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7) 부산가톨릭청년합창단 ‘첼레스티스’

부산가톨릭청년합창단 ‘첼레스티스’(단장 박수현 가브리엘라, 지도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는 부산교구를 대표하는 청년 합창단이다. 2022년 10월 첫 오디션을 진행한 이후 교구 젊은이의 날(Busan Youth Day, BYD) 등 행사 무대에 서며 꾸준히 인지도를 높인 끝에 지난해 12월 창단미사를 봉헌하며 데뷔했다. 20개 본당 23명의 단원들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모여 연습하는 등 꾸준한 노력 외에도 실력 향상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한 워크숍을 개최한다. 지금은 교구 및 교회 행사에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복지시설, 병원 등 기관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낮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태도는 단원들이 공유하는 마음가짐이다. 연습 중 간식을 먹을 때는 누가 말하기도 전에 쓰레기를 치우고 설거지하는 등 드러나지 않게 봉사한다. 장애인 단원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장난을 친다. “네가 없는 합창단이 상상이 안 된다”는 애정 표현 속 단원들의 우정은 돈독해진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께 나아가는 신앙심은 단원들이 바쁜 일상에도 활동할 힘을 준다. 창단미사를 준비할 때, 연습이 끝나는 늦은 밤도 예외 없이 100일간 매일 묵주기도, 미사 봉헌, 희생 봉사를 돌아가며 바쳤다. 박수현 단장은 “십자가에 매달리던 그 순간까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했던 예수님처럼 기도와 희생을 생활화하는 단원들 덕분”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사랑과 신앙으로 뭉친 공동체기에 단원들은 첼레스티스가 지친 일상의 ‘힐링’(치유)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새빛 단원(안드레아·토현본당)은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덧 웃음이 난다"며 “너무나 행복하고 소중한 회복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오수민 단원(마리아·양정본당)은 ”무너진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을 생각하며 노래하다가 옆 단원을 보며 함께 눈물 흘렸던 기억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밝혔다. 같은 하느님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기쁨은 단원들의 일상을 변화시킨다. 김미라 단원(세라피나·주교좌남천본당)은 “함께 성가를 부를 때 ‘주님께서 곁에 계시는구나’ 하고 실감한다”며 “하는 일에 용기가 생긴다”고 고백했다. 이상윤 단원(안드레아·모라성요한본당)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성가를 흥얼거리고 가사 뜻을 생각하는 가운데 신앙도 더더욱 자라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첼레스티스를 지도하는 이원용 신부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세상 복음화를 향해 나아가고 싶은 청년들 누구나 환영한다”며 “돌멩이처럼 한참 다듬어지고 있는 첼레스티스의 ‘조약돌의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4-04-28

