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여성 리더십’ 현주소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지도자 역할을 맡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다’고 명시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60항의 여성 리더십 관련 제안이 한국교회에서 더 충실하게 주목되고 실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최근 교황청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탄생하는 등 몇 해 사이 교황청 여성 리더십에 변화가 일고 있음에도, 지역 교회 차원에서는 교회 안 여성 리더십의 움직임이 충분히 확산하지 않고 있으며 교회 내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월 15일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 이하 연구센터)는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교회와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콜로키움을 열었다. 콜로키움에서는 ▲바티칸에서 시작된 변화, 교황청의 여성 리더십(정다빈 멜라니아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연구원)▲예수회 여성위원회의 여정과 전망(이근상 시몬 신부)▲가톨릭교회 내 여성 리더십의 도전과 과제(이미영 발비나 우리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개신교 여성 리더십과 여성 운동의 과제(오수경 청어람 ARMC 전 대표) 등의 발제를 통해 교회 내 여성 리더십 실천 방안에 대한 화두를 한국교회에 던졌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콜로키움은 교황청의 최근 동향에서부터 한국교회의 경험 및 수도회, 개신교회까지 교회 안 여성의 역할과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조명하며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로 의미를 남겼다. 특별히 시노드 여정에서 여성의 참여가 강조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여성 인식이 많이 변화되는 시점에서 여성 신자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배가돼야 함을 인식시켰다. 이미영 연구원은 제도교회보다 더 뿌리 깊은 한국 가톨릭교회 안의 성차별 문화를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대부분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남성들이나 사제들 경우 ‘적어도 본당 안에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성차별은 없고 여성들을 더 대우한다’고 말하는 사례를 많이 목격한다”며 “하지만 여성 사목회장 및 여성 평신도 성체분배자가 얼마나 있는지, 본당평의회 등 의사결정 기구에 여성이 얼마나 참여하는지 등을 살펴볼 때 고착된 여성 신자 현실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2021년 의정부교구 평협 여성분과 조사 중 교회 내 성평등 문화에 대한 설문 결과에서 ‘여성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교회 문화가 아니다’는 인식이 두드러졌다”고 밝히고 “‘여성의 역할과 관련해 현행법으로 이미 규정하는 모든 기회가 특히 아직 시행되지 않는 곳을 비롯하여 완전하게 이행되기를’ 촉구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내용이 강하게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청 여성 리더십의 흐름을 짚었던 정다빈 연구원은 “교황청의 변화는 여성들이 교회 의사결정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교회 내 직무 수행에 있어 성별보다는 전문성과 역량이 중심이 되는 가능성 등을 보였다”며 “그렇지만 여전히 ‘예외적’ 사례라는 과제를 남기고, 성품성사와 통치권의 분리는 여성 성직자에 관한 논의를 제한한 측면이 있다”고 지목했다. 연구센터 측은 “교회 내 여성 문제는 다양한 요소가 교차하는 주제이기에 각 기관 내 리더십 특성을 이해하고 여성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교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앞으로 워크숍과 세미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련 내용을 연구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 유스 페스티벌 ‘희희희’ 연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지역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5월 10~11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등 서울 혜화동 일대에서 유스 페스티벌 ‘희희희’를 개최한다. 유스 페스티벌 ‘희희희’의 모토는 ‘희망의 증인들.’ 올해 희년 주제 ‘희망의 순례자들’과 제40차 세계 젊은이의 날 주제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요한 15,27)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았다. 2027년 서울 WYD 준비 여정으로 열리는 행사는 올해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라 축제를 통해 세상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교회 모습을 공감하는 장으로 준비된다. 아울러 체험과 연대 속에 축제가 또 다른 순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마련함으로써 젊은이들이 각자 삶의 자리에 돌아가 복음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11일 성소 주일을 맞아 페스티벌에 참여해 ‘한국교회 축성생활의 해’의 의미를 알리고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2024년 교황청에서 열린 서울 WYD 1차 준비회의에서 정순택 대주교가 표명한 서울 WYD 의미이자 내용적 방향성인 ‘사목’과 ‘순례’, ‘선교’(증거)를 구현해서 그 의미를 미리 체험하는 장이다. 또 서울 WYD의 영성으로 정한 ‘진리, 평화, 사랑’을 미리 경험하는 계기이면서 성소 주일과 연관된 행사를 통해 젊은이들이 각자의 존재 이유와 부르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행사는 수도회 부스존 등의 상설공간과 주교님과 만남, 토크 콘서트 등 이벤트 행사로 나뉜다. 특별히 대회영성, 교리교육, 유스 페스티벌, 고해성사, 전야 행사 및 미사 등 WYD 본대회 기간 행사의 기본 흐름을 담아 WYD를 경험해 보지 못한 청년들에게 2027년 대회를 미리 체득해 보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인들에게는 가톨릭교회와 2027 서울 WYD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 자리로 예상되는 행사는 ‘온라인 젊은이 축제’도 준비해서 현장에 참가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실시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25-03-23

