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경제적 고통 허덕이는 미혼모 김현주 씨

두 돌 지난 어린 자녀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 김현주(아가타·37·가명)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었고, 아이 양육 조건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직장 또한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외롭게 자란 현주씨에게는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친정엄마 같은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주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왔다. 늦은 나이에도 학위를 취득하고 자격증을 얻어 당당히 사회 일원이 되고자 했다. 그 시점에서 아이의 아빠도 만났다. 결혼 전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 현주씨는 행복한 성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그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아이 아빠가 해온 말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불의한 행동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결국 그는 현주씨 곁을 떠났다. 현주씨는 홀로 출산 준비를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야만 했다. 세상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비혼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사회적 벽은 여전히 높고,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대다수 미혼모들이 그러하듯, 현주씨도 육아 문제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가 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매달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이 지급돼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교구에서도 한부모가정 지원사업을 통해 매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자 부모급여는 못 받게 됐고, 교구 지원금도 기간이 만료됐다. 현주씨는 정부 지원금 약 30만 원으로 한 달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당장 직장을 구해 구멍을 메워야 하지만, 육아와 경제 활동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현주씨 입장을 이해해줄 만한 직장은 구하기 어렵다. 아르바이트조차 계속하기 힘들다. 얼마 전에는 아르바이트 일 도중 아이가 아파서 중간에 그만둬야 했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현주씨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한 결정이 최고의 선택이며,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보면 웃을 수 있어요. 비록 저는 힘들지만, 아이에게는 세상 가장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어요.” 아이가 유아세례를 받도록 하고,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주일미사만큼은 빠지지 않으려 하는 현주씨. 아이가 하느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커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이다. 현주씨가 속한 본당 공동체에서도 그의 아픔을 두고만 보지 않았다. 비록 경제적 도움은 한계가 있지만, 공동체는 물심양면으로 현주씨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자 했다. 삶의 고통은 점점 더 강하게 현주씨를 짓누르고 있지만, 아이를 바라보며 현주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대구대교구 봉곡본당 주임 허남호(마르코) 신부는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7월 24일(수) ~ 8월 1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7-28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대장암 재발로 고통받는 부이반탕씨

베트남인 부이반탕(Bui Van Thang·40)씨가 배를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며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찾았던 지난 4월을 이관홍(바오로) 관장 신부는 잊지 못한다. 대장암 재발로 너무 고통스러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톨릭교회를 찾아왔다는 부이반탕씨. 이미 병원비로 많은 돈을 지출한 데다, 빌릴 만한 곳도 더 이상 없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부이반탕씨는 지난해 5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대장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힘들게 모은 돈과 이웃들에게 빌린 돈을 그러모아 겨우 수술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더 이상 돈을 마련할 수 없어 항암치료는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갑자기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왼쪽 복부와 옆구리가 심하게 아파 다시 병원을 찾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이 재발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항암치료를 미룬 탓이었다. 이번에는 수술도 받지 못한다. 종양 부위가 다른 장기와 겹쳐있고 파고들어 있어,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야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 부이반탕씨는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건강상태에 따라 2~3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절망감에 부이반탕씨는 주저앉고 말았다. “제가 가족들을 책임져야 해요. 