청년의 열정 모아 ‘물 흐르듯’ 생태 영성 실천해요

인천교구 대야동본당(주임 한덕훈 스테파노 신부) 청년 하늘땅물벗 ‘도란도란벗’(반석벗 최진아 안젤라, 담당 한덕훈 신부)이 4월 7일 선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개울물이 잇따라 흘러가는 소리 또는 모양’이라는 뜻대로, 본당 청년·환경분과 회원 17명이 본디 ‘도란도란’ 모여 함께 신앙생활을 하자는 의미와 함께 환경 움직임에 물 흐르듯 일상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올해 1월부터 벗님(회원)들로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들은 하느님의 뜻 안에 하나 되어 생태환경을 지키고자 하늘땅물벗으로 발족했다. 일반 생태주의 단체가 아닌 평신도 생태 사도직 단체이기에, 본당 인근 환경 정화 활동 등 평범한 일상에서 창조 질서 수호를 실천할 방안들이 무엇이 있을지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손수 지으신 아름다운 자연…. 그것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망가지는 생태 현장을 마주했을 때 끓어오른 사명감이 활동 계기가 됐다. 지난해 지구 청년들과 다녀온 대부도 플로깅에서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쓰레기들이 봉투에 가득 찼다.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어요.” 벗님들은 “그날처럼 우리의 계속되는 작은 움직임으로 자연이 점점 정화된다면 공동의 집을 지켜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도란도란벗의 존재는 본당의 젊은 세대들에게 생태적 회심을 퍼뜨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뿐 아니라 주일학교 교사회 간부들도 도움벗(협력회원)으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교리교사들은 벗으로 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일학교 학생들에게도 환경에 대한 교리를 접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 도란도란벗 활동은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환경에 책임감을 지니고 조그마한 노력부터 실천에서 나설 수 있는 기회이기에 벗님들에게 호응이 높다. 김지유(스텔라) 벗님은 “주님께서 지어주신 환경 속에서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 “혼자라면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는 생태적 회심이지만, 함께이기에 일상에서도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하는 작은 실천들 속, 벗님들은 자신의 편리만을 추구하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환경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동찬(델피노) 벗님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시고, 손수 만드신 이 땅의 모든 것을 돌보라고 말씀하신 창세기 속뜻을 알게 됐다”며 “하늘땅물벗 활동을 통해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생태적인 말씀을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기에 직장, 학업에 집중하느라 주일 외에는 시간을 맞춰 활동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같은 본당 하늘땅물벗이기에 높은 단합력은 그를 극복할 원동력이 된다. 최진아 반석벗(회장)은 “현시점에서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는 본당의 공동체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여주기식이나 억지 활동이 아닌, 청년 스스로가 생태 영성의 중요성을 자각한 작은 발돋움이기에 본당 사목자들은 지지를 높은 지지를 보낸다. 주임 한덕훈 신부는 “청년들이 꾸준히 작은 결심과 실천을 통해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창조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주면 좋겠다”면서 “이들의 활동이 기성 신자들이나 비신자에게도 알려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2024-04-28