탈종교 현상 가속화, “학교 종교교육에 답이 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인구가 60%에 육박하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종교 문화에 관해 배울 기회가 없는 한국의 종교교육 현실이 지목됐다. 종교적 문맹율의 증가는 종교인구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가 종교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2021년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따르면, 한국 성인 중 종교인 비율은 2004년 54%에서 2021년 40%로 하락했다. 특히 20~30대의 탈종교 현상 가속화가 뚜렷했다. 2004년에는 20대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2021년에는 22%로 반 이상 줄었다. 30대도 같은 기간 49%에서 30%로 감소했다. 종교문해력은 ‘국내외 다양한 종교 문화와 교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공동체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종교의 의미와 영적 가치를 성찰할 수 있으며 이웃의 신앙을 개방적으로 수용하여 상호 소통과 배려를 가능하게 하는 성숙한 종교 문화 이해 역량’으로 정의되는데, 종교교육 전문가들은 종교 문화에 관해 배울 기회가 없는 교육 현실이 종교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려 종교적 문맹을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1981년 제4차 교육과정부터 종교 교과가 국가 교육과정에 포함되기 시작했지만, 종교단체에서 설립해 운영하는 종립학교가 아닌 학교에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았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타 교양 교과 안에 ‘종교학’ 과목으로 포함됐으나 ‘종교 과목 개설시 복수로 편성해 학생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따라서 종립학교 이외에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종교학 교과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4년 개신교계 사립학교에서 ‘학교의 의무적 종교교육이 학생의 종교 자유를 침해한다’며 학생이 손해배상을 제기한 사건은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종교교육 관계자들은 신앙의 선포와 포교를 표방하는 신앙적 종교교육을 지양하고 삶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인문학적 종교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톨릭대 대학원 교육학과 김경이(클라라) 교수는 “학교 종교교육은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이어야 하며 오랫동안 지속돼 온 종교에 깃든 지혜를 찾아내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존 ‘종교학’이 ‘삶과 종교’로 변경되면서 종교교육이 자신과 삶과 타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을 배우는 현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진로 선택 교과에 포함돼 학생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교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경이 교수는 “학생들 대부분 종교를 배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가톨릭신자인 학부모가 가톨릭학교에 관심을 갖고 종교교육의 필요성과 의미를 자녀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며 “교회 안에서도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3-23

