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가 교구장좌에 착좌했다. 마산교구는 2월 12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착좌 미사를 거행했다. 새로운 목자를 맞은 교구민은 이 주교를 기쁘게 환영했고, 사제단과 교구민이 일치를 이뤄 지역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수원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제4대 마산교구장 안명옥(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 등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착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이들도 있었다.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 교구에서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와 현지 사목 중인 김태호(스테파노) 신부, 김정훈(미카엘) 신부가 참석했고, 이 주교와 유학 시절 인연을 맺었던 독일 트리어 교구 요아힘(Joachim) 신부와 귀도(Guido) 신부도 참석했다. 한국 주교단과 교황대사가 공동 집전한 미사는 착좌식으로 시작됐다. 착좌식은 이 주교를 교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교황 교서 낭독에 이어 교황대사와 마산교구 사무처장 주용민(리노) 신부가 착좌록에 서명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후 교황대사는 이 주교에게 목장을 전달했고, 목장을 받은 이 주교는 교황대사와 대구관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안내로 마산교구장좌에 착좌했다. 2022년 8월 5대 교구장 배기현(콘스탄틴) 주교의 사임 이후 2년 6개월간 비어있던 마산교구장 자리가 비로소 채워진 것이다. 이 주교가 착좌하는 순간 4000여 명 참례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진 말씀 전례에서 이 주교는 강론을 통해 “착한 양들이 있는 곳에는 착한 목자들이 있다”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언급했다. 이는 2월 1일 수원교구에서 봉헌된 송별미사에서도 언급한 내용이다. 이 문장을 통해 수원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에게 배움을 얻었음을 이야기했던 이 주교는, 이를 다시 착좌식에서 언급함으로써 착한 양들에게서 배워가는 착한 목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어 이 주교는 “수원에서 마산으로 오며 세 가지 보화를 가지고 왔는데 이는 감사의 보화, 겸손의 보화, 기도의 보화"라며, “사목활동을 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 보화들을 꺼내볼 것이며, 꺼낼수록 풍성해지는 이 보화를 사제, 수도자, 교구민 여러분들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성체 후 열린 축하식은 약력 보고, 꽃다발 및 영적 예물 증정, 축사와 답사순으로 이어졌다. 교구민들은 이 주교의 영육간 건강과 교구 발전을 기원하며 미사 및 영성체 7만3747회, 묵주기도 90만 5490단, 성체조배 4만 3039회, 희생 5만 5536회, 새 교구장님을 위한 기도 22만 1862회를 봉헌했고, 교구 평협 이한규(안드레아) 회장과 강정신(로사) 여성협의회장이 꽃다발과 함께 영적 예물을 이 주교에게 전달했다. 이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의 축사를 교구 사무처장 주용민 신부가 대독했고, 교황대사,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그라츠-섹카우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 등의 축사도 이어졌다. 축하식에서는 마산교구 사제단이 함께 축가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사제단은 새 교구장을 환영하고 일치를 이루자는 의미에서 성가 ‘하나되게 하소서’를 택해 한목소리로 노래했다. 이날 행사는 이 주교와 주교단, 가족, 지인 등 내빈들이 참석한 축하연으로 마무리됐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자의 26.1%가 65세 이상 노인인 교회도 지역의 가난한 노인에 대한 사목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월 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가처분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2%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로 빈곤층의 규모를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수치다. 2023년 중위소득은 3757만 원으로, 빈곤선은 중위소득 절반에 해당하는 약 1879만 원이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연간 1879만 원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 노인빈곤율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31.8%, 여성 43.2%로 여성이 훨씬 더 빈곤했다. 