예수님은 청년 삶의 나침반, 그분과의 대화로 영적 갈증 채워요

대개 청년 신자들은 기도보다 생활성가 찬양과 같은 활동만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영성보다 활동 중심적인 본당 청년 활동, 표면적으로만 접하는 신앙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청년도 많다.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겠다”거나 “삶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만나는지 배운 적이 없다”며 교회에서 멀어지는 청년도 있다. 예수회가 전 세계에서 펼치는 평신도 영성 활동인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한국 책임자 손우배 요셉 신부, 이하 기도의 사도직)는 개인별 기도 교육, 영신 상담 등을 통해 청년들의 영적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예수회원들 도움으로 예수와의 인격적 만남으로 나아가는 기도의 사도직 청년 회원들은 그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나침반처럼 안내하시는 주님을 비로소 체험하고 있었다. ■ ‘그분과의 진지한 만남 추구’ 4월 5일 저녁 7시30분,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장엄한 미사가 봉헌됐다. 오르간 성가가 울려 펴지는 가운데 십자고상, 예수성심 상본, 성경을 치켜들고 입당한 건 다름 아닌 청년 복사단원들. 전례 중 제대와 복음서, 신자들을 향해 분향하는 것도 빠지지 않았다. 기도의 사도직은 매달 첫 금요일 바치는 예수 성심 신심 미사를 장엄미사로 봉헌한다. ‘전통 전례는 고리타분해서 싫어할 것’이라는 흔한 예상과 달리 청년 회원들의 호응이 높다. 전통 전례를 경험하기 힘든 청년 회원들은 “가톨릭교회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가치로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늘 말한다. “피어오르는 향을 보면 주님에게서 오는 크나큰 위로가 느껴져요. 한 달간 삶 속 힘들었던 것들이 주님께 봉헌돼 올라가는 기분이거든요.” 미사에 참례한 60명가량의 회원 중 청년은 무려 20여 명. 한창인 봄 날씨에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러 가기보다 성당으로 발걸음한 이유는 주님과의 진지한 만남을 추구해서다. 미사에 앞서 5시30분 시작된 기도 묵상과 성시간 전례 때부터 한 명 한 명 모여들었다. 신앙과 괴리되기 쉬운 분주한 삶…. 청년들은 성체 조배와 강복을 통해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예수님을 느끼고 그분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복사기를 돌리거나 상자를 옮기는 등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작업에서도 주님께서 자신에게 바라시는 뜻을 찾고, 일상을 예수성심에 봉헌하는 기도의 사도직 영성을 실천하면서 그분과의 인격적 만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관상기도에서 마주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답답함 가운데 예수님이 함께 계시니 어느 순간 괜찮아졌던 체험처럼 청년들은 예수님을 만나며 그간 느껴본 적 없던 근본적 안정감을 맛본다. 2016년부터 예수 성심 신심 미사에 참례해 온 이원준(유스티노·37·서울 도곡동본당)씨는 “예수님을 내 삶에서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내 삶에서 구체적으로 그분 뜻에 따라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조금씩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격적으로 오신 그분을 찾기 전의 삶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평화”라고 덧붙였다. ■ 기도하는 방법 “염경기도 외에 별다른 기도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청년 회원들은 레지오, 성서모임, 이런저런 봉사에 몸담았던 사람이 대다수다.