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은 로마의 4대 대성당 중 하나인 라테라노 대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특히 올해는 봉헌 1700주년을 맞이한다. 사람이 아닌 건물의 축일은 흔치 않다. 왜 잘 알려진 성 베드로 대성당도 아닌, 라테라노 대성당이 봉헌된 것을 기리는 축일이 생겼을까? 그 이유와 역사, 라테라노 대성당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전 세계 모든 성당의 어머니이자 으뜸’…로마 최초 바실리카 양식 대성당 1000년간 교황 거처·교회 행정 중심…그리스도교 공인 후 봉헌돼 큰 의미 모든 그리스도 공동체가 로마 모교회 중심으로 일치 이루는 의미로 축일 지내 라테라노 대성당 봉헌 1700주년 라테라노 대성당 중앙 입구에는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라는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라테라노 대성당은 로마교구의 주교좌성당으로 로마에 있는 성당 중 가장 오래됐으며, 전 세계 교회의 모(母)교회이다. 새 교황이 선출됐을 때 취임식을 한 교황은 규정된 예식에 따라 라테라노 대성다에서 로마교구장에 착좌한다. 성 실베스테르 1세 교황(재위 314~335)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약 272~337)가 교황청에 313년 선사한 라테라노 궁전 옆에 라테라노 대성당을 건축했고 324년 봉헌식을 거행했다. 올해는 성전 봉헌 1700주년이다. 10세기 세르지오 3세 교황(재위 904~911)은 대성당을 성 요한 세례자에게 다시 봉헌했고 12세기 루치오 2세 교황(재위 1144~1145)은 다시 이 대성당을 성 요한 사도에게 봉헌했다. 1309년 교황청이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 가기 전까지 약 1000년간 라테라노 궁전은 교황의 거처였다. 1377년 로마로 돌아온 교황은 두 번의 화재로 황폐해진 이곳을 떠나 바티칸으로 거처를 옮겼다. 라테라노 대성당 봉헌 축일은 12세기에 도입돼 처음에는 로마에서만 기념됐다. 그 후 베네딕토 13세 교황(1724~1730)은 1726년 보편 교회에서 축일을 기리도록 했다. 중세 시대 교황의 권위를 강화하고 교회의 부패, 세속 권력과의 갈등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의회도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렸다. 라테라노 공의회라고 불리는 5차례의 공의회는 1123년, 1139년, 1179년, 1215년, 1512~1517년에 개최됐다. 1929년에는 바티칸시국의 영토와 지위를 확립한 라테라노 조약이 바티칸시국 바깥에 있는 라테라노 궁전에서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 사이에 체결됐다. 왜 성당 축일을 기릴까? 우리의 마음과 영혼은 성령이 거처하시는 하느님의 성전이다. 성경에도 이에 대한 구절이 등장한다.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1베드 2,4-5)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에페 2,20-22) 우리 모두는 성전이므로 모든 교회의 모교회인 라테라노 대성당은 사람들의 영적인 고향이다. 돌로 만들어진 성당 또한 살아있는 교회, 곧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1월 8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 말미에 “라테라노 대성당 봉헌 축일은 바로 주님을 섬기는 살아 있는 돌이 되고자 하는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날”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라테라노 대성당은 일반 성당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종교의 자유이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밀라노칙령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뒤에야 그리스도교인들은 박해의 두려움 없이 교회에 모여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었다. 서유럽에 처음 생긴 대성당으로, 인정받은 그리스도인들의 기쁨과 순교자들의 용기를 함축한다. 라테라노 대성당 이모저모 라테라노 대성당은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진 최초의 성당이다. 중앙에 있는 문은 포로 로마노에 있던 고대 로마 원로원 건물의 문을 옮겨온 것으로 1세기경 제작돼 현재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오른쪽의 문은 성년에만 열리는 ‘성문’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12월 13일 자비의 희년을 기념하여 개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 정기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에서 “12월 29일에는, 올해 11월 9일에 성당 봉헌 1700주년을 맞는 성 요한 라테라노 로마 주교좌 대성당의 성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1369년경 만들어진 제대 위 발다키노는 4개의 대리석 기둥 위에 올려져 있고 그림으로 장식된 고딕 양식의 구조물이다. 발다키노의 윗부분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흉상이 있는데, 전통에 의하면 이 흉상 안에 두 성인의 두개골 또는 두개골의 일부가 있다고 전해진다. 라테라노 궁전에는 예수님이 수난 중 본시오 빌라도 총독(재위 26~36)에게 나아갈 때 밟았던 계단이라고 알려진 ‘거룩한 계단’이 1000년 이상 보존돼 있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성 헬레나(약 250~329)가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이 계단은 1589년 라테라노 대성당 맞은편에 있는 부속 성당이자 교황의 개인 기도실로 이용돼 온 성 계단 성당으로 옮겨졌다.