저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2004년 취업비자를 받고 한국에 온 부이반탕씨. 체류기간은 꽤 지났지만, 고향의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20년째 한국에서 혼자 살며 일을 해 돈을 벌어왔다. 젊은 날을 가족들을 위해 모두 바쳤다. 사실 부이반탕씨 조부와 삼촌도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부친 또한 대장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했다. 부친은 그나마 회복할 수 있었으나, 몸이 너무 쇠약해져 경제활동은 엄두도 못 낸다. 자신만 바라보는 가족을 위해 힘을 내고 싶지만, 고액의 항암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부이반탕씨는 절망에 빠진다. 미등록 체류자인 부이반탕씨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다 보니 항암치료 약값만 한 달에 400만 원이 든다. 처음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목재공장과 도금공장에서 일하며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지만, 암 투병을 하면서부터는 재래시장에서 채소 다듬는 아르바이트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받은 85만 원을 쪼개고 쪼개서 생활비를 쓰고 병원비를 마련해 왔으나,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살고 싶어요, 살고 싶습니다.” 친구와의 여행이나 이성교제 등 젊은 날 흔히들 누리는 경험조차 부이반탕씨는 포기하며 살았다. 생의 최고 순간들을 가족들을 위해 희생했건만, 남은 건 시한부 삶이라는 생각에 부이반탕씨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나 부이반탕씨는 “끝까지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며 살아갈 의지를 드러냈다. 이관홍 신부는 “타국 땅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병마와 싸우기까지 해야 하는 부이반탕씨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되어 달라”고 독자들에게 거듭 도움을 청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7월 3일(수) ~ 7월 2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7-07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암투병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 이어가는 다섯 식구

20여 년 전, 부산에 살았던 이선화(세라피나·50)씨는 주보에서 음성 꽃동네 봉사자 모집 소식을 보고 그 길로 음성으로 향했다. 매주 부산에서 음성까지 오가며 봉사하는 마음씨 고운 처녀에게 꽃동네 직원이었던 민영기(요한 보스코·50)씨는 마음을 빼앗겼다. 꽃동네 봉사자와 직원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07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열심한 신앙생활은 이들의 가정을 풍요롭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늘 기도하며 하느님과 함께한 부모의 모범은 자녀들에게 전해졌고, 17살, 15살, 12살 세 아이는 청주교구 덕산본당(주임 김광현 이냐시오 신부)에서 복사단장과 부단장, 단원으로 활동하며 본당 신자들에게 귀감이 됐다. 세 아이를 키우며 민씨 가정에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련에 부딪칠 때마다 민씨는 “주님께서 내게 이런 일을 주신 뜻이 있지 않을까”라며 열심히 살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그런 그가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1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설상가상 민씨의 수술이 끝나고 한시름 덜어낸 순간, 부인 이선화씨가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남편이 암 진단을 받은 지 3년 만이다. 남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장 역할을 했던 이씨는 아파트 청소일을 하는 와중에도 주일이면 제대봉사와 성가대, 레지오 활동을 쉬지 않았다.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했던 민씨의 가정을 잘 알고 있는 신자들은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을 모았다. 항암치료를 받는 1년 동안 민씨의 몸무게는 10kg이상 줄었다. 면역력이 약해져 예전과 같은 체력이 아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부인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난달부터 아픈 몸을 이끌고 꽃동네에서 오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지는 월급은 130여 만 원에 불과하다. 아끼고 아껴 다섯 식구가 쓰는 한 달 생활비는 250만 원 정도. 운동신경이 좋아 체대를 가고 싶어하는 첫째가 생전 처음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지만 “EBS를 보며 공부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졌다. 지난 2월 항암치료에 들어간 이씨는 아직 여러 차례 더 치료받아야 한다. 임대아파트 대출금도 600여 만 원이 남아있는 상황에 민씨의 아르바이트 수입만으로 다섯 가족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다.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민씨의 가족은 절망보다는 하느님이 베풀어 준 은총에 대한 감사함을 기억했다. 민씨는 “나와 집사람이 아프고 나서 작은 것이라도 나눠주려고 애써 주시는 본당 신자분들의 따듯한 마음에 큰 위로를 얻었다“라며 “이렇게 가톨릭신문에서도 저희를 도와주러 오신 것을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보내 주신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가 건강해져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퍼뜨리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6월 12일(수) ~ 7월 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6-16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평생 떠돌이…이젠 ‘고향’에 정착했으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 중 러시아 폭격기가 마리우폴에 떨어트린 폭탄은 고려인 박루슬란(67)씨 가족의 집을 직격했다. 