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신앙 지식을 쌓아도 채워지지 않던 목마름은 바로 기도에 대한 갈구였다”는 말은 그들의 공통된 고백이다. 신앙인에게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청년들도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기도하는지는 잘 모른다. 기도의 사도직은 이렇듯 깊이 있는 기도와 친숙하지 않은 청년들을 위해 ‘기도 학교’ 등을 열고 있다. 기도 순서가 복잡하고 일반 청년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신수련을 가르쳐 주고 묵상과 성찰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장이다. 청년들은 예수회원들에게서 가장 기초적인 것들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침을 받는다. 본질적으로 예수님과의 대화인 기도를 위해 자신의 내면을 비우는 침묵, 영으로 깊이 침잠하게 하는 호흡법, 자세를 배운다. 그러다 보면 양심 및 자아 성찰, 향심기도, 렉시오 디비나 등 깊이 있는 기도법으로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아가게 된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식이 아니라 청년 개개인에게 영적 동반자로 함께하는 여정이다. 청년들은 예수회원들이 매번 내주는 기도 숙제를 받아 각자 수행하게 된다. 청년들을 위한 개인 면담도 이뤄진다. 면담에서는 막연한 체험을 듣기보다 청년들에게 기도 느낌이 어땠는지, 관상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도록 이끈다. 기도의 사도직 한국 부책임자 최준열(다미아노) 신부는 “늘 내면에 무언가 갈망이 있음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그 실체가 예수님임을 알려주는 것이 기도 교육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 지위 등 저마다 좇는 목적을 이뤄도 허전한 마음은 예수님과의 밀접한 대화로 비로소 채워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 나눌 수 있는 분위기 “‘펠릭스 쿨파’(Felix Culpa, 복된 죄)라고 하잖아. 어쩌면 우리가 죄인이기에 구원의 은총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닐까 싶어.” 학업, 취업, 직장생활…. 인생에서 유독 캄캄한 시련만 몰아치는 시기를 보내는 청년들은 언제나 마음속으로 “하느님, 함께 있어 주세요”하고 되뇐다. 하지만 그를 다른 청년들과 나누기는 쉽지 않다. 본당 청년 모임 뒤풀이 자리에서만 해도 신앙 이야기를 꺼내려다가도 “오글거리니 그만두자”하고 단념한다. 하지만 기도의 사도직 청년 회원들은 함께 자연스럽게 신앙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청년들에게 본인의 기도 체험을 나누는 예수회원들이 조성한 나눔의 문화다. 반응하는 삶과 응답하는 삶은 어떻게 다른지, 각자 어떻게 자기 삶에 응답하고 있는지 식사 자리, 술자리에서도 물꼬를 트는 예수회원들을 따라 청년들도 자유롭게 털어놓을 용기를 얻는다. 3년째 회원으로 함께하는 양은혜(그라시아·36·의정부교구 일산본당)씨는 “‘우리가 이렇게 서로 도와주라고 하느님이 만나도록 엮어주셨나 보다’라는 등 소소한 일상에서도 청년들이 하느님 현존을 함께 찾아내고 나눌 수 있어 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는 1844년 ‘기도의 사도직’(Apostleship of Pray)으로 출발한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는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일상에서 살아가며 예수성심과 일치하는 삶을 실천한다. 회원들은 ▲성체성사와 매일 봉헌기도 및 성찰기도 봉헌 ▲예수성심과 성모성심에 대한 믿음 ▲교황 매달 기도지향 동참 등 노력으로 평범한 일상을 예수에게 봉헌하고 신앙과 일상을 통합하는 평신도 영성을 살아내고 있다.