특히 노인 빈곤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76세 이상에서 51.5%로 조사됐다. 76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은 경제적인 빈곤에 놓여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한국의 노인들이 빈곤한 이유로 낮은 실질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 수령액의 비율)이 지목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임완섭 연구위원은 “이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연금제도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며, 고용의 불안전성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도 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 빈곤 심화 현상은 교회와 무관하지 않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신자는 26.1%로, 교회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노인 확산이 고독사, 노인 소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가 이들을 위한 사목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한국이사회(회장 김인태 야고보)는 지난해부터 고독사 예방운동사업을 추진, 가난한 노인들과 소통하며 고독사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김인태 회장은 “가난한 노인들의 경우 가족 없이 혼자 지내거나 몸이 아파 외부 활동이 불가해 외롭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며 “빈첸시오회 회원들은 노인분을 매달 방문해 외롭게 지내시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각 교구 사회복지회는 노인복지시설 지원뿐 아니라 본당의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통해 가난한 노인들을 돕고 있다. 다만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한 노인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본당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사목자들의 설명이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진호(베드로) 신부는 “교구 사회복지회는 시설과 본당 사업을 통해 가난한 노인들에 대해 지원하고 있지만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가난한 노인도 증가하는 만큼 본당 빈첸시오회나 사회복지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가난한 노인들을 발굴하고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은 무엇하나 넉넉한 것이 없다. 특히 가진 것이 적다는 결핍감은 그들의 생활양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집이다. 경제적 궁핍을 경험했기에 온갖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집안에 쌓아놓는가 하면, 청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오물과 벌레로 가득한 집들도 적지 않다는 게 대전교구 북부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단(단장 민병영 프란치스코·지도 변윤철 다미아노 신부, 이하 사업단) 봉사자들의 설명이다. 허름한 집을 고치고 새 단장을 돕고 있는 사업단 봉사자들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곳에서 예수님을 만났다고 입을 모았다. 예수님의 집이기에 정성을 다해 고치고 다듬는 것이다. 2월 9일 집수리를 마친 봉사자들의 온몸에는 먼지가 가득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그들이 가난한 이들의 집에서 찾은 복음의 가치는 무엇일까? ■ 집에 담긴 아픔, 수리하며 치유를 돕다 “영은이랑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여러분들이 애써서 집을 좋게 만들어주신 덕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월 8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에 있는 작은 집의 수리를 마치자 주인 조분예(82) 씨는 눈물을 훔쳤다. 사업단이 올해 처음으로 수리를 맡은 이 집은 지체장애 1급인 딸과 노모가 함께 사는 곳. 5살 때 사고로 장애를 얻은 딸 이영은(미카엘라·49) 씨에게 작은 집은 온 세상과 다름없었다. 늘 옆으로 누워서 지내는 영은 씨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은 방바닥과 방문 밖의 어머니뿐이다. 혼자서는 밥을 먹지도,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하는 딸의 병시중을 드느라 어머니 조 씨도 40여 년 동안 집 밖으로 나들이 한번 나간 적이 없었다. 두 모녀에게 집은 삶의 전부이자 가슴 아픈 공간이기도 했다. 오전 8시, 일찌감치 조 씨의 집에 도착한 봉사단은 모녀가 지내는 큰방 수리를 위해 가구를 들어내며 작업을 시작했다. 그간 수리했던 집들에 비해 조 씨의 집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지만 외풍이 심한 방은 장애를 가진 영은 씨의 건강을 악화시킬 우려가 컸다. 영은 씨의 활동보조인인 이향숙(프란체스카) 씨는 유구본당 사회복지분과를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단이 있다는 말을 듣고 조 씨의 집수리를 신청했다. 