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를 비롯한 국내 그리스도교 교단 대표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평양 방문을 통해 남북관계의 평화적 중재를 요청했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목사, 이하 신앙과직제)는 11월 27일 ‘생명과 평화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순례 중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반알현에 초대를 받았다. 신앙과직제 대표단은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평화 중재 요청의 내용이 담긴 서한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신앙과직제 대표단은 교황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고백하는 우리는 특별히 6·25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우리는 지금의 북·중·러 - 한·미·일 사이의 긴장 고조가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지 않고,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정착되기를 간구하고 있다”며 “이 뜻깊은 모임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 ▲적절한 시기 평양 방문 통한 남북관계 평화적 중재를 요청했다. 신앙과직제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2014년 5월 창립, 여러 그리스도교 사이에 신앙적 친교를 이루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별히 일치순례는 그리스도교의 국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류 공동의 과제에 관해 세계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연대를 이어나가는 자리다. 이번 일치순례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내전, 한반도의 긴장상황, 정치경제의 양극화,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현시대가 겪는 다양한 어려움에 관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과 또한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일치와 연대로 평화를 가꿔나가고자 마련됐다. 신앙과직제는 26일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차관 플라비오 파체 대주교와 간담회를 열고 ‘일치 화합의 의미와 위기 시대 교회의 사회적 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앙과직제는 앞으로 스위스 제네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튀르키예 이스탄불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청을 방문, 여러 주제에 관해 논의하고 WCC 제리 필레이 총무와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세계총대주교에게도 평화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신앙과직제는 현재 천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구세군한국군국, 한국정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수원교구 청소년국 율동연구팀 ‘어부들’(팀장 홍서연 마르첼리나·지도 이재혁 요한 사도 신부)은 11월 23일 30주년 기념 미사와 행사를 열었다. 미사와 행사는 수백 가지 율동을 만들며 교구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하느님을 찬양하는 움직임을 선사해 온 ‘어부’들의 지난 30년 여정을 돌아보면서, 몸짓이라는 찬양의 불꽃을 더한층 뜨겁게 피워 올리는 앞날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미사와 행사에는 어부(팀원)들과 그 가족, 작곡·작사가를 비롯한 36명이 함께해 축하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제2대리구청 성당에서 지도사제 이재혁 신부(제1대리구 청소년1국장)가 주례한 미사에서는 30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 30주년 기념 기도 봉헌 등이 이어졌다. 팀원들이 바쳐온 묵주 기도 300단, 주모경 300회, 청소년을 위한 기도 300회가 봉헌됐다. 미사 후 성 라자로 마을 라자로의 집에서 펼쳐진 행사에서는 어부들의 연혁과 활동을 소개에 이어 참가자들 선물 교환 등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펼쳐졌다. 이 신부는 강론에서 “봉사자뿐 아니라 그들의 자녀, 부모님, 작사·작곡가 등 많은 분의 시간과 노력이 우리의 30년을 함께 채워갔다”며 “앞으로도 겸손과 평화, 사랑의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닮아 영원을 향한 ‘몸짓’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율동과 찬양은 우리 자신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몸짓이며 목소리임을 기억하고 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 김수향(클라라)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지난 시간이 많은 분의 열정과 사랑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그 이야기 안에 함께할 수 있음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홍서연 팀장은 “동료 어부(팀원)들이 함께해 주셨기에 어부들이 지금까지 잘 이어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주님 은총 안에서 멋진 율동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94년 2월 교구 교육국에서 출발한 어부들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초등부 주일학교에 필요한 율동을 개발·보급하며 본당 주일학교 활성화를 지원해 왔다. 창작 음반 발매, 본당 및 지구 등 파견 활동, 매년 여름신앙학교 및 대림·성탄 연수를 실시하며 오늘날 교구 제1대리구 청소년1국 소속 율동 연구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여름, 겨울 초등부 주일학교 율동 교육 ▲여름·겨울 율동 음원 제작 및 음원사이트 등록 ▲연중 율동 영상 제작 및 유튜브(@어부들천주교수원교구)를 통한 영상 제공 ▲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어린이미사 율동 파견 등이 있다.