2024-04-14

이웃 돕는 청년들, “힘들어도 사랑 실천 뿌듯해요”

“매년 인원이 줄면서 활동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통받는 이웃에게 따뜻함을 안겨줄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유입 청년 부족, 결혼·출산 등으로 인한 인원 유출…. 여느 청년 단체가 그렇듯 서울 수유동본당 청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회장 윤강식 베드로·지도 신웅 바오로 신부, 이하 청년빈첸시오)도 코로나19 이후 운영난을 겪고 있다. 8명뿐인 활동 회원은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25일, 추위에 떠는 상계동 달동네 이웃을 위해 직접 구매한 연탄 1000장을 다른 단체 청년들의 동참으로 집집마다 배달했다. 본당 청년빈첸시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청년들만이 할 수 있는 헌신을 펼치고자 20여 년 전 결성됐다. 연탄 봉사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신자들을 위한 교중미사 전후 차량 지원, 자모회와 함께 김치를 담가 독거 신자들에게 배달하는 김장 봉사 등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 이후 인원이 10명 아래로 줄어 다른 활동은 중단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연탄 봉사만큼은 놓지 않고 있다. 한 장 3.5㎏ 남짓한 무거운 연탄을 한 사람당 수십 개씩 운반하는 헌신은 한창 생기 넘치는 청년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봉사기 때문이다. “옮길 때는 조금 힘들지만, 다 같이 ‘으쌰으쌰’ 웃으면서 힘을 내는 청년만의 활력이 있답니다.” 연탄을 살 기금도 땀 흘려 마련했다. 지난해 봄에는 본당 신자들에게 물품 기부를 받아 성당 마당 한편에서 바자회를 펼쳤다. 저녁 미사 후 열었던 일일 주점은 서빙과 주문, 계산, 음식 만들기, 주방 및 홀 세팅 등 8명 인원으로는 감당하기 빠듯한 큰 노력이 들었다. 여느 청년들처럼 회원들도 직장, 학업 등 사정으로 여유가 없고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지만, 위로가 필요한 이를 외면하지 않는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다. 겨울이면 당연한 듯 보일러를 켜는 시대, 말 못 할 사정으로 추위에 무방비하게 놓인 이들을 직접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회원들이 베푼 위로는 다시 회원들에게 돌아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루나(엘리사벳·22) 회원은 “각자 살아가기 바쁜 현실이지만, 사회는 아직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 나도 누군가와 웃음과 고마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하게 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긍정적이 된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윤강식 회장은 “우리가 베푼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음을 체험하기에 연탄 봉사 외 다양한 활동을 다시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하는 청년 누구나 청년빈첸시오 활동에 동참하며 조금이나마 주님 안에서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 2024 청년빈첸시오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https://open.kakao.com/o/sYCVBf3f)

2024-03-31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6) 대구대교구 세르비레 야구단

“‘주님 안에 일치를 이루자’는 마음 위에, 야구를 통한 선교와 봉사를 펼치는 청년 야구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구대교구 세르비레 야구단(단장 김완진 대건 안드레아·지도 이철희 요한 사도 신부)은 단순히 야구만 즐기는 모임이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신부와 청년 신자 20여 명이 모여 2014년 7월 창단된 이래 교구 주최 행사 참여, 봉사활동을 기회 닿는 대로 펼쳐왔다. 야구단은 매달 1~2회 정식 경기를 치르고, 매년 1회 열리는 ‘교구장기 야구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지만 특히 이웃을 섬기는 일에 앞장선다. 스페인어로 ‘봉사하다’(Serviré)라는 그 이름대로다. 교구 주최로 열리는 청년행사에 참여해 행사 준비, 주차 봉사 등에 적극 나선다. 교구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해 급식, 청소 봉사를 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활동의 핵심 목적인 ‘야구를 통한 선교’ 실천을 위해서다. 비신자들도 함께하는 등록 단원 51명은 모임과 기도를 언제나 기도로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또 비신자 청년들에게 가톨릭교회를 소개하고 신앙 체험 기회도 주고 있다. 청년들은 야구의 특성인 단합과 팀워크를 이루며 신앙을 넘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그리스도교적 일치, 형제애로 나아간다. 특히 여러 이유로 신앙생활을 쉬기 쉬운 청년기에 야구단은 청년들이 운동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 서로 신앙 고민을 나누며 극복할 힘을 준다. 김완진 단장은 “오랜 냉담으로 성당으로 돌아올 기회를 놓친 청년들이 야구단 활동으로 다시 신앙을 이어가면서 예전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진 단원(베드로·대구 성산본당)은 “직장 일로 힘들지만, 신앙을 넘어 한마음을 이룬 형·동생들이 운동뿐 아닌 봉사에도 함께하며 더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신부는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1베드 4,10)라는 말씀처럼 단원들은 신자와 비신자 간 친교 위에 많은 곳에서 봉사하며 선교하는 단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2024-03-31

