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형제회 “사회복지는 ‘시혜’ 아닌 관계 새로 세우는 것”

작은형제회 사회복지특별위원회(위원장 신현재 라이문도 수사)는 12월 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프란치스칸 사회복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발제자들은 수도회의 활동이 ‘돕는 사람과 도움 받는 사람’이라는 익숙한 구조를 넘어 가난한 이들과 동일한 자리에서 관계를 새로 짓는 ‘프란치스칸 사회복지의 정체성’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청성심원장 엄삼용(알로이시오) 수사는 “프란치스코 성인은 어둑한 지하에서 일하던 노동자를 햇빛 속으로 끌어올리고, 한센인 곁에서 삶을 함께 나누며 ‘대상화하지 않는 사랑’을 실천했으며 그 정신은 오늘의 프란치스칸 사회복지가 지향하는 길과 맞닿아 있다”며 “장애인·노숙인·노인 등 누구도 관리의 틀 안에 묶지 않고, 한 사람의 존엄과 선택을 존중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보통의 삶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카리타스의 핵심”이라고 했다. 청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 김성우(이사악) 신부는 수도회가 활동하는 현장이 행정 중심으로 기우는 흐름을 경계하며, “정성이 깃든 인간애를 회복할 때 복지의 본뜻이 살아난다”고 했다. 백남용(요한) 수사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한센인과 공동체를 이루며 삶을 나눴던 일화를 소개하며, “사회복지는 그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관계를 다시 세우는 선택”이라고 규정하고, 프란치스칸 전통이 지향해 온 동일성(equalness)의 복음을 구체적 실천과 연결했다. 작은형제회는 이날 세미나를 계기로 프란치스칸 사회복지의 실천이 지닌 가치를 각 현장에 더 깊이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취업 도와드려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금천노인종합복지관(관장 구자훈 프란치스코)이 2010년부터 만 55세 이상의 시민을 대상으로 펼쳐온 ‘고령자 취업 알선 사업’은 고령 구직자들에게 단순한 일자리 연결 이상의 ‘동반자적’ 복지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실전 중심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상자의 실질적 취업 역량을 키워주고,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 능력, 경제·정서적 상황 등 배경을 종합적으로 살펴주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고령층이 자신감을 되찾고 안정적으로 취업 활동을 이어가도록 동반한다. 사업은 ▲맞춤형 취업 설계 아카데미 ▲구직자·구인처 상담 ▲취업 알선 ▲취업자·구인처 사후관리 ▲주민 생활 거점을 찾아가는 홍보활동(찾아가는 취업센터) 등으로 이뤄지며, 고령층의 구직 여건과 지역 고용 환경에 맞춰 일대일 맞춤형으로 운영된다. 맞춤형 취업 설계 아카데미는 대상자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데 필요한 기초 역량을 체계적으로 갖춰주는 특화 프로그램이다. 대상자 스스로 근로 감각을 되찾아 실제 취업 준비 행동에 나서고,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인공지능 활용,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이메일과 채용사이트 접근, 직무 이해 등 실용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구직자·구인처 상담은 맞춤형 취업 파트너 역할을 한다. 실무자들은 개별 구직자의 경력과 건강 상태, 희망 직종뿐 아니라 정서적 요구까지 파악해 지원할 만한 직무를 함께 탐색한다. 심리적 지지를 바탕에 두고 대상자들이 장기간의 구직 과정에서 겪는 불안감까지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취업 알선 과정에서는 구직자와 구인처의 연결뿐 아니라 서류 지원 안내, 근무 조건 조율 등도 돕는다. 대상자가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도 근무 환경, 건강 상태, 인권 침해 여부, 구인처 만족도 등을 확인해 추가 지원과 상담 제공 등의 사후 관리도 이어진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층보다 경제·신체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취약해 자기 적성·역량을 스스로 발견하거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취업 알선 사업은 구직자 중에서도 취약한 고령층이 복지관과 실무자들을 동반자이자 안전망으로 체감하게 한다는 데서 의미를 지닌다. 김희수(86) 씨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복지사님들께서 하나씩 알아봐 주셔서 힘이 된다”며 “누군가 내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데서 구직 노력을 이어갈 힘이 생긴다”고 밝혔다. 구자훈 관장은 “앞으로도 맞춤형 교육, 현장 상담, 지역 거점기관과의 연계로 취업 알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고령 구직자에게 필요한 지원제도와 복지서비스를 폭넓게 안내하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고령자 고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고령층의 사회참여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은 2000년 개관한 서울 금천구 최초의 노인종합복지관으로, 고령자취업알선사업뿐 아니라 ▲평생교육 ▲재가복지 ▲지역복지 ▲건강 지원 ▲상담 등 노인들의 제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개관 이래 다양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복지관은 평생교육 프로그램 ‘움틈아카데미(신규 프로그램 시범 운영)’와 ‘선배시민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노인들의 자기 