·서기 양성 교육을 통해 본당 차원의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산격본당 사례는 사목자나 일부 구성원의 의견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목소리를 모아 본당의 변화 방향을 찾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주교구는 교구 꾸리아 회의, 사제 연수회, 사제 월례 묵상회, 사목평의회, 본당 사목회 연수 등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교구 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제단 전체의 나눔과 식별을 바탕으로 교구 사목 방향을 구체화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전주교구는 ‘성령 안에서 대화’ 매뉴얼과 자료집을 제작해 본당과 단체에 보급하고 있다. 춘천교구는 교구장 사목방문 과정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한 사례와 단계별 이행 로드맵을 발표했다. 춘천교구는 2026년 ‘성령 안에서 대화’를 교구 안에 정착시키고,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소공동체와 본당 현실에 맞게 토착화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청년, 노인, 이주민, 장애인, 냉담 교우, 사회적 약자 등 교회 안에서 충분히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이들을 찾아가 경청하고, 2028년 이후에는 교구장 사목방문 안에서 심화된 대화를 실시해 교구 영적 비전과 사목 방향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사례발표 뒤에는 조별 모임 ‘선물들의 교환’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강의와 사례 발표를 들으며 마음에 남은 단어를 카드에 적고, 각 교구의 시노드 여정에서 얻은 열매와 앞으로 적용해 보고 싶은 실천을 나눴다. 이후 전체모임에서는 각자가 적은 단어 카드를 다른 참석자에게 전하며, 교회들 사이의 ‘선물 교환’이라는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되새겼다. 주교회의 시노드 팀 대표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마무리 인사에서 “학술적인 심포지엄이었다면 끝날 때쯤 모두 지쳤을 수도 있지만, 성령 안에서의 대화로 마무리하면서 모두들 가슴에 안고 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령 안에서의 대화는 우리 교회가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자리인지 새롭게 느꼈다”고 밝혔다. 시노드 이행 단계는 현재 ‘지역교회들과 그 연합체들의 이행 과정’(~2026년 12월)에 있으며, 2027년 전반기 교구 내 평가 회의, 2027년 후반기 주교회의와 주교회의 연합회 내 평가 회의, 2028년 대륙별 평가 회의를 거쳐 2028년 10월 바티칸에서 열릴 교회 회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교회 주교단이 판문점을 찾아 한반도 평화와 민족 화해를 위해 기도했다. 주교회의는 6월 9일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판문점을 방문하는 주교 현장 체험을 열었다. 이날 방문에는 민족화해위원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 수원교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가 함께했다. 판문점 일반 견학이 2023년부터 중단된 가운데 이번 방문은 특별 견학 형식으로 이뤄졌다. 주교단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 판문점 견학 안내소에서 소개 영상을 시청하고 조감도를 보며 견학 코스를 살폈다. 이어 JSA 안보견학관에서 최전방 임무를 수행하는 JSA 경비대대 소개 영상을 본 뒤 판문점의 유래와 주요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검문을 거쳐 비무장지대(DMZ)에 들어선 주교단은 남측 대성동 마을과 북측 기정동 마을을 바라보며 긴장감 속에 공존하는 민간과 군의 현실,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들었다. 주교단은 1976년 8월 18일 발생한 ‘도끼 만행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와 정전협정 체결 뒤 송환 포로들이 건넜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둘러본 후 남측 시설인 자유의 집에서 북측 판문각을 향해 강복했다. 이후 군종교구 JSA성당으로 이동해 묵상과 기도 시간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되새겼다. 김선태 주교는 “현장에 와 보니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적대감이 깊게 느껴졌다”며 “한 발짝 내디디면 북한일 만큼 가까운 거리인데, 남북 관계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꽉 막힌 관계를 풀려면 인간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하느님께서 도와주셔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손희송 주교는 “남북이 하나가 되기까지 요원해 보일지라도 서로 적대감과 불신을 버리고 평화 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신철 주교도 “북녘땅을 향해 강복하면서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기도의 결실이 가시적으로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주교 현장 체험은 주교들이 교회 안팎의 주요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현실에 부응하는 사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이어 온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5월 20일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주관 유사종교 예방 교육, 5월 28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 의정부교구 마두동성당 방문에 이어 이번 판문점 방문이 열렸다. 11월 4일에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하는 포항장애인통합지원센터 방문이 예정돼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OSV] 레오 14세 교황이 스페인 사목방문 5일째인 6월 10일 바르셀로나 성가정 대성당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172m가 넘는 높이로, 성가정 대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됐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레티시아 왕비가 성당에 먼저 도착해 교황을 맞이했으며, 교황은 미사 봉헌에 앞서 대성당 지하 경당으로 내려가 가경자 안토니오 가우디의 무덤 앞에서 기도했다. ‘하느님의 건축가’로 알려진 가우디는 정확히 100년 전인 1926년 6월 10일 73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후반 생애 43년을 성가정 대성당 설계와 건축에 온전히 바쳤다. 