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후보자, 교회 가르침으로 식별하자

박영호
입력일 2024-04-02 수정일 2024-04-02 발행일 2024-04-07 제 338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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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정책 질의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사회 현안들에 대한 주요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들어본 각 정당 답변은 우리가 어떤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할지 식별하는 지침이 될 것이다.

8개 분야 총 43개 문항으로 이뤄진 질의에 대해 각 정당이 내놓은 답변은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 반면 많은 영역에서 첨예하게 갈리기도 한다. 예컨대 사형제도 폐지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동의한 반면 국민의힘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탈핵과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에 ‘매우 동의’했으나 국민의힘은 동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입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노란봉투법’ 입법 재추진,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 재생에너지 확대, ‘탈석탄법’ 제정,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 ‘생명안전기본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해서도 정당 간의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는 민주시민의 의무이자 권리인 정치 참여를 구현하는 신성한 기회다. 아울러 가톨릭신자인 우리는 교회가 전하는 복음적 가르침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사회적 현안들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무엇인지를 배우고, 어느 정당과 어느 후보자가 공동선에 기여할 수 있을지 뿐만 아니라, 복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할지를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개인적 이해를 극복하고 공동선과 복음적 가치에 바탕을 둔 선택이 선거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