계발과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또 ‘이음새’와 같은 소모임 프로그램으로 취약계층 노인의 고립을 막고 정서적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형태로 재가복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복지 사업으로는 세대 간 교류 봉사 프로그램과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등을 전개해 노인들이 공동체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4면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광주하나센터, ‘2025년 북향민 송년회’ 개최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광주하나센터(센터장 황성호 미카엘 신부)는 12월 7일 광주 라붐웨딩홀에서 ‘하나의 추억, 하나의 마음’을 주제로 ‘2025년 북향민 송년회’를 열어 한 해를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송년회는 지역사회에 정착해 온 북향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웃고 위로하며 연대와 화합을 다지고자 기획됐다. 행사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교구 총대리 김영권(세바스티아노) 신부,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소속 사제단과 광주시 관계자를 비롯해 북향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옥현진 대주교는 환영사에서 “전임 교구장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님도 북한 남포에서 오신 분으로, 그분을 뵐 때마다 여러분의 마음을 알 것 같다”며 “여러분 모두 건강히 100세 넘도록 오래 사시며, 매년 이 자리에서 추억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행사는 기념식을 시작으로 광산구청의 지원을 받은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전달식’, 축하 공연, 행운권 추첨, 저녁 식사 등으로 이어졌다. 통일부로부터 위탁받아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센터는 북향민의 초기 정착 지원은 물론 상담, 교육, 통합 안전 지원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정주를 돕고 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남한에 입국한 북향민은 3만4410명이며, 10월 말 기준 광주 지역에는 509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 김윤지(가명) 씨는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인데, 해마다 정성껏 준비해 주시는 센터 관계자들께 항상 감사드린다”며 “이웃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갑고, 분위기도 무척 화목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4면

“국민주권 위해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 이뤄져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년. 계엄 해제와 정국 혼란, 대통령 탄핵을 거쳐 새 대통령이 선출되기까지 한국 사회는 헌정 질서의 근간을 되돌아보는 격변 속을 걸어왔다. 새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를 선언하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선언이 실제 정책과 국가 운영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국민 각자가 체감하는 ‘주권’의 실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새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국민주권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는 12월 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제44회 인권 주일, 제15회 사회 교리 주간 기념세미나 ‘다시 만난 세계-국민주권 정부에 바란다’를 개최했다. 교육·의료·노동·여성·청년 등 전환기 한국 사회의 구조적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여성·청년 분야를 발제한 이보나(보나·강원대학교 평화학과 박사 과정) 씨 ‘국민’ 범주에 포함되지 못하거나 ‘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기 어려운 이들의 현실을 짚었다. 미등록 이주민과 아동, 난민 등 기본적인 의료·교육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 이동과 노동의 자유가 제약된 장애인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이들을 향한 공적 관심과 보호 장치 마련을 요청했다. 특히 인권이 ‘파이 나누기’ 문제로 오해되는 현실도 우려하며, “누군가의 인권이 향상된다고 해서 다른 이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아니며 소외된 이들의 권리가 보장될 때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세대의 다양한 가족 형태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생활동반자법」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법 제정은 모두가 동등하고 존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긍정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법안이 ‘동성애 조장’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본질은 기존 제도가 보호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법적 안전망임을 분명히 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기본권이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 기쁨과 희망」 29항은 성별·인종·계층·종교 등에서 비롯된 차별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며 극복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김선태 주교도 인사말에서 “정부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가 우선되는 정책을 펴야 한다”며 “교육·주거·돌봄 등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배제된 이들에게 구조적 지원과 실제적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30세대 여성 정책의 부재도 논의됐다. 2030 여성들은 광장에서 응원봉을 밝히며 새 정부 탄생을 이끌었지만, 대통령 10대 공약에서 ‘여성’과 ‘성평등’ 항목이 빠지는 등 정책에서 배제되는 현실이 지적됐다. 