축복미사에는 약 9000명이 참여했다. 성당 안에 들어오지 못한 12만 명은 성당 밖에서 미사에 참여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하느님에 관한 진리와 우리 자신에 관한 진리를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 주시는 유일한 분이신 그리스도께 시선을 들어 올리라”며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우리는 새로워진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가정 대성당은 예술과 아름다움이 사람들을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라며 “이미지가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성가정 대성당은 예술과 아름다움이 복음화의 탁월한 통로라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제시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의 탑 정상에 놓인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 우리의 믿음은 그 정점에 이르고, 이 십자가는 낮에는 햇빛을 반사하며 빛나고, 밤에는 지중해를 굽어보는 등대처럼 도시를 밝히며 빛난다”면서 “어둠이 그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그리스도의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고 말했다. 가우디는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인근 몬주익 언덕 정상보다 정확히 0.5m 낮게 서도록 설계했다. 인간 손으로 만든 작품이 하느님의 작품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탑 꼭대기에는 유리와 흰색 에나멜 세라믹으로 만든 십자가가 서 있다. 이 십자가는 높이 약 17m, 너비 약 13m 크기로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며, 홀로 높으신 분(Tu solus Sanctus, Tu solus Dominus, Tu solus Altissimus)’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청년들을 주축으로 한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WYD 홍보단’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스페인 등을 방문하며 세계 청년들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로 초대한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한국무용과 케이팝(K-POP)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통해 국내외 청년들에게 서울 WYD를 알리고 참여를 이끄는 홍보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홍보단은 서울 WYD 개최지인 서울대교구 청년들이 직접 세계 청년들을 초대하는 활동이다. 특히 2025년 로마 젊은이의 희년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중심이 돼, 세계교회 안에서 받은 환대의 경험을 서울 WYD를 향한 초대로 이어 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홍보단에 합류한 청년 20여 명은 대부분 무용이나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경험이 없지만, 2025년 11월부터 매주 주말을 반납하며 케이팝과 한국무용을 익혀 왔다. 이들은 4월 군종교구 청년대회와 5월 서울대교구 주일학교 교리교사의 날에 공연을 선보였으며, 6월과 7월에는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앞마당에서 WYD 초대 국내 홍보 활동을 이어 간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일본과 스페인에서 세계 청년들을 만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후쿠오카, 구마모토 등의 성당을 비롯해 현지 학교와 일반 공연장 등에서 공연하며 신앙의 유무를 넘어 서울 WYD를 알릴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주요 거점을 방문하며, 세계 각지에서 순례길을 찾은 청년들과 소통한다. 홍보단은 공연과 홍보 부스 운영으로 서울 WYD를 소개하고, WYD 공식 홈페이지 QR코드가 담긴 부채를 기념품으로 전한다. 홍보용 부채는 젊은 세대가 SNS 인증사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투명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홍보단과 동반하는 윤상현 신부(비오·청소년국 유아부 담당)는 “청년들이 직접 세계 청년들을 만나고, 우리가 가진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는 일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무용과 케이팝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서울 WYD가 열릴 한국교회의 젊은 얼굴을 보여주고, 세계 청년들에게 먼저 건네는 초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홍보단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은송(아가타·23·서울대교구 창5동본당) 씨는 “한국무용은 한국의 과거를, 케이팝은 한국의 현재를 보여주고, WYD는 한국과 세계가 함께 나아갈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홍보단의 활동을 통해 많은 청년이 서울 WYD에서 함께 신앙 공동체를 이뤄 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경원(사무엘·19·서울대교구 수유동본당) 씨도 “매주 주말마다 연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함께 기도하고 준비하면서 서울 WYD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현지 청년들도 서울 WYD를 고대하는 설렘과 기쁨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온 응웬 티 디엠 뀐(Nguyen Thi Diem Quynh·마리아·26) 씨는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딸 팜 녹 이엔 비(Pham Ngoc Yen Vy)를 돌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기다리던 첫 아이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뀐 씨와 남편 팜 뒤 통(Pham Duy Thong·25) 씨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지난 3월, 임신 31주 만에 아이가 조산으로 태어나면서 기쁨은 곧 걱정으로 바뀌었다. 1.4kg의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딸은 곧바로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뀐 씨는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치료받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태어날 당시 아이에게 망막과 심장, 신장 등에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다행히 눈과 심장 상태는 많이 호전됐지만, 오른쪽 팔의 혈관종과 신장 한쪽의 이상, 꼬리뼈 부위 문제로 여전히 치료와 경과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뀐 씨 부부는 아이를 한 달 만에 퇴원시켜야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불어나는 의료비를 더는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퇴원 당시 병원비는 5000만 원에 육박했다. 