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주일 특집] 군복 입은 청년 곁 지키는 수원교구 사제들

현재 수원교구에서는 14명의 사제가 군종교구로 파견돼 전국 각지의 군부대에서 장병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군 장병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종교와 관계없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곁을 지키며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10월 11일 제59회 군인 주일을 맞아 군 복음화 현장을 지키는 군종신부들의 목소리와 이들을 기도와 후원으로 뒷받침하는 교구 군종후원회의 활동을 살펴본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는 선교… 군종신부들이 만나는 장병들 2023년 임관한 신용관 신부(요한 사도·칠성대본당 주임)는 군종신부로 부임해 처음 봉헌한 미사에 병사 단 두 명이 참여했다. 그마저도 둘 다 비신자였다. ‘천주교가 어떤 종교인지 궁금해서’ 성당 문을 열고 들어온 청년들이었다. 신 신부에게 그때의 기억은 군 복음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많은 병사가 당장 세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군 생활 중 만난 사제, 성당에서 보낸 편안한 시간, 누군가 자신을 반갑게 맞아줬던 기억이 언젠가 신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신 신부가 3년간 군대에서 사목하며 깨달은 것은 “포기하지 않고 가장 천주교인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군에서 세례받지 않더라도 성당에 나왔던 기억, 신부를 만났던 기억이 남을 수 있습니다. 훗날 종교를 선택할 때 천주교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만나고 함께하면서 성당 문턱을 낮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기에 씨앗이 적절한 때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으리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씨를 뿌리는 것이 군종신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신부는 “성당에 오는 것이 군 생활의 낙이고,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며 “그럴 때면 제가 할 일은 결국 꾸준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군의무사령부에서 사목하는 선진우 신부(요한 세례자·성요셉본당 주임)가 체감한 군 복음화의 출발점도 뜻밖에 소박했다. “요즘 병사들은 작은 것에 감동합니다. 지나가다 먼저 인사하고, 근무하는 친구에게 사탕 하나 건네면서 ‘고생한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면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 작은 관심 때문에 다시 성당에 오기도 합니다.” 군종신부는 계급과 지휘 체계가 뚜렷한 군대 안에서도 장병들에게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다. 선 신부는 많은 사람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병사가 적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 다가가 마음을 챙겨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 신부는 “처음부터 세례 이야기를 하거나 성당에 나오라고 권하는 것보다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구나’, ‘성당은 이런 곳이구나’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선교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기에 군 복음화는 군종신부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다. 부대 안 신자 간부와 병사들이 신앙을 살아가는 모습, 군종후원회의 지원, 교구 신자들의 기도가 함께할 때 장병들이 교회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 선 신부는 특별히 군종교구 신자들을 위한 기도를 청했다. 일반 본당과 달리 신심단체 활동이나 성경 공부 등 신앙생활을 돕는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주일미사 참여 외에는 어떻게 신앙을 키워가야 하는지 모르는 신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군종신부를 위해서도 좋겠지만, 특별히 군대 안 신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분들이 신앙 안에서 보람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군종신부들도 힘을 얻습니다. 또 그런 신자들을 보고 병사들도 성당을 찾아옵니다.” 군인 주일은 군 장병만을 위한 날이 아니다. 그들 곁에서 복음의 씨앗을 심는 군종신부와 사목 협력자, 그 사목을 기도와 후원으로 떠받치는 모든 신자를 함께 기억하는 날이다. 당장의 성과보다 한 사람의 마음에 남는 따뜻한 기억과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 꾸준한 동행이 군 복음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기도와 후원으로 군 복음화 뒷받침하는 교구 군종후원회 한국 가톨릭 군종후원회는 1970년 창립 이후 간식과 전례 용품 지원부터 군인성당 시설·건축 지원, 행사 협력과 위문 활동에 이르기까지 군 사목을 뒷받침해 왔다. 2025년 기준 전국적으로 약 7만 명이 중앙회와 13개 교구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구 군종후원회도 2000년 11월 1일 설립돼 20년 넘게 군 복음화를 지원해 왔다. 군부대와 훈련소, 여건이 열악한 군 공소 등을 찾아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군종신부와 장병들을 위한 기도와 후원 활동을 펼친다. 군종신부들이 근무하는 부대를 찾아 위문하고, 교구 본당을 통해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것도 주요 활동이다. 군종후원은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군종신부와 장병들이 ‘교회가 자신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하는 영적 연대의 의미가 크다. 교구 군종후원회 역시 군부대와 공소를 지원하고, 군종신부와 장병들을 기억하며 이러한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교구 밖 먼 지역에 파견된 교구 사제들을 잊지 않고 기도하는 일도 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교구 군종후원회 영성지도 안상일(요셉) 신부는 “군종후원회는 국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과 그 가족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생활과 영적·정신적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며 “신자들의 기도와 후원이 군인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고,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체험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031-427-0941 교구 군종후원회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704-156720 예금주 (재)천주교 군종교구 유지재단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20) 교구 성경사목