다행히 집 밖에 있던 가족 모두 무사했지만, 충격파에 날아온 철문이 박씨를 덮쳤다. 어깨가 골절되고 허리를 크게 다쳤다.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집은 온데간데없고 부서진 건물 잔해만 처량하게 남았다. 박씨는 원래 우즈베키스탄에서 부인 김발렌티나(60)씨, 딸 박제냐(40)씨와 함께 살았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차별과 억압을 받던 가족은 결국 20년 전인 1994년 집과 가구를 모두 버리고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으로 쫓겨나듯 이주했다. 그곳에서 손자 손녀까지 가족은 일곱 명으로 늘었다. 농사를 지어 가족을 먹여 살리며 한때 희망을 품고 살아갔지만, 참혹한 전쟁은 가족의 일상을 앗아가 버렸다.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1년간 집도 없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을 헤매던 박씨 가족은 친척의 도움으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하게 됐다. 치료받지 못해 악화된 박씨는 통증 때문에 한국행 비행마저도 고역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23년 조상들의 고향인 한국 땅을 밟아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한 고려인 마을에 자리 잡았다. 현재 가족의 생계는 딸 박제냐씨가 책임지고 있다. 월수입 200만 원 중 월세로만 75만 원이 나가고, 남은 돈으로 일곱 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주민 복지 자체도 부족한 데다 제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이미 있는 지원도 못 받고 있었다. 네 명의 손주 중 한국에 먼저 와 있던 고등학생 손녀는 검정고시를 봤지만, 이제 커 갈 나머지 세 남매를 키울 일도 막막하다. 박씨는 폭격으로 부상당한 지 약 2년 만인 4월 한국의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았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었다. 수술비는 유일하게 수입이 있는 박제냐씨가 할부로 내고 있어 이제는 가족들 식비마저도 보존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어깨도 골절돼 앞으로 추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나마 몇몇 단체의 도움으로 생필품을 지원받고 있다. 박씨 가족은 어딜 가도 ‘이방인’이었다. 부인 김발렌티나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인종차별을 받았다”며 “그래도 한국에서 우리를 외면하지 않은 분들 덕에 병원도 가고 치료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우리의 고향은 ‘한국’이라고 배웠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조부모님의 고향에 온 것만은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부상을 회복해 몸이 건강해지면 어떤 일이든지 시작해 가족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까리따스이주민문화센터 김은덕(마티아) 수녀는 “러시아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한 우리 민족의 후손이 타지에서 전쟁으로 또 고통받은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어깨 부상도 남아 있어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5월 22일(수) ~ 6월 1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5-26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수술하면 살 수 있대요…이 아이 살려주세요”

카자흐스탄에서 온 올자스(33)와 알리마(28) 부부는 한창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던 임신 23주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산전 검사 결과 아기의 심장에 3.6mm의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아기의 병명, 심실중격결손증은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에 구멍이 있는 질환이다. 엄마 알리마씨는 아기 인나야가 처음 병을 진단받았을 때부터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수술이 이어졌다. 올해 2월 3.2kg으로 태어난 인나야는 청색증도 관찰돼 호흡을 돕는 수술을 받았다. 알리마씨는 “아기를 처음 봤을 때 우는 아기를 보고 그저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힘들게 말했다. 3.6mm인 심장의 구멍 크기는 심실중격결손이 큰 경우라 바로 교정 등의 수술을 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었기에, 아기는 태어난 지 보름 만에 심장의 부담을 완화 시켜주는 폐동맥밴딩 수술을 먼저 받았다. 6개월경이 되면 2차 수술인 단심실 교정 예정이며, 만 3세경에는 3차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리마씨는 “이 복잡한 수술들을 아기가 견뎌낼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비자가 없기 때문에 비싼 수술비 걱정으로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이주민지원센터의 허 발렌티나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이렇게 어려운 경우 안타깝게도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이 부부는 아기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엄마 알리마씨는 2017년, 아빠 올자스씨는 2018년에 카자흐스탄에서 돈을 벌러 여행 비자로 한국에 왔다. 외롭고 힘든 시간, 서로를 만나 의지하며 사실혼 관계로 지내다가 올해 아기를 낳게 됐다. 