“분열과 증오의 겨울 끝내고 민주주의 씨앗 뿌리는 봄 맞이해야”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총무, 이하 신앙과직제)는 3월 18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한국의 국제사회 위상을 높이는 길은 ‘K-민주주의’의 실현이며 그 출발점은 헌정질서를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라고 밝혔다. ‘묵혀 둔 너희 땅을 갈아엎어라. 가시덤불에는 씨를 뿌리지 마라’(예레 4,3) 는제목의 성명에서 신앙과직제는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언급하고, 민주주의가 언제든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충격과 공포 속에서 민주주의가 불가역적인 것이 아님을 깨달았으며, 깨어 있는 시민의 확고한 의지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고 강조했다. 신앙과직제는 현재 한국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으며,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죄하기는커녕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성을 상실한 극우 세력이 사법기관을 난입해 난동을 부리고, 집권 여당은 헌법재판소의 권위마저 훼손하려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신앙과직제는 일부 극우 성향의 기독교 단체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 참여하며, 기독교적 언어와 상징을 증오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오늘의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이 아니라 세상의 어둠이 되었다”며 “우리는 극단주의적 기독교인들의 잘못을 교회 전체의 책임으로 통감하며 회개한다”고 했다. 신앙과직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정계, 시민사회, 종교계가 모두 수용하고 비극적인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더 민주적인 구조로 만들어가는 일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탄핵심판 선고 이후 더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긴 정치적 분열과 증오의 겨울을 끝내고,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리는 봄을 맞이해야 한다”고 전한 신앙과직제는 “민주적 헌정질서를 회복한다면 한국 사회와 교회는 다시금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신앙과직제 신학위원회(공동신학위원장 송용민 요한 사도 신부·양현혜 목사)에서 초안을 작성하고 공동의장의 승인을 받아 발표됐다. 아래는 공동성명 전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를 기다리며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공동성명서 “묵혀 둔 너희 땅을 갈아엎어라. 가시덤불에는 씨를 뿌리지 마라.”(예레 4,3) 이 땅에 파견된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힘으로 세상에 참된 구원을 향해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러한 소명을 이루기 위해 시대의 징표들을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한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는 민주주의의 취약성과 시민의 힘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는 당연하고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라, 조건만 형성되면 언제라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충격과 공포 속에 깨달았습니다. 또한 깨어있는 시민의 확고한 의지와 결연한 행동만 있다면 쓰러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것도 찬란한 빛의 물결 속에서 배웠습니다. 하지만 내란은 종식되지 않았고, 한국사회는 극심한 혼란 속에 빠져 있습니다. 민주적 헌정질서를 부정한 대통령은 계엄 트라우마로 상처입은 국민에게 사죄하기는커녕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합니다. 심지어 이성을 상실한 극우 세력이 사법기관을 난입해 난동을 부리고, 집권 여당은 1987년 국민의 저항으로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소중한 결실 중 하나인 헌법재판소의 권위마저 깎아내리려 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더욱 부끄러운 것은, 이 시대 극우 세력의 중심에 일부 그리스도교 집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의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들에 일부 극우 성향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이 동참하면서, 그리스도교 상징과 언어를 사랑이 아닌 증오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한국교회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과 반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이 아니라 세상의 어둠입니다. 교회는 하나의 보편교회입니다. 교회 일부의 잘못은 교회 전체의 책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태우면서 낮아져 세상을 밝히는 촛불 같은 복음적 삶 대신, 민주주의의 빛을 꺼뜨리려는 극단주의 그리스도인의 잘못을 우리 모두의 잘못으로 아프게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하며 불의와 증오의 길을 선택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정의와 사랑의 길로 돌아올 것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국민은 아직 계엄의 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십 년 사이 두 번의 탄핵 사태로 겨울을 거리에서 보낸 국민의 피로감이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K-팝, K-드라마, K-문학이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는 ‘한국문화(Kulture)’의 시대를 K-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한국의 국제사회 위상을 높이는 길은 ‘K-민주주의’의 실현입니다. 그 출발점은 헌정질서를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입니다. 복음의 빛에 비추어 시대를 식별하고 살아가려 애쓰는 한국의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 그리스도인은 한국사회와 교회에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첫째, 헌법재판소가 내릴 결정을 정계, 시민사회, 종교계 모두 수용하고, 이런 비극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더 민주적인 구조로 만들어가는 일에 지혜와 힘 을 모아야 합니다. 둘째, 다가오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이후 분열과 증오의 확전이 아니라, 더 나은 민주주의, 더 튼튼한 민주주의, 더 따뜻한 민주주의를 상상하고 준비하는 공동체 적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교회의 소명이며 존재 이유는 증오가 아닌 사랑이기에, 교회의 일원이면서 사회 구성원인 그리스도인-시민은 증오를 부추기며 사회를 분열시키는 반복음적 행위에 단 호히 반대해야 합니다. 이제 길고 추운 정치적 분열과 증오의 겨울을 끝내야 합니다. 주님께로 돌아가 묵은 땅을 갈아엎고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의 씨를 뿌리는 봄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봄에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민주적 헌정질서를 회복한다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25년 3월 18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공동의장 이용훈 주교∙김종생 총무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신학위원회 공동신학위원장 송용민 신부∙양현혜 목사

