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교육과 복음화에 발벗고 나서야

한국교회는 해마다 ‘청소년 주일’을 포함해 그 전 주간을 ‘교육 주간’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교육 주간은 가톨릭 교육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교육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적·정치적·사회적·교육적·영적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경쟁주의 교육, 입시 중심 교육, 인권 침해와 교사 권위의 추락 현상이 심각하다.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올해 교육 주간 담화에서 이러한 현상의 밑바탕에는 생명 존중과 공동체 의식의 결여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 현장에서 가톨릭적 가치에 기반한 전인교육과 복음화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인교육은 모든 교육기관이 추구하는 목표지만, ‘가톨릭’ 전인교육은 학생의 지덕체 발달뿐 아니라 영성의 발달까지 지향한다.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염두에 두고, 더욱 인간답게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복음 정신으로 인간의 가치관과 생활방식, 사회제도 등을 변화시키는데에도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가톨릭 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실천 방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가톨릭학교교육포럼 같은 단체들이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또한 이러한 활동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교회의 지원도 더 늘어나야 할 것이다. 교육은 말 그대로 100년을 바라보고 이뤄야 하는 ‘백년지대계’이기 때문이다.

2024-05-19

기도로 희망의 희년을 준비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聖門) 앞에서 열린 주님 승천 대축일 저녁 기도회에서, 2025년 희년을 선포하는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Spes Non Confundit, Hope Dose Not Disappoint)를 발표했다. 이로써 가톨릭교회는 올해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을 열면서 시작되는 2025년 희년을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기념하게 된다. 교황은 이날 희년을 공식 선포하면서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힌 세상에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권고했다. 2025년 희년의 표어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다. 이 표어는 너무나 절망적인 세계 상황 속에서 인류,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희망과 신뢰를 희년을 기념하는 가운데 찾을 수 있으리라는 바람을 담고 있다. 교회는 특별히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서 2024년을 ‘기도의 해’로 선포했다. 교황은 지난 1월 21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 삼종기도 중 기도의 해를 선포하면서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인의 일치와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희년을 이처럼 기도로 준비하는 이유는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에 가까이 닿아 우리 삶을 변화시키며 그럼으로써 희망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 안의 희망을 되새기는 2025년 희년은 오늘날 너무나 많은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 주님께 대한 신뢰를 발견하고 고백하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대로 기도를 통해 주님의 현존 안에 머무는 체험으로 희년을 준비하고, 기도한 바를 직접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4-05-19

참된 발전에 봉사하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이 문명의 화두가 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류는 과거 수천년 동안 이뤘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불과 수십 년 동안 이뤄냈다. 그리고 이제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고 인공지능 체계는 얼마 전 정보화가 가져온 사회적 변화를 능가하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 이미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간 삶의 편리에 도움이 되는 한편 그 유례없는 잠재력이 오용될 때 오히려 인류에 큰 해악이 될 것이다. 교회 역시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기대와 위험성을 동시에 제기하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지적하면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인류의 형제애와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홍보 주일 담화에서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형태의 착취와 불평등을 야기하지 않고, 모든 이들의 더 큰 평등과 자유의 증진에 기여하기를 기대했다. 새로운 문명과 기술이 발명되고 발전할 때, 교회는 항상 그것들을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로 여긴다. 어떤 기술도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다고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사용하는 인류의 선한 뜻, 하느님의 선물을 선용하려는 확고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교회의 깊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은 무엇인지를 신학자와 평신도 연구자들이 깊이 성찰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이 놀라운 기술이 가져올 영향을 깊이 성찰하고 선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교회는 고민해야 한다.