“예수님께서 미소(微小)한 사람과 하나 된 모습으로 오셨기 때문에 우리도 주님의 은혜를 받고 자비를 입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거죠.” 교구 홍보국이 주최한 한민택 신부(바오로·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의 저서 「미소한 그대가 희망」(생활성서사) 북콘서트가 11월 30일 교구청에서 열렸다. 「미소한 그대가 희망」은 한 신부가 썼던 300여 개의 대림·성탄 강론을 각색한 책이다. 한 신부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노래도 부르는 등 열띤 시간을 이어갔다. 한 신부는 희망에 관한 질문에 “희망은 미래이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인 추억에서 희망을 본다”며 “다시 한번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희망으로 오늘과 내일을 바라보고 준비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대림 1주차 ‘겸손을 청하기 위해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서 한 신부는 “겸손해져야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도 영적인 교만일 수 있다”며 “아무 조건 없이 누추하고 초라한 우리 모습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무엇을 갖추고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우리를 만나길 바라지 않으신다”고 강조했다. 한 신부는 대림 4주차 질문인 ‘나를 성장시킨 시련의 때’에 대해서도 나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공부했던 유학 시절 며칠간 쓴 논문을 지우고 계속 다시 쓰며 없어진 줄 알았던 나날들이 사실은 하루하루가 쌓아 올려져 있었다”며 “그때가 하느님께서 제일 가까이 계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신부는 북콘서트에서 익히 알려진 노래 실력도 뽐냈다. 표창연 신부(프란치스코·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가 헌정한 시 <미소한 그대가 희망>을 노래로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은 한 신부는 내달 발라드 음원을 정식 발매할 예정이라는 깜짝 소식도 전했다. 한 신부는 평소 트로트를 들으며 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며 음악에 대한 관심을 밝혔다. 아울러 북콘서트 중 생활성가 가수 고요울 씨는 <깊은 밤을 날아서>, <눈을 들어> 등의 노래로 무대를 장식했다.
수원교구 북수동본당·수원화성순교성지(주임 최진혁 세바스티아노 신부)가 성지 성당 지하, 순례자의 집, 종탑 등의 리모델링을 통해 순례자들이 머물며 기도하고, 청소년·청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교구의 지원으로 시작된 이번 리모델링은 성지가 기존에 소유해온 건물인 순례자의 집 3·4층을 청년들을 위해 활용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성지는 순례자의 집 3층을 교구 내 청소년·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방음시설을 갖춘 음악실과 교리, 모임, 회합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모임방으로 꾸미고, 4층에는 강당을 마련했다. 순례자의 집 1층은 카페 형태로 휴게 공간을 조성해 청소년·청년뿐 아니라 순례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삼았다. 성지는 순례자의 집 리모델링과 더불어 성지가 더욱 기도하는 곳으로서의 면모를 지닐 수 있도록 성당 지하 공간에 성체조배실과 유해경배실, 고해소 등을 조성하고 종탑 등의 시설도 보수했다. 성체조배실은 신발을 벗고 앉을 수 있는 방으로 성체현시와 더불어 십자가의 길, 성경말씀이 적힌 나무 조각들로 꾸며져 순례자들이 성체의 현존과 말씀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왔다. 유해경배실에는 성 김대건 신부, 성 최경환, 성 김성우,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의 유해를 모시고 순교성지인 이곳에서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그 유해를 공경할 수 있도록 했다. 고해소는 매주 수요일 오후 2~5시 운영된다. 아울러 성지 입구 종탑을 깨끗하게 보수해 종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성지 입구로서의 모습을 갖추도록 하고 LED 전광판을 달았다. 성지의 종은 1933년 하느님의 종 데시데라도 폴리 신부가 북수동본당 주임을 맡을 당시 폴리 신부의 고향에서 모금을 통해 설치·축복됐다. 성지는 향후 종탑에서 타종을 계획하고 있다. 성지는 인근 지역이 화성행궁, 행리단길 등 최근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명소가 되고 있는 만큼, 성지를 찾는 젊은이들이 명소를 즐기고, 또 명소를 즐기기 위해 이 지역을 찾는 젊은이들이 편하게 성지도 방문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최진혁 신부는 “지난해 북수동본당 100주년을 보내면서 본당이자 성지인 이곳이 신자들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열린 공간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성지가 도심 속의 작은 쉼터가 돼서 수원 화성을 방문하는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느님은 성지순례를 도장찍기에서만 끝나지 않게 해주세요. 