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이후를 책임지는 교회가 돼야 한다

세례는 신앙 여정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세례 후 체계적인 교육과 돌봄이 이어지지 않아 신앙생활에서 멀어지는 새 신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교구가 세례 후 3년 동안 새 신자들의 신앙 여정을 동반하는 「새 신자를 위한 신앙 길잡이」를 펴낸 것은 반가운 일이다. ‘2025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신앙생활의 현주소를 무겁게 보여준다. 지난해 부활과 성탄 판공성사 참여자 비율은 각각 25.1%, 25.0%에 그쳤고, 주일미사 참여자 비율도 15.5%에 머물렀다. 신자 수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이미 세례받은 이들이 신앙 안에 머물도록 돕는 일이 한국교회의 시급한 사목 과제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전교구의 시도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례 이후 새 신자를 위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교재는 미사와 고해성사, 기도와 성경, 본당 공동체 생활 등 새 신자가 실제 신앙생활에서 마주하는 내용을 다루고, 세례 후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양성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제와 평신도가 함께 논의하고 집필했다는 점에서도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살렸다. 새 신자가 교회에 뿌리내리려면 본당 공동체가 이름을 불러주고, 신앙의 어려움을 들어주며, 함께 기도하는 지속적인 동반이 뒤따라야 한다. 냉담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은 냉담한 뒤 다시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홀로 두지 않는 것이다. 세례 이후까지 책임지겠다는 대전교구의 노력에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이번 시도가 한 교구의 교재 발간에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 전체가 ‘세례 이후의 사목’을 더욱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23면

‘청년 사목의 최전선’ 군 사목에 관심을

10월 11일은 제59회 군인 주일이다. 군 사목에 헌신하는 군종 사제를 비롯해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후원하는 날이다. 원래는 10월 첫째 주일에 지내던 것을 주교회의 추계 정기 총회 결정에 따라 2023년부터 10월 둘째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고 있다. 교회 내 청년층 감소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 사목은 청년들을 직접 만나 신앙을 전하고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도록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군 생활 안에서 신앙은 장병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가 올해 군인 주일 담화에서 강조한 것처럼 군종교구는 ‘교회의 지금과 미래를 결정짓는 청년 사목의 최전선이자 가장 비옥한 은총의 못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잘 알기에 군종 사제들은 청년 장병들이 있는 곳이면 최전방은 물론이고 해외 파병지, 바다 한가운데라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전해진 신앙이 전역 후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국토방위에 헌신하며 청춘의 시간을 바치는 청년 장병들과 이들의 영적 유익을 위해 밤낮으로 봉사하는 군종 사제, 수녀님 그리고 사목 협력자들을 위해 마음 모아 기도해 달라”는 서 주교의 요청처럼 온 교회가 관심을 갖고 함께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나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우리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 그리고 기도가 이어질 때 청년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각 교구에서 ‘교회의 당당한 젊은 주역’이자 빛과 소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23면

성 프란치스코의 해, 기념을 넘어 실천으로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이 올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교회가 성인의 선종 800주년을 맞아 올해 1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성 프란치스코의 해’ 특별 희년을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의 삶과 영성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돌아볼 때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갈등과 폭력의 시대에 무기가 아닌 대화와 형제애를 택했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에게 다가갔다. 태양을 형제라, 달을 자매라 부르며 인간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으로 바라봤다. 평화가 위협받고 기후위기로 지구 곳곳이 신음하는 오늘, 그의 삶은 과거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를 묻는 살아있는 가르침이다. 한국교회에서도 희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성당, 성인과 관련된 성당과 성지는 신자들을 순례와 전대사의 은총으로 초대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특별 담화를 통해 생태적 회심과 실천을 강조했고, 프란치스코회는 성인의 가난과 평화의 삶을 담은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미술과 음악을 통해서도 성인의 영성을 새롭게 만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희년을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정신을 삶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욕망은 줄이고, 갈등하는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모든 피조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성인이 온몸으로 복음을 살았듯 우리도 삶으로 복음을 드러내야 한다. 그것이 얼마 남지 않은 희년을 가장 뜻깊게 보내는 방법이다.