2024-05-12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 착좌를 축하하며

손희송 주교가 5월 2일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착좌했다. 의정부교구를 더욱 풍성하게 일구어 가게 될 손 주교에게 모든 한국교회 구성원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아울러 2010년부터 지금까지 의정부교구를 이끌어온 이기헌 주교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손 주교는 뛰어난 학식을 지닌 신학자로 명석한 판단력과 분별력, 따뜻한 품성까지 고루 갖춘 ‘준비된 교구장’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동안 손 주교가 사제로서, 주교로서 여러 사목 분야를 두루 맡아 풍부한 경험까지 쌓아온 만큼 앞으로 의정부교구가 더욱 발전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3월 의정부교구장 임명 당시 손 주교가 밝혔던 것처럼 ‘주님 포도밭의 일꾼’으로서 포도밭을 비옥하게 잘 일구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기대는 곧 확신으로 이어진다. 손 주교는 착좌미사 강론에서 “교구장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나는 그분의 일꾼이자 관리인”이라며 교구 공동체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성실히 일하며 하나로 일치된 교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는 손 주교가 평소 지켜온 신념처럼 ‘기본에 충실한’ 신앙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설정 20주년이 된 ‘청년’ 의정부교구는 이제 새로운 교구장과 함께 더욱 힘차게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구장 주교를 중심으로 교구민 전체가 일치하고 화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스도를 닮은 착한 목자로 앞장서 가는 손 주교와 그 목소리를 알아듣고 뒤를 따르는 양 떼가 될 모든 교구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길 기대하며 기도를 보탠다.

2024-05-12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자

한국교회는 매년 5월 첫 주일을 생명 주일로 지내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가르치시며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피조물인 인간이 참된 진리를 깨닫고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셨다. 그리스도인은 이처럼 은총으로 내어주신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깨닫고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도록 불리웠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연 생명의 존엄성을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 의문이다. 가장 무기력한 존재인 태아의 생명권이 침해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관련 법이 제정되지 못했다.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관련 법이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 사회적 현실 속에서 만연한 혼인과 출산 기피 현상은 우리 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의 못자리인 가정은 오늘날 그 보금자리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가운데 노인들에 대한 돌봄과 보살핌의 필요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보장 제도는 미미하다. 참담한 비극으로 기록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경제적인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도외시하는 왜곡되고 비뚤어진 인식의 결과다. 이미 오랫 동안 교회는 우리 사회 안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를 크게 안타까워하면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해 왔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그 뿌리를 되짚어 보면 결국 생명의 소중함을 소홀히 여긴 탓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는 일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가장 크고 긴급한 소명이다.

2024-05-05

통계 곳곳 ‘빨간불’, 근본적 사목 대안 고민할 때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3」는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엔데믹 선언과 함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2022년 11.8%였던 주일 미사 참례율은 1.7% 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했고, 영세자도 전년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견진·병자·고해 등 성사 건수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으로의 온전한 회복은 더디다. 감염병 전후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2019년 통계와 비교하면 주일미사 참례는 74.5% 수준. 견진·고해 등 여타 성사 활동도 60~80% 회복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주일미사를 충실히 참례했던 신자 4명 중 아직 돌아오지 않은 1명을 성당 울타리 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사목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65세 이상 비율이 26.1%라는 통계가 보여 주는 신자 고령화는 교회가 맞닥뜨린 또 다른 과제다. 향후 5년 내 65세 이상 연령대에 접어들 60~64세 신자가 58만여 명으로 전체 신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면 고령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사목자들의 연령 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새 신부는 10년간 가장 적고 신학생 수는 줄어든 반면, 원로사목자 비중은 크게 늘고 있다. 사제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저출생 고령화는 교회에 더욱 빨리 찾아왔다. 사실 이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예견됐다.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단순히 실버대학 몇 개 늘리고, 원로사목자 숙소를 짓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더 본격적이고 근본적인 사목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24-05-05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위한 현양운동에 박차를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4월 16~21일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에 나섰다. 위원회는 순례길에서 그가 조선대목구장에 임명된 뒤 사목지인 조선에 입국하기 위해 거쳐 간 여정과 유해 이송로를 따라가며 조선 복음화를 간절하게 기원했던 그의 정신을 되새겼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은 지난해 10월 12일 서울대교구가 교황청 시성부로부터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승인받음으로써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복 추진에 요구되는 외부 검증 절차, 즉 지역 주교회의와 교황청 시성부의 검증을 거친 결과다. 이로써 서울대교구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 추진을 하기 위한 사전 절차를 마쳤다. 이제 복잡하고 엄격하게 이뤄지는 시복 재판을 위해 서울대교구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영웅적 덕행과 성덕의 명성을 증거할 수 있는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힘쓰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교회의 하느님 백성들이 함께 참여하는 현양운동이다. 하느님 백성들 사이에 그의 영웅적 덕행과 성덕의 명성이 널리 퍼진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복자, 나아가 성인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대교구와 한국교회 전체에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현양을 위해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바치는 기도와 현양의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복시성은 사실 그 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의 신앙 성숙과 영혼의 구원을 위한 일이다. 신앙 선조들의 삶과 굳건한 신앙을 본받으려는 일상의 실천과 현양의 노력이야말로 시복 추진의 핵심이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은총의 선물이다.