위령 성월,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기도를 그리워할 영혼들이 있다. 바로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낙태아들이다. 모두에게 아픔이기에 되도록 있었던 흔적을 없애고 기억에서 지우기에 급급한 존재인 낙태아들. 그렇게 잊힌 이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이 있다. 1994년 천주교용인공원묘원에 마련된 ‘낙태아의 묘’를 찾았다. 낙태아 위한 기도 공간…1994년 서울대교구가 조성 비문석 손상돼 올 4월 재설치…‘낙태 선택한 이들도 하느님께 나아가야’ ‘낙태아의 묘’에 가다 천주교용인공원묘원(담당 김한석 토마스 신부) 주차장에서 왼쪽 도로로 100m가량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약 16㎡의 대지에 ‘낙태아의 묘 입구’가 새겨진 바위와 천사로 알려진 동상이 나온다. 낙태아를 위한 기도가 새겨진 비문석 앞엔 누군가 정성스레 두고 갔을 노란 장미꽃과 한 아름의 수국 두 바구니가 강렬한 태양으로 벌써 빛이 바래있었다. 이 태양 빛에 한 번도 눈부셔 보지 못했을 태아들을 위해, 이내 빛바래겠지만 나도 예쁜 꽃 한 묶음 가져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엔 ‘입구’라고 돼 있어 혹시나 싶어 수풀을 헤치고 계단 위로 더 올라가 보니 일반 산소들이 나왔다. 다시 낙태아의 묘로 내려와 비문을 찬찬히 읽었다. ‘태아를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받아 안게 하소서’라는 부분이 와닿아 잠시 묵상했다. 그리고 소리 없는 비명 속에 사라져갔을 수많은 낙태아를 위해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세례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교회 전례는 하느님의 자비를 신뢰하고 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도록 권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283항) 하지만 낙태아들은 이름도, 무덤도, 누군가와 함께 찍은 사진도 없기에 그 존재를 유일하게 아는 이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려 기도하기란 어렵다. 때문에 추모의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잠시 들러 낙태아들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묘원 한켠에 만들어진 이곳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실제 낙태아들을 매장하지는 않았지만 속죄와 함께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상징적인 장소인 것이다. 또 다른 이름 ‘라헬의 땅’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비통한 울음소리와 통곡 소리가 들려온다. 라헬이 자식을을 잃고 운다.”(예레 31,15) 낙태아의 묘는 서울대교구가 1994년 생명 존중의 의미로 조성한 곳이다. 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생명위)는 이곳을 ‘라헬의 땅’이라 부른다. 라헬의 땅이라는 명칭은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예레미야서의 라헬에서 따왔다. 미국교회는 1984년부터 낙태 후 치유 사목으로 라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위는 라헬 프로그램을 응용해 매달 낙태아들을 위한 피정 ‘희망으로 가는 길’을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낙태 경험자는 그에 대한 상처를 보듬고 낙태아들을 애도하며, 이런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기도하는 시간을 보낸다. 생명위는 2016년 자비의 희년부터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라헬의 땅 순례를 하고 있다. 올해도 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와 함께 생명 피정을 개최했다. 올해는 특히 손상돼 다시 설치한 비문석 축복식도 거행했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라헬의 땅을 통해 낙태를 선택한 이들이 아픔을 달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또한 생명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지 못한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 신부는 “현재 공백인 낙태법 여부와 낙태 가능 기간에 대한 논의를 떠나, 점점 낙태를 ‘임신 중단’이라는 단어로 바꿔 의미를 중화시키며 무분별한 낙태 수술 광고를 집행하는 세태가 문제”라며 “낙태를 경험했다면 죄책감에 머물지 말고 충분한 애도 기간을 거쳐 용서와 치유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세례받지 않은 아기들의 구원 2007년 4월, 세례받지 않고 죽은 아기들도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세례받지 않은 유아들이 하느님과의 친교 없이 영원히 머무는 곳인 ‘림보’(Limbo)에 대한 전통적 신학 이론이 지나치게 제한된 구원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 신앙교리성(현 신앙교리부)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신학위원회(ITC)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재위 1978~2005)의 위임으로 연구한 문헌 「세례받지 않고 죽은 유아의 구원에 대한 희망」(2007)을 발표했고 베네딕토 16세 교황(재위 2005~2013)은 이를 승인했다. 