이 씨는 “조립식 집이라 외풍이 심할 뿐 아니라 겨울과 여름에는 전기세와 연료비가 많이 나와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라며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교구에서 집을 수리해 주는 단체가 있다기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10년차 베테랑부터 이날이 처음인 신입까지 경력은 천차만별이었으나 집수리에 대한 열정은 한마음이었다. 빈 방에서 가장 먼저 진행된 작업은 단열벽지를 붙이는 일이었다. 단순한 작업같지만 천장에서부터 선을 맞춰 붙이는 일은 실수 없이 한 번에 이뤄져야 하기에 집중력이 필요해 보였다. 장판 역시 전보다 두꺼운 것을 골라 주로 바닥에 누워있는 영은 씨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새로운 벽지와 장판으로 바꾸자 방안에 화사함이 더해졌다. 가구까지 들여놓자 낡았던 방은 새옷을 입은 듯 빛이 났다. 네 시간 넘게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장판과 벽지를 붙이는 작업을 한 민병영 단장의 손과 옷은 먼지로 가득했다. 처음과 행색이 달라진 것은 다른 봉사자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먼지가 덮인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민 단장의 손을 잡고 방에 들어온 조 씨는 “아이고, 새집처럼 좋아졌네요,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전했다. 바뀐 방에 처음 누워 본 영은 씨도 “방이 밝아지고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다”며 “겨울에 너무 추워서 고생을 했는데, 앞으로는 어머니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 가난한 곳에서 예수님 찾고자 시작된 주거환경개선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대전교구 하기동본당에서 시작됐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로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나누는데 집중했던 사회복지 사목에서 주거지 개선으로 시야를 넓혔다. 삶의 질 개선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돕고자 의견을 모은 것이다. 민 단장은 “그동안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누는 봉사를 주로 해왔다면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교회에서만 해드릴 수 있는 복지가 무엇인지 고민을 하다가 의견을 모은 것이 주거환경개선사업이었다”며 “하기동본당에서 시작된 사업은 옆 동네 반석동본당이 함께하게 됐고, 소문을 듣고 여러 본당 사회복지분과에서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에 북부지구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은 북부지구 본당 사회복지분과 위원들이지만, 대상자는 대전교구 전 지역에서 신청을 받는다. 수리를 하는 대상은 1년에 열 집가량. 무너지기 직전인 집부터 쓰레기로 가득 찬 집까지, 다양한 조건에 놓인 집을 수리하다 보니 봉사자들의 수리 실력은 전문가에 준한다. 민 단장은 “작업을 하기 전에 봉사자들과 함께 예수님의 집을 고친다는 생각으로 임하자는 기도를 바친다”라며 “내 집을 고치듯 정성을 다해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도배를 배우기도 했고, 전기설치 작업을 배워서 봉사하시는 형제님도 계신다”고 밝혔다. 가난의 민낯은 그들이 사는 집안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돈의 부재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주변을 챙기고 정리하는 방식을 잊게 했다. 게다가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개인적으로 집수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은 사회복지기관에서 진행하는 주거개선사업에 지원하기조차 어렵다. 사업단은 이처럼 주거개선에 대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민 단장은 “대상자는 대부분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거나,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인 경우가 많다”며 “어르신들이 가장 역할을 하시다 보니 육체적으로 집을 돌보기 어려워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보통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늦게 끝나는 작업. 먼지로 가득한 현장에서 허리도 펴지 못한 채 몇 시간 일을 하고 나면 기운이 빠지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주거환경개선사업단 봉사자들은 “집수리하러 가는 날 아침이 늘 설렌다”라고 입을 모았다. 민 단장은 “일을 할 때는 당연히 힘들지만 끝나고 나서 대상자가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힘든 생각이 싹 사라진다”며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주거환경개선 작업이 제게는 신앙의 중심이자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주요뉴스

