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2025년 선교 우수 본당] 기안본당, 제1대리구 최우수본당 선정

수원교구 제1·2대리구는 각 본당의 선교 활동을 독려하고, 지구 중심 사목 활성화를 위해 ‘2025년 선교 우수 본당’을 공모했다. 이번 공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복음의 기쁨」 120항)를 되새기며,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선교 사명을 북돋는 계기가 됐다. 적극적인 가두 선교와 전입 교우 돌봄 등으로 ‘제1대리구 선교 최우수 본당’에 선정된 기안본당(주임 윤범진 도미니코 신부)의 활동을 소개한다. ‘사람 낚는 어부’로 새 가족 맞이해요 기안본당 선교분과는 해마다 두 차례 입교식을 앞두고 가두 선교를 펼치며 예비신자들을 맞이한다. 입교 전에는 9일 기도를 봉헌하고, 이후 5개월간 성경 읽기, 사제와의 친교, 전례 특강 등을 통해 새 신자 돌봄에도 힘쓴다. 정채원(가브리엘라) 씨는 2024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고 현재 주일학교 초등부 교사로 봉사 중이다. 그는 “예비신자 시절 자격증 시험 때문에 교리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웠는데, 나만을 위한 보충수업을 마련해주셔서 감동했다”며 “세례 후에도 성경 모임을 통해 공동체 소속감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봉사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12년째 선교분과에서 봉사하고 있는 전귀옥(히야친타) 씨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형제·자매들을 볼 때면 너무나 기뻐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고 전했다. 본당의 선교 활동은 선교분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우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정분과, 냉담 교우와 신자 재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분과도 선교의 중요한 축이다. 성지순례와 가정 미사, 정기적인 환경 정화활동을 하는 소공동체, 장례를 담당하는 연령회 등의 다양한 활동도 입교와 회두의 통로가 되고 있다. 가정 중심 프로그램으로 ‘우리 신자’ 따뜻하게 돌봐요 본당은 새 신자뿐 아니라 기존 신자들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는다. 일반 가정, 유아 가정, 전입 가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임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분과는 2024년 하반기 매월 마지막 주 추첨을 통해 총 165가정에 가족 식사 쿠폰을 전달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말씀 카드 뽑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간의 신앙 대화와 유대를 도왔다. 유아 가정을 위한 부모 모임과 본당 사제·수도자와의 다과 시간, 유아세례 전 부모 교육 등은 친교와 신앙의 토대를 다졌다. 전입 가정은 사제 방문과 면담, 집 축복, 소공동체 참여로 본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왔다. 냉담 교우들도 성지순례와 다과 모임을 통해 다시 공동체로 이끌고 있다. 소공동체 최양숙(율리아나) 구역장은 “10년 넘게 냉담하던 한 교우가 다시 나와, 복사를 서는 딸과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크게 느꼈다”며 “평소 길에서 냉담 교우들을 만나면 꼭 인사하고 전화를 통해서도 다시 성당에 나오기를 꾸준히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당의 선교 활성화에는 주임 윤범진 신부의 관심과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윤 신부는 소공동체 모임을 격려하며 추가 모임 시 커피 쿠폰을 지원했고, 냉담 교우를 초대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다. 다자녀 가정에는 장학금을 전달하고, 부모 모임을 통해 유아기 가정이 본당과 멀어지지 않도록 세심히 살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가두 선교도 다시 시작했다. 윤 신부는 “하느님을 멀리하는 시대에 자발적으로 하느님과 교회를 찾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다”며, “그분들을 통해 저 또한 신앙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사랑하고 닮고 싶은 예수님의 모습을 마음에 품고 전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 자체가 선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기안본당 선교분과장 박승미 씨, “예비자가 마음 열 때 가장 기뻐요” “본당의 거의 모든 단체가 선교를 위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어요.” 박승미(클라라) 선교분과장은 “본당이 본격적으로 선교에 나선 것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며 “분과별로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선교분과는 본당 선교의 최전선에서 활동한다. 최근 열린 가두 선교에서는 입교 안내서와 함께 대형 물티슈를 배포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박 분과장은 “입교식을 앞두고 봉헌하는 9일 기도에서는 예비신자들이 신앙심을 키우고, 끝까지 교리를 배우며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박 분과장의 선교 생활의 뿌리는 1982년 온 가족과 함께 세례받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기안에 공소가 있던 시절, 새댁이었던 그는 갑작스럽게 쓰러진 시어머니를 위해 동네 어르신들이 매일 집으로 찾아와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시어머니는 교우가 아니었기에 그 기도는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이후 가족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고, 타지 생활을 거쳐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뒤, 2025년부터 선교분과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고향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은 박 분과장에게 특별한 의미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예비신자들이 점점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돼요.” 그는 2025년 주님 성탄 대축일에 한 부부가 세례받았던 순간을 가장 기쁜 기억으로 꼽았다. 그 부부는 본당 신자들이 무려 20여 년 동안 정성과 관심을 쏟아온 이들이었다. 박 분과장은 “두 분은 저희 집안의 형님과 아주버님이기도 해, 특별한 일이 있을 땐 직접 음식을 마련해 찾아가기도 했다”며 “세례식 날은 온 마을이 함께한 동네잔치 같았다”고 전했다. 선교의 역할은 세례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새 신자들이 신앙을 지켜가며 공동체 안에서 자리를 잡도록 지속적으로 돕는다. “영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앙생활을 중단하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대부모들이 많아요. 단체에 소속되어야 서로를 이끌고 북돋아 주며 신심이 깊어질 수 있어요.” 박 분과장은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선교를 실천한다. 체육관에서는 옆 사물함을 쓰는 이웃에게 가볍게 말을 건네며 집 근처 성당을 소개하곤 한다. 그는 “내가 할 일은 말씀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고, 거두는 것은 주님께 맡기는 것”이라며 겸손히 말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는 용기와 기쁨이 필요해요.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용감하게 시작해 보세요.”