이 씨는 “젠더 폭력의 심각성과 사안의 중대성을 정부가 직시하고, 여성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했다. 이외에도 노동 분야에서는 김선기 사무처장(토마스모어·민주노총 서울본부)이 공공기관 비정규직 철폐를, 의료 분야에서는 정형준 병원장(토마스 아퀴나스·원진녹색병원)이 건강보험 강화 필요성을, 교육 분야에서는 강상철 교사(인천 봉화초등학교)가 법·제도 정비를 통한 교권 회복을 주장했다. 세미나 참석자들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혼란했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정부에 바라는 점을 전했다. 서윤석(프란치스코) 씨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대화로 화합하는 사회를”, 이경철(미카엘·가명) 씨는 “장애인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서동우(하상 바오로) 씨는 “여러 현안을 균형 있게 해결하는 사회”를 희망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1면

한국희망재단, 방글라데시 지원 캠페인 ‘온기’ 전개

국제개발협력단체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은 사고사, 조혼, 아동 노동, 질병 등 복합적 위험에 놓인 방글라데시 아이들을 위한 2025년 연말연시 기부 캠페인 ‘온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하비곤즈 지역 차 농장 어린이들을 위한 ‘영유아 돌봄 센터’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2021년 국제노동기구 조사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차 농장 가구의 63% 이상이 근무 시간 동안 만 6세 미만 자녀를 방치하고 있으며, 28%는 7~12세 형제자매가 동생을 돌보는 실정이다. 돌봄 공백은 익사 등의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들은 방글라데시 내에서도 최저 수준인 일당 187타카(한화 2200원)를 벌기 위해 아이를 집에 남겨둔 채 농장에서 찻잎을 딴다. 하루 할당량 23㎏을 채우기 위해 밤늦게까지 귀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7~10세 아이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동생들을 돌보며 집에 남게 되고, 여자아이들은 10대 중반에 조혼해 어린 나이에 출산과 육아를 시작한다. 남자아이들 또한 10대 초반부터 차 농장에서 일하며 빈곤의 고리를 이어간다. 방치된 아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 영양 결핍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 아이들만큼은 다르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니어번 카르마카르(35) 씨는 “큰딸이 학교에도 못 가고 4살과 21개월 된 두 동생을 집에서 돌보고 있다”며 “보육 센터가 있었다면 내 삶도, 아이들의 현실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80년 전 인도에서 방글라데시로 이주해 차 농장 노동자가 된 부족민의 후손으로 여전히 차 농장에서 가난의 대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희망재단이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보육 센터는 생후 4개월부터 6세까지 영유아 90여명이 보호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와 함께 전문 보육교사의 기초 교육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된다. 서북원 신부는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의 삶에 뛰어드는 용기, 무관심으로 얼어붙은 세상을 사랑으로 녹이는 ‘온기’만이 수세대에 걸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빈곤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후원 계좌 063-01-206556 (사)한국희망재단 ※문의 02-365-4673 (사)한국희망재단 ▶ 캠페인 홈페이지 바로가기

발행일 2025-12-07 제3469호 4면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제주 성심원 사랑의 집 폐쇄 강행에 반발…“피해자 보호보다 증거 인멸 우선”

