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레오 14세 교황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충돌 확대를 우려하며 중동지역의 평화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이 6월 13일 이란 핵시설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양국 간 무력 충돌은 이란이 같은 날 곧바로 드론을 이용한 보복 공습에 나서고 14일에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과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15일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돼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교황은 6월 1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스포츠인들을 위한 희년 행사에 참석해 “분열과 이데올로기 갈등을 겪고 있는 세상에서 가톨릭신자들은 분열의 벽을 거부하고 일치를 이루시는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호 절제하고 평화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중동 지역의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다시 한번 책임감 있고 합리적인 행동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핵 위협을 받지 않는 보다 안전한 세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하는 정신에서 만나고 성실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정의와 형제애, 공동선에 근거한 지속적인 평화를 건설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울러 “그 누구도 타인의 존재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되고, 모든 이의 존엄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해결책을 증진하고 화해의 길을 찾으며 평화의 사명을 지키는 것은 모든 나라의 의무”라고 말했다. 교황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충돌에 대한 우려와 평화적 해결을 요청한 것은 바로 전날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더욱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데 따른 것이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6월 16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레오 14세 교황 선출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전 교황대사 장인남(바오로) 대주교를 비롯한 주교단과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참례해 레오 14세 교황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청하고 참 목자가 되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언제나 열린 팔로 모든 이를 맞이하는 교회 ▲평화와 사랑의 교회 ▲시노달리타스적인 교회를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첫 미사 강론에서 밝힌 교회의 방향으로 소개했다. 특히 즉위 미사에 앞서 성 베드로 광장 밖까지 직접 나가 신자들과 만나고 축복한 모습을 언급하며, “새 교황께서 ‘함께 걷는 교회’를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 세계가 직면한 전쟁, 폭력, 경제 갈등, 기후 위기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교황은 ‘교회는 일치의 건설자’, 곧 ‘다리를 놓는 교황님’이 되기를 원하신다”며 “이 사명은 교황님 홀로 해내실 수 없기에, 우리 모두 함께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도록 각자의 소명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아울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해 방한하실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분단으로 아픈 민족을 위로해 주시며, 세계 청년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해 주시리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축하 메시지에서 새 교황 선출의 의미를 전하며 교회의 일치를 역설했다. 교황대사는 “교황의 사목 표어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는 교회 내 친교와 일치를 강조하는 정신을 담고 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계속 이어가며, 특히 고통받는 이들 곁에 머무는 교회, 언제나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 교회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모든 지역 교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일치의 표징이신 로마의 주교 레오 14세 교황님과 기도와 사랑으로 동반하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청했다.

[외신종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6월 6일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방수사국(FBI) 무장 요원들을 투입해 대대적인 불법 이주민 단속 작전에 나서자, 이에 항의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주방위군 2000명 이상을 LA에 투입하고 해병대 700명을 대기시키는 등 강경한 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정부의 이번 단속은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LA대교구를 비롯해 그리스도교 교회들은 정부의 배타적인 이주민 정책을 비판하면서 연합 기도회를 여는 등 이주민 단속을 멈출 것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멕시코 가톨릭교회 주교단도 단지 서류를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주민들을 단속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내고 미국 가톨릭교회와의 연대에 나섰다. 