이 내용은 사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도 나와 있다. “진리를 찾고 자신이 아는 대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1260항), “예수님의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는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에게 구원의 길이 열려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1261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16항에는 “하느님의 섭리는 자기 탓 없이 아직 하느님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신다”라고 밝혀 아기들의 구원론을 뒷받침한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는 11월 5일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남북의 지도자와 정치인, 정책 결정자들은 전쟁의 참극이 일으키는 고통을 바로 자기 자신의 일로 여겨 남과 북 모두 위협을 당장 멈추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족화해주교특별위는 호소문에서 “전단과 오물풍선이 난무하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으로 한반도의 하늘에는 증오와 미움의 먹구름이 어느 때보다도 무겁게 드리우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렇게 높아지는 한반도의 긴장을 예의주시하고 이 땅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호소문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이 함께 평화롭게 지내려면 물리적인 힘을 앞세워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기보다 상호 간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며 “증오와 대결의 악순환을 멈추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현재의 대결 국면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족화해주교특별위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평화의 여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하자”며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정치 지도자들이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우리 모두 촉구하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호소문 >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 지금 한반도의 하늘에는 증오와 미움의 먹구름이 어느 때보다도 무겁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 먹구름이 무력 분쟁이라는 폭우로 변할까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는 서로를 적대하는 전단과 오물 풍선이 난무하고 있으며, 휴전선 접경 지역 마을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확성기 소리에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북한군이 ‘파병’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기 지원에 세상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렇게 높아지는 한반도의 긴장을 예의 주시하고 이 땅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호소문을 발표합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평화’의 의미와 그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겨야 합니다. 남북이 함께 평화롭게 지내려면 물리적인 힘을 앞세워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기보다 상호 간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증오와 대결의 악순환을 멈추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현재의 대결 국면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북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어 왔지만,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작은 변화로도 지금의 긴장을 낮추고 무력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남북의 지도자와 정치인, 그리고 정책 결정자들에게 호소합니다. 바싹 마른 들판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도 큰 불길로 번질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의 상황을 우려합니다. 국가의 첫 번째 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전쟁의 참극이 일으키는 고통을 바로 자기 자신의 일로 여겨야 합니다. 남과 북 모두 위협을 당장 멈추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새롭게 뽑히는 미국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대화가 복원될 수 있도록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아울러 평화의 사명을 지닌 신앙인과 공동선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호소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목전에서 비오 12세 교황께서 “평화로는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화로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충돌은 피해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우리 모두 촉구합시다. 