[르포] 청소년 찾아다니는 이동형 쉼터 ‘서울A지T’

청소년들이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버스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 누구나 어른들의 보호 아래 미래의 꿈을 키워갈 권리가 있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 단위로 기초적인 보호를 제공한다. 가정이 보금자리로 온전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가출, 학업중단, 일탈 위험에 노출된 위기 청소년이 된다. 전국 청소년 쉼터는 138개소(지난해 12월 기준)나 되지만, 위기 청소년들 스스로 쉼터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들은 오늘도 보호 밖에 놓인 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담당 은성제 요셉 신부, 이하 아지트)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으로, 청소년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피난처가 되어주고 있다. 가정불화와 폭력, 학대 등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9~24세 청소년들을 지켜주고 치유하는 버스 현장을 찾아갔다.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3월 8일 퇴근 시각인 6시 무렵, 서울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앞 길목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금요일을 즐기고자 번화가로 향하는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저물녘 가로등이 켜지자,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어른들 틈으로 확연하게 앳된 얼굴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등에 멘 가방에는 캐릭터 인형을 매달았다. 체육복 바지나 교복 치마 차림까지 영락없는 10대들이었다. 서너 명씩 무리 지어 걸어오는 아이들이 멈춰 선 곳은 1번 출구 앞에 세워진 주황색 버스 앞. 버스 문을 두드리자 주황색 옷을 입은 활동가들이 나왔다. 서로 포옹의 인사를 나누는 사이 버스 옆면에 짙푸른 색으로 큼직하게 적힌 ‘서울A지T’ 글귀가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어서 와, 얘들아. 저녁은 먹었니? 노래도 부르고 간식도 먹고 놀다 가~” 버스로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노래방 리모컨부터 집어 들었다. 버스 안에는 노래방 기계와 TV 스크린, 등받이가 있는 좌식 의자, 품에 꼭 껴안을 만한 동물 인형들도 놓여있었다.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는 와중, 봉사자들이 마련한 오리 불고기와 잡곡밥으로 식사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동형 쉼터인 아지트는 생활보호 시설인 일반 쉼터와 달리 대상 청소년들이 있을 만한 장소로 찾아가는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이 주가 된다. 청소년 복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발굴한다’는 표현이 쓰일 만큼, 위기 청소년들을 실제로 만나고 시설로 오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번화가 등 아이들이 밀집한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아이들은 버스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봉사자들의 보호 안에 놓인다. 식사·간식뿐 아니라 생리대 등 긴급 생필품 제공, 치과 진료를 포함해 함께 병원에 가는 등 의료 지원도 받는다. 아린양(15·가명)은 “다른 쉼터와 달리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주니까 당장 도움이 절실할 때 받을 수 있어 안심되고 나쁜 어른들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처 입은 어린 마음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여느 친구들처럼 결 고운 아이들”이라고 봉사자들은 말하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수월하지만은 않다. 대여섯이 모여 버스 앞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세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고 나타난 아이들도 있었다. 치유되지 않고 방치된 내면의 상처 때문이다. 말 못 할 폭력 피해를 당한 자신에게 같은 편이 되어 싸워주지 않은 부모에게 절망해 극단적 선택을 누차 시도한 아이도 있다.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가출했다”는 사연은 자주 반복되는 대표적 사례다. “저는 엄마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어요.” 지우양(16·가명)은 어머니에게 대물림받은 상처를 고백했다. 지우양은 어머니의 강요로 학교를 자퇴했다. 어머니는 “집안이 어려우니 공부는 꿈도 꾸지 말고 돈이나 벌어 오라”며 지우양을 떠밀었다. 어머니 자신도 어린 시절 가난한 형편 때문에 억지로 자퇴하고 어머니를 모셨다. 누구도 상처를 보듬어 주지 않았기에, 위기 청소년들은 이전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어른들을 따라 하며 일탈로 치닫는다. 나쁜 영향을 준 것은 어른들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을 따라 해서 내가 날 지켜야 한다”는 잘못된 인지가 깔려 있는 것이다. 포용할 줄 모르는 사회의 냉대는 아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준다. 식당에서 청소년증을 내밀지 못할 때, 식당 주인이 큰소리로 “너 자퇴했냐?”라며 무안을 주는 건 다반사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난 사랑받을 수 없구나” 하는 절망감을 맛본다. “저희도 사랑받고 싶어요. 그런데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저희를 나쁘게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버스에 오르고 있다.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활동가들이 버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믿음을 통해 치유되는 상처 “선생님은 널 믿어. 너도 언젠가는 네게 상처 준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게 될 거야.” 상처가 깊은 아이들은 가치 기준이 무너졌거나 죄의식에 무감각하기 쉬워 사회화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지트와 함께하는 위기 청소년들은 비교적 빨리 마음을 열고 변화한다. 아이들을 믿어주는 마음으로, 가족과 같은 ‘라포르’(Rapport, 공감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활동가들의 진심 덕분이다. 아지트는 ‘밥상머리 교육’처럼 아이들에게 가족처럼 다가가는 것을 지향하기에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펼치지 않는다. 가족생활이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이뤄지지 않듯, 그때그때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부모님처럼 함께한다. 함께 카드놀이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출출하면 라면을 끓여 먹기도, 아이들 성화에 못 이긴 척 늦은 밤 치킨을 시켜주기도 한다. 활동가들은 상담 시간과 횟수를 정해두는 타 시설의 상담과 달리 아이들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든 상담에 나선다. 아지트 활동을 마친 새벽에라도 “죽고 싶다,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다”는 청소년의 연락이 오면 이불에 누웠다가도 일어나 찾아간다. 활동가들 사랑에 힘입은 아이들이 가족과 세상을 용서하고, 원망에서 해방될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가 잘못 살았다고 어저께 신부님께 고백했어요. 성당에 가서 성사를 볼 거예요.” 트리(가명·20·루카)군은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으로 하느님을 등지고 있었다. 그런 트리군은 “천천히 용서로 다가가며 하느님과 화해하는 마음을 먹은 건 지금껏 많은 사람의 기도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부님과 선생님들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어요. 잘 준비해 고해성사도 하고 용서의 의미를 배워 나갈 거예요.” 은성제 신부는 “아지트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 입고 방치된 아이들을 찾아나서 가족 같은 피난처가 돼주고 용서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법인지원금만으로 운영되는 아지트가 위기 청소년들에게 참된 치유를 안겨줄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원 우리 1005-701-540128 예금주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문의 010-7655-9510 서울A지T 담당 은성제 신부 서울A지T 활동가들이 아지트 버스 안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은성제 신부 제공

2024-03-17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5)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