수원교구 성경사목은 1992년 시작된 이래 신자들이 성경을 가까이하고, 말씀을 삶 안에서 실천하도록 돕는 중요한 사목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성경교육봉사자를 양성해 평신도가 직접 말씀을 나누는 구조를 마련하고, 「여정」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 사이버성경학교를 통한 디지털 사목으로 시대 변화에 대응해 왔다. 성경교육봉사자 양성에서 온라인 성경교육에 이르기까지 교구 성경사목의 변화와 흐름을 살펴본다. 교구 차원의 성경교육 체계 마련하다 교구 성경사목은 1992년 지구별 성경교육을 실시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당시 교구 사목국은 지구별 성경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이수한 신자들을 성경교육봉사자로 양성해 본당에 파견했다. 특히 이 지구별 성경교육을 통해 양성된 성경교육봉사자는 교구 성경사목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교육을 받은 신자들이 다시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나누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평신도가 말씀 사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성경교육봉사자들은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성경을 함께 읽고 묵상하며 신자들이 말씀을 삶 안에서 받아들이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를 통해 성경교육은 일부 신자들의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교구를 중심으로 각 본당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신앙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교구는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개발한 「여정」을 공식 성경교육 과정으로 선정했다. 교구 어디서든 성경교육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체계적인 성경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정」은 성경 전체를 단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된 과정으로, 초심자를 위한 ‘첫걸음’을 비롯해 일반 과정, 성경통독 과정, 어르신 대상 ‘은빛’, 심화 과정인 ‘지혜’ 등으로 나뉘어 있다. 교구 차원의 성경교육 과정이 마련되면서 본당별로 다양하게 이뤄지던 성경공부는 일정한 방향성을 갖게 됐다. 신자들은 신앙 단계에 맞춰 지속적으로 성경을 공부할 수 있었고, 성경교육봉사자들은 성경 내용을 이해하고 본당에서 성경공부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갔다. 말씀 생활화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교구 성경사목은 교육 과정 운영을 넘어 신자들이 말씀을 직접 접하고 삶 안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말씀 운동으로 확장됐다. 성경사목을 시작한 이듬해인 1993년부터 교구는 ‘성경경시대회’를 개최하며 신자들이 성경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말씀을 공부하도록 이끌었다. 이후 성경암송대회와 성경필사 등을 함께 마련한 ‘성경잔치’로 발전했으며, 신자들이 성경을 읽고 묵상한 결실을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자리로 이어졌다. 성경 필사 운동은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신자들은 성경 말씀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으며 말씀을 묵상했고, 완필한 성경을 통해 성경과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전 본당이 참여한 성경 필사 운동은 성경에 대한 교구민의 열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각 본당 신자들이 함께 필사한 성경은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미사 중 봉헌돼 의미를 더했다. 개인의 신앙 실천으로 이어져 온 성경 필사가 교구 전체가 함께하는 말씀 운동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처럼 성경경시대회, 성경필사, 암송대회 등은 성경을 배우는 데서 나아가 신자들이 말씀을 생활 안에서 체험하고 공동체 안에서 나누도록 이끈 교구 성경사목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성경사목 성경사목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교육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개설된 ‘사이버성경학교’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신자들이 성경을 공부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사이버성경학교는 기존 본당 중심으로 운영되던 성경교육을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교구 성경교육의 중심 과정인 「여정」을 온라인 강의로 제공했으며, 성경통독, 성경 듣기, 성경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정」 과정은 신자들이 성경 전체를 단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과정으로, 사이버성경학교에서는 이를 온라인 환경에 맞춰 제공했다. 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자신의 일정에 맞춰 말씀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사이버성경학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면 성경교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자들이 말씀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운영됐다. 이후 타 교구와 해외 신자들도 참여하는 과정으로 운영됐다. 교구 성경사목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통해 신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삶으로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발행일 2026-10-04 제3509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9) 교구 설정 50주년

2013년 설정 50주년 희년을 맞아 수원교구는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복음화의 길을 모색했다. 50주년은 기념행사에 머물지 않고 교구의 신앙과 사목을 돌아보며 미래의 방향을 새롭게 세우는 전환점이었다. 교구는 수년에 걸친 준비와 희년 행사를 통해 영적 쇄신과 새 복음화를 모색하고, ‘소통, 참여, 쇄신’을 미래 사목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5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비전과 과제는 이후 교구의 새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됐다. “희망의 땅, 복음으로!” 2013년 10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4만여 명의 교구민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감사미사가 열린 이날, 교구는 지난 5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100년을 향한 새로운 길을 선포했다. ‘희망의 땅, 복음으로!’를 대주제로 삼은 희년의 정점이었다. 50주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교구는 2010년 1월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 상임위원회를 조직해 출범시켰다. 4월 1일 열린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는 50주년 대주제와 기념 로고를 공모하기로 했고, 5월 12일 교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준비위원회 제1차 총회에서는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조직 구성과 회칙, 활동 방향 등을 공유했다. 준비위원회 총재인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총회 기조강연에서 시대의 징표와 요청을 분석해 새 복음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창립 선조들의 후손이라는 정체성으로 세상의 복음화에 힘쓰며, 교구의 조직과 체계를 점검해 감사와 기쁨의 희년을 복음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해 대림 시기에는 공모를 거쳐 기념 로고와 대주제 ‘희망의 땅, 복음으로!’가 확정됐다. 2012년에는 50주년 영성운동의 모토로 ‘잘 섬기겠습니다’가 선정됐고 주제가도 만들어졌다. 4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성유축성미사에서는 50주년 주제가 ‘희망의 땅 복음으로’가 처음 공개됐다. 교구의 희년은 보편교회의 ‘신앙의 해’와도 맞물렸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2012년 10월 11일부터 ‘신앙의 해’를 선포하면서다. 교구는 이에 앞서 2012년 10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및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이 주교는 사목교서 「교회의 신앙」을 발표하고 교구의 첫 희년이 교구와 사회에 하느님 나라를 앞당기는 도약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적 쇄신의 첫걸음으로는 ‘잘 섬기겠습니다’를 교구민 실천 운동으로 제시했다. 희년 동안 교구 곳곳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성경사목 20주년을 기념한 성경 전시가 열렸고, 2013년 2월에는 ‘병자의 희년’, 4월에는 ‘여성의 희년’과 ‘성소자의 희년’이 마련됐다. 6월 사제 성화의 날에는 교회의 새 복음화 비전과 사제 쇄신을 주제로 한 발표회가 열렸다. 그리스도사상연구소 ‘복음화 비전 연구팀’은 ‘쇄신, 참여, 소통’의 정신에 따라 사제부터 자기 쇄신에 나서고 지역 선교와 문화 선교, 소공동체 운동, 청소년 사목의 새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적 쇄신을 위한 십자가 순회기도도 열렸다. 8월 1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축복된 십자가는 6개 대리구 중심성당과 각 본당을 돌며 교구민의 기도를 모았다. 이튿날 안양실내체육관에서는 300여 명의 출연진과 4000여 명의 신자가 함께한 5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렸고, 8월 18일에는 800여 명의 청년이 참가한 청년대회가 개최됐다. 각 본당에서는 성시간과 성모의 밤, 순교자의 밤을 거행했다. ‘소통, 참여, 쇄신’으로 여는 새로운 50년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감사미사는 교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며 새 복음화의 정신을 구현하고, 100주년을 향한 ‘소통, 참여, 쇄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6개 대리구를 순회한 대형 십자가와 186개 본당 교구민들이 정성스럽게 쓴 성경필사본이 대회장에 입장했다. 이어 영상과 연극, 인터뷰, 뮤지컬을 통해 천진암 강학과 신앙 선조들의 역사를 비롯한 교구의 과거, 청소년과 소공동체·해외선교 등 현재의 사목, 교회와 사회가 마주할 미래의 과제가 펼쳐졌다. 감사미사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한국교회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이 주교는 ‘교구 미래 선언’을 통해 교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살이에 지친 이웃을 받아들이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자선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님께서 친히 보여 주신 가난과 봉사와 섬김의 삶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50주년을 통해 제시된 교구 미래의 핵심 가치는 ‘소통, 참여, 쇄신’이었다. ‘소통’은 교회 안팎과 대화하며 복음의 메시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하는 것, ‘참여’는 신자들이 교회와 세상 안에서 자발적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것, ‘쇄신’은 복음에 어긋나는 삶과 과감히 단절하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것을 뜻했다. 교구는 이 비전을 구호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교구비전특별위원회는 50주년을 앞두고 교구 100년을 향한 50개 핵심 정책 과제를 마련했고, 사제연수 등을 통해 조직과 규정, 시설, 평신도와 수도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했다. 신앙대회 뒤에도 희년 행사는 이어졌다. 10월 10일 남양성모성지에서는 3800여 명이 함께한 ‘노인들의 희년’이 열렸고, 11월 24일 ‘주일학교 교리교사의 희년’ 미사에서는 앞으로 매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교리교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기로 했다. 12월 29일 정자동·조원동주교좌성당을 비롯한 교구 모든 본당에서는 50주년 폐막미사가 봉헌됐다. 폐막미사는 기념행사의 마침표를 찍는 데 그치지 않고, 교구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주교는 2014년 1월 7일 신년하례미사에서 사목교서 「소통과 참여로 쇄신되는 수원교구」를 발표했다. 이 주교는 ‘기쁨’과 ‘희망’으로 교구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면서 ‘소통, 참여, 쇄신’이라는 핵심 가치를 교구의 미래 복음화 정책과 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느님 나라 구현이라는 교회의 소명을 실천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6-09-20 제3508호 4면