서울대교구, WYD 대비 조직위 확대 개편

서울대교구가 2월 5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전담 사제 5명을 임명하고 지역조직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서울대교구는 5일과 7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사제 인사에서 교구 사제 215명(새 사제 26명 포함), 수도회 사제 14명 등 총 229명의 사제에게 새로운 소임을 맡겼다. 이번 사제 인사에서 교구는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로마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로마 코디네이터에 정연정 신부(티모테오·로마한인신학원장)가 임명됐으며, 장원석 신부(가브리엘·청소년국장)가 교계 연락 총괄을 맡았다. 최상훈 신부(유스티노·홍보위원회)가 사무차장으로. 유영주 신부(요한 세례자·로마한인신학원 재정담당)가 전례 총괄을 담당하게 됐다. WYD 전담 사제 인사를 보면, 이영제(요셉) 신부는 WYD 법인 사무국 및 기획 사무국 국장을 함께 맡는다. 아울러 이희천(프란치스코) 신부는 WYD 사목 사무국 국장으로 발령받았으며, 이상진(아모스) 신부와 김민호(베네딕토) 신부가 WYD 기획 사무국 소임을, 또 정성윤(베드로) 신부는 WYD 사목 사무국을 관리한다. 본당 주임 이동은 준본당을 포함한 18개 본당에서 이뤄졌고 6개 본당에 협력사목사제가 임명됐다. 7명이 이탈리아를 포함한 해외 유학을 떠나게 됐고, 5명이 국내수학으로 발령 났다. 베드로사목연수에는 8명이 참여한다. 대신학교장과 사제평생교육원장이 각각 임명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이 두 직책은 그간 한 명의 사제가 맡아왔다. 지속적인 사제 양성의 중요성을 더하는 것과 함께 교육 과정을 더욱 전문화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타교구 파견도 계속되고 있다. 강문석(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김성은(베드로) 신부가 각각 안동교구와 춘천교구로, 피승윤(바울리노) 신부는 제주교구로 파견된다. 해외선교지 파견도 이어졌다. 윤윤상(요셉) 신부와 김대용(요한 사도, ’18서품) 신부는 대만으로 선교를 떠난다. 오병웅(베드로) 신부는 칠레에서 선교사로 활동할 예정이며, 이경록(스테파노) 신부는 중국에서 해외 연수 과정을 밟는다.

수원교구, 일본에 첫 ‘피데이 도눔’ 사제 파견

수원교구가 일본교회에 첫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사제를 파견한다. 교구는 2월 7일 교구청 5층 성당에서 봉헌된 ‘2025년 해외 선교사제 파견미사’에서 일본 사이타마교구로 파견되는 이태희(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등 해외 선교사제 4명의 축복식을 열었다. 이 신부의 일본 파견은 교구가 2024년 6월 일본 사이타마교구의 요청에 따라 맺은 피데이 도눔 협약의 결실이다. 교구가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으로 사제 2명을 사이타마교구에 파견한 적은 있지만 양 교구간 협약에 따라 사제가 파견되는 것은 처음이다. 피데이 도눔은 비오 12세 교황이 1957년 반포한 선교에 관한 회칙 제목으로 ‘신앙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비오 12세 교황은 회칙을 통해 사제 수가 비교적 많은 교구 주교가 사제가 부족한 지역에 사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신부와 함께 교구가 올해 해외 선교지에 파견하는 사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교구 성 마이클 한인본당 이나라(사무엘) 신부 ▲아프리카 잠비아 솔웨지교구 최재승(요셉) 신부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교구 이준기(요한 사도) 신부 등이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파견 사제들에게 십자가를 수여하며,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간직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복음의 참된 증거자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자녀들을 먼 이방인들 가운데 파견하는 마음”이라는 소회를 밝힌 이 주교는 “네 분 신부님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의 상처를 보듬으며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해 주는 겸손한 목자가 되어 세상에 주님의 사랑과 영광을 드러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사를 함께 봉헌한 교구 총대리 문희종 주교(요한 세례자, 교구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장)와 교구 사제단, 파견 사제들의 가족도 어려운 환경에서 사목하게 될 사제들이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문 주교는 격려사에서 “사제단과 교구민 특히 선교 사제들을 위해 영적·물적 후원을 아끼지 않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덕분에 교구의 해외 선교 활동이 한국교회 어느 교구보다 체계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며 “이 자리에 함께하신 부모님과 신자 그리고 동료 사제단 모두 파견 사제들이 현지인들을 사랑하고 위로하면서 선교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교구는 2008년 4월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교구와 ‘피데이 도눔’(Fidei Donum) 협약을 체결하고 3명의 사제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아프리카 잠비아, 남아메리카 칠레·페루에도 피데이 도눔 선교 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해외 한인공동체 선교 사목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 파견된 사제들을 포함해 교구의 해외 선교 사제는 모두 24명이다. 이날 파견미사를 봉헌한 최재승 신부는 2월 10일, 이준기 신부는 2월 12일 각각 잠비아와 남수단으로 출국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할 이나라 신부와 이태희 신부는 연수를 마친 후 올해 중 선교지로 떠날 예정이다.