멕시코 출신의 호세 고메즈 LA대교구장은 6월 10일 LA 그랜드파크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연합 기도회에 참석해, “정부의 단속이 고통스럽지만, 절제와 평정심을 유지하며 함께 기도하자”며 “정부가 보다 포용적인 자세로 이주민 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메즈 대주교는 또 “우리도 미등록 이주민들이 공동체 안에서 테러리스트가 되거나 폭력적인 범죄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열심히 일하는 이주민들과 그 가족들에게 강제적인 물리력을 투입해 공포와 근심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전혀 없다”고 요청했다. 이어 “미국 의회는 수많은 이주민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는 이주민 정책이 왜 망가진 채로 그대로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은 일관된 이주민 정책을 수립해 이주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의 본질적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메즈 대주교는 아메리카 대륙의 수호자인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에게 “과달루페 성모님, 당신의 자녀들과 미국을 위해 빌어 주소서”라고 호소했다. LA대교구는 11일에도 각 본당에서 평화와 일치를 지향으로 기도회를 열고 미사를 봉헌했다. 미국 이주민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멕시코 주교단도 6월 10일 성명을 내고 이민자들의 인간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민 단속에 대한 항의시위 현장에서는 멕시코 국기를 흔드는 시민들도 볼 수 있다. 멕시코 주교단은 “미국 정부는 이민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항의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미국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들을 대규모로 단속하면서 촉발시킨 복잡한 상황을 고통과 근심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메즈 대주교의 말을 인용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공포를 야기하는 행위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6월 9일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 이주민들은 성실하게 일하며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고 고국의 가족을 위해 생활비를 송금하고 있다”며 “우리 입장은 무엇보다도 인권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주민들을 강제적으로 단속하는 행태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언제나 평화적인 항의를 지지하며 폭력적인 시위를 조장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요뉴스

“한국 사회, ‘일상’에서부터 갈등 해소 노력해야”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화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는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와 공동으로 6월 12일 수원교구청 2층 대강의실에서 ‘2025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갈등과 평화교육’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분단국가가 안고 있는 사회 갈등의 유형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평화 교육의 방향성과 교회의 역할을 함께 모색했다. 통일연구원 박주화 연구위원은 제1발제 ‘갈등심리와 평화 교육’에서 한국 사회 갈등의 근본 원인을 분단이 낳은 이분법적 사고와 ‘관용이 결여된 확신’에서 찾았다. 박 위원은 정치적 요인, 민족·문화 간 긴장, 일상 속 집단 간 갈등 등으로 갈등 유형을 구분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갈등은 ‘고착화된 갈등’(untractable conflict)이라는 특징을 지니며, 이해관계의 충돌을 넘는 집단의 정체성, 역사적 기억, 감정적 구조와 일상의 신념 체계에 깊이 뿌리 내린,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갈등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갈등 유형을 한반도라는 특수한 지형에서 검토한 박 위원은 “사회에 필요한 평화 교육이, 분단으로 인한 불편함과 제약조차도 명확히 언어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추상적 당위나 도덕적 수사만을 반복하는 공허한 설교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고착화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평화 교육 전략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 ▲체험과 성찰을 결합한 교육 방법론 활용 ▲공감과 비판적 성찰의 균형 있는 발달 ▲학교를 넘어 사회와 종교기관으로 확장하는 평화 교육 등을 제안했다. 특히 사회 갈등이 자기 확신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교회가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겸손과 성찰의 자세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평화 교육이 실효를 거두려면 거시적 담론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함세정 박사는 ‘단순한 해답 벗어나기: 지금, 여기의 평화 교육을 위한 전환’ 주제 발제에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조망하려는 ‘새’의 시선이 아니라, 문제의 현장에 깊숙이 위치한 ‘벌레’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한국 사회 평화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함 박사는 한국 사회와 교회가 평화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역시 “‘지금 여기’의 현장을 쉽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평화 교육의 답을 미리 정해 놓거나 수학 공식처럼 정형화시킬 것이 아니라, 갈등 현장에서 ‘현재성’을 만들어 나가며 평화 교육을 추동하고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역시 전체 토론과 질의응답에서 “인간성을 점점 잃어 가는 사회에서 가까운 이웃을 존중하지 못하면서 평화 교육이나 통일 논의를 할 수는 없다”며 “평화는 내 주변에서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학 전공자인 손서정(베아트릭스) 박사 또한 “한 개인 또는 집단 차원에서 평화로웠던 상태가 다른 개인과 집단 차원으로 옮겨 가면 폭력적인 모습을 띠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진단하고 “평화는 구체적인 관계성 안에서 교육해야 하며 인간의 실질적인 삶과 평화를 연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안동교구, 최양업 신부 선종지 진안리성지서 시복시성 염원