“오감으로 일깨우는 생태 감수성”…수원교구 생태환경위 ‘2026 환경한마당’

하느님 창조질서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피조물 보호를 위한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생태환경위원회는 9월 5일 제1대리구 서정동성당에서 ‘2026 환경한마당’을 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등 500여 명은 10개 생태 체험부스에 참여해 자원순환과 절제, 생명 존중 등의 의미를 되새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약속을 적어 봉헌했다. 체험 뒤에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원미사’를 봉헌하며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몸으로 즐겁게… 창조질서 지키는 방법 배워요 오전 11시, 서정동성당 앞마당에 신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흰 손수건 위에 알록달록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곁에서는 빛바랜 헌 옷이 쪽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솔방울과 씨앗을 굴리고 날려보는 놀이가 이어졌다. 설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만들고 뛰어노는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은 피조물을 보호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혀갔다. 행사장에는 협력, 절제, 즐거움, 표현, 창조, 회복, 공존, 재창조, 생활, 파견을 주제로 한 10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특히 생태환경교육 강사팀 ‘라우다토 씨’ 강사들이 7개 부스를 맡아 각 체험에 생태적 의미를 더했다. EM의 원리와 생활 속 활용법을 알아보는 ‘작은 생명의 힘’, 손수건을 꾸미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배우는 ‘사랑을 담는 손수건’, 놀이로 자원순환을 익히는 ‘지구를 살리는 운동회’ 등이 참가자들을 맞았다. ‘하느님 정원의 친구들’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을 통해 모든 피조물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집’의 의미를 되새겼다. ‘다시 입는 기쁨’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집에서 가져온 헌 옷을 천연 염색해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렸다. 강사는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약 2700ℓ의 물이 필요하다며, 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소비되는 ‘가상수’의 개념을 설명했다. 새 옷을 계속 사기보다 필요한 만큼 소비하고, 헌 옷을 나누거나 다시 활용하는 것도 피조물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옷을 쪽빛으로 물들이며 버려질 수 있는 옷에 새로운 쓰임을 더했다. ‘사랑을 담는 손수건’ 부스에서는 휴지와 물티슈 대신 사용할 손수건 꾸미기가 한창이었다. 참가자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염료로 자신만의 그림과 문양을 새겼다. 손수건 한 장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작은 습관으로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함께 살아가는 생명’ 부스에서는 씨앗의 여행을 놀이로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굴러가는 씨앗과 동물의 몸에 붙어 이동하는 씨앗,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씨앗의 모습을 자연물을 활용해 살펴봤다. 놀이 도구도 플라스틱 대신 솔방울과 종이 계란판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재활용품을 활용했다. 강사들은 식물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을 소개하며 모든 생명은 인간보다 ‘덜한’ 존재가 아니라 저마다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피조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조물 생각하며 하나 되다 주일학교 개학을 맞은 제1대리구 안중본당에서는 주일학교 학생 70여 명이 행사에 참여해 하느님 정원을 함께 꾸몄다. 최아진(안나 린·제1대리구 안중본당) 양은 “피조물 보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장 배달 음식을 줄이고 식당에 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받아오는 것부터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태양열로 움직이는 분수를 체험한 황혜린(라파엘라·제2대리구 망포동본당) 양은 “태양이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보다 뜨거워진 태양이 우리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잘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이날 배운 내용 가운데 생활 속에서 실천할 한 가지를 적어 봉헌했다. ‘배달 음식 이용하지 않기’,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휴지 대신 손수건 쓰기’ 등 각자가 정한 약속이 미사 중 봉헌됐다. 환경한마당을 마친 뒤 거행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원미사’에서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레오 14세 교황님은 제11차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에서 전쟁이 개인과 공동체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피조물과 이루는 조화를 해친다고 경고하셨다”며 “오늘 미사 중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환경을 지키는 데 노력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환경한마당은 ‘평화의 춤’으로 마무리됐다. 신자들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땅과 하늘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춤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겼다. 서로의 손을 단단히 맞잡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8) 생명 수호 운동