2025-03-23

노틀담 수녀회, 사별가족돌봄센터 ‘희망샘’ 개소

노틀담 수녀회(관구장 정봉미 마리 유스티나 수녀)는 3월 14일 서울 가회동 노틀담 교육관에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별가족돌봄센터 ‘희망샘’(담당 김희숙 마리 페르페투아 수녀) 개소식을 열었다. 희망샘 사무실은 교육관 1층에 자리하며, 2층 203호 등은 사별의 아픔을 지닌 가족들을 위한 상담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관의 8주 프로그램 후 계속 돌봄, 김희숙 수녀와의 소통 공간 등으로 사용된다. 축복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강론에서 “가슴에 묻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이것은 그냥 잊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온전히 소화돼야만 해결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신부는 “희망샘은 세상을 떠난 분들과 화해를 온전하게 해 보고자 하는 취지의 장소”라며 “희망샘에서 나온 새로운 샘물을 나의 미래의 생명까지도 채워주는 샘으로 받아들여 새 마음 새 영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2023년 가족을 떠나보낸 이연호(소피아, 인천교구 갈산동본당) 씨는 “마음이 힘들거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찾아올 수 있는 친정집이 생긴 것 같다”며 “필요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겨 아주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사별 가족 그룹 치유 프로그램은 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기에 공감대가 형성돼 마음을 열고 나눔을 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희망샘을 통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숙 수녀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라는 상실감과 슬픔, 고통 등 수많은 괴로운 감정들을 감당하고 있는 사별 가족들을 만나며, 이들에 대한 돌봄에 대해 수도자로서 소명 의식을 가지게 됐다”며 “사후에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의 이해를 돕고, 소용돌이치는 여러 감정 문제에 심리적으로 접근하여 치유하며, 남은 이들이 자신의 삶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돌보도록 관심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수녀는 “8~10명으로 구성된 그룹 작업 안에서 사별 가족들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통해 재조정된 삶을 찾아가도록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구장 정봉미 수녀는 “다른 관계보다 가족은 내 곁에 가까이서 마음을 더 깊이 함께한 사람이므로 사별 가족들의 슬픔은 더 클 거라 생각한다”며 “희망샘이 슬퍼하는 그들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5-03-23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주제 첫 월례 세미나 개최

