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자 모임 5년 만에 재개

5년 만에 다시 모인 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 베네딕도회 협의회(회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는 5월 14~15일 경북 칠곡군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내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베네딕도회,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제42차 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자 모임을 열었다. 한국 베네딕도회 협의회는 베네딕토 성인의 수도 규칙을 따르며 협력하는 전국 9개 공동체로 구성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19년 5월에 이어 5년 만에 재개된 이번 모임에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과 요셉 수도원,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과 대구 수녀원,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과 양주 수도원, 까말돌리 수녀원 등 8개 공동체 수도자 약 40명이 참석했다. 이번 모임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여러 변화된 상황에서 베네딕도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소셜 미디어와 공동체 건설 ▲베네딕도회 전통의 현대적 전달 ▲성소와 입회자 문제 ▲지속 가능한 생활과 공동체적 투신 ▲디지털 시대의 영성 ▲기술 윤리와 영적 가치 등 다양한 도전들에 대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성소 문제에 대해 발표한 허성석 신부(로무알도·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어떠한 세상 변화에도 “결국 복음을 사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허 신부는 “물질·기술문명의 한계를 느낀 이들에게 수도공동체는 희망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수도원이 하느님을 찾고 형제적 사랑을 나누며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일반사회와 교회에 인식시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5-26

길 자체보다 그 안의 ‘이야기’로 감동 전해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등산과 트레킹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 올레길과 각종 둘레길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관광공사의 걷기·자전거 여행 정보 사이트 ‘두루누비’에 등록된 트레킹 코스는 2022년 기준 2188개에 이른다. 걷기 열풍은 이후 ‘치유’와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더해져 종교 순례지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열풍의 중심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었고, 이는 국내에 있는 천주교 순례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자체가 앞장서 조성한 순례길은 5곳, 현재 계획 중인 길은 2곳이다. 천주교 순례길 조성을 담당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주교 문화가 한국 전통문화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순교를 선택했던 신자들의 정신이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요소라는 데도 동의했다. 지자체와 교회가 손을 잡고 가장 먼저 조성한 순례길은 충남 당진시 버그내 순례길이다. 2010년 조성된 순례길은 솔뫼성지에서 시작해 합덕성당, 원시장·원시보 우물터, 무명 순교자의 묘, 신리성지까지 13.3km에 이른다. 이후 제주교구와 제주도가 손을 잡고 천주교 순례길(2012)을 조성했고, 충남 홍성과 예산, 서산, 당진 등 4개 시군이 조성한 내포문화숲길(2014)은 2021년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내포문화숲길에는 천주교 성지를 잇는 내포천주교순례길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가장 긴 천주교 순례길은 원주시가 조성했다. 2022년 개통한 원주 천주교 성지순례길은 풍수원성당부터 배론성지까지 총 250km가량 이어져 있다. 김대건 신부의 자취를 따라가며 걸을 수 있는 청년 김대건 길도 용인시에서 조성했다. 은이성지에서 신덕·망덕·애덕고개를 지나 미리내성지까지 10.3km를 걸으며 순교 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역사는 순례와 뗄 수 없다. 박해를 피해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던 신자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걷고 또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숨어서 이동했던 길이기에 천주교 순례길에서는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을 찾기 어렵다. 천주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순례객을 사로잡기 위해서 길의 가치와 스토리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청년 김대건 길 문화관광해설사 옥영재(마티아)씨는 “순례길에 참여한 비신자의 경우 대부분 김대건 신부님이 최초의 한국인 신부라는 정보만 알고 순례한다”며 “용인시가 순례길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면 교회는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성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버그내 순례길의 종착지인 신리성지는 미사 시간 외에 방문객 중 70% 이상이 비신자다. 천주교의 정신과 이야기를 이 시대 사람들의 시선에 맞게 해석해 놓은 공간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신리성지 전담 김동겸(베드로) 신부는 “성지에 비신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하고자 미술관과 카페, 공원의 조경 등 보고 즐길 요소들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천주교의 유산이 담겨있는 성지도 결국은 이 시대 사람과 만나야 하기에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5-19