발행일 2026-10-04 제3509호 23면

낙태약보다 생명을 지키는 길 마련해야

정부가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낙태 유도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2년간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를 함께 하고 이후 의사 처방과 약국 조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절차를 정교하게 만든다고 낙태의 본질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인간 생명이 수정되는 순간부터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가르쳐 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낙태는 목적이든 수단이든 무고한 인간 생명을 의도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임신 9주라는 기준도 생명의 존엄을 가르는 경계가 될 수 없다. 태아는 임신 주수나 발달 정도에 따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얻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낙태약의 ‘단계적 도입’이 결국 접근성 확대를 예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는 먼저 왜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지 살펴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고립, 양육 부담과 두려움 속에서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해도 삶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에 대한 믿음이다.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생명을 서로 대립시키는 방식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위기 임신 상담과 주거·생계·의료·양육 지원, 남성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가 촘촘히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야 할 ‘단계적 로드맵’은 생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의 로드맵이어야 한다. 가장 약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생명을 지키면서 동시에 그 생명을 품은 여성도 지키는 것, 그것이 생명 존중 사회가 가야 할 길이다.

발행일 2026-10-04 제3509호 23면

가난한 이와 함께한 50년, 카리타스의 길 더욱 굳건히

1976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사회 속의 가톨릭교회’로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설립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복지회는 장애인과 노인, 여성과 아동, 노숙인 등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돌보고 본당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며 복음의 사랑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보여줬다. 특히 복지회가 걸어온 길은 단순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역사가 아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고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카리타스’ 정신을 삶의 현장에서 구현해 온 교회의 역사다. 50주년을 맞아 개설한 아카이브가 초창기 헌신자들의 기록과 정신을 다시 조명하는 것도 이런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오늘날 사회복지는 전문화되고 제도화되고 있다. 전문성과 체계적인 서비스는 필요하다. 하지만 교회의 사회복지가 효율과 성과, 행정과 사업 중심으로만 흘러간다면 고유한 존재 이유를 잃을 수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출발점은 ‘무엇을 얼마나 제공했는가’보다 ‘고통받는 한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만났는가’에 있어야 한다. 복지의 전문성이 깊어질수록 인간 존엄과 사랑, 연대라는 카리타스의 정체성은 오히려 더욱 선명해져야 한다. 빈곤과 고립, 돌봄 공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는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 나타나고 있다. 복지회가 앞으로의 50년에도 제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들을 먼저 찾아가고, 본당과 지역사회와 연대하며 그들의 곁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가장 약한 이들과 함께하는 그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지난 반세기의 정신을 이어가는 가장 충실한 길이다.

발행일 2026-09-20 제3508호 23면

이주민이 이웃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교회는 9월 마지막 주일을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로 지낸다. 올해로 제112차를 맞는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주제는 ‘이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라도’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올해 담화에서 특별히 이주아동들을 위한 관심과 돌봄을 호소하고 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역시 담화를 통해 이주아동을 보호하고 사랑으로 함께해 주길 당부하고 있다. 오늘날 이주민과 난민은 세계 곳곳에서 차별과 폭력, 착취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주민이 있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78만3247명이다. 통계에서 제외된 미등록 이주민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이다. 특히 미등록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출생등록도 할 수 없어 ‘있지만 없는 아이’가 되는 해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 의료는커녕 거의 모든 영역에서 기본권조차 보장받기 어렵다. 일부 지자체에서 공적확인제도를 통해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교회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언제나 약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환대하며 보살펴 왔다. 이주민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푸는 데 교회가 앞장서며 그들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의 사랑과 환대가 공존과 동행의 길을 열어 갈 때, 이주민은 우리 이웃이 될 것이다.

발행일 2026-09-20 제3508호 23면

장애를 넘어 모든 이에게 복음 닿아야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최신 점자정보단말기에서 성경과 기도서, 성가와 각종 전례 자료를 읽고 들을 수 있는 전례 소프트웨어 ‘신로고스’가 출시됐다. 새 기종과 운영체제 변화로 기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었던 불편을 해소하고, 말씀과 전례에 다가갈 길을 다시 열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한국교회는 2006년 점자 「성경」을 발간하고 2008년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 ‘로고스’를 개발하는 등 시각장애인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점자책은 부피가 커 휴대가 어렵고, 후천적 시각장애인 가운데는 점자보다 음성 자료에 익숙한 이들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점자와 음성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신로고스는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주체적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전례에 참여하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다. 더욱 뜻깊은 것은 실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사목은 필요한 것을 대신해 주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번 신로고스 출시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장애 특성에 맞는 환경을 함께 만든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로고스 출시가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례문과 교회 문헌이 바뀔 때마다 자료를 갱신하고, 더 다양한 신앙 서적과 교육 자료를 점자와 음성으로 제공해야 한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미사에 참여할 권리는 장애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 누구도 전례와 복음의 자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장벽을 걷어내는 일은 교회가 계속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신로고스가 그 길을 넓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23면