“제주도가 진정 장애인을 보호할 의지가 있다면, ‘성심원 사랑의 집’에서 벌어진 학대와 금품 갈취의 가해자를 처벌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시설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시설 폐쇄 강행은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는 공범 행위이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일 뿐입니다.”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회장 김현아 딤프나, 이하 부모회)는 11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법인 ‘성심원 사랑의 집’(이하 성심원)에서 발생한 장애인 보조금·금품 갈취 사건과 제주도 행정 당국의 시설 폐쇄 조치를 강하게 규탄했다. 피해자 가족과 부모회는 기자회견에서 성심원 관계자 및 제주시청 공무원들을 사기·보조금법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가우 이경환 변호사의 고소·고발 취지 발표에 따르면, 성심원 운영진은 사회복지법에 대해 알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부모들에게 접근해 ‘수급자는 국가 보조금이 안 나와서 시설비 전액을 내야 한다’고 거짓말해 이용료 전액을 받아냈다. 그러나 사실 국가는 이 기간 내내 매월 1인당 29만 원에 달하는 ‘시설이용료보조금’을 법인에 지원하고 있었으며, 법인은 이용료와 보조금을 이중으로 착복해 수억 원을 편취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들은 피해 장애인들을 보조금 신청 명단에서 고의로 빼고, 그 자리에 수급 자격이 전혀 없는 시설장 김모 씨의 세 자녀를 허위로 등재해 14년간 국가 보조금을 부정수령했고, 시설 이용료 약 2억 원을 면제했다”며 “법인의 재산을 빼돌려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명백한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지사는 2023년 7월, 시설 폐쇄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제주시장에게 떠넘겼고, 법인 이사진이 전원 해임돼 운영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법적으로 의무인 ‘임시이사 선임’을 하지 않아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설과 법인을 폐쇄하는 것은 14년간의 회계자료와 문서를 합법적으로 파기하고, 범죄 피해자인 100여 명 장애인과 가족 공동체를 흩트려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부모회 제주지부장 방군심 씨는 “2024년 10월 피해 사실이 드러난 후 제주도는 안전 위협과 경제적 압박 등으로 은폐를 시도했고, ‘반복된 학대’를 이유로 시설을 폐쇄하며 인력을 고의로 충원하지 않아 한 방에 9명을 몰아넣고 종사자 1명에게 돌보게 하는 등 구조적 학대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청구할 수 없는 월 48만 원의 이용료를 부과하며 사실상 퇴소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카리타스협회 정책위원회 이병훈 신부(요한 세례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정책 담당)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사건은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학대이자 보금자리를 빼앗는 말살 행위”라며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지속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회는 지난 10월 발의된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탈시설지원법) 폐지를 촉구하고자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와 함께 11월 2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두 단체는 ▲탈시설지원법이 장애인 복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시설의 단계적 폐쇄를 사실상 전제하고 있어 장애 당사자와 가족의 선택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주거 선택권을 침해하고 ▲중증·발달·중복·고령 장애인의 24시간 지원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 없는 시설 폐쇄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력일 2025-12-03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갓 태어난 쌍둥이 돌볼 여력 없는 베트남 이주노동자 응웬 티 트엉 씨

5년 전 한국에 온 베트남 이주민 응웬 티 트엉(26) 씨는 올해 7월 응급으로 쌍둥이 여아를 출산했다. 임신 32주 차 조산이었고, 두 아이는 각각 1.5kg, 1.3kg의 미숙아로 태어나 두 달 동안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머물러야 했다. 한 아이는 초음파 검사가 시급하지만, 비용 2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검사를 미루고 있다. 트엉 씨의 시름이 더 깊은 건 남편의 건강 문제다. 2022년 한국에 온 남편 호둑럽(25) 씨는 10월까지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러나 최근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호흡이 어려워 순천 성가롤로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기도와 가까운 혀 부위에 5cm 크기의 혈관 종양이 발견됐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괴사 위험이 있어 즉각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수술 후 회복 기간 가족의 생계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트엉 씨 역시 출산 과정에서 제왕절개 도중 방광이 터져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 당시 어선에서 일하던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계속할 수 없었고, 결국 직장을 잃었다. 출산 이후 가정의 생계는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는 남편까지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며 생활비조차 빌려 쓰는 형편이 됐다. 현재 부부는 보증금 100만 원, 월세 35만 원인 작은 원룸에서 쌍둥이를 돌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모아둔 돈으로 월세를 냈지만 이번 달은 수입이 전혀 없어 베트남에 있는 부모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 조산 후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발생한 병원비만 8000만 원. 