이 시간에도 지속되고 있는 전쟁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중동의 전쟁 속에서 선량한 시민들이 크나큰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평화를 희망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를 주며, 갈등의 순간에도 사랑과 화해의 길을 선택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성심께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평화를 세워 우리를 정의롭고 형제애 가득한 세상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니(「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 220항 참조) 한반도와 전 세계에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평화의 여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합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우리는 간절히 호소하며 기도합니다. 2024년 11월 5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 주 영 주 교 위원 조 환 길 대주교 옥 현 진 대주교 정 순 택 대주교 손 희 송 주 교 박 현 동 아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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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 개최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이 10월 31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교부학 사전」(한국성토마스연구소/2021)을 공동 번역한 하성수(시몬) 박사와 노성기(루포) 신부, 최원오(빈첸시오) 교수가 본상을, 강수원(베드로) 신부가 「토빗기」(바오로딸/2022)로 연구상을, 염철호(요한 사도) 신부가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성서와함께/2022)으로 번역상을, 정달용(요셉) 신부가 공로상을 각각 받았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만 원과 상패, 연구상 및 번역상과 공로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천만 원과 상패가 각각 전달됐다. 가톨릭학술상 모든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9년 제23회 시상식 이후 5년 만이다. 수상작은 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교회 내 가톨릭 대학들과 수도회, 연구소와 출판사를 비롯한 각계 추천을 받은 학술서적과 가톨릭신문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목록을 바탕으로 별도의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운영위원장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 신부는 인사말에서 “한국가톨릭학술상은 제정 이래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 가톨릭 학문의 결실을 알리며 교회 학술에 전념하는 이들에게 힘과 격려의 장으로 권위를 더해가고 있다”며 “계속해서 교회 학문 발전에 기여한 학자들의 성과를 격려하며 교회의 내적 성숙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득인기공(대표이사 권오광 다미아노)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학술상은 대표적 평신도 신학자였던 고(故) 양한모(아우구스티노) 선생의 뜻을 기린 유족들이 출연한 기금을 바탕으로 시작됐으며 교회 학문 발전에 이바지한 이들을 격려, 지원하고 있다.

[사형제도 Q&A⑥] 사형제 폐지 없이 집행만 하지 않는 것은 언제라도 집행 가능한 근거

사형제도가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와 공동기획으로 사형제도에 대한 Q&A를 10회에 걸쳐 연재, 그리스도인답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톺아봅니다. Q6. 사형제를 폐지하지 말고, 지금처럼 사형 집행만 하지 않으면 어떨까요? A. 형사소송법상에는 사형은 사형판결 이후 6개월 이내에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의하여 집행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64조(사형판결확정과 소송기록의 제출)에 따르면, 사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한 때에는 검사는 지체없이 소송기록을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제465조(사형집행명령의 시기)에는 ①사형집행의 명령은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②상소권회복의 청구, 재심의 청구 또는 비상상고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절차가 종료할 때까지의 기간은 전항의 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행정부의 의지에 따라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치인들 중에는 선거 공약으로 사형제도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흉악범죄를 싫어하는 국민들의 법감정을 자신의 표를 가져오기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국민의 힘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2021년 당시 페이스북에 20개월 영아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29) 씨를 두고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사형제 