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 지난해 188억 원 규모 사회공헌 활동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료원장 이화성 프란치스코, 이하 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과 함께 2024년 한해 동안 총 188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고 7월 7일 밝혔다. 의료원과 산하 병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9만 6520명이 직접 혜택을 받았다. 사회공헌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자선 진료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168억 원이 사용됐다. 자선 진료 외에도 기부금 11억 원, 의료봉사 9억 원 등이 사회공헌 활동에 쓰였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눈에 띈다. 성모자선회, 성가자선회, 은평성모자선회 등 각 병원 소속 자선회와 부서,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1만 6228명이 기부, 의료와 노력 봉사, 문화행사 등에 직접 참여했으며,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아울러 의료원은 2018년 설립한 가톨릭메디컬엔젤스(Catholic Medical Angles)를 통해 병원별 연계로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부(금전 및 의료 물품, 생필품) ▲국내외 자선 진료 ▲국내외 의료봉사 ▲상설 진료소 운영 ▲해외 의료진 초청 연수와 교육 등 총 7개 부문으로 구분해, 산하 병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부르키나파소 등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원의 사회공헌은 일반적인 봉사를 넘어 가톨릭 정신이라는 역사적 뿌리에서 출발한다.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1936년 전국 가톨릭 신자들의 모금으로 설립한 의료원의 전신 ‘성모병원’이 바로 자선 의료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시작된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이화성 의료원장은 “의료원은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구현을 이어오며 의학 발전을 선도해 왔다”라면서, “앞으로도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산하 8개 병원이 함께 가톨릭 영성 기반의 다양하고 의미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4면

신학생들, 남북 분단 현장에서 ‘평화·화해’ 염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는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2025 민족화해관심 신학생 연수’를 마련했다. 부제 1명과 신학생 17명이 참여한 올해 연수는 남북 분단과 6·25전쟁, 남북 화해의 의미를 묵상할 수 있는 접경 지역과 북향민 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는 시간들로 구성됐다. 신학생들은 첫째 날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으로 일정을 시작해 평화감수성 교육을 받고,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로부터 ‘분단 문화’ 주제 강의를 들었다. 둘째 날인 7월 1일에는 6·25전쟁 발발 전후 시기 이념 대립 속에 목숨을 잃은 강화도 민간인 희생자 묘역을 찾았다. 또 강화 평화전망대와 교동 망향대를 방문해 북녘을 바라보며 남북이 하나 되는 날을 염원했다. 둘째 날 일정을 마치며 민족화해센터에서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남덕희(베드로)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평화’라는 주제로 신학생들에게 강의했고, 조별 토론도 진행했다. 2일 오전에는 경기도 안성 하나원을 방문해 하나원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 같은 날 오후에는 민족화해센터로 다시 이동해 북향민들과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예수회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연수(스테파노) 신부는 ‘북한 천주교회 역사’를 주제로 강의하며 북한 지역 교구와 본당 역사를 상기시켰다. 3일에는 파주 임진각과 파티마 평화의 성당, 연천 유엔군화장장, 파주 북한군 묘지를 방문하며 남북 분단과 6·25전쟁이 남긴 아픔과 그 아픔을 승화시켜야 하는 종교인들의 의무를 묵상했다. 신학생들은 특히 1952년부터 6·25전쟁 휴전 이후에도 짧게 운영됐던 유엔군화장장, 묘비 대부분에 ‘무명인’이라 적혀 있는 북한군 묘지 앞에서 국적과 남북을 초월한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했다. 이날 민족화해센터에서 저녁 식사 후에는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황성호(미카엘) 신부가 광주하나센터 활동을 신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춘천교구 김찬(안드레아) 신학생은 “머리로만 생각하고 무관심하기 쉬웠던 북한에 대해 피부로 느낄 수 있어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민족화해 문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2면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순교신심 따라야”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7월 5일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콘솔레이션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야고보)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으며, 10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례해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의 순교신심을 기렸다. 특히, 미사 중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가 총 1000쪽 분량으로 편찬한 「기해·병오박해 자료집」을 봉정해 79위 시복 100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한국교회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 「기해·병오박해 자료집」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비변사등록 등 정부기관에서 작성한 공식 기록에서 기해박해(1839), 병오박해(1846)와 관련된 내용을 발췌해 번역한 것으로, 증언 중심의 기존 연구 성과들과 비교해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비오 11세 교황님에 의해 1925년 7월 5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식이 거행됨으로써 한국교회 순교자현양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며 “79위 시복 100주년을 맞아 79위 중 41위가 순교한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 기념미사를 봉헌하게 돼 가슴 벅차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주교는 “시대의 풍조를 거슬러 하느님의 사랑과 영원한 생명을 증거하고자 온몸을 던진 신앙 선조들을 본받아야 한다”며 “우리도 물질적 가치관을 거스르고 하느님 안에 있는 참된 생명을 증거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자”고 전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3면