주변 지인에게 급히 돈을 빌리고 광주대교구 여수이주민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일부 후원도 받았지만, 여전히 남은 빚은 5000만 원에 달한다. “아이들을 베트남으로 보내는 게 걱정되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없어요. 어쩔 수 없어요.” 부부는 결국 갓 백일된 아이들을 베트남에 있는 트엉 씨의 부모에게 맡기기로 했다. 500만 원이라는 거금이 들지만 빚을 내서라도 아이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쌍둥이를 보살피며 생활비와 병원비를 감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베트남에 보내는 일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트엉 씨 부모 또한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폐지를 주우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이주민지원센터 김준오(베드로) 신부는 “부부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의료비와 부채가 겹쳐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톨릭신문 독자 여러분의 도움이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미래를, 부모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을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5년 11월 26일(수) ~ 2025년 12월 16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5-11-30 제3468호 4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7개 복지관, ‘생명존중문화’ 확산 위해 성과 공유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는 11월 21일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JU에서 ‘CS(Caritas Seoul)생명존중문화만들기’(이하 CS)사업에 참여하는 복지회 산하 7개 종합사회복지관(동작·등촌7·상계·신당·유락·중곡·한빛)과 ‘2025 CS 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7개 복지관의 50여 명 사업 실무자가 성과공유회에 참석해 CS 활동가와 대상자 간 지속적 신뢰 관계를 맺고, 독거노인을 넘어 중장년층 고립·은둔 가구까지 사업 대상자를 넓히고, 연합 캠페인을 통한 더 많은 지역 주민 동참을 유도한 것 등 지난 1년간 사업 내용을 평가·공유했다. ▲동작종합사회복지관(관장 노명래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은 밀착된 정서 지원을 통한 대상자의 현저한 우울감 감소와 사회적 관계망 형성 사례를 ▲등촌7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철우 요한 보스코)은 ‘똑똑봉사대’와 ‘안녕봉사대’로 이원화한 활동으로 가능해진 우울 고위험군·돌봄 필요 대상자 응급 상황 대처 성과를 ▲상계종합사회복지관(관장 신혜선 헬레나)은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된 CS 캠페인 전개를 통한 신규 활동가 발굴과 대상자 참여 유입 실적을 나눴다. ▲신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윤종상 가브리엘 신부)은 CS 활동가와 대상자의 마을 활동 프로그램 공동 참가와 묵주기도·화살기도 등 영적 돌봄 사례를 ▲유락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정선희 율리아나)은 사회관계망 척도, 노인 우울 척도(SDGS), 인터뷰 등 도구를 활동에 적극 활용한 사례를 ▲중곡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은경 스텔라)은 활동가와 대상자의 나들이 동행과 정기적 가정방문을 통한 비공식적 지지 체계 형성·유지 성과를 ▲한빛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원석 베드로 신부)은 활동가와 대상자 특이 사항 담당자 간의 신속한 모니터링 내용 공유를 통한 위급상황 대처 능력 함양 실적을 발표했다. 또한 실무자들은 기관마다 인사 변동과 신규 인력 유입 반복으로 CS 사업에 대한 이해·참여도에서 직원 간 편차가 생긴 현실을 재확인하고, 안정적 교육체계 수립을 위한 CS 직원교육 태스크포스팀 구성·운영 현황도 공유했다. 복지회 회장 정진호 신부는 격려사를 통해 “CS 활동을 통해 만나는 수많은 복지관 이용인이 CS 사업 실무자 여러분과 활동가들의 생각, 표정, 말, 리액션에서 깊은 사랑의 유대를 느끼고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라며 “법인은 그 이상의 의미로 여러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7개 복지관은 인간 존엄과 생명 존중을 중시하는 복지회 가치에 따라 2013년부터 CS 사업을 연대해 펼쳐왔으며, 지난 활동을 평가하고 핵심 가치를 내면화시키며 사업 전개 방향성을 나누고자 해마다 성과공유회를 열고 있다. CS 사업은 자살 문제를 당사자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 지역 주민이 서로 돌보는 사회적 활동으로 자살·고립 문제를 예방·해소하고 지역사회에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데 취지가 있다. 실무자들은 ▲CS 활동가 양성 ▲생명존중문화 캠페인 개최 ▲CS 누림학교(우울감이 높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우울감 완화 집단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임상사목교육(CPE), 자살중재기술훈련(ASIST) 등 전문 인력 양성 교육을 꾸준히 받으며 영적 민감성을 높여 전인적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자살 위험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 위기 개입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발행일 2025-11-30 제346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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