건강한 영적 생활 위한 어르신 신앙 학교 ‘활짝’

한국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 사목 강화에 대한 의견이 커지는 가운데, 노년 신자에게 특화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주목된다. 예수회는 60세 이상 대상으로 3월 17일 강원도 홍천군 만레사 영성의 집에서 ‘예수회 수도생활 체험학교’(이하 체험 학교)를 연다. 9박 10일 과정으로, 수도원의 생활방식을 따르는 형식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7~8월을 제외한 매달 열릴 예정이다. 체험 학교에서 주안점을 두는 것은 ‘나이 드는 것을 새로운 소명으로 받아들이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노년 시기 신자들은 생업에서 물러나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며 기도할 수 있는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영적인 일, 소명의식으로 받아들이도록 인도하는 것이 초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울하고 외로워질 수 있는 노년기 신자들을 수도회가 동반한다는 의미도 있다. ‘수도원’으로 콘셉트를 정한 것은 수도원이라는 환경이 세속과 떨어져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수도회 측은 “아픈 곳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에게 아픈 곳을 잘 설명해야 하듯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아야 하느님께 더 잘 나아갈 수 있다”며 “수도원 삶을 통해 자기를 알고 하느님을 아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수료 후에도 정례 미사, 영성 강좌, 인문학 강의, 독서 모임, 성지순례 등 지속적인 후속 과정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한 달 체험학교도 시행을 고려 중이다. 수도생활 체험학교 수련장 최대제(로베르토) 신부는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고령화 시대 사도직을 논의하며, 보다 지적이고 영적인 사도직의 필요성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밝히고 “어르신들이 영적으로 건강할 때 가정과 사회가 안정될 수 있기에, 나이 듦의 가치를 알게 해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월 20일 개강하는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담당 나종진 스테파노 신부)의 ‘가톨릭 50+ 학교' 프로그램도 내용과 강의 시간을 정비하고 더욱 체계화한 모습이다. 기존 ‘가톨릭 조부모 신앙학교’와 ‘가톨릭 50+ 대화학교’로 진행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50세 이상 신자들이 더욱 다양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글씨학교(월, 오후) ▲성경 봉독학교(화, 오전 오후) ▲조부모 학교(수, 오전(과목1) 오후(과목2)) ▲신약학교(목, 오전(1교시) 오후(2교시) ▲대화학교(금, 오전 오후)가 열리며, 3월 24일부터는 총 4주 동안 ‘걷기학교’를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한국교회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전문화된 노년 프로그램은 교회 안에 신앙 전수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노인사목 전문가는 “급속한 노년층 증가 속도에 맞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본당과 전담 부서에서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 예수회 수도생활 체험학교 010-7451-9707 / 가톨릭 50+ 학교 02-727-2385~6

한국평단협, 제58회 정기총회 개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 담당 김연범 안토니오 신부, 이하 한국평단협)는 2월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선교하는 평신도’를 활동 지표로 한국평단협은 올해 ▲시노드 정신으로 사도직 소임 수행 ▲희년을 맞아 그리스도인의 삶 봉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기도할 것을 실천 방향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세상 속 작은 그리스도를 살아가는 ‘가톨릭 대상’ 후보자 발굴,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전국 순례지도(배론길) 앱 제작, 생명 존중과 생태계 보존 활동과 어머니·아버지 학교 지속, DMZ 평화의 길 걷기 등의 사업을 확정했다. 안재홍 회장은 “우리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 세상에 전파하는 사도의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우리의 사명은 단순히 개인의 신앙을 넘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며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활동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복음의 빛을 세상에 전하는 도구가 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한국평단협은 정기총회에 앞서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손삼석(요셉)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성직중심주의 타파와 평신도들의 적극성을 당부했다. 손 주교는 “동요 ‘우산’처럼 다양한 모양의 우산들이 나란히 걸어가는 것이 바로 시노달리타스”라면서 “우리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서로 맞대고 힘을 모아 함께 걸어나가자”고 전했다.