“성(性), 책임과 사랑으로”…한국틴스타, 성교육 교재 개정 발간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성’(性)을 책임과 사랑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비영리 단체 한국틴스타(대표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가 6~13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재를 발간했다. 6~11세 어린이 대상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Ⅰ~Ⅲ」 개정판은 교사용과 학생용으로 나눠져 있으며 교구 세트도 함께 마련됐다. 교재는 부모와 자녀가 성·사랑·생명에 대해 소통하는 인격적 성교육을 촉진하며, 어린이들에게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형성과 생식력 자각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12~13세 청소년을 위한 「성장하는 몸이 말하는 이야기」(김혜정·손호빈 신부 엮음)도 새로 나왔다. 특히 청소년 교재는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이 함께 준비하는 사춘기’를 주제로 남녀 청소년 대상 도서가 각각 발간됐다.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와 소통이 지속적이며 깊이 있게 확장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틴스타 관계자는 “성교육은 단지 성 지식 전달만이 아닌, 자신에 대한 이해와 존중 속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삶의 시작을 동행하는 것”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존감과 정체성을 세우는 중요한 여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교재를 발간했다”고 전했다. 교재 시리즈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한국틴스타는 서울대교구와 전국 본당, 학교, 기관과 협력해 청소년과 청년, 성인과 사제·수도자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 02-727-2357~9 한국틴스타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3면

‘위기에 놓인 민주주의, 향후 방향은?’ 제25회 가톨릭포럼 열려

12·3 비상계엄 사태는 특정 정권의 돌발적 결정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권위주의적 통치관과 제도적 허점이 빚어낸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회장 강무성 티모테오, 지도 최광희 마태오 신부)는 6월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5회 가톨릭포럼을 열고 ‘다시 쓰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포럼에서는 민주주의의 퇴행과 파시즘화, 언론의 책임, 교회의 사회적 사명 등 다양한 시각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짚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김선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헌법은 민주주의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가?’ 제목의 발제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은 국민주권에 대한 부정이자 명백한 공격”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권력욕과 시대착오적인 대통령관이 빚어낸 퇴행”이라며 “낡은 사고와 관습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남아 ‘민주주의 체제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직자는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무적 존재'로 보며 공적 복무의 정신으로 마인드를 전환해 새 정부의 ‘국민주권정부’를 완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후기 파시즘 사회를 넘어, 대한민국 대전환’ 제목의 발제에서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는 한국 사회가 ‘후기 파시즘’에 가깝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6개월의 침묵 속에서 확인된 것은 한국 사회가 여전히 파시스트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무한 경쟁을 부추기고,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구조는 전형적인 파시즘의 형태로 이는 한국 교육의 현실과도 일치한다”며 “교육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잠재적 파시스트만 길러내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계엄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게 된 데에는 언론의 보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김창숙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언론은 정치인 간 싸움을 중계하거나 자극적인 발언만을 보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시민 사회의 갈등이 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과 정당 정치를 다루는 정치 보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 과정과 방식을 바꾸는 주체로서의 언론이 대통령, 정당, 정치인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시민을 취재의 중심에 둔다면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박동호(안드레아) 신부도 토론에서 “교회의 사회적 사명은 카리타스 실현"이라며 “교회는 민주주의를 존중하지만 무비판적으로 옹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와 정쟁을 구별하지 못하는 현실도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회옥 명지대학교 교수는 계엄의 구조적 원인을 “제도정치가 조율하지 못한 정치의 실패”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안정적 다당제가 되도록 선거제도와 정당·국회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든 계엄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편하고 소수 정당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당 등록 요건을 완화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후(프란치스코)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포럼에는 주교회의 홍보국장 임민균(그레고리오) 신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최광희(마태오) 신부, 부국장 진슬기(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안재홍(베다)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면