“과학의 절대적 근간인 ‘자연법칙’에 반하는 예외, 즉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분명히 계신다는 증거입니다. 때문에 21세기 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신앙은 필요합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는 3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김도현(바오로) 신부의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발제를 통해 2025년 월례 세미나를 시작했다. 김 신부는 “기적은 과학 만능주의를 무너뜨릴 확실한 도구”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복 시성 절차 관련 교황령 「완덕의 천상 스승」의 14조 1항에는 주장된 기적들이 전문가들 회합에서 검토된다고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신부는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물리학은 이 세상의 대단히 많은 자연 현상을 설명해 주는 위대한 학문이지만 그러한 현상들이 이 자연에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꼬집으며 “과학은 존재론적인 질문이나 의미론적, 윤리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하지만 신앙은 과학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질문들에 대해 응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 만능주의에 의한 무신론의 확산에 김 신부는 우려를 표했다. 김 신부는 “학교와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익힌 과학 만능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더 이상 종교와 신앙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주요 종교들에서 젊은이들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신부는 과학과 신앙의 차이를 살폈다. “과학은 우연적 확률에 기반한 창조론 등을 펼치며 법칙이라는 보편성의 눈으로 모든 사건들의 개별성을 설명하려 시도한다”며 “반면 신앙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개회사로 세미나의 문을 연 박은호 신부는 “올 한 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생명과 과학’이라는 큰 주제로 월례 세미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생명은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 오늘의 발제자 김 신부는 과학도로서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과학 서적 저술도 하여 과학과 신학 모두를 잘 아우르는 연사”라고 설명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이어지는 2025년 월례 세미나와 학술대회로 ▲4월 11일 ‘줄기세포연구의 현황과 성과’ ▲5월 24일 학술대회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 ▲6월 13일 ‘생물학자가 바라본 생명의 신비’ ▲9월 12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명 이해’ ▲10월 10일 ‘몸의 성서신학적 이해’ ▲11월 14일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이해’를 준비 중이다.

2025-03-23

‘극기의 보루’ 실천하는 서울 가락시장준본당, “예수님 수난에 동참해요”

사순 시기를 맞아 공동체가 함께 금주(禁酒)나 평일 미사참례 등을 주보에 공약하고 실천하는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가락시장준본당(주임 조대현 바오로 신부)은 주님 조대현 신부를 비롯한 금주 10명, 오늘의 복음 묵상 3명 등 총 18명이 함께하는 ‘극기의 보루’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금주 실천이 눈에 띈다. 조 신부는 “안 좋았던 습관에 균열을 내다보면 언젠가 정말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번 기회를 마련했다”며 “힘들어도 ‘주님 때문에’라고 생각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점병(베드로) 씨는 “실천 비법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의 시선을 느끼는 것”이라며 “모임에 가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안 마시는 내 모습을 본 지인들이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본당 사목회 부회장 정백용(안드레아) 씨는 “소문난 애주가였던 나도 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주위 응원도 받기 위해 공약했다”고 전했으며, 김재곤(마르코) 씨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가 많아서 힘들지만 대신 커피나 물을 마시거나 술 생각을 아예 끊어버리며 견딘다”며 “본당 신자들과 함께하니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하루 세 번 아내 안아주기’를 실천하는 주성진(도미니코) 씨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평소에도 가끔 실천해왔는데 매일 행하니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뒷담화 안 하기’를 결심한 이억출(체칠리아)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제목이 평소 인상 깊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2025-03-23

“‘성당’은 파손됐어도, 승진‘본당’은 굳건합니다”