종합

작은 교회 ‘가정 성화’에 본당 공동체 합심

‘가족 내 냉담교우를 위한 기도’와 ‘온 가족 릴레이 성경 쓰기’ 등 여러 활동을 통해 가정 성화에 힘쓰는 서울대교구 자양동본당(주임 임재민 벤자민 신부) 성가정회(가정생명환경분과장 김혜주 엘리사벳)가 이목을 끌고 있다. 성가정회는 이외에도 성가훈 액자 만들기, 가족과 함께 성경 통독, 성경 암송대회 등 2024년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계획했다. 김혜주 분과장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냉담교우들이 많아지고 가정 내 교회의 존재감이 저하된 것에 대한 대책으로 마련했다”며 “옛날에 내 가정도 불화가 있었는데 성가훈 액자로 만들었던 말씀을 보며 인내하고 기도하며 평화를 찾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가정회는 먼저 1월부터 6월까지 가정에서 매일 아침·저녁 기도를 하고 성당 내 생명 나무에 기도 내용을 적어 걸며 냉담교우 회두에 노력한다. 현재 생명 나무에는 가족 내 냉담교우를 위한 기도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이 기도 지향들은 매월 첫 월요일 교구 생명 미사에 봉헌된다. 이옥연(엘리사벳) 씨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온 가족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냉담 중인 가족들과 다 함께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성가정회는 2월부터 10월까지 온 가족 릴레이 신약 성경 필사하기를 통해 말씀을 중심으로 한 가족 간의 정을 두텁게 하고 있다. 지난해 성경 필사에 참여했던 김장형(요한) 씨는 “그간 성경 내용을 독서와 복음만을 통해 조각조각만 알았는데 필사를 하며 전체적인 참뜻을 느꼈다”며 “첫영성체를 받은 아들이 주일학교에서 배운 교리에 대해 물어볼 때 성경 필사를 하며 알게 된 내용들을 말해주며 대화의 장을 펼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본당의 이옥경 수녀(아나스타시아·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는 “가화만사성이라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가정이 많이 붕괴되고 있어 교회가 가정 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프로그램들이 일회성 이벤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신앙생활의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 효성유치원 100주년 기념 행사

대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치원인 효성유치원(이사장 송경미 루시아 수녀, 원장 홍명희 루갈다 수녀)이 햇수로 개원 100주년을 맞았다. 효성유치원은 2월 5일 본원 강당에서 포럼을 열면서 첫 10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했다. ‘100년의 발자취에서 미래유아교육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포럼은 효성유치원의 지난 역사와 가치를 돌아보고 감사하는 시간이었다. 또 급격한 사회 변화에도 균형감 있는 유아교육을 실천하는 현장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홍희주 교수(계명문화대 유아교육학)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은 전·현직 원장의 기조강연, 전·현직 교사와 졸업생, 졸업동문(부모)회장과 서태옥 대원유치원장, 박인숙 대구과학대학교부설유치원장, 이희선 교수(대구과학대 유아교육·보육혁신연구센터장) 등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사장 송경미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관구장)는 “한 단체나 기관 역사가 100년을 넘는다는 것은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돼 있고, 이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진정성과 투신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초저출산 등으로 쉽지 않은 유아교육 현실에서도 “지금까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 시대의 필요성에 응답하며 100년을 이어온 저력”으로 이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장 홍명희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도 기조강연을 통해 “효성유치원은 종교교육과 인성교육, 그리고 1980년부터 45년을 이끌어온 몬테소리교육이라는 세 가지 교육이 맥을 이루면서 ‘사랑’이라는 교육이념을 실현해 왔다”고 강조했다. 효성유치원은 오는 5월 30일 ‘동문의 밤’, 10월 1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 100주년 기념미사와 기념식 등 기념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효성유치원은 가톨릭 정신을 근간으로 한 유아 인성교육과 몬테소리 교육, 시대를 앞서가는 교육환경 조성으로 100년 동안 꾸준히 지역 학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1941년(16회) 졸업한 이문희 대주교(바울로·1935~2021·제8대 대구대교구장)를 비롯해 손기철 신부(베드로 다미아노·대구대교구 국우본당 주임·44회),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71회) 등 1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대구대교구 소속으로 1926년 대구 계산동에서 개원한 효성유치원은 1934년부터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들이 교육 활동을 맡았다. 1980년 대명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 1994년부터는 포항예수성심시녀회재단이 운영을 맡았다. 2005년 국우동 현 위치로 자리를 옮기면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제30차 해외선교사 교육 파견미사 봉헌