찬양 사도들, “현 성가 저작권 규정 개선 필요”

주교회의가 2016년부터 개정해 시행해 오고 있는 성가 관련 저작권 사용 규정이 “생활성가 작곡가 등 창작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성경 등’을 인용할 경우 일부든 전체든 관계없이 창작자가 아닌 주교회의가 저작권을 소유하게 되며, 등록 절차 또한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되는 등 전반적인 관리 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찬양 성가 창작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주교회의가 국내 저작권법과 관련 판례를 반영해 규정을 재정비하고, 전문적인 저작권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문제 제기와 개선 제안은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가 주최하고 가톨릭찬양사도협회가 주관한 가운데 6월 28일 열린 ‘찬양 문화 생태계, 길을 묻다’ 포럼에서 나왔다. 포럼에서 김정식(로제) 작곡가는 “비영리 목적의 창작임에도 불구하고 성경 구절을 가사로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복잡한 가사 저작권 협의, 불분명한 정산 기준 등은 실질적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며 “교회 출판물에 곡이 실릴 때 창작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심지어 창작자가 자신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포기하게 되는 구조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찬양사도협회 영성지도 유상우(광헌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현재 주교회의의 규정을 종합하면 성가 창작자가 성경을 인용한 가사를 쓸 경우 저작권과 관련한 모든 복잡한 과정을 개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게다가 승인 주체를 ‘교회 권위’, 표기 기준을 ‘적절하게 표기’라고 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포럼에서는 2023년부터 생활성가 등의 작사 저작권이 작사한 창작자에서 ‘CCK’(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변경됐으나, 이 사실이 창작자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찬양 창작자들이 성가책이나 악보집을 발행할 때 복잡한 저작권 문제와 유통 등을 일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기관이 현재로서는 없는 현실, 각 교구가 고육지책으로 통일성 없이 개별 성가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현실적 어려움으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복잡한 문제가 교회 내 관련 제도와 인프라가 부족함에도 무리하게 규정을 적용한 결과라고 봤다. 생활성가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과 반응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찬양 사도직 전반에 대한 교회의 깊은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톨릭찬양사도협회 강훈(바오로) 협회장은 “발제에서 다뤘듯이 찬양 사도 선배들이 대중 성가 작곡을 시작한 지 50여 년이 지났음에도 찬양 성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아직도 다수의 개신교 성가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작곡가는 “교회가 저작권과 관련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정당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수립하고, 신학적·전례적 검토는 신뢰와 애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교회가 더 많은 음악적 실험과 표현의 여지를 열어주고 전례 정신 안에서 감성적 깊이와 영적 울림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음악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6면

전국 신학생들, 노동 현장 목소리 ‘경청’

한국 사회 노동문제에 관심 있는 전국 각 교구 신학생이 한자리에 모여 노동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노동자와 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과 연대하며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을 몸소 체험했다. 주교회의 노동사목소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는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교육관에서 노동사목 전국 신학생 연수 ‘죽은 지구에는 일자리도 없다’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노동 문제뿐 아니라, 기후 위기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까지 조망하고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연수 둘째 날인 25일 신학생들은 세종호텔을 상대로 고공농성 중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을 비롯해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최철한 사무국장,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등을 만났다. 노동자들은 기업의 부당한 정리해고, 노조 가입자에 대한 차별, 고용 불안 등 구체적인 현실을 증언하며 입장을 생생히 전달했다. 신학생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농성이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에 알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더 널리 연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질문하며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 만남 후, 이들은 롤링 페이퍼에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며 응원했다. 최철한 사무국장은 “신학생들이 농성의 의미와 노동자들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결국 사회의 기억 속에 잊히고 만다는 절박함을 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다양한 분야의 노동조합 임원들이 방문해 노동자들이 받는 비인권적 대우와 그러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기업의 경영·구조적 실태를 알렸다. 특히 2020년대 이후 새로운 노동·인권 문제로 떠오른 배달 노동자,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등의 목소리가 주목을 받았다. 노동자들과의 만남 외에도 이번 연수에서는 ▲기후 위기 시대의 노동과 정의로운 전환 ▲사회교리 관점에서 본 기후위기와 노동의 미래 주제 전문가 강의도 마련됐다. 올해 연수는 인천, 부산,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함께 준비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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