수원교구 제2대 교구장 김남수(안젤로) 주교는 생명 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목을 펼쳤다. 김 주교는 다양한 글을 통해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전했고, 행복한 가정 운동을 전개하며 생명 수호 활동에 나섰다. 김 주교가 강조했던 생명 존중의 가르침은 이후 교구 안에서 다양한 생명운동으로 이어졌다. 한마음운동본부에서 생명위원회에 이르기까지 교구가 펼쳐온 생명운동을 살핀다. 한마음운동본부 출범 2006년 12월 8일 교구는 ‘한마음운동본부’ 창립대회를 열고 교회 안에서 실천해 온 나눔을 사회 곳곳으로 넓혀 나가기로 했다. 19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 이후 한국교회 안에 확산된 ‘한마음한몸운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복지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 다가가고, 기부와 나눔문화를 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한마음운동본부가 처음부터 생명운동만을 목적으로 출범한 것은 아니었다. 창립 당시에는 소외계층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자활사업을 중심에 뒀다. 다양한 기술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 현장과 연결하는 ‘한마음은행’을 비롯해 희귀난치병 어린이 지원, 제3세계 국제지원, 북한 주민을 위한 ‘한겨레 나눔 운동’ 등 폭넓은 사업을 계획했다. 당시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한마음운동이 “종교와 교파를 초월해 모든 이가 동참하고 사랑을 베푸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 화해와 평화를 이루자는 뜻이었다. 창립 직후에는 70만 교구민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를 활용한 ‘릴레이 나눔’을 첫 사업으로 추진했다. 한마음운동의 한 축으로 ‘생명 나눔’이 뚜렷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다. 교구는 재의 수요일인 2월 6일부터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5월 25일까지 교구 전역에서 대규모 헌혈캠페인을 펼쳤다. 이듬해에는 헌혈뿐 아니라 장기·조직 기증과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생명 나눔의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이 캠페인이 현재도 해마다 사순시기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살과 피를 내어놓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웃에게 생명을 나누는 일이 사순시기의 구체적인 신앙 실천으로 자리 잡아 갔다. 생명 운동의 저변을 넓히다 한마음운동은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일을 넘어 창조질서 보전과 가난한 이웃과의 연대로 그 영역을 넓혀 갔다. 교구 안에서 전개되던 생명·생태 실천운동은 2009년 한마음운동본부를 통해 ‘즐거운 불편 24 운동’으로 확대되며 전 교구민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에너지와 자원을 아껴 쓰는 일상의 작은 불편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정성을 생명을 살리는 데 봉헌하는 방식이었다. 이 봉헌의 결실로 교구는 2010년 5월 처음으로 ‘아프리카·제3세계 생명기금’을 전달했다. 대림 저금통과 후원 등을 통해 모은 1억8000만 원이 수단과 베트남,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쓰였다. 2011년에는 폐휴대전화와 소형 가전제품을 모아 재활용하고 그 수익을 생명기금에 보태는 운동도 펼쳤다.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과 가난한 이웃을 돕는 나눔을 하나의 생명운동으로 연결한 것이다. 국내에서 생명의 위기를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도 구체화됐다. 2011년에는 ‘희망나눔 사업’을 시작해 희귀병 어린이뿐 아니라 미혼모와 한부모, 다자녀·입양 가정의 양육과 치료를 지원했다. 창립 당시부터 이어 온 북한과 북향민 지원도 ‘한겨레 나눔운동’을 통해 계속됐다. 한마음운동이 말하는 나눔은 헌혈과 장기기증에서 시작해 출산과 양육, 질병, 빈곤, 환경과 국제 연대까지 점차 넓어졌다. 생명위원회 설립 여러 갈래로 성장한 활동은 2012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해 9월 생명위원회 회칙이 승인되면서 한마음운동본부와 ‘교구 안젤로 생명사랑회’의 사업이 생명위원회로 통합·이관됐다. 교구 생명운동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추진하기 위한 변화였다. 생명위원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생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헌혈·장기기증 등 생명나눔을 비롯해 생명교육, 생명지원 사업 등을 이어갔다. 2013년 5월에는 남양성모성지에서 ‘제1회 생명수호대회’를 개최하며 생명운동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 행사는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생명문화 확산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생명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 생명수호 실천 서약 등을 통해 생명운동을 교구민 전체의 신앙 실천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교구는 생명을 지키는 실천뿐 아니라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교육에도 힘썼다. 2014년 시작한 생명학교를 통해 생명윤리와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고, 수료생들이 만든 생명학교 독서회와 몸신학 독서모임을 통해 생명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지속해서 공부하도록 했다. 또한 2016년에는 ‘가톨릭 생명 사랑 청년 모임’을 출범시키며 젊은 세대와 함께하는 생명운동으로 영역을 넓혔다. 한마음운동본부에서 생명위원회로 이어진 교구의 생명운동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생명문화를 확산하는 사목으로 자리 잡았다. 성체성사에서 드러난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교회 안팎의 위기에 놓인 생명과 함께하고자 했던 노력은 오늘날에도 교구 생명 존중 사목의 중요한 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4면