안동교구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선종 164주년 기념일인 6월 15일 경북 문경 진안리성지에서 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로 ‘희망의 순례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당초 교구는 신앙대회를 계획했지만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지역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교구민·이웃들과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하고 대신 미사를 봉헌했다. 권 주교는 강론을 통해 “최양업 신부님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쉼 없이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나선 ‘길 위의 목자’이자 ‘땀의 순교자’였다”며 “여러분 모두가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에게 시복시성의 은혜가 내려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을 맞아 전구 기도를 통한 치유의 은총과 기적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영성체 후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가 교구에 보낸 메시지를 사목국장 황영화(마티아) 신부가 대독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최양업 신부님의 삶과 사도적 열정은 시련 속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서로 아끼며 살아가는 안동교구 신자들의 신앙 속에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다”며 “신부님이 하루빨리 복자품에 올라 온 교회의 공경을 받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최양업 신부 서한 필사자 150여 명이 필사본을 봉헌하고 권혁주 주교의 축복장을 받았다. 또 프랑스 가수 클레르 시몽(Clarie Simon)이 ‘사명’을 독창했으며 교구 문경지구 성가대 아마레(AMARE)와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 수녀들이 ‘희망의 순례자들’을 합창했다. 예비신학생과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 수련 수녀를 위한 축복기도와 십자가 수여식도 열렸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안동 가톨릭 미술가회와 가톨릭 문인회가 최양업 신부를 주제로 제작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작품들은 7월 15일까지 안동교구청에서 전시된다.

“교회 내 여성 리더십 확대, 성령의 이끄심”

의정부교구가 교구 내 여성 사목회장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평신도 여성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앞으로의 교구 사목 방향에 반영하기로 했다.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고진철 라우렌시오)는 6월 11일 교구청 회의실에서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와 사제, 교구 내 여성 사목회장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 사목회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안에서 여성이 사목회장을 맡는 것이 흔치 않은 현실 속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극복 과정, 그리고 봉사 안에서 느낀 기쁨과 보람을 나눴다. 아울러 여성 리더십의 강점과 전망 등 폭넓은 주제를 공유했다. 덕정본당 차순자(미카엘라) 사목회장은 “그동안 한 번도 여성이 사목회장을 맡은 적이 없는 본당이어서 신자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신자분들도 이제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무엇보다도 기도로 큰 힘을 얻어 지금은 자신감을 가지고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발산본당 박미경(세라피나) 사목회장은 “신자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데 있어 여성 사목회장의 장점이 드러난다”며 “평일 미사 후 신자들이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때 그들의 사정을 섬세하게 살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본당에서 종종 요구되는 보수 공사나 건축 관련 업무처럼 여성에게 생소한 분야는 남성 신자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손희송 주교는 “교회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다”며 “여성의 리더십 확대는 우연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는 갈등을 넘어 화합을 이루는 공동체로서 사회에 ‘본보기’를 제시해야 한다"며 "여성 사목회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섬세한 신앙 감각으로 주님 안에 하나 되는 본당 공동체를 잘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올바른 신앙적 접근법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 담당사제 김연범 안토니오, 이하 서울평단협)는 6월 1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2025 상반기 생명가치존중세미나’를 열었다. 서울평단협 가정생명위원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는 ‘교회의 생명윤리와 인공지능에 대한 신앙적 접근’을 주제로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가 강의했다. 박 신부는 인공지능의 정의와 종류, 생성형 인공지능의 작동 방식과 장·단점을 소개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로마 선언」과 교황청 신앙교리부·문화교육부가 발표한 「옛 것과 새 것」 등 인공지능에 관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전했다. 