부활을 요구하는 표심을 겨냥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사형 집행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0년 6월에는 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확정된 자에 대해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사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사형제도는 인권 문제가 걸린 만큼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야 하지만, 표를 얻을 목적으로 이처럼 사형제도 이슈가 일회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국내에선 잔혹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사형 여론이 형성됐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사형을 집행한 이래로 현재까지 24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사회는 2007년부터 대한민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굳이 폐지되어야 할 제도를 남겨 두어서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피해자에게도 사형수에게도, 그리고 법을 집행하는 국가로서도 적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현실과 규범의 괴리를 해소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선배들이 전하는 신학교 입시 ‘공부 비법’

서울대교구 신학생들이 과목별 입시 공부 경험과 성적 관리 비결을 예비신학생들에게 전하는 학업 상담 ‘학사님들의 공부법’이 처음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교구 성소국(국장 김진철 루카 신부, 이하 성소국)은 11월 3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진리관에서 진행된 고1 예비신학생(이하 예신) 월 모임에서 ‘고1만을 위한 학업특강’을 열었다. 학업특강 중 담당 신학생들은 각 강의실로 흩어져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사회탐구 등을 주제로 고1 예신에게 학업 상담을 했다. 파워포인트까지 준비한 신학생들은 자신의 후배가 될 수도 있는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학사님들의 공부법’은 과목에 대한 일반적인 과외는 아니지만 신학교 입시를 몸소 경험한 신학생들이 전달하는 ‘현실적’ 조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과목뿐 아니라 사제 성소와 친구 관계에 고민이 큰 학생들을 위한 상담도 마련했다. 전체특강에선 성소국과 담당 부제들이 신학과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소개하고 고등부 학업과 신학교 학업 간 연관성과 고등 과목별 중요도, 정시와 수시를 비교하는 강의를 했다. 학업특강 자체도 고2 이상 신학교 ‘지원반’이 아닌 고1 대상으로 한 건 처음이다. 성소국에 따르면 고1 학생들은 아직 입시 감각이 부족하고 신학교 입학에 필요한 정시 성적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생각해 학업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준비가 안 된 학생들이 성소는 있지만 정작 성적 때문에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성소국이 올해 고1에게도 학업특강을 연 이유다. 여기에 교구 신학생들이 과목별 공부법을 학생들과 나누며 학업특강에 풍성함을 더했다. 고1 예신 담당 안환준(바오로) 부제는 “모임에 나오는 학생 중엔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어 학업특강 중에 과목별로 좀 더 세부적인 공부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먼저 신학교 입시를 해 본 신학생들이 경험과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누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62주년 맞은 분도출판사…한국 인문학에 공헌한 역사 돌아보며 새 방향 모색

교회 경계를 넘어 한국 인문학에 이바지해 온 분도출판사(사장 김성찬 마태오 신부)의 62년을 되새기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한국 신학 토착화에 초석을 다졌던 분도출판사의 지난날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늘날 신자들이 살아가는 구체적 현실에 응답하고 있지 않은 한국교회 출판문화를 비판하는 자리였다. 11월 1일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한국 인문 서적의 뿌리, 분도출판사’라는 주제로 열린 이 자리는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성한기 요셉)와 칠곡군(군수 김재욱)이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공동 진행하는 ‘인문도시지원사업’(단장 최원오 빈첸시오)으로 마련됐다. 