2027 WYD 수원 교구대회까지 1년…준비 상황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준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교구는 대회 운영을 위한 실무 준비와 함께 기도와 순례를 이어가며, WYD를 교구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신앙의 여정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수원 교구대회는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린다. 7월 29일 세계 각국에서 온 청년들을 맞이한 뒤 본당과 지구를 중심으로 순례와 문화 체험, 친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8월 2일 서울 본대회 장소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교구는 도시와 농촌, 한국교회 신앙의 역사가 깃든 성지, 첨단산업단지 등 서로 다른 환경을 아우르고 있다. 이러한 지역별 특성을 살려 각 지구와 본당이 세계 청년들에게 자신들의 신앙 공동체와 지역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구는 2025년부터 발대식과 영성운동, 봉사자 모집, 홈스테이 준비 등을 이어오며 교구대회의 기반을 다져왔다. 올해 3월 25일부터 4월 22일까지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본당과 성지, 수도회, 학교, 교도소, 이주민 공동체 등 교구 내 84곳을 순례했다. 다양한 공동체가 WYD 상징물 앞에 모여 기도하면서 영적 준비에 동참했다. 교구대회를 정확히 1년 앞둔 올해 7월 29일부터는 대규모 영적 여정인 ‘WYD 수호성인 유해 순례’가 시작됐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의 유해가 곳곳을 순례하고 있다. 교구는 유해 공경에 머무르지 않고 세 성인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며, WYD가 요청하는 신앙과 선교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로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유해는 제1·2대리구로 나뉘어 교구 22개 지구와 14개 성지를 순례한다. 8월 현재 제1대리구에서는 오산지구, 제2대리구에서는 여주이천지구를 중심으로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후 안성·송탄·화성·처인지구와 하남양평·광주·광명·시흥지구 등을 차례로 거쳐 2027년 3월 23일까지 모든 지구를 찾는다. 3월 24일에는 성라자로마을에 유해가 다시 모이고, 이후 사도직 단체와 수도 공동체 순례가 7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대회 운영을 위한 준비도 단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해외 참가자들을 위한 홈스테이와 공동 숙소를 마련하는 한편 교구·지구·본당별 봉사자를 양성하고, 지역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소통 창구 ‘하늘다리’를 통해 봉사와 홈스테이 참여 신청을 받고 준비 자료와 관련 소식도 제공한다. 이 모든 준비의 바탕에는 기도가 있다. 매주 수요일 성라자로마을에서 ‘로프업(Rope-up)’ 묵주기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본당별 기도 운동도 지속된다. 현장 기도에 참여하기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월·화·목·금·토요일 오후 9시에는 줌(Zoom)을 활용한 온라인 기도회도 마련하고 있다. 교구는 남은 1년 동안 세계 청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WYD를 계기로 모든 세대가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환대하며 ‘젊어지는 교회’로 변화하는 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인터뷰]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현정수(요한 사도) 신부 “지난 1년이 ‘WYD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준비를 넘어 ‘WYD 안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돼야 합니다.”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현정수(요한 사도) 신부는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중요한 것은 WYD가 지향하는 신앙과 만남을 교구 공동체 안에서 미리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신부는 지난 1년 동안 WYD의 의미를 알리고 각 교구와 연대하며 한국교회와 사회가 WYD를 매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순례를 비롯한 영성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가 함께 모여 기도한 경험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WYD가 2027년 열리는 하나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함께 기도하고 서로 만나면서 대회의 본질인 신앙의 체험과 만남을 지금부터 우리 공동체 안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대회 이후를 내다보는 데도 무게를 둘 계획이다. 현 신부는 “WYD를 통해 우리 교회가 어떻게 변화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남은 1년은 ‘WYD 이후의 수원교구’를 미리 만들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현 신부가 꼽는 교구의 강점은 ‘다양성’과 ‘사람’이다.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가 서린 성지부터 도시와 농촌, 신도시와 구도시, 첨단산업 현장까지 서로 다른 삶의 공간이 한 교구 안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신자들도 함께 살아간다. 현 신부는 이러한 교구의 모습을 세계 청년들이 지역 공동체 안으로 직접 들어와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하게 하는 것이 교구대회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교구대회의 비전 주제를 ‘젊음’으로 정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젊음은 단순히 참가자의 나이를 뜻하지 않는다. WYD를 계기로 하느님을 향해 다시 일어서고,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는 교회의 모습을 젊음이라는 말에 담았다. 현 신부는 “WYD를 통해 청년뿐 아니라 교구 전체가 새로운 마음으로 신앙을 살아가고, 모든 세대가 함께 변화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젊어지는 교회’”라고 설명했다. 그 변화가 구체적으로 향하는 모습은 ‘환대하는 교회’다.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발견하고, 새로운 사람과 다른 문화, 서로 다른 세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현 신부는 세계 청년들을 환대하는 일 역시 숙식을 제공하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차원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7년 우리 곁에 오는 세계 젊은이들을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만나는 형제자매로 맞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큰 행사를 봤다’고 기억하기보다 ‘그곳에서 살아 있는 교회,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교회를 만났다’고 기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발행일 2026-08-30 제3505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7) 가정사목위원회 설치