박 신부는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관계적 지성의 지평 안에서 고려해야 하고, 인간적인 모든 것에 대한 감사를 새롭게 해야 한다”면서 “‘마음의 지혜’는 기술을 인간 중심적으로 활용하도록 인도하고, 인류를 궁극적 목적지인 행복과 하느님과의 완전한 친교로 이끌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안재홍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바야흐로 인공지능 대홍수 시대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듯이, 인공지능 사용에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인공지능은 가톨릭교회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수원 ‘분당성요한본당 역사관’ 공식 개관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주임 김유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은 5월 25일 본당의 신앙과 공동체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분당성요한성당 역사관’을 공식 개관했다. 개관식에는 김유신 신부를 비롯해 서일택(바오로) 총회장, 본당 상임위원, 그리고 신자 100여 명이 함께하며, 본당의 신앙 여정을 기념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역사관은 신앙 공동체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새기고, 다음 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전하기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전체는 세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으며, 각 섹션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첫 번째 섹션인 ‘요한 연대기’에서는 본당 설립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신앙 여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성당 건립 당시의 사진과 영상 자료는 물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던 신자들의 활동이 함께 담겨 있어, 단순한 역사 이상의 울림을 전한다. 그 시절의 열정과 기도가 오늘날 본당 공동체의 기반이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 섹션 ‘본당 예술품’은 본당을 수놓은 아름다운 성예술을 조명한다. 파이프오르간 연주와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제작해 상영하는가 하면, ‘구원의 역사’를 주제로 한 영상도 마련해 신자들이 신앙의 뿌리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부활상, 제대, 성수대, 스테인드글라스 등 본당 곳곳에 담긴 예술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눈과 마음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마지막 섹션 ‘지금 우리는’ 코너에서는 본당 신자들의 현재 활동을 조명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된 다양한 순간들을 영상으로 엮어, 살아 있는 공동체의 모습과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그대로 전한다. 김유신 신부는 “분당성요한성당 역사관은 교구 내에서 본당이 자발적으로 봉사자들과 함께 만든 첫 역사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희년 순례지정성당으로서 더 많은 이의 발걸음이 닿길 바라며, 이곳이 단순한 기록 보관의 공간이 아닌 공동체의 신앙 여정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성찰하는 신앙의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인천 논현동본당 베드로회, “하느님의 손발 되어 달려갑니다”

인천교구 논현동본당(주임 송용민 요한 사도 신부)에는 본당 일손 돕기를 넘어, 소외된 이웃까지 섬기는 40~60대 중년 남성 신자들의 봉사·친교 단체 ‘베드로회’(회장 박경모 스테파노)가 있다. 지난 3월 창단한 신생 단체지만, 회원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지역 사회와 본당을 위한 봉사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베드로회는 본당이 기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사회 속에서 더욱 활발하게 사랑을 실천하길 바란다’는 송용민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창단 전부터 본당에서 봉사와 일손을 도맡았던 성인 복사단의 박경모 회장을 중심으로, 대자, 동료 단원 등 총 7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한 이유는 ‘행동하는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신자뿐 아니라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감동을 준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드로회는 성당 내외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당 내 환경 개선 활동, 물품 운반, 텐트 설치 등 주로 남성의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을 도맡아 진행한다. 주일 오전 8시와 11시 미사 전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신자들을 위해 자가용을 이용해 집에서 성당까지 모셔다 드리는 차량 봉사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봉사자들과 협력해 매달 한 번씩 지역 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쌀을 전달하는 나눔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창단 전인 2024년 12월, 본당 김장 나눔 행사에서도 이들은 어려운 형편의 신자 가정을 직접 찾아 김치를 전달했다. 성당 내 작업은 시설분과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즉시 지원하며, 차량 봉사 또한 회원들이 자가 차량으로 감당하고 있다. 사회에서는 직장의 일원, 가정에서는 남편이자 아버지인 이들 회원들에게 봉사의 원동력은 ‘사람과의 따뜻한 교감 속에서 느끼는 소명 의식’이다.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일 때, 사랑은 그 자체로 깊은 체험이 됩니다. 작고 보잘것없게 느껴졌던 호의도, 어느 순간 하느님의 부르심이 되더군요.” 회원 박국연(니콜라오·40) 씨는 차량 봉사를 받는 한 어르신이 “주일이면 피곤한 마음으로 성당에 오곤 했는데, 이제는 기쁘게 하느님을 뵐 수 있어 고맙다”고 전한 말을 특히 인상 깊게 기억한다. 박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동네 몇 바퀴 도는 일’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하느님의 운전기사가 되어 드렸다’는 기쁨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회원이 더 늘어난다면, 재능기부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봉사를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