제27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 개최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이 후원하는 제27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이 5월 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김탁환 소설가가 「사랑과 혁명 1·2·3」(2023, 해냄)으로 본상을, 김재홍(요한 사도) 시인이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2022, 여우난골)로 작품상을 받았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 작품상에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사랑과 혁명 1·2·3」은 1827년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 옥사인 정해박해를 다룬 소설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 사랑 없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 앞에서 의미심장한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는 현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탐색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올해 한국가톨릭문학상 심사는 김산춘 신부(요한·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구중서(베네딕토) 문학평론가,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구자명(임마쿨라타) 소설가, 우찬제(프란치스코)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김탁환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영성과 노동을 소중히 여기며 마을 소설가로 살아가려는 제게 한국가톨릭문학상은 큰 격려”라고 말했다. 김재홍 시인은 “하느님께서 저를 부려 한 알의 소금 알갱이가 되는 시를 주실 때까지 기도하고 기도하겠다”고 했다. 시상식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 신부, 우리은행 김범석 국내 영업부문장을 비롯한 교회 내외 인사들과 문화출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날과 같이 물질주의와 극도의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문학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소외, 세상과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도록 돕는다”며 “글을 쓰는 분들, 특히 문학 하는 이들이 현대의 사라져가는 가치들 또 이뤄내야 하는 가치들을 지켜내는 분들이기에 보편적 가치와 변함없는 희망을 던져주는 오늘 수상작들의 문학적 성취에 경탄하며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성준 신부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가톨릭신문사는 우리은행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위상을 키우며 이 세상에 평화를 널리 전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히고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 큰 등불이 되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후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1998년 가톨리시즘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앙과 삶의 가치를 문학 작품으로 구현한 문인들을 발굴하고 그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은행은 이런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024-05-19

[교육 주간 담화] 문창우 주교, "가톨릭 교육 사명에 새로운 열정으로 참여를"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문창우(비오) 주교가 제19회 교육 주간(5월 20~26일)을 맞아 ‘가톨릭 교육 사명에 새로운 열정으로 참여를!’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문 주교는 “가톨릭 교육은 전인교육과 복음화라는 두 가지 사명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톨릭 전인교육은 학생의 지덕체 발달뿐 아닌 영성의 발달까지 지향한다”며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함을 늘 염두에 두고 인간이 더 인간다울 수 있도록, 각자 개성과 자유를 마음껏 펼치고, 이웃과 문화,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라고 역설했다. 문 주교는 입시 중심 교육, 인권 침해와 교사 권위가 추락하는 오늘날 교육적 문제에 대해 “생명 존중과 공동체 인식의 결여가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톨릭 교육은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며 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교육을 계획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는 사명의 구체적 실천”이라는 문 주교는 ▲전인교육의 사명 실천 ▲새로운 복음화 사명 실천 ▲실천적 계획을 세워 교육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교육 현장 유형과 환경에 적합한 가톨릭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 과정과 방법, 교사와 부모 교육, 규정과 제도를 마련하고 꾸준히 실천하자”고 전했다.

2024-05-19

주일학교 어린이들 축제 “하느님 사랑해요”