한국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회장 남승원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이하 교육협의회)는 2월 6일 서울 동소문동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센터에서 제30차 해외선교사 교육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이날 새로 배출한 15명의 선교사들을 격려했다. 미사를 주례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강론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라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 가장 깊은 헌신”이라며 “배가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아가야 하듯이 우리도 하느님의 '배'로서 막연한 믿음의 항구를 떠나야 선교지에서 하느님의 손길이자 사랑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을 이수한 사제·수도자들은 3주간의 해외선교사 교육을 되새기며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해외 선교지에서의 소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아프리카 대륙의 세네갈로 파견되는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이가현(보나) 수녀는 “교육을 통해 현지에서 어떤 마음으로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성을 잡게 됐다”며 “또 교육생들과 선교지에 대한 두려운 감정도 솔직하게 나누다 보니 배움뿐 아니라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육을 수료한 사제·수도자들은 각각 5개 수도회와 3개 교구에 소속된 15명으로 1월 13일부터 2월 6일까지 3주간 교육받았다. 일본, 세네갈, 볼리비아 등 7개 국가에 8명이 파견될 예정이며 나머지 7명의 파견지는 미정이다. 교육협의회는 파견을 앞둔 선교사들에게 언어와 문화적응 등 실질적인 준비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1997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1999년부터 매년 해외선교사 교육을 주최하고 있으며 지난해 29차 교육까지 수도자 600명, 사제 128명, 평신도 82명 총 810명이 수료했다.

“침묵으로 써 내려간 글씨에 기도 담아요”

서울대교구 사당5동본당 서예 동아리(회장 양승대 이냐시오)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2015년 6월 서예 동아리를 창단해 10년간 회장으로 봉사한 양승대 회장은 “대면 행사가 어려웠던 팬데믹 기간에도 활동을 이어 나가기 위해 야외 공원이나 산 속에서 체본하는 모임을 했었는데 벌써 10주년이라니 감개무량하다”며 “하느님 은총 속에 특별한 나날이었기에 함께 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예 동아리는 무엇보다 신앙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양 회장은 “서예는 한 획마다 집중하고 내면부터 침묵해야 하기에 기도와 닮은 구석이 많다”며 “마음을 아래로 하고 한 획 한 획 쓰는 것도 나를 낮추고 주님께 기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본당 주임 최정진(베네딕토) 신부는 “내적인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신앙생활은 서예처럼 집중이 필요하다”며 “본당 신자들이 서예 기량을 쌓으며 인격을 수양하고 그 결과로 나온 작품이 다른 교우에게 좋은 영감을 주며, 교우 간 친목을 도모해 신앙생활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회원 권형대(빈첸시오) 씨도 “서예 동아리를 시작한 뒤 신앙생활이 즐거워졌고 특히 냉담하던 가족이 주님 곁으로 돌아왔다”며 “예수님의 사랑과 향기는 묵향과 닮았고,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한 명 한 명의 형제자매라는 점은 서예 속 점과 획들의 모임과 같으며, 우리 공동체가 구원이라는 한 방향을 향하는 것도 작품의 완성을 도모하는 것과 닮았다”고 전했다. 강원도 횡성 연례 모임과 주님 성탄 대축일 전후 본당 전시회 등으로 친교를 다지고 실력을 꾸준히 키워 나간 것은 동아리 10년 장수의 비결. 금파서예술대전과 대한민국서도협회에도 참가한다. 본당 바자 때는 가훈 쓰기 행사도 열어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20년 경력의 전문 서예가인 양 회장을 비롯해 2명의 전문 서예가와 10명의 아마추어 회원들이 매주 월요일 세 시간씩 서로 돕고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양 회장은 “서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이 더욱 필요했던 것 같다”며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나를 성화하는 기회로 삼아 본당 공동체 일원으로서 함께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