여러 후원단체의 지원, 특히 경산 베트남 가톨릭 공동체의 도움으로 일부 비용을 마련했지만, 아직 남은 치료비만 3000만 원이 넘는다. 아이는 현재도 매달 한두 차례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고 있으며, 한 번 진료 받을 때마다 적게는 30만 원, 많게는 80만 원가량이 든다. 그동안의 진료비를 감당하느라 생긴 빚도, 앞으로 이어질 병원비와 아이의 의료비도 모두 가장인 통 씨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통 씨는 한 달에 약 200만 원을 벌었지만, 일용직 특성상 일거리가 없으면 수입도 끊기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는 복숭아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가족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뀐 씨도 임신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그만두면서 현재 소득이 없는 상태다. 부부는 매달 월세와 생활비, 본국 가족 지원, 부채 상환까지 감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주거와 양육 환경을 유지하는 일도 절실하다. 지금의 형편으로는 병원 진료를 이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바오로) 신부는 “부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오직 아기의 건강만을 바라보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마음으로 이 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 주시고,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6월 10일(수) ~ 2026년 6월 30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메워 온 무료급식소들이 이제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물가 상승과 후원 감소, 푸드뱅크 기부 축소가 겹치면서 따뜻한 한 끼를 이어 온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장기간 무료급식을 이어 온 청주교구 ‘성 빈첸시오의 집’과 서울 영등포 ‘토마스의 집’ 사례를 통해 무료급식소가 처한 현실을 전하고, 청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 연구소장 김성우(이사악) 신부와 함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치솟는 물가에 후원 줄어 “고기 등 식자재가 채워져 있어야 할 공간인데 지금은 이렇게 아무것도 없어요. 다 비어 있어요.” 5월 26일 청주시 수동. 청주교구 관할 무료급식소인 ‘성 빈첸시오의 집’을 담당하는 박경숙(루치아) 사무장은 텅 빈 냉장고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창고와 냉장고에 남은 식자재는 한쪽에 놓인 쌀 포대뿐이었다. 1991년 문을 연 성 빈첸시오의 집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100여 명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운영비는 몇 년째 그대로인 반면 식자재 값은 계속 오르고, 개인 후원도 줄고 있다. 현재는 매월 20여 명이 보내오는 3000~5000원의 후원금과 청주교구 내 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의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지역 푸드뱅크의 도움마저 끊기면서 라면, 빵, 떡 등 부식 나눔도 축소됐다. 급식소 이용자들에게 부식은 단순한 간식이 아닌 한 끼다. 박 사무장은 “부식만이라도 마음 편히 드릴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2024년까지는 교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산하 간병사 협의회의 수익을 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이 개인에게 이관되면서 고정 수입마저 끊겼다. 그럼에도 문을 닫을 수 없다. 홀로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노인과 한 끼 식사비가 버거운 이들, 이주노동자와 취업 준비생까지 이곳을 찾기 때문이다. 급식소에서 만난 장기순 씨는 “여기서는 다들 배려해 줘서 좋고, 먹고 나오면 든든하다”고 말했다. 성 빈첸시오의 집은 식사 나눔 외에도 매월 첫째 주 화요일 이미용 봉사를 이어 오고, 비정기적으로 옷 나눔도 해 왔다. 지난 35년간 이곳을 이용한 사람을 100만 명이 넘는다. 2023년 12월에는 이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 20여 명의 정기 봉사자가 식사 준비와 배식을 맡고 있지만, 대부분 고령이라 젊은 세대의 참여도 절실하다. 오인근(마태오) 봉사자는 “은퇴하신 분들이 주로 봉사하고 있어, 뒤이을 젊은 봉사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채워진다는 희망 운영난은 성 빈첸시오의 집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영등포동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도 주 5회, 하루 400여 명에게 점심을 제공해 왔지만, 최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 없이 민간 후원만으로 30년 넘게 운영돼 온 곳이다. 특히 쌀이 부족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영등포구청에 정부미 10kg들이 150포대를 신청했다. 