2월 3일 인천 학익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친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과 학생 및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 제공 가톨릭대학교 까리따스 봉사단(단장 장지수, 지도 서한석 요한 사도 신부)은 복음적 가치에 따라 소외된 이웃에게 우선적으로 사랑을 실천하고자 2015년 11월 창단됐다. 단원들은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뿐 아니라 노숙인을 위한 의류 나눔 등 지역사회 가장 낮은 곳의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가톨릭대 교육이념인 ‘진리·사랑·봉사’에 공감하는 단원 60여 명이 종교와 상관없이 봉사단에 함께하고 있다. 신앙은 없어도 “이웃을 위해 내 삶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입한 학생도 많다. 매년 2월, 11월 펼쳐지는 연탄 나눔은 일반 학생, 교직원 등 더 많은 사람이 나눔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장이 된다. 올해 2월에는 방학임에도 100여 명이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연탄 4000장을 전달했다. 학기 중인 지난해 11월에는 두 배가량의 인원이 동참했다. ‘가장 낮은 곳으로 가자’는 복음적 가치가 바탕이기에 봉사단의 사랑 실천은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지역 사회 교육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학습 멘토링, 제주도와 한강 등지에서 펼친 환경 미화 봉사처럼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환경도 봉사단이 섬기는 이웃이 된다. 아동, 여성 등 대상을 특정해 활동하는 일반 자원봉사단과 달리 모두를 섬길 이웃으로 열어둔다. 피상적 봉사가 아닌 고민이 담긴 나눔이기에 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기도 한다. 의류 및 쌀 나눔을 할 때는 관련 복지 기관들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한다. 지난 학기 자선 바자에서 주어진 쓸만한 물건들은 경매에 부쳐 기부 수익금을 모으기도 했다. 지도 사제는 단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장지수(3학년) 단장은 “단원들에게 기획 아이디어를 던져 주거나 수혜 기관들을 알려주고, 필요한 물품 기부 등으로 단원들의 조력자가 되어줄 가톨릭신자들을 이어주시는 신부님이 있기에 봉사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는다”고 말했다. 사랑 없이 메말랐던 세상, 단원들은 봉사에 사랑으로 화답하는 이웃들에게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 정효리 봉사국장(리오바·3학년)은 “소박한 간식을 챙겨주는 이웃들의 선의가 돌아올 때 오히려 저희가 위안을 받는다”며 “그 충전된 마음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2024-03-03

인천 노동사목·정평위, ‘광주여행 가불게’ 참가자 모집

‘2023 광주여행 가불게’ 참가 청년들이 광주 남동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 정평위 제공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양성일 시메온 신부)가 광주의 민주화운동 현장을 찾아 민주주의 의미를 되새기는 5·18 평화순례 ‘2024 광주여행 가불게’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두 위원회는 청년들이 한국교회가 민주화에 공헌한 역사를 민주화운동의 대표 현장인 광주에서 느끼며 민주시민으로서 시각을 넓혀주고자 2021년부터 매해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청년들은 피상적으로 알던 ‘5·18민주화운동’ 역사를 현장에서 체험함으로써 현재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게 고민하며, 건전한 사회교리 의식 위에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2024 광주여행 가불게’는 청년들이 직접 여행 주제와 일정을 계획·실행하는 참여적 프로그램이다. 지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천주교인으로서 기억하고 실천할 것 알기’, ‘팬데믹에도 꺾이지 않은 우리 신앙심과 같은 5·18을 가슴에 새기기’ 등 청년의 관점에서 자유주제를 정했다. 광주시민들이 최후의 항전을 벌였던 전남도청, 광주 민주인사들이 시민 희생을 막고자 대책을 논의했던 남동성당 등 방문지도 직접 선정한다. 참가 대상은 인천교구 청년 신자(만 19~45세)로 신청 기한은 3월 7일까지다. 3~5명 인원으로 구성된 총 10팀을 선발해 팀당 순례비 50만 원을 지급한다. 오리엔테이션,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인원에 따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신청 방법 및 관련 자료는 링크(url.kr/cm5uyl)를 통해 알 수 있다. ※문의 032-765-6970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2024-03-03