서울대교구 3지구(지구장 김완석 시몬 신부) 초등부 주일학생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맘껏 노래 불렀다. 5월 11일 서울 응암동성당에서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를 주제로 서울대교구 3지구 어린이들이 ‘2024년 3지구 어린이 행사’를 열었다. 응암동·연신내·갈현동·녹번동·신사동·구파발·불광동·역촌동본당 등 지구 내 8개 본당 400여 명 어린이들이 참여한 행사는 3지구 초등부연합회(회장 박유나 율리안나, 담당 정성훈 프란치스코 신부) 주최로 제1부 부스 체험과 제2부 공동체 미사 봉헌 등으로 진행됐다. 부스 체험에서는 ‘게임 부스’와 ‘체험 부스’, ‘무인 부스’, ‘먹거리’ 등이 준비됐으며, 어린이들은 신발 다트, 가로세로 낱말 퍼즐 등 게임을 즐기고 에코백 열쇠고리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무인부스에서는 ‘기도 나무’와 ‘방명록방’, ‘느린 우체통’ 등이 마련됐다. 기도 나무에 쓴 어린이들 기도는 공동체 미사 시간에 봉헌됐다. 느린 우체통에 부친 편지는 오는 주님 성탄 대축일을 즈음해 각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퀴즈를 맞춘 어린들에게 떡볶이와 오뎅 등이 제공됐다. 이외 어린이들은 포토존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제2부 미사는 3지구 초등부 담당 정성훈 신부(프란치스코· 서울 응암동본당 부주임) 주례로 봉헌됐다. 박유나 회장은 “어린이날을 기념해 행사를 준비했고, 많은 분의 도움으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다시 행사를 해달라’고 조르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로 초등부 어린이들이 즐긴 것 같아 보람되고, 이 행사를 계기로 3지구 각 본당이 더욱더 가까워지고 하나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5-19

‘넘치는 돌봄’의 역설, 올바른 의미·가치 찾아야

돌봄이 상품화되면서 돌봄의 부재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겐 심각한 생존의 위기가 된 이때, 돌봄의 인간적 의미와 가치를 성찰해 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원장 직무대행 최병인 교수)과 공동 주최로 ‘성찰: 돌봄과 현대사회’를 주제로 제20회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서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공병혜 명예교수는 ‘인간의 존재 방식으로서의 돌봄’에 대해 발표했다. 공 교수는 ▲인간 존재 방식으로서 돌봄 ▲거주로서 돌봄 ▲몸의 기억과 자기 정체성 ▲몸의 기억과 돌봄: 현상학적 체험 사례를 살펴봤다. “개인 삶의 근원을 향해 자기에게로 돌아오는 몸의 기억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거주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 공 교수는 “몸의 기억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는 총체적인 몸의 능력의 회복을 통해 생활 세계에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돌봄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조태구 HK연구교수는 ‘현상학적 차원에서의 돌봄’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령자의 안락사를 종용하는 세상을 그린 일본 영화 ‘플랜 75’(감독 하야카와 치에)에 대한 언급으로 강연을 시작한 조 교수는 “돌봄이란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자 가장 기본적인 도덕 가치”라며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돌보지 않을 때 놀라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동국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구은정 교수는 ‘다원주의 관점으로 본 돌봄’을 주제로 발제했다. 앞서 박은호 신부는 환영사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돌봄을 받아야 할 분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지만 돌봄의 의미와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각자가 돌봄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깊이 인식하고 또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살아낼 때 사회에 돌봄의 문화가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축사에서 “돌봄이라는 것은 타인을 향해 있으며 돌봄을 통해서 나를 온전히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러면 돌봄은 단순하게 돌본다는 개념보다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참된 의미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5-19