알리마씨는 임신 후 잦은 병원 검사로 경제적인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올자스씨는 공사 현장에서 비정기적인 일용직으로 하루 8~10만 원 정도씩 월 200여만 원을 벌고 있다. 다세대 주택 원룸 월세에 공과금, 생필품과 본국 송금이 고정 지출되기에 아기가 퇴원 시 고지받은 88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다행히 광주이주민지원센터를 만나 센터에서 모은 돈과 지인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지불해 병원비는 8000여 만 원이 남은 상태다. 아기가 6개월이 됐을 때 수술을 받으려면 건강을 유지하고 체중을 늘려야 하는데, 병의 특성상 아기 체중이 잘 늘지 않는다. 숨을 헐떡이며 모유를 잘 먹지도 못하는 아기를 볼 때면 엄마 알리마씨는 가슴이 미어진다. 병 때문에 호흡기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잦아서 아기는 퇴원 후에도 병원 입원과 퇴원을 다시 해야 했다. 허 수녀는 “아기가 열이 안 떨어지고 있을 때 아기 엄마가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많이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올봄엔 아기와 가족이 함께 벚꽃놀이도 가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는 올자스씨 가족. 엄마 알리마씨는 “딸의 빠른 회복을 위해 매일 신께 기도한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허 수녀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성금 계좌(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5월 1일(수) ~ 5월 2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5-05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쌍둥이 함께 중환자실…무너진 엄마 마음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쌍둥이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의료 장치들을 몸에 붙이고 치료 받는 모습을 보는 엄마 응웬티흐엉(36)씨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베트남에서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 어렵게 임신한 쌍둥이가 지난 3월 7일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나 병실을 나가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를 손에 받아 든 엄마는 덜컥 겁부터 나 쌍둥이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아기들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 흐엉씨를 돕고 있는 광주이주민지원센터 허명숙 수녀(발렌티나·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쌍둥이를 지금 집으로 데려가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설명을 반복하면서 겨우 흐엉씨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허명숙 수녀도 한 달 입원에 7000만 원까지 예상되는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흐엉씨는 21살이던 2009년 베트남에서 남편 황당흥(41)씨와 결혼할 때만 해도 행복한 가정을 꿈꿨다. 전통적인 베트남 정서에서 손주를 원하는 시부모님의 소망을 이뤄 드리고 싶었지만 원하는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 사이 남편은 가난한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 때문에 2011년에 한국에 입국해 전남 지역에서 주로 일용직으로 일하며 돈을 벌어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베트남에 보냈다. 남편이 보내주는 돈을 베트남에서 받아 조금씩이라도 저축하던 흐엉씨는 2015년 남편이 있는 한국으로 왔다. 아기를 가져야 한다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했다. 그러나 아기는 계속 생기지 않았고 2020년에야 어렵사리 난임을 극복하고 첫딸 황안니엔을 낳았다. 첫딸은 6개월 뒤 양육비를 줄이려고 베트남에 있는 시부모님께 보냈다. 그 후 3년여가 지나 쌍둥이를 임신했지만, 잦은 조산기로 목포에 있는 산부인과에 입원해 2주 동안 치료를 받던 중 3월 7일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들었다. 병원비 문제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이끌고 전남대학교병원으로 갔다가 입원실이 없어 인근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동해 쌍둥이를 출산했다. 1kg이 겨우 넘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들은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에 저혈당까지 동반돼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황당흥씨는 일거리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월세와 기본 생활비, 공과금, 베트남 가족에게 보내는 부양비를 겨우겨우 부담해 왔다. 그러던 중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는 흐엉씨에게 조산기가 있을 때마다 큰 병원비를 지출해야 했다. 갑작스런 출산 당시 발생한 1000여 만 원의 병원비는 급한 대로 여기저기서 빌려서 지급했다. 흐엉씨 부부는 그토록 원하던 아기를 얻었다는 기쁨은 잠시도 느끼지 못한 채 감당이 불가능한 쌍둥이 치료비 7000여 만 원의 무게에 짓눌린 채 눈물만 흘리고 있다. 허명숙 수녀도 떨리는 목소리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은 차별 없이 귀하다”며 “쌍둥이가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께서 도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성금 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 모금기간: 2024년 3월 27일(수) ~ 4월 16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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