대구 청년청소년국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문화운동

지난해 필리핀에서 펼쳐진 ‘YHY 문화운동’ 해외봉사활동 참가 청소년들이 현지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해외봉사활동 참가 청소년들은 참가 신청자가 없었던 YHY 봉사단과 별도로 모집됐다. 대구대교구 청년청소년국 학교복음화부 제공 대구대교구 청년청소년국 학교복음화부(담당 김주현 알베르토 신부, 이하 학교복음화부)는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Youth Helping Youth, 이하 YHY) 문화운동 보급에 힘쓰고 있다. 교구의 독자적 청소년 사목인 YHY 문화운동은 청소년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가는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조성하고자 2012년부터 펼치고 있다. 문화운동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취지를 받아들이는 청소년 누구에게나 참여의 문을 열고 있다.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정신문화 운동이라는 의미에서 스스로 기획·실천하는 자원봉사활동을 비롯해 장애 친구 돕기, 또래 상담, 학교 부적응 또래들과 함께하는 교내 활동 등 동참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한 청소년 동아리는 학대 예방 센터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는 ‘마음 모으기’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펼쳤다. 가정 학대의 상처로 자신을 미워하는 친구들에게 “너는 소중한 아이야, 우리는 널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친구들이 학교폭력 해결에 의기투합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의 정의, 유형, 해결 방안을 인포그래픽(infographic, 시각화한 정보)으로 제작해 한 달에 한 번 학년 게시판에 게시한 청소년들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문화운동 참여가 저조해져 재개가 어려워졌다. 학교복음화부가 지난해 모집했던 ‘YHY 봉사단’은 참가 신청자가 없어 결성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의무가 아니게 됐기 때문이다. 2019년 교육부 제도 개편에 따라 2024학년도부터는 개인 봉사활동 실적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비대면 수업을 하며 학교에 가지 않은 2년여 시간 때문에 ‘친구’, ‘함께’라는 개념이 변화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학교복음화부는 올해도 YHY 봉사단 모집에 나서는 등 문화운동을 재활성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문화운동은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동반자”라는 교육이 핵심이기에 청소년들에게 ‘함께’와 ‘또래사목’의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에서도 청소년을 “연대와 상호 보완으로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도록 교육하는 것”(32항)을 강조한다. 김주현 신부는 “경쟁과 개인화가 심화하고 있는 이 시대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가치를 가르쳐주는 문화운동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YHY 봉사단은 1년 전체에 걸쳐 활동하고 매년 1월 필리핀으로 해외봉사활동도 나갈 계획”이라며 “YHY의 정신을 실천할 의향을 밝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4-03-03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4) 인천교구 청년 풍물패 아르케

지난해 부평풍물축제에서 외국인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쳐주고 있는 아르케 단원들. 아르케 제공 “아르케(ἀρχή, 그리스어로 ‘처음’)라는 저희 이름대로, 늘 처음처럼 사람들에게 소리로 웃음을 주고 도움을 펼치는 신앙 풍물패가 되고 싶습니다.” 인천교구 청년 풍물패 아르케(단장 이민정 로사, 지도 박수종 스테파노 신부)는 본당 체육대회, 바자, 윷놀이대회, 청년부 지구 체육대회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웃음을 전하는 청년들의 풍물 모임이다. 전원 비전공자로 이뤄진 단원들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기 위해 단기 봉사활동과 함께 공연을 펼친다”고 밝힌다. 아르케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에 따라 공연을 펼치고 교구에서 후원하는 기관들에 수익금을 기부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본래 2013년 교구 청년부의 해외 봉사 중 문화교류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회성 팀이었지만, 소외된 이웃의 어두운 길을 한결같이 비춰주는 ‘등불’ 같은 존재가 되고자 매주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추며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청년 예수님을 닮아 젊음과 힘으로 실천하는 이웃 사랑이 아르케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활동 가치다. 이민정 단장은 “영성·기도 모임처럼 영적 탐구에 매진하진 않아도 다 함께 신나게 악기를 치며 사람들을 웃게 하고, 공연 및 기타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풍물패 창립 목적이 기부에 있는 만큼, 단원들은 나눔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9월 열린 부평풍물축제에서는 부스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 200만 원을 11월 국제성모병원 성모자선회에 의료지원금으로 전달했다. 단원들은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해 펼치는 도움”이라고 고백한다. 단원들이 전하는 작은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크나큰 격려로 자라나는 이웃 사랑의 신비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단원들이 함께할 수 없었던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많은 공연이 취소됐고 매주 하던 연습도 부득이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난관을 통해 단원들이 느낀 건 감사함이었다. 아르케를 찾아주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활동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자,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나눔을 하게 된 것이다. 지도사제 박수종 신부는 “아르케는 하느님께 받은 좋은 것들을 세상에 전하는 도구로 사물놀이를 택한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소리가 모여 세상을 울릴 수 있음을 기대하는 많은 청년이 아르케와 함께하길 바란다”며 “봉사와 사물놀이를 통한 기쁨의 소리가 세상에 좋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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