“자작시 쓰고 교우들과 나누며 깊은 위로 받았어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지난 5월 3일 오전 서울 삼각지성당(주임 박홍철 다니엘 신부)내 ‘마리아의 정원’ 방에서는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한 시어(詩語)들의 낭송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 4월 26일부터 진행되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낭송 수업’이었다. 10여 명의 참가자들은 남궁경숙(안나) 시인의 지도로 함께 명시를 소리 내 읽어보는 한편 각자 써 온 자작시를 발표했다. 대부분은 처음 시를 써보고 발표하는 자리였음에도 ‘기억’과 ‘머무름’, ‘12월’ 등 저마다의 일상과 삶의 편린이 스며든 아름다운 시들을 나눴다. 병상에 있었던 아픔과 가족을 사랑하는 이야기가 녹아든 시에 때로 읽는 이들도 이를 듣는 참가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4회차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수업은 1~2회 동안 시인을 초대해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직접 쓰고 발표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3회에서는 집중적으로 시를 더 써보는 과정이 준비됐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라는 글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비록 길지 않았지만, 이 과정은 참가자들이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5월 24일 마무리될 수업은 박홍철 신부 강의와 한 명씩 지은 시를 낭독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이번 수업은 하느님과 신앙, 기도의 마음을 좀 더 다양하게 표현하는 시간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시를 써보는 동안 언어와 글, 삶에서도 시선이 달라졌다는 평이다. 참석자들은 시를 쓰며, 또 다른 이들의 시 낭송을 들으며 치유를 받고 시를 가깝게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전문적으로 시를 써보고 싶은 용기를 얻었다”고도 밝혔다. “성당에서 그저 가볍게 목 인사만 하고 스쳐 간 관계였는데, 같이 수업을 들으며 시를 통해 그들 삶에서 배어 나오는 솔직함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시를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위로와 평온을 얻었습니다." 다음 수업을 기다리며 회원들의 어떤 시를 만날지 일주일 동안 기다려지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백진숙(데레사)씨는 “매주 화요일 평일 미사 강론 중 주임 신부님께서 복음과 연관된 시들을 읽어 주시는데, 그런 시간이 스며들어 더욱 시가 가깝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낭송 수업을 통해 일상에서 끌어내지 못한, 내면에 예수님 사랑이 깃들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계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업에 함께하며 자작시를 나누기도 한 박홍철 신부는 “시를 포함한 문학적인 도구들, 또 노래 몸짓 등으로 기도나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확장하고 시도해 보는 그런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05-19

현장 찾은 주교들, 자립준비 청소년 이야기 경청…"여러분의 꿈 응원합니다"

주교단이 사각지대의 위기 청소년·청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자립에서 겪는 어려움에 공감과 연대의 뜻을 전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5월 9일 자립준비청년·청소년들과 만났다. 주교단은 인천 산곡동성당(주임 이홍영 파스칼 신부)에서 청년·청소년들과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인천시청소년자립지원관 ‘별바라기’(관장 송원섭 베드로 신부, 이하 별바라기) 및 성당 내 자활작업장 ‘아(雅)카페’(이하 아카페)를 방문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김종강 시몬 주교)가 주관한 이날 주교 현장 체험에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종강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가 참석했다. 김종강 주교는 격려사에서 “한국의 심각한 청소년 문제 앞에 교회가 사목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가장자리에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며 문제를 숙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 체험에서 주교단은 별바라기 청소년·청년들과 관장 송원섭 신부에게 자립준비 청소년들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가정 내 학대, 폭력, 방임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온 아동청소년들은 경찰청 통계상 약 5만 명으로 추산된다.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찜질방, PC방 등을 전전하며 생계를 위해 인터넷 사기, 불법 도박 등 범죄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미성년자 성착취는 가장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별바라기에서는 가정에서 분리된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한다. 하지만 정서·심리적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아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성년이 되면 혼자 생계비를 벌거나 공과금 납부 등 은행 업무, 부동산 문제도 혼자서 해결해야 하지만, 밥 짓기, 빨래·청소하기 등 기초 자립 생활 소양도 익숙지 않은 어린 나이에 모든 걸 습득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청소년들은 별바라기의 지원으로 자립을 훈련받는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주며 “가족이 없어도 우리가 그 가족 대신 동반자가 돼 주겠다”는 신부와 직원들의 진심에 힘입어 생활비 지출 계획 등 경제적 훈련, 일자리 구하기 등에 나서며 용기를 낸다. “도와주시는 신부님과 어른들 덕에 ‘나도 존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저도 자립해서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8살에 송 신부를 만나 별바라기에 온 자립청년 송기주(베드로·24)씨는 아카페에서 일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 조주 기능사, 미용사 자격증, 두피 관리사 자격증 등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다. 송씨는 “동생들에게 용돈도 주는 등 신부님처럼 함께 돌보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정신철 주교는 “말하기 어려운 어려움을 진솔히 나눠주고 그 극복의 이야기를 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며 “교회는 여러분의 꿈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202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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