교구는 제1차 교구 시노두스 이후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주요 사목 과제로 삼았다. 아울러 청소년 신앙이 뿌리내리는 가장 기초적인 자리가 가정이라는 인식 아래, 교구는 가정의 성화를 청소년사목과 소공동체 활성화를 함께 이끌 핵심 과제로 바라봤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전 교구적으로 펼친 ‘성가정운동’으로 구체화됐고, 이후 가정사목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가정사목위원회 설치로 이어졌다.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 대리구제가 전면 실시된 뒤 교구는 2007년 사목 목표로 ‘대리구제 활성화’와 ‘가정의 성화’를 제시했다. 표어는 ‘함께 하자 대리구제!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였다. 가정 해체와 가족 간 관계 약화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던 상황에서,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을 복음화하지 않고서는 청소년의 신앙도,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가정을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가장 기초적인 신앙공동체로 바라봤다. 가정이 성화될 때 본당의 구역·반 공동체가 살아나고, 나아가 대리구와 교구 공동체도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교구는 2007년 2월부터 2009년까지 3개년에 걸쳐 전 교구 차원의 성가정운동을 전개했다. 운동은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미사에 참여하고, 대화와 친교를 나누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가정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1단계인 2007년에는 ‘가족과 함께 기도하고, 대화하며, 사랑을 나누는 성가정을 만들어 갑시다’를 표어로 정했다. 매주 한 번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가정기도의 날’, 매월 한 번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식사와 대화를 나누는 ‘가족 사랑의 날’, 가족이 함께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 나눔의 날’ 등을 제안했다. 가정기도에서 시작해 가족미사와 친교로 이어지고, 그 결실이 이웃 사랑으로 확장되도록 한 것이다. 2008년 2단계에서는 ‘실천하는 가정은 행복합니다’를 주제로 가족 시간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매일 가정기도를 하고, 매주 가족 사랑을 실천하며, 매월 가족미사와 사랑나눔에 참여하도록 권고했다. 희망·헌신·용서·생명·사랑 등의 주제를 일상의 구체적인 행동과 연결해 성가정운동이 행사에 머물지 않도록 했다. 2009년 3단계는 ‘성가정을 이끄는 힘은 기도입니다’를 주제로 가정기도와 사랑 실천, 청소년의 기도 생활에 더욱 무게를 뒀다. 축복 인사 나누기, 집안일 함께하기, 한 끼 금식하기, 서로 발 씻어주기, 함께 산책하기, 감사 편지 쓰기 등 월별 실천 사항도 제시했다. 가족 고해성사 프로그램을 보급해 대화와 화해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운동을 넘어 ‘가정사목’으로 3년에 걸친 성가정운동은 가정성화를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가족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교구 복음화국은 관련 기도문과 안내 자료를 제작, 배포하고 대리구와 본당의 실천 현황을 점검했다. 각 대리구는 모범 성가정을 선정해 축복장을 수여하는 등 참여를 독려했다. 신자들은 교구, 대리구, 본당 차원에서 전개된 성가정 운동이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으로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가정과 사회에서 화합과 나눔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한계도 드러났다. 2009년 교구 복음화국이 간행한 ‘2009년 수원교구 중심 사목에 대한 봉사자 의식 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과 가정사목에 대한 무관심 등이 과제로 확인됐다. 신자들은 가족 단위 신앙증진 프로그램과 봉사 기회, 소공동체를 통한 가족 지원 등 보다 지속적인 사목적 뒷받침을 요청했다. 교구는 성가정운동 종료 이후에도 가정성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가정사목연구소를 중심으로 부모·부부·노인 등 가정 안의 다양한 관계와 생애주기를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성요셉 아버지학교와 성마리아 어머니학교, 부모 역할 훈련, 부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 부부 관계의 회복을 도왔고, 성경잔치에는 가족 성경암송대회를 마련해 가족이 함께 말씀을 익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가정사목을 개별 프로그램이나 단발성 행사에 맡기지 않고 교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목표와 정책을 세울 전담 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 교구는 2011년 3월 가정사목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들을 임명했으며, 5월 20일 교구청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위원장 송영오(베네딕토) 신부를 비롯한 15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가정사목위원회는 교구 가정사목의 전문화와 정책 실현을 위한 연구, 사목 프로그램 기획과 실행, 본당 가정사목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전문 봉사자 양성, 가정사목분과위원 교육 등을 맡았다. 특히 복음화국·청소년국 등과 협력해 가정과 청소년, 본당 공동체의 사목이 분리되지 않고 현장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성가정운동에서 시작된 교구의 노력은 가정사목위원회 설치를 통해 ‘운동’에서 ‘사목 체계’로 한 단계 나아갔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미사에 참여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교회의 체계를 함께 세우려 한 것이다. 가정을 신앙 전수의 첫 자리이자 교회 공동체의 출발점으로 바라본 교구의 가정사목은 이후 부모·부부·노인 사목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가정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여정을 이어갔다.