토마스의 집에서 31년째 봉사 중인 박경옥(데레사) 총무는 “물가가 오르기 전과 비교하면 식재료 단가가 30%는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토마스의 집은 우선 식사 뒤 나누던 라면, 과일, 커피 등의 부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비용만 하루 약 8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식을 줄이면 누군가는 한 끼를 거르게 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토마스의 집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박 총무는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얼굴 없는 천사들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일이기에 결국 다 채워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 빈첸시오의 집에는 ‘우리 식탁에는 항상 한 사람의 몫이 더 있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 한 사람의 몫이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가장 낮은 곳으로 전해지는 사랑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 후원 계좌 농협 351-0365-2137-03 빈첸시오청주이사회, SC제일은행 376-20-266225 김종국 토마스의집 ※ 문의 043-252-7820 청주교구 성 빈첸시오의 집, 02-2672-1004 서울 영등포 토마스의 집 [인터뷰] 청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 연구소장 김성우 신부 “체계적 연대로 지속 가능한 나눔 모델 구축해야” - 무료급식소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부분 후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외부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영업을 중심으로 서민경제의 상황이 좋지 않아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후원자의 고령화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30~40대 봉사는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고, 후원 역시 소위 ‘트렌디’한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체계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회 안팎의 연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재단법인 바보의나눔과 같은 기관·단체 등과 공동 사업을 수행하거나, 지자체와 교구가 업무협약(MOU) 등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면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은. 현재 정부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무료급식 사업은 주로 아동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노인의 경우 복지관과 연계한 ‘경로식당’ 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중장년층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다. 지역 종합사회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용자 선정과 안정적 지원을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면. 독일에 ‘타펠(Tafel)’이라는 민간 푸드뱅크 시스템이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포장이 불량해 버려지는 식료품을 수거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제도다. 타펠은 비영리법인으로 전국 지부가 유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푸드뱅크와 달리 민간 기부와 후원만으로 운영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교구 카리타스가 운영하고 있는 홈리스 지원 시설 ‘반창고 쉼터(Pflasterstube)’도 눈여겨 볼 만하다. 반창고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은 주로 노숙인이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식사와 세탁·샤워 공간도 지원한다. 생필품 지급과 사회 복귀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개별 시설 차원을 넘어 교구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한국교회의 특성에 맞는 모델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왜 무료급식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교회의 사회복지는 ‘지금,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31항 참조)고 강조했다. 여러 이유로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웃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지금 따뜻한 밥 한 그릇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한 끼를 통해 자신이 사회로부터 외면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료급식소는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자를 발굴하는 중요한 역할도 할 수 있다.
대구대교구가 6월 3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맞이하고 한 달간의 순례 여정에 돌입했다. WYD 상징물은 교구 신앙의 중심지인 교구청 성모당을 시작으로 6월 30일까지 대구·경북의 교구 관할 지역을 순례한다. 4일부터 6일까지 성모당에서는 신자들이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앞에서 기도하고 머물며 말씀과 삶을 나누는 신앙 축제 ‘엠마오 페스타’가 열렸다. 축제 기간에는 매일 두 차례 미사가 봉헌됐으며, 오후에는 사제 밴드 ‘미노기’(미사와 함께하는 노래 기도), 독일에서 활동하는 교회음악가 여명진(크리스티나) 씨, 찬양 사도 제이팸(J-Fam) 등과 함께하는 ‘기도 안의 엠마오’도 마련됐다. 4일 오전 환영미사를 주례한 1대리구 교구장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세계 평화와 WYD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자”며 “예수님을 맞아들이는 마음으로 청년들을 환대하고, 이를 통해 우리 신앙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순례 기간 교구 본당과 한티순교성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등을 순례한다. 아울러 김천소년교도소와 노숙인 복지시설 포항들꽃마을, 이주민 공동체 등을 찾아가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게 된다. 6·25전쟁 당시 남진하는 북한군을 저지하려 폭파했던 경상북도 칠곡군 호국의 다리에서는 ‘평화 행진’을 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대구대교구는 6월 30일 청년들과 앞으로의 청년 사목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토크 콘서트를 끝으로 한 달간의 순례를 마무리한다. 한편, WYD 상징물은 대구대교구 순례를 마친 뒤 7월 1일부터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를 시작으로 국내 수도회 20곳 순례를 이어간다.