“‘성당’은 파손됐지만, 승진‘본당’은 잠시 다른 장소에서 굳건하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를 지켜주시는 병사들과 군 가족들에게 우리 군종교구와 군종후원회는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꽃샘추위에 보슬비까지 내린 3월 16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포천 민군상생복지센터 창의공간에서 군종교구 육군 승진본당(주임 김문강 크리스토폴 신부) 사순 제2주일 미사가 봉헌됐다. 민군상생복지센터에서 미사 봉헌…세례식도 열려 군종후원회 회장단, 현장 방문해 장병·신자 위문 6일 공군 전투기의 포천 민가 오폭으로 성당이 크게 파손되고 주임신부도 부상으로 입원했지만, 본당 공동체는 지난주부터 교구 총대리 이응석(요셉) 신부 주례로 이곳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는 장병 1명이 세례받는 경사가 있었다. 신자들은 장병의 입교를 축하하며 다 같이 박수를 보내고, 한목소리로 세례 서약을 갱신했다. 미사에는 장병들과 군 가족 등 60여명이 참례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본당 신자들이 피해의 아픔을 딛고 공동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교구 평신도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회장 이병지 프란치스코) 회장단과 군종후원회 전담 홍성학 신부(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제11 강남지구장)도 함께해 장병과 신자들을 위문했다. 후원회는 본당과 공소 신자들을 위한 위문품도 전달했다. 홍 신부는 미사 후 친교의 자리에서 “우리 삶에는 ‘폭탄’으로 비유될 수 있는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럴 때마다 주님을 찾고 그분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성당에서 기다리고 계심을, 또 그런 그분처럼 우리 군종후원회도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위로했다. 이응석 신부는 강론에서 “때로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일의 시작이자 마지막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면 우리는 언젠가 이날 복음 속 ‘거룩하게 변모하신 예수님’처럼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본당 신자 신종욱(프란치스코) 소령은 “오폭 사고 후 성당에 들어갔는데 십자가가 온전한 것을 보며 ‘그래도 하느님께서 많이 지켜주셨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우리 김 신부님은 항상 씩씩했던 분이니만큼 잘 극복하고 돌아오시리라 믿는다”며 “우리들도 신부님을 기다리며 평소와 같이 친교를 이루고 신앙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교구는 군 당국에서 피해를 복구하고 주임사제가 회복할 때까지 장병들이 일상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사목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교구 사제단은 본당 및 본당 관할 공소 2곳의 주일미사 봉헌을 맡고 있다. 매주 본당과 전격공소 주일미사는 이응석 신부가, 철마공소 주일미사는 국방부 군종정책과 유한석(베드로) 신부가 주례하고 있다.

2025-03-23

2027 WYD 수원교구대회 ‘힘찬 발걸음 내딛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를 향한 여정이 젊은이들의 손으로 준비한 축제, 발대식을 통해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수원교구는 3월 15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2027 WYD 수원교구대회 발대식을 열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는 수원교구가 준비하는 2027 서울 WYD의 사전행사다. 전국 각 교구는 서울에서 열리는 WYD 본행사에 앞서 WYD 교구대회를 연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를 위한 활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교구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이날 행사는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이끌어 돋보였다. 특히 발대식 본식에 앞서 성당 마당에서 열린 축제는 1500여 명에 이르는 중고등부 청소년, 교구 내 본당 청년, 이주민 청년 등 젊은이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즐기는 가운데 WYD를 더욱 가깝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축제에는 ▲WYD 친해지기 ▲WYD 상징물 알아보기 ▲DID(교구대회) 정신 익히기 등 WYD를 주제로 한 6개 포스트와 함께 ▲환영 부스 ▲선물 배부 부스 ▲영혼의 쉼터(소성당) ▲포토존 ▲가톨릭 작가 굿즈존 등 청년 봉사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다양한 체험부스가 마련됐다. 이어 발대식에서는 ▲WYD 교구대회 영상 상영 ▲발대 선언 ▲영성운동 소개 영상 상영 ▲공동 결의문 낭독 등이 진행됐다. 발대식에는 지역인사들과 타 종교인들도 참석, WYD의 성공적 개최를 함께 염원했다. 발대식에는 김승원(바오로) 국회의원, 염태영 국회의원, 김성제(바오로) 의왕시장, 김보라(마리아) 안성시장,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이주현 목사, 원불교 경기인천 청소년국장 윤대기 교무 등 관할 내 정계·종교계·기관 내빈 20여 명이 참석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발대 선언을 통해 “수원교구대회는 우리 수원교구의 선배 청년 신앙인들이 남긴 여러 문화적·신앙적인 유산들을 중심으로, 수원교구가 세계 젊은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들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수원교구대회를 통해 나누게 될 메시지가 세계 젊은이들과 우리 사회 젊은이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를 주게 될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발대미사를 주례한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젊은이들에게 “여러분이 바로 이 시대의 청년 이벽, 이 시대의 청년 김대건이며, 여러분이 바로 수원교구대회를 만들어 갈 유일무이한 기둥이며 주체고, 복음 선포의 주역들”이라면서 “우리 교구는 온 마음을 다해 여러분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을 믿으며, 그 목소리에 정성을 모아 귀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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