발행일 2026-08-23 제3504호 4면

‘제12기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 라오스 봉사활동

재단법인 대건청소년회 ‘제12기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은 7월 23일부터 8월 1일까지 8박10일 동안 라오스 폰홍 지역에서 교육·문화 교류와 학교 시설 개선 활동을 펼쳤다. 교구 청소년들은 라오스의 낡은 교실에 새 페인트를 칠하고, 현지 어린이들과 눈을 맞추며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눴다. 낯선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고 가진 것을 나눈 이번 여정은 청소년들이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연대를 몸으로 실천한 신앙의 현장이었다. 낡은 라오스 교실에서 15개의 사랑이 피어나다 34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 붓을 쥔 손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라오스 폰홍 지역 넝낙초등학교 교실 안은 한낮의 열기로 가득했지만 한국과 라오스 청소년들은 벽 앞에 나란히 서서 땀을 흘렸다. 낡은 벽에 새 페인트가 입혀질 때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청소년들 사이의 거리도 조금씩 좁혀졌다. 말은 달라도 페인트 통을 건네고 서로의 작업을 살피며 웃는 데에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제12기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의 이번 라오스 봉사활동에는 교구 청소년 15명을 비롯해 지도자와 의료진, 코디네이터, 지도신부 등 21명이 참여했다. 넝낙초등학교 봉사를 위한 준비는 올해 3월 시작됐다. 단원들은 오리엔테이션과 여섯 차례 준비모임, 합숙을 거치며 교육·체험·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했다. 현지에서 무엇을 ‘해 줄 것인가’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라오스 청소년들과 어떻게 만나고 함께할 것인지를 거듭 의논했다. 그 고민은 현지 청소년 짝꿍인 ‘무디’와의 만남에서 구체화됐다. 무디는 라오스어로 친구를 뜻하는 ‘무’와 영어 ‘버디’(Buddy)를 합친 이름이다. 라오스 KM52고등학교 학생들은 한국 청소년들과 짝을 이뤄 넝낙초등학교 환경 개선과 문화교류 활동에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체육활동을 하며 처음의 어색함을 털어냈고, 전통놀이와 포크댄스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배웠다. 봉사하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또래 친구들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는 손짓과 표정으로 마음을 전했고, 함께 웃고 몸을 움직이는 사이 서로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게 됐다. 청소년들은 오전에는 학교 시설을 손보며 구슬땀을 흘렸다. 봉사단은 낡은 교실 지붕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으며, 무디들과 함께 교실에 페인트를 칠했다. 무더위 속에서 팔과 옷에 페인트가 묻고 땀이 흘러도 붓질은 이어졌다. 한 사람이 높은 곳을 칠하면 다른 사람은 아래쪽을 메웠고, 작업이 더딘 친구 곁에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손길이 보태졌다. 청소년들이 함께 바꾼 것은 벽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낯선 외국인으로 마주했던 이들은 같은 일을 해내는 동료로 가까워졌다. 자신의 몫을 마친 뒤에도 주변을 둘러보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다가가는 모습에서 봉사는 개인의 선행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완성하는 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실은 배움과 놀이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도 거듭났다. 단원들은 26일 넝낙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위생과 안전, 경제, 교우관계를 주제로 한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한국에서 여러 차례 연습하고 보완한 프로그램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 구성했다. 28일 열린 체험부스 프로그램으로 학교 곳곳에는 웃음소리가 번졌다. 어린이들은 얼굴과 손에 그림을 그리는 페이스페인팅을 체험하고, 만화경과 배지를 자신만의 색깔로 꾸몄다. 종이모자 만들기와 풍선아트, 물총 사격, 사진을 남기는 ‘인생 한 컷’ 부스에도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눗방울 탁구 부스 앞에서는 차례를 기다리던 어린이들과 봉사단원들이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봉사단은 뜻깊은 후원으로 마련한 장바구니도 현지 어린이 가정에 전달했다. 작은 물품을 건네는 일이었지만 그 안에는 현지 어린이와 가족의 생활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담겼다. 단원들은 준비한 물건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났다. 활동을 마칠 무렵, 단원들은 자신들이 무언가를 주러 왔다가 오히려 함께 일하는 기쁨과 관계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경험은 ‘세계시민’이라는 말을 교실 밖의 삶으로 옮겨 놓는 계기가 됐다. 봉사단장 홍수현(아나스타시아·20·제1대리구 세마본당) 씨는 “이번 활동을 통해 15개의 서로 다른 사랑이 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말로, 누군가는 장난으로, 누군가는 손을 잡는 행동으로, 또 누군가는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으로 15명의 단원이 각자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값진 봉사 경험을 통해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한 번 더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은 2009년 활동을 시작했다. 1~3기는 라오스 왕위앙 지역, 4~5기는 캄보디아 프레이벵 지역을 찾았으며, 6기부터 라오스 폰홍 지역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교육·문화 봉사와 환경·보건위생 활동을 펼쳐 온 봉사단의 여정은 올해도 ‘돕는 봉사’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만남’으로 계속됐다.

발행일 2026-08-16 제3503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6) 이성효 보좌주교 탄생

2011년 2월,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둔 교구에 새 보좌주교가 탄생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월 7일 이성효(리노) 신부를 보좌주교로 임명하고,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에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 보좌주교 임명은 급속한 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로 외형이 커진 교구의 사목적 부담을 나누고, 설정 50주년과 그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급성장한 교구, 보좌주교를 기다리다 2009년 3월 30일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제4대 교구장직을 승계한 뒤 교구는 보좌주교의 임명을 기다려 왔다. 당시 수원교구는 195개 본당에 신자 약 78만 명이 속해 있었으며, 교구 승인 복지시설 130여 곳과 성지 16곳을 두고 있었다. 신도시와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도 이어지면서 교구민 수와 지속적으로 늘고 이로 인한 사목적 요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용훈 주교는 새 보좌주교 임명을 알리는 서한에서 “2009년 3월 30일 이후 온 교구민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간절하게 고대한 보좌주교의 임명으로,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 대희년을 맞는 우리 교구는 더욱 활기차고 견고하게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구장 한 사람에게 집중됐던 방대한 사목과 행정 업무를 나누고, 교구의 내적·외적 복음화 사업을 더욱 충실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였다. 1957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이성효 주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를 수원에서 보냈다. 아주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뒤늦게 사제성소에 응답해 1985년 수원가톨릭대학교에 입학했다. 1992년 사제품을 받은 뒤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교부학을 전공했고, 오산본당 주임과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을 지내며 본당 사목과 사제 양성에 힘써 왔다. “모든 이에게 작은 기쁨이 되겠습니다” 이성효 보좌주교 임명 소식은 2월 7일 오후 8시 공식 발표됐다. 당시 안식년을 보내며 성라자로마을 공동사제관에 머물던 이 주교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얼떨떨해하면서도 “모든 이에게 작은 기쁨이 될 수만 있다면 정말로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날 교구청을 방문한 이 주교는 사제단과 직원들의 환영을 받은 뒤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함께 교구청 성당에서 감사기도를 바쳤다. 이용훈 주교는 “2년을 기다린 끝에 보좌주교가 오셔서 기쁘고 감사하다”며 새 주교를 맞았다. 두 주교와 교구청 직원들은 교구 설정 50주년 대주제인 ‘희망의 땅, 복음으로!’를 함께 외치며 교구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성효 주교의 주교 서품식은 3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이용훈 주교 주례와 한국교회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베드로) 주교를 비롯해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3000여 명이 함께했다. 교구민들도 기도로 새 주교의 탄생을 준비했다. 신자들은 미사 42만9432회, 성체조배 21만7892회, 묵주기도 571만6172단을 비롯해 희생과 주교를 위한 기도 등 수많은 영적 예물을 봉헌했다. ‘듣는 자세’로 교구의 미래를 준비하다 이성효 주교는 보좌주교로 임명된 뒤 곧바로 40일 동안 피정과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주교라는 무거운 직무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권고 「주님의 말씀」을 읽으며, 말씀 안에 머물고 말씀에서 힘을 얻는 주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주교는 ‘듣는 자세’로 교구민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가운데 맡겨진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주교 서품식에서 “저는 무엇보다 성모님의 경청하시는(audiens) 모습을 본받아 ‘듣는 자세’로 이 과제들을 찾고 싶다”며 “또한 교회를 위한 모든 사업과 수원교구의 미래를 위해 순명의 자세로 교구장 주교님과 일치하고 배움의 자세로 교구 사제단과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교 서품 뒤 교구 총대리와 교구청장, 교구 설정 50주년 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한 이 주교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지나간 역사를 기념하는 행사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교회의 사명과 복음화 정책을 새롭게 점검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이 주교는 2011년 10월 교구 설정 50주년 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경제 제일주의의 폐해를 개선하는 데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윤리와 도덕성을 회복하고 생명 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순교자의 후손이라는 교구민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가정에서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며, 모든 교구민이 교구 설정 50주년 준비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성효 보좌주교의 탄생은 급성장한 교구의 사목 체계를 보강한 사건이자, 교구 설정 50주년을 새 복음화의 출발점으로 전환하는 데 힘을 보탠 역사적 계기였다. 이 주교는 이후 약 14년 동안 총대리로서 교구장을 보필하고 사제단과 교구민을 연결하며 교구의 여정을 함께했다.