발제는 한상봉(이시도로) 가톨릭일꾼 편집장이 맡았다. ‘분도출판사 순례기’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 편집장은 사회정의 관점에서 성경과 교회문헌 등을 엮은 「현실에 도전하는 성서」(1973), 「해방신학」(1977), 「분도소책」 총서 등을 의미 있는 결과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을 신앙의식의 토대로 삼아온 가톨릭교회에 「200주년 신약성서」와 2022년까지 31권이 나온 ‘교부 문헌 총서’를 출간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한 편집장은 “우리 교회와 신학이 당대의 세계와 인간들에게, 특별히 그리스도인에게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면, 기성 교리와 신학이 대중에게 박물관의 소장품처럼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도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특별히 도전적 감흥과 논리를 제기해 줬던 작품이 꾸준히 발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편집장은 “지금은 우리 사회와 교회가 긴급하게 요청하는 문제들을 담아낼 그릇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시대적 전환에 민감하게 반응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대해 첫 번째 논평자로 나선 김정용 신부(베드로·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신학의 진보를 위하여」를 언급하면서 “탁상공론의 신학 극복, 세상 현실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신학적 응답 등 교황이 제안하는 신학의 쇄신 방향을 한국교회 출판문화 차원에서도 적극 수용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며 “지금, 여기에서 해방하고 구원하는 복음의 육화(토착화)를 추구해야 하는 교회의 근본 사명은 교회 모든 차원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논평자인 민중신학연구자 김진호 홀가분출판사 대표는 “분도출판사의 족적은 ‘세상에 응답하는 책’을 펴냈고, ‘인문학적 요구에 응답하는 책’을 냈으며, ‘신앙의 초석’을 놓는 책을 발간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표는 “분도출판사가 꿈꾸는 미래는 독서하는 이를 위한 책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며 “다중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공론에서 선교가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며, 독서의 공론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종합

[이런 사목 어때요] ‘노래미사’ 봉헌하는 서울 일원동본당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서울대교구 일원동본당(주임 박원주 요셉 신부)의 평일 오전 10시 미사 시작예식은 여느 본당과 다르다. 사제와 신자들의 기도문에 음이 붙은 것. 독서와 강론을 제외하고 미사 전례의 모든 기도문은 곡조가 더해져 풍요로움을 더한다. 10월 31일 거행된 일원동본당 노래미사는 노래로 일치된 신자들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었다. 평일과 교중미사에 노래미사를 도입한 주임 박원주 신부는 “노래를 통해 장엄해진 전례는 우리 스스로가 거룩함을 느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음이 없이 단조로운 기도문 낭송에 익숙한 신자들은 선율과 리듬을 붙인 낭송이 분심을 불러올까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동안 노래미사를 봉헌해 온 신자들은 “미사에 집중도 더 잘되고 마음에서 신앙심이 우러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노래로 구성된 전례가 신자들의 신앙심을 고취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전례의 성대함을 이끌 수 있는 곡조를 연구한 박 신부의 노력 덕분이다. 전례음악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박 신부는 1996년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회 음악과 일반 음악을 모두 공부한 결과 한국 신자들이 마음에서 거룩함이 우러나올 수 있는 전례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다. “노래미사 선율을 들으면 그레고리안 성가 같기도 하고, 한국 전통 음악 같은 느낌도 듭니다. 서양에서 주로 쓰이는 곡조에 한글 가사를 붙이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주로 쓰이는 완전 5도와 한국 정서에 익숙한 완전 4도를 접목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음계가 4도를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마지막 음절은 ‘솔’ 음계로 끝나 낭송하는 이들의 마음이 들어 높여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박 신부는 노래미사가 익숙하지 않은 신자들을 위해 성가대를 꾸려 평일 오전 미사에 함께하며 신자들의 노래미사를 도왔다. 2년간 함께 노력한 결과 노래가 덧입혀진 미사는 신자들 스스로 거룩함으로 가닿게 할 뿐 아니라 함께 입을 맞춘 공동체의 일치감은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박 신부는 “거룩하고 성대한 전례는 주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며 “그런 살아있는 전례를 위해서는 성음악은 필수적이기에, 노래미사와 함께하며 일원동본당 공동체 신앙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하계동본당 ‘사랑의 연탄 나눔’

서울대교구 하계동본당(주임 권혁준 바오로 신부)이 겨울을 앞두고 서울 시내 달동네에서 연탄을 나누며 이웃사랑을 전했다. 하계동본당은 11월 3일 서울 상계3·4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벌였다. 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와 레지오 마리애, 사목회 임원은 물론이고 수도자와 권혁준 신부까지 70여 명이 참여했다. 이에 더해 청소년 빈첸시오협의회 어린이 회원과 주일학교 학생들도 연탄 봉사에 참여하며 ‘고사리 손길’을 내밀었다. 본당은 상계종합사회복지관 등의 추천을 받아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장애 가구 등 연탄이 필수적인 10가구를 선정해 지원했다. 연탄 재원은 본당에서 약 100만 원을 마련해 보탰다. 또 본당은 추후 1가구당 10만 원 상당의 후원 물품을 본당 빈첸시오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권 신부는 “뜨거운 연탄처럼 우리 인생도 뜨거운 삶을 살면 좋겠고, 봉사에 함께한 어린이들도 연탄 나눔으로 가난한 분들을 생각하며 선한 마음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며 “어른들도 오늘을 계기로 아이들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서로 나눴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상계3·4동 일대는 상계뉴타운에 속한 재개발대상 구역이지만, 아직 개발이 시작되지 않아 날이 추워지면 연탄이 필요하다. 서울 시내 몇 안 되는 달동네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제17회 가톨릭사회복지대상 시상식… 대상에 요셉의원