“예수님의 지극히 보배로운 피는 찬미 받으소서.” 의정부교구 양주2동본당(주임 홍상범 다니엘 신부)은 6월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아,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주례로 ‘성체 신비를 묵상하며 경배하는 성체거동’ 행사를 열었다. 의정부교구에서 교구장이 본당을 찾아 성체거동을 주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성체거동은 교구 신자들이 성체 신비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고, 그 신심이 일상 안의 사랑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함께 뜻을 모으는 자리로 마련됐다. 의정부교구는 교구 차원의 대규모 행사뿐 아니라 본당에서 마련한 성체 신심 행사에도 교구장이 함께하며 신자들의 신앙 여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양주2동본당 성체거동은 그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성체거동은 주일 오전 9시 미사 후 시작됐다. 손 주교가 성체를 현시한 성광을 모시고 성당 밖으로 나서자, 사제단과 신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행렬 맨 앞에서는 본당 복사단이 꽃잎을 뿌리며 길을 열었고, 손 주교와 교구 사제단, 성가대와 본당 신자들이 차례로 성체를 따라 걸었다.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고 이웃의 삶 가까이로 나아가는 행렬에 함께하며 성체 신심의 의미를 되새기고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깊이 묵상했다. 행렬은 교구 시설인 시메온의 집, 요한의 집 등으로 이어졌다. 각 시설 앞에서는 성체를 모신 성광을 잠시 모셔 두고 분향하고 경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성당으로 돌아온 뒤에는 모든 신자가 무릎을 꿇고 ‘하느님 찬미’ 기도를 봉헌했다. 이어 손 주교의 성체 강복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손 주교는 성체거동에 앞서 봉헌된 주일미사 강론에서 “현대사회는 어쩌면 육신의 굶주림보다는 마음과 영혼의 굶주림이 훨씬 더 큰 세상”이라며 “이런 안타까운 현상을 보면서, 예수님을 진정한 생명의 빵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해야 할 교회의 사명이 크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은 마치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에게 영혼의 빵이 되어 주듯 우리 마음과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고, 생기와 활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손 주교는 또 “우리 각자가 예수님을 진정한 생명의 빵으로 받아들이자”며 “신자 한 명 한 명이 이웃에게 스스로 생명의 빵이 되어 변화하고, 이들이 모여 ‘생명의 빵’인 공동체가 될 때 많은 이가 위안과 힘을 얻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교구 성남 동판교본당(주임 이상용 요한 크리소스토모 신부)은 5월 31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에 승합차 구입을 위한 후원금 2620만 원을 전달했다. 본당은 수녀회가 이동과 선교 활동에 사용할 승합차가 필요하다는 사정을 듣고, 5월 10일부터 24일까지 후원금 모금을 진행했다. 이날 성당에서 열린 전달식에서는 이상용 신부가 수녀회 한국관구장 류희을리(제노베파) 수녀에게 후원금을 전했다. 이 신부는 “2026년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특별 희년을 맞아 우리 성당이 전대사 순례지로 지정된 시기에 이러한 도움 요청을 받은 것은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본당은 앞으로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을 본받아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교회 공동체를 위한 나눔을 이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당은 주보인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특별 희년 ‘성 프란치스코의 해’를 맞아, 5월 2일 ‘전대사 순례지 성당 지정 기념식’을 개최하고, 신자들이 특별 희년 전대사의 조건을 성당 내 순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행할 수 있도록 특별 희년 순례 코스를 마련했다.
대구대교구 노원본당(주임 김두찬 요한 세례자 신부)은 설립 50주년을 맞아 6월 7일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본당 신자 33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미사 후에는 50주년 기념 나무 식수와 전 신자 식사 나눔, 윷놀이 등 친교 행사가 이어졌다. 본당 3대 주임 천광성 신부(바오로·성사전담사제)와 15대 주임 한명석 신부(베드로·두류본당 주임), 본당 출신 김견수 신부(이냐시오·신암본당 보좌)도 함께해 공동체와 기쁨을 나눴다. 김두찬 신부는 “지금의 노원본당이 있기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의 기도와 사랑에 감사드리며, 서로 사랑하는 노원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드린다”며 “언제나 기뻐하고, 어디서나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나 감사하는 ‘기!기!감!’의 노원본당 공동체가 되자”고 말했다. 정철균(레온시오) 총회장도 “오늘 이 자리는 지난 50년 동안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걸어온 공동체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희망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며 “선배 신앙인들의 헌신으로 이룬 믿음과 희생, 사랑과 봉사의 결실인 만큼,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의 믿음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당부했다. 노원본당은 1975년 당시 비산본당 주임 고(故) 이상호(베드로) 신부의 노력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1976년 2월 18일 비산본당에서 분가해 설립된 본당은 반세기 동안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 돕기에 앞장서며 지역 복음화에 헌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