발행일 2026-08-02 제3502호 4면

수원교구 가톨릭문화원 ‘WYD 청년, 함께 잇다’, 믿는 종교 서로 달라도 WYD 정신으로 우린 하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1년여 앞두고, 수원교구 가톨릭문화원은 7월 17일 조원동주교좌성당에서 종교연대 문화예술 행사 ‘WYD 청년, 함께 잇다’를 열었다. WYD가 지향하는 만남과 연대, 평화의 정신을 지역사회에서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는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 개신교 등 여러 종교인이 참여해 서로의 종교 문화를 체험하고 음악으로 교류하며 사랑과 공존의 가치를 나눴다. 묵주와 연등 함께 만들며 서로 다른 종교 이해 오후 5시부터 성당에서는 가톨릭을 비롯해 개신교와 불교, 원불교 신자들이 프로그램 부스를 돌며 각 종교 문화를 체험하고 교류했다.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가 마련한 묵주 만들기 코너에는 불교 신자들이 참여해 수녀들과 함께 묵주를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가톨릭에서 묵주가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관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들으며 묵주 만들기에 정성을 기울였다. 불교 신자 김형기 씨는 “불교에서도 염주를 직접 만들어 기도하는데, 가톨릭 신자들도 묵주를 지니고 기도한다는 설명을 듣고 정성스럽게 묵주를 만들었다”며 “믿는 종교는 다르지만 사랑과 자비를 염원하며 각자의 염주와 묵주를 들고 기도한다는 점에서 모두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수원 용광사는 연등 만들기 체험을 마련했다. 가톨릭 신자들은 붉은색과 노란색 꽃잎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연꽃 모양의 연등을 만들고 불을 밝히며 불교의 기도 문화를 이해했다. 연등 만들기 강사 조은주 씨는 “불교에서는 연등을 밝히고 기도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며 “연등 만들기는 다른 종교인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인 만큼,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톨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잔잔’이 마련한 초 조각 수업에서도 각 종교의 상징을 담은 이색적인 초를 만들었다. 성모상을 비롯해 원불교를 상징하는 일원상과 불교를 상징하는 부처의 모습을 새길 수 있도록 준비된 다양한 초 조각 도안을 재료로 참가자들은 각자가 원하는 상징을 초에 새겼다. 이 밖에도 오전동본당과 조원동주교좌본당 신자들이 강사로 참여해 아이스 월병 만들기와 유리잔 그림 그리기, 그립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음악에 담긴 사랑의 가치, 모두를 잇다 2부는 여러 종교인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연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는 교구 찬양밴드 ‘이터널프레이’가 장식했다. 이터널프레이는 다양한 악기 연주와 함께 <그 사랑 주님께 감사하여라>, <오랜 날 오랜 밤> 등을 노래하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원불교 경인교구·중앙교구 연합합창단인 원음합창단은 단원 55명이 무대에 올라 <내 마음에 가득한 사랑>을 부르며 WYD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가톨릭 찬양팀 ‘청사희망’의 공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청소년과 성인으로 구성된 청사희망은 신앙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기쁨을 찾아가는 여정을 흥겨운 율동과 노래로 표현했다. 이 밖에도 CCM 가수 김건영 씨와 용광사 혜성합창단, 프리마아르스 합창단이 사랑과 화합의 가치를 담은 노래로 무대를 채웠다. 원음합창단원 김소영 씨는 “성당에 처음 와 봤는데, 예수님이 뒤에 계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니 의미가 남달랐다”며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노래하고 교류할 수 있어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황주순(율리아나·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씨는 “성당에서 불교와 원불교 신자들의 공연을 볼 수 있어 뭉클했다”며 “다른 종교의 노래에도 사랑과 자비의 가치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며 모든 종교가 서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현정수(요한 사도) 신부는 “오늘 행사가 다양한 종교가 연대하고 화합하며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WYD를 계기로 이뤄지는 이러한 만남을 통해 지역사회가 사랑을 실천하고 이어가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4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