2024-04-28

모든 노동자들의 인간존엄을 위해 노력하자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른다. 이날은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노동자와 가족들이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 벌인 파업 집회에서 비롯됐다. 이후 1889년부터 전 세계 각국은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절 제정 이후 134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자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전히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또 노동자들 사이를 차별하는 법과 제도가 있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별, 국적에 따른 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따른 차별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러한 차별과 불의에 대항해 교회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고 노동자들과 끊임없이 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불의한 법 제정과 집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올해 노동절 담화 제목을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로 정했다. 김 주교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고, 더 나아가 일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고 모든 종류의 착취에서 인간을 막아주는 것이 안식일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교회가 가르치는 안식일의 근본 정신에 따라 모든 노동자들이 인간으로서 동등한 존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그들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힘쓰는 모든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이들과 연대해야 할 것이다.

2024-04-28

신자 당선자들에게 기대한다

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우리는 유례없는 아픔과 어려운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는 가까스로 팬데믹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고, 인간이 오염시킨 지구는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려운 나라 살림에 가난한 이들은 더 곤궁해졌다. 연이은 사회적 참사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고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와 정부는 환자를 볼모로 대치를 이어간다. 그 와중에 정치인들은 당리당략과 개인적 영달 추구에 여념이 없고, 표를 얻기 위해 국민들을 갈라치기한다. 제22대 총선을 지켜본 국민들은 때로는 절망, 때로는 분노로 가득 찼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자는 것이 유일한 구호였다. 국민들은 지혜로웠다. 실망과 혐오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모두에 대한 기대와 경고를 담은 결과를 선사했다. 모든 당선자들이 이제는 공동선을 위해 일하기를 호소한다. 특별히 신자 당선자들에게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 천주교 신자는 국민 10명 중 1명꼴이지만 신자 국회의원은 4명 중 1명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가 ‘사랑의 가장 고결한 형태’라며 “사회 상황과 국민과 가난한 이들의 삶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정치인들을 더 많이 보내 주시도록 기도한다”(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205항)고 말했다. 신자 당선자들은 고결한 사랑을 실천하고 공동선에 봉사하도록 불린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정치 활동을 신앙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주님은 이들이 정치 활동에서도 하느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새로 선출된 22대 국회의 신자 당선자들이 하느님 뜻에 충실하기를 간절하게 기대한다.

2024-04-21

각자의 성소 찾으며 희망의 순례 나서자

올해로 제61차 성소 주일을 맞이했다. 교회는 매년 부활 제4주일을 성소 주일로 기념한다. 성소 주일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아버지께 거룩한 성소의 선물을 청하며 기도하는 날이다. 한국교회는 특별히 사제·수도 성소 증진에 보다 집중하며 성소 주일을 지낸다. 갈수록 사제·수도 성소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이는 중요하고도 꼭 필요한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은사에 따라 고유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성소 주일 담화를 통해 밝히고 있듯, 우리 모두는 “다양한 생활 신분 안에서 복음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특별히 2025년 희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강조하며 ‘희망의 순례자’, ‘평화의 건설자’로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당부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쟁과 갈등,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고향 땅을 떠나는 많은 이주민과 난민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들이 이 시대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희망의 순례자로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을 되새기자. “저마다 교회와 세상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성소를 찾고 희망의 순례자이며 평화의 건설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 투신합시다.” 우리 각자가 용기를 낼 때 ‘우리 모두는 고유한 생활 신분에서 나름대로 작은 방식으로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어 희망과 평화의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 될 수 있다.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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