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성체 거동은 예수님 사랑 드러내 보이는 것”

박지순
입력일 2025-06-24 10:44:54 수정일 2025-06-24 10:44:54 발행일 2025-06-29 제 344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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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성체 모시고 로마 거리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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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6월 22일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성모 대성당을 향해 성체 거동을 하고 있다. CNS

[로마 CNS] 레오 14세 교황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6월 22일 로마 거리에서 성체 거동을 하며 “그리스도인들은 물질적, 영적으로 받은 은총을 나누며 예수님 사랑의 증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라테라노 대성당 밖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성체 거동은 믿는 이들의 가슴에 예수님을 드러내 보이는 길로서 신자들의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하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들 내면에 있는 궁핍함과 빵만으로 그 궁핍함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성찰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복음은 예수님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천 명의 군중을 먹이신 루카복음 말씀이었다. 교황은 “예수님은 배고픈 이들의 호소에 응답하시면서 눈을 들어 축복하시고 나눔의 표시로 빵을 쪼개 모든 이들을 먹이셨다”며 “주님의 행동은 어떤 복잡한 마술 같은 의식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감사, 성령에 의해 지속되는 자녀로서의 기도 그리고 형제적 일치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는 나눌 수 있는 빵과 물고기를 늘려 주셨고 결과적으로 모든 이들이 먹기에 충분했다”며 “사실,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몫을 먹고도 남은 조각들이 열두 광주리나 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날 복음 속 군중과 마찬가지로 모든 민족들이 타인의 탐욕 때문에 배고픔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큰 부를 쌓은 소수의 사람들은 오만하게도 가난한 많은 사람들에게 무관심해 고통과 불의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희년인 올해 우리는 실천과 봉사를 이끄는 주님의 모범을 따라 빵을 나누고, 희망을 키우고, 하느님의 나라가 오심을 선포해야 한다”며 “성체는 영원한 삶을 위한 빵이기 때문에 단지 육체적 배고픔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이를 죽음에서 구원하실 수 있다는 약속이 된다”고 말했다.

미사 후 교황은 최근 첫영성체를 한 어린이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사람들과 성체 거동에 나섰다. 교황은 성광 안에 축성된 성체를 모시고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성모대성당까지 약 1.6km의 거리를 행렬했다. 교황은 성모대성당에 도착해 성체 강복을 주례했다.

교황은 성체 거동 중에 “모든 이들이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의 현존이 어떻게 자신들을 변모시키고 교회와 일치돼 예수님의 몸이 되도록 인도하는지 증거하자”며 “우리는 목자와 양 떼로서 함께, 성체를 모시고 공경하고 거리에서 성체 거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눈과 양심과 마음 앞에 예수님을 드러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