가다 보면 십자가의 길도 한 번 돌게 되고, 성체조배도 하면서 신앙을 키워나가게 되죠.” 2016년 6월 6일부터 2023년 12월 14일까지, 장장 7년 반 동안 전국 성지를 모두 순례한 뒤 완주 축복장을 받은 모자(母子)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휴일과 주말을 이용해 순례했기에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어머니 김민주(마리아·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씨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둔 게 아니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 갔다가 우연히 성지순례 도장을 찍는 분들을 접한 뒤 시작했다”고 말했다. MZ세대인 아들 연해성(이레네오) 씨도 “어머니께 드리는 여행 선물이라고 여기며 동행했는데 결국 신앙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너무 아름다워 일 년에 한두 번 따로 가는 대전교구 공세리성당 같은 곳처럼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서 접근이 용이한 곳부터 시작하면 좋다”고 귀띔했다. 짧지 않은 기간, 두 사람이 팀으로 다니다 보니 좌충우돌도 많았다. 코스의 우선순위를 두고 다투거나 장시간 순례로 인한 시장기로 힘들었던 적도 있고 성지에 지갑을 두고 오기도 했다. 또한 김 씨는 제주 추자도를 다녀와서 엄지발가락 발톱이 모두 빠졌다고. 코로나19 때는 힘들게 찾아간 성지가 문을 닫아 허탕을 친 적도 많았다. 이에 두 사람은 “다니다 보면 처음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럴 때마다 실망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온 김에 주변 맛집도 한 번 더 들르네’, ‘다음엔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볼 수 있겠네’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성지로는 “어머니 정난주를 그리워했을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졌다”는 제주 추자도의 황경한 묘를, 힘들었던 성지로는 왕복 경사로 6.4km의 울산 죽림굴을 꼽았다. 김 씨는 “아들이 순례 때 ‘여기에도 들어가 보자’, ‘설명문도 읽어 보자’며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줬다”며 “우리 모습을 본 한 어머니가 자신도 아들과 전국 성지순례를 완주하는 목표가 생겼다고 전해줘 뿌듯했다”고 밝혔다. 성지순례 때문에 연애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연 씨는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덧붙였다. “이제 엄마는 자꾸 해외 성지순례를 가자고 하시네요. 성지순례를 종교적으로 무겁게 접근하기보다 가볍게 다니다 보면 성지에서 한 글자라도 더 알게 되고, 그만큼 신앙적으로도 성숙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시면 좋겠어요.”
수원교구의 주보와 같은 주보를 모신 성당이 있다. 교구의 두 번째 주교좌성당이자, 현재도 공동 주교좌성당으로 주교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성당이다. ■ 평화의 모후께 봉헌된 성당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 978번길 5. 아기 예수를 품에 안아 든 조원동주교좌성당 성모상 아래에는 ‘평화의 어머니’라는 호칭이 붙어 있다. 바로 조원동주교좌성당의 주보인 ‘평화의 모후’를 나타내는 성모상이다. 평화의 모후는 교회가 전통적으로 성모님을 부르는 호칭 중 하나다. 성모님은 평화의 왕인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아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실 때도 곁을 지키고 있었고, 승천 이후로도 세계 곳곳에 발현해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가르쳐왔다. 특히 1917년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발현한 성모님은 세계 평화를 위해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치고, 성모성심을 공경하고, 죄인을 위해 희생하라고 당부했다. 그런 성모님이기에 우리는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로 모셔 왔고,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평화의 모후’께 전구를 청할 수 있도록 성모호칭기도에 ‘평화의 모후’를 추가했다.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빚어진 사회적 혼란과 폐허를 딛고 평화를 회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교구가 평화의 모후를 주보로 모신 것은 1977년 5월 18일 이곳 조원동주교좌성당을 신축·봉헌하면서다. 당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현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아넬로 로씨 추기경은 7월 9일 평화의 모후 축일에 「수원교구 새 주교좌 및 준주교좌성당 인준 포고문」을 발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수호자로 모신 새 성당에 주교좌를 두도록” 인준했다. 교구 새 주교좌의 주보 성인을 ‘평화의 모후’로 삼으면서 교구의 주보도 ‘평화의 모후’로 정해졌다. ‘평화의 모후’ 주보로 1977년 봉헌 왜관수도원 남도광 신부가 설계한 사선·정방형의 독특한 내부 구조 전례 참여 위한 ‘열린 공간’ 상징 ■ 신자들에게 열린 공간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일반적인 성당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의 공간이 나타났다. 왼쪽보다 오른쪽이 높은 사선 형태의 천장이 눈길을 끈다. 상대적으로 높은 오른쪽 벽면에는 창문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자리하고 있어 성당 오른편에서 빛이 쏟아져 내려오는 형상이었다. 