37년 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의 치료와 자립을 위해 헌신해 온 무료병원 요셉의원(병원장 고영초 가시미로)이 제17회 가톨릭사회복지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10월 30일 대구 남산동 대구대교구청 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요셉의원을 비롯해 ‘사회봉사상’ 이화모(아기 예수의 데레사) 본메디조아의원 원장과 ‘청년봉사상’ 멘토’s 봉사단(대표 김해나)에게 상패와 상금이 전달됐다. 가톨릭사회복지대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는 6월 28일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복음정신을 구현하는 33개 개인 및 단체 추천을 받아 검토한 끝에 수상자를 결정하고 이번에 시상했다. 대상 요셉의원은 고(故) 선우경식 원장(요셉·1945~2008)이 1987년 개원한 무료병원이다. 요셉의원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내과, 외과, 치과 등 20여 개 과목을 진료한다. 또 무료급식과 이·미용, 목욕 서비스, 법률상담, 장례절차 지원 등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고영초 병원장이 취임한 이후부터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찾아다니며 무료진료와 심리·정서적 지원도 하고 있다. 시상식에서 고영초 병원장은 “요셉의원이 37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무보수로 수고해 주신 봉사자들 덕분”이라며 “늘 우리 앞에 다가오는 환자들이 예수님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의 자활을 위하여 최선의 도움을 준다’는 선우경식 원장님의 설립 이념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봉사상 이화모 원장은 소아과 의사로서 34년 동안 중증장애아동시설 ‘아이들의 집’에서 매주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응급 상황 아동을 돌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고 있으며, 입양 간 아동도 계속 후원하는 등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헌신하고 있다. 청년봉사상 멘토’s 봉사단은 경기 부천시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수혜받던 멘티가 성장해 멘토로 활동하는 사회복지 선순환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가톨릭사회복지대상은 사회복지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던 제7대 대구대교구장 고(故) 서정길 대주교(요한·1911~1987)의 유지를 받들고 추모하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의정부 가르멜 여자 수도원, 설립 감사미사 봉헌

지난 7월 교황청 인준을 받으며 의정부교구에 진출한 가르멜 여자 수도원이 설립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의정부 가르멜 여자 수도원(원장 삼위일체의 세실리아 수녀, 이하 수녀원)은 11월 1일 경기도 동두천시 수녀원에서 설립 감사미사를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와 사제단의 공동집전으로 거행했다. 미사에는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와 초대 의정부교구장 이한택(요셉) 주교, 전 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를 비롯, 교구·남자 가르멜 수도회 사제, 평신도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손희송 주교는 강론에서 “어릴 적 큰아버님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서울 가르멜 수녀원에 기도를 청하셨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주교가 된 다음에도 큰아버님 이야기가 떠올라 주교 직무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늘 서울 가르멜 수녀원에 기도를 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있을 때처럼 어려움이 생기면 의정부 가르멜 수녀원에 기도를 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의정부 가르멜 수녀님들이 이 세상에서 인간적 약점과 불완전함을 극복한 성인의 삶을 살아가시며 많은 이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서울 가르멜 여자 수도원에서 분가한 수녀원은 2006년 기공식을 했으나 여러 난관으로 지연되다가 2020년 완공됐다. 이후 2024년 7월 3일 교황청립 자치수도승원(monasterium sui iuris)으로 인준받았다. 수녀원은 ‘평화의 모후’를 주보로 모시고 있으며, 설립 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오고 있다. 수녀원은 봉쇄 관상 수도생활에 관심 있는 젊은 성소자 문의를 이메일(ujbcarmel@daum.net)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