‘가톨릭중독연구실천협의체’ 창립을 환영하며

중독은 더 이상 술이나 도박, 마약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와 게임 등 일상에 파고든 디지털 환경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중독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은 온라인을 통해 도박과 유해 콘텐츠, 마약류에 쉽게 노출된다. 레오 14세 교황도 2025년 11월 이탈리아 정부가 주최한 제7차 국가 중독회의에서, 인터넷·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도박 등 새로운 중독 형태를 경고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중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와 본당 등 교육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가톨릭대와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등이 9월 4일 ‘가톨릭중독연구실천협의체’를 창립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단중독사목을 통해 중독 당사자와 가족을 동반해 왔고, 카프성모병원 등은 치료와 재활, 사회복귀의 경험을 축적했다. 가톨릭대도 임상과 연구,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왔다. 이제 각 영역에 쌓인 역량을 연결해 몸과 마음뿐 아니라 관계와 영성의 상처까지 살피는 전인적 회복의 길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중독은 치료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치료 후 일상으로 돌아가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이 지점에서 의료와 연구, 재활에 더해 사목이 결합하는 이번 협의체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한 사람을 끝까지 받아들이고 동반하는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협의체 창립이 전문가들만의 연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회 내 본당과 기관도 중독 예방과 인식 개선에 관심을 두고, 당사자와 가족을 향한 편견을 낮추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중독으로 단절된 관계와 희망을 다시 이어주는 일은 교회 공동체가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23면

네팔의 눈물, 우리의 책임이다

네팔에서 벌어진 참혹한 재난은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일깨운다. 8월 26일 히말라야에서 녹은 빙하가 거대한 물과 토사로 변해 마을과 도로를 휩쓸었다.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영구동토층이 약해지면서 빙하 붕괴와 산사태, 돌발홍수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번 참사는 기후위기가 키워 온 위험이 더 이상 경고에 머물지 않고 현실의 재난으로 닥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더 뼈아픈 것은 기후위기의 책임과 피해가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며 풍요를 누려 온 나라와 사회보다, 배출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난한 지역의 주민들이 더 먼저, 더 크게 피해를 입는다. 네팔의 참사는 기후위기가 곧 불평등의 문제이며 정의의 문제임을 보여 준다. 우리 역시 산업화와 과소비라는 풍요를 누려 온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교회가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과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등을 중심으로 긴급구호와 모금에 나선 것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하지만 피해 주민을 돕는 일이 단순한 자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가 누려 온 편리와 소비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사실을 돌아보며, 사죄와 책임의 마음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 당장은 피해자와 구호 활동을 위한 우리의 기도와 후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에너지와 소비 습관을 바꾸고, 기후위기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정책과 국제적 연대를 지지하는 생태적 회심도 뒤따라야 한다. 네팔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은 결국 우리의 삶을 바꾸는 데서 완성된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23면

양덕원본당 첫 청년미사를 응원하며

최근 춘천교구 홍천 양덕원본당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청년미사를 봉헌했다. 1948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돼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공동체이지만 청년미사가 봉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단지 본당에 청년들이 많아져서 청년미사가 개설된 것이 아니라, 단 한 명뿐인 청년이 마중물 역할을 함으로써 이뤄진 것이기에 그 감회가 사뭇 남다를 것이다. 한 청년의 제안에 본당 사제가 화답했고, 그렇게 본당의 첫 청년미사가 시작돼 공동체 전체가 청년들과 동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갈수록 교회 내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는 오늘날 현실에서 이러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함께 길을 걸으시며 언제나 그들과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어주셨듯 사제 역시, 교회 역시 그러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종강 대주교도 지난 청소년 주일 담화를 통해 “교회는 청소년과 청년을 멀리서 이끄는 공동체가 아니라 그 삶의 여정에 함께 머물고 걸어가는 동반자”라면서 그들의 ‘기쁨과 희망, 불안과 물음을 함께 나누는 동반의 사목’을 강조한 바 있다. 특별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는 모든 청년을 환대하며 동반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서울 WYD 주제 성구처럼 교회가 청년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길 기도한다. 아울러 한 청년의 용기로 시작된 양덕원본당의 청년미사가 앞으로 더욱 활기차게 이어지길 응원한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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