공간 자체가 정방형에 가까운 것도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성당은 앞뒤가 긴 직사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비해 정방형 공간, 그리고 제단이 신자들을 향해 둥글게 튀어나온 모습은 신자들에게 더욱 열린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런 성당의 모습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남도광 신부(南道光·호노라토 밀레만 Honoratus Millemann)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한센병 환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것으로 유명한 남 신부는 성당설계도 하곤 했다. 특히 1960년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사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신자들의 전례 참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성당 건축에 앞장서곤 했는데, 남 신부 역시 그런 흐름 안에서 조원동주교좌성당을 설계했다. 건축 당시만이 아니라 성당에 담긴 열린 공간으로서의 정신은 이후 성당을 리모델링 해나가는 과정에도 반영돼 왔다. 특히 2019년에는 성당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면서 정문 위치를 조정하고 외부 공간을 답답하게 했던 주변 시설들도 정비하면서 더 넓은 입구로 많은 이들을 맞아들이는 형태로 바뀌었다. 신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대강당과 교육관도 마련했다. ■ 교구의 공동주교좌성당 성당 제대를 바라보니 제대 뒤 벽면에 삼위일체와 칠성사를 상징하는 모자이크가 펼쳐져 있었다. 1977년부터 20년 동안 세례성사에서부터 주교가 주례하는 견진성사와 성품성사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일곱 성사가 이곳 조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교구는 설립 당시 고등동성당을 주교좌성당으로 삼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교세를 생각하면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당시 고등동성당의 규모는 교구 행사를 치르기에는 협소했다. 이에 새롭게 준비한 성당이 조원동주교좌성당이었다. 기존에 있던 성당 중에서 선택된 고등동성당과 달리 처음부터 주교좌성당으로서의 위상을 염두에 두고 세워진 것이다. 조원동에 주교좌를 둔 교구는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1976년 교구 신자 수는 5만 명가량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 사이에 신자 수는 40여 만 명으로, 8배나 증가했다. 그렇게 크게 성장하는 교구의 중심에는 조원동주교좌성당이 있었다. 교구는 1997년 새 교구청과 새 주교좌성당인 정자동주교좌성당을 세웠다. 비록 새 주교좌성당이 생겼지만, 조원동주교좌성당은 교구의 공동주교좌성당으로서 여전히 주교좌로 남아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유승우 요셉 신부)은 11월 23일 교구청 지하 강의실에서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 참조)를 주제로 2024년 봉사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교구 도시락 봉사자와 각 본당 사회복지분과 봉사자, 빈첸시오 회원 등 160여 명의 봉사자들은 한 해 동안 교회 곳곳에서 사랑 나눔의 봉사 활동을 펼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며 교회력으로 새해에도 활기차게 봉사할 용기를 기도 속에 청했다. 유승우 신부는 감사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복음화 활동 속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봉사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제물이 될 것”이라며 “우리들의 봉사는 가장 효과적인 선교활동이고 힘겨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드리는 가장 큰 자선임을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이어 “봉사를 꺼려하고 주저하는 이가 많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수행하시는 여러분은 하느님으로부터 귀한 자녀이고 축복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봉사자의 날 참가자들은 감사 미사 봉헌 후 레크레이션을 통해 친교를 다졌다. 이어 한반도 통일 예술단의 노래와 무용, 가야금 독주 공연 등을 관람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아르스노바 합창단(단장 김유진 스콜라스티카, 영성지도 최재용 바르톨로메오 신부)은 11월 16일 남양성모성지에서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을 열었다. 이번 공연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곡들로 채워졌다. 합창단은 이번 공연 중 <메시아>에서 2부 ‘예수의 수난과 속죄’와 3부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주요 곡들을 연주했다. 합창단은 창단 20주년 공연을 준비하면서 독창자들과 오케스트라까지 함께하는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메시아>는 가사 전체가 성경 구절로 구성돼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음악적 탁월함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이 우리에게 전하시는 사랑에 대한 감동을 전했다. 공연에 참석한 1000여 명의 신자들은 박수갈채로 합창단의 공연에 화답했다. 최재용 신부는 “전문 음악인들의 노래는 아무래도 기술적인 면에 치우치기 쉬운데, 이번 음악회에서는 신자 음악인들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심을 감동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수많은 관객을 눈물범벅으로 만들 정도로, 한 번만 듣기에는 아쉬운 연주였다”고 전했다. 2003년 가톨릭 성음악 합창의 중흥을 위해 발족한 아르스노바 합창단은 그동안 약 70회의 본당 초청공연, 정기공연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합창단은 그동안 <메시아> 외에도 하이든의 <천지창조>, 포레의 <레퀴엠>, 비발디의 <글로리아>, 모차르트의 미사곡 등 다양한 곡을 공연해왔고, 수원시교향악단과의 협연, 일본 가고시마본당 초청 공연 등 활동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합창단에는 현재 50여 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 이하 민화위)는 11월 23일 수원 화서동 소재 민화위 카페 이음에서 ‘2024 사랑의 김장 대잔치’를 마련했다. 사랑의 김장 대잔치는 남한식, 북한식 김장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행사로,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북향민과 봉사자 등 32명과 허현 신부, 수도자들이 함께 했다. 잔치에 참여한 이들은 위생모와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절인 배추에 무채·쑥갓·파 썬 것과 부재료와 보조 재료 및 소금을 혼합해 속을 만들고, 배춧잎 사이사이에 채워 넣으며 김장을 담갔다. 또 김칫소에 말린 명태를 채 썰어 넣은 북한식 배추김치도 담가 상자에 다져 넣어 포장했다. 많은 이가 손을 모아 김장을 담그자 배추 320포기는 두어 시간 만에 10kg짜리 70박스로 완성됐다. 잔치 참여자들은 김칫소를 돼지고기 수육에 얹어 배춧잎에 싸먹으며 친교의 시간을 나누기도 했다. 민화위는 이날 만든 김장 김치를 하나원에서 생활하는 북향민과 자립 후 지원이 필요한 북향민들에게 제공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장애인사목위원회(위원장 김영철 요한 사도 신부)는 11월 24일 교구청 지하대강의실에서 교구 시각·지체 장애인 선교회 설립 제35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를 주제로 열린 미사는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미사에는 두 선교회 회원들과 봉사자,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 수도자 등 170여 명이 참례했다. 또 서울대교구 시각장애인선교회 임원들도 함께 했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교회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배 안에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시각·지체 장애인 선교회가 한국교회 발전에 기여한 것은 35년간 장애인들을 받들어 온 봉사자들 노력이 그 원동력”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이 주교는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더욱더 용기를 내어 ‘진리에 속한 사람’(요한 18,37 참조)으로서 기쁘고 희망찬 삶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교회를 깊고 넓게 물이 괴어 있는 호수에 비유하며 “장애인 선교회 회원 여러분은 그 호수인 교회를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존재”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느님을 믿고 기도드리며 살기에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사는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수화와 시각 장애인의 점자를 통한 독서 봉독 등으로 전례가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김영철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시각·지체 장애인 선교회 회원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함께하면서’ 행복하고 기쁘게 살자”며 “그러면 자연스럽게 주님을 전하는 ‘선교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사 후에는 유양재(스테파노), 고(故) 정기표(베네딕토) 씨 등 회원 8명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또 유현호(바오로), 구자안(비비안나) 씨 등 봉사자 6명에게 공로패가 전달됐다. 이어 월례미사와 레지오 활동, 성지순례 등 신앙생활과 탈리타쿰 축제, 빈자리 축제, 하계 수련회, 등산 대회 등 두 선교회의 활동 동영상 시청과 축하 케이크 절단식, 축하연이 마련됐다. 교구 지체·시각 장애인 선교회는 1989년에 각각 설립됐다. 성기화 명예기자
합창단 ‘여주와희망’(대표 나종천 라이문도)은 11월 19일 경기도 여주시 하동 소재 여주시장애인복지관 3층 강당에서 제1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연주회에는 이충우 여주시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여주시 사회복지 단체 관계자 및 지역 주민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연주회는 베이스 함석헌(인천시 계양구청 예술 감독) 씨 지휘와 조정민 씨 반주로 진행됐다. 합창단은 한국 동요 100주년(1924~2024)과 한국 가곡 100주년(1926~2026)을 맞아 우리나라 정통 가곡과 동요를 연주회 테마로 정했다. 곱고 밝은 분홍색 저고리로 단장한 단원 18명은 소프라노 최수안·이다영·황보민 씨, 바리톤 이대진 씨 등 객원 단원들과 함께 어울려 하모니를 이뤘다. 베이스 함석헌 씨가 동요 <개구리>(홍난파 작곡)로 연주회 서막을 열었다. 이어 합창단은 <사공의 노래>, <그 집 앞>, <바위고개>, <선구자>, <이별의 노래>, <보리밭> 등을 합창과 독창으로 번갈아가며 불렀다.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여주와희망’은 <봄날은 간다>와 <문어의 꿈>으로 화답했다. 노래 전에는 해당 공연 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함석헌 씨가 청중에게 해설해 이해를 도왔다. 나종천 대표는 “장애인복지가 그들의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주민으로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 등으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여주와희망’ 합창단 한가운데서 노래를 가르치며 행복을 나누는 함석헌 지휘자님이 계셔서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선물인 음악은 장애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여주와희망’은 2013년 여주시 승격을 계기로 여주 지역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 같은 해 9월 나종천 대표가 구성한 합창단이다. 성기화 명예기자
수원가톨릭연극인회(회장 심우창 세베로·영성지도 이철구 요셉 신부. 이하 수가연)의 첫 공연인 뮤지컬 <김대건>이 11월 14~15일 4회에 걸쳐 공연됐다. <김대건>은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시성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삶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새롭게 해석해 표현한 작품이다. 민복기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작곡을 맡아, 웅장하면서 애절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수가연이 활동을 시작하고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첫 무대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가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14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관람하고 제작진과 배우들을 격려했다. 이틀에 걸쳐 열린 4회의 공연을 관람한 교구민의 수는 1400여 명이다. 수가연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문화 예술을 통한 복음화와 문화 사목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수원교구 청소년국(국장 이헌우 마태오 신부)은 11월 16일부터 17일까지 양지 영성교육원에서 교구 주일학교 교리교사 근속 피정을 열었다. 올해 교구는 제1대리구 25년 근속 2명, 20년 근속 5명, 15년 근속 6명 등 167명과 제2대리구 25년 근속 1명, 20년 근속 2명, 15년 근속 4명 등 124명을 주일학교 근속 교리교사로 포상했으며, 이 중 50여 명이 피정에 참가했다. 17일 피정 파견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 중 피정에 참가한 25년, 20년 근속 교사들에게 특별 선물을 전달하고 모든 교사에게 수첩과 묵주 팔찌를 전달하는 등 근속 교사들을 격려했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주일학교 교사들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일하면서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주인공들”이라며 “교회의 직무 중 굉장히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기에 책임감으로 큰 희생을 해온 교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문 주교는 “어제 뵌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도 근속 교사들에게 큰 칭찬과 격려를 부탁하셨다”며 “짧지 않은 시간과 큰 노력이 필요한 자리인 만큼 어렵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주위의 따뜻한 응원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힘내서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정성으로 큰 활동 해달라”고 전했다. 25년 근속한 서혜주(그라시아·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교사는 “처음 시작은 하느님과 했던 사소한 약속이었지만, 어느새 아이들에게 받은 감동을 다시 되돌려준다는 마음으로 1년씩 봉사한 것이 쌓이다 보니 25년이 됐다”며 “시련도 없지 않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단단하게 성장하는 삶의 일부가 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20년째 봉사하고 있는 이소미(체칠리아·제1대리구 서천동본당) 교사는 “예수님께 받은 은총의 빵을 아이들에게 나눠준다는 생각으로 함께한 시간이 정말 재미있었고, 저의 사소한 관심 때문에 냉담하던 친구들이 다시 나올 때 보람있었다”며 “같이 활동한 교사들에게서 받은 좋은 에너지들이 원동력이 돼 20년간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국장 이헌우 신부는 “주일학교가 활성화되고 교사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우리 청소년국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사분들도 같은 마음으로 계속 봉사해달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