발행일 2026-01-18 제3475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2) 순교자 현양 운동과 평신도 양성

초대 수원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는 교구 설정 이후 ‘신앙생활과 전교활동의 강화’를 교구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인적·물적 기반이 부족한 신설 교구가 자립하고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신자들의 신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윤 대주교는 ‘순교자 현양’과 ‘평신도 양성’에 역점을 뒀다. 순교자 현양 통한 순교 신심 함양 당시 교구에는 신앙 선조들이 왕래하며 박해의 고통을 겪은 터에 세워진 본당들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가 안장됐던 미리내성지를 비롯해 유서 깊은 신앙의 유산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윤 대주교는 신자들이 이러한 유산을 직접 체험하며 순교 신심을 키워가길 바랐다. 그 중심에는 순교자 현양 활동이 있었다. 특히 김대건 신부의 묘역과 경당이 지닌 신앙적 의미를 중요하게 여긴 그는 미리내성지를 순교 신심을 다지는 핵심 장소로 꼽았다. 1964년부터는 이곳에서 교구 차원의 순교자 현양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윤 대주교는 훗날 “교구는 초창기 교회 순교 선열들의 얼이 살아 숨 쉬는 공동체라고 생각했다”며 “더 많은 이가 신앙 안에 순교 정신이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미리내성지에서의 순교자 현양대회를 기획했다”고 회고했다. (가톨릭신문 2011년 2월 13일자) 이와 함께 교구는 병인박해 100주년(1966년)을 맞아 추진된 ‘순교복자 기념성당’ 건립에도 동참했다. 1965년 주교회의는 각 교구에 순교복자 기념성당을 세우는 전국적인 현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고, 교구는 같은 해 6월 15일 사제회의를 통해 뜻을 모았다. 3개년 계획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총 400만 원을 모아 수원 서둔동에 성당을 건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윤 대주교는 교서를 통해 성직자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순교 정신에 따라 절약한 용돈을 봉헌하길 권유했다. 성당 건립 과정 자체가 신자 각자의 삶에서 순교 신심을 체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던 것이다. 1969년 9월 16일,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23주년 기념일에 서둔동 순교복자 기념성당이 완공됐다. 한옥 정자형 종탑과 옹기가마를 연상케 하는 건축 양식은 순교자들의 영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역 사회에 천주교의 존재를 알리는 이정표가 됐다. 3개년 평신도 교육 시행 1960년대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평신도가 교회의 주체라는 인식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교구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르며, 동시에 신설 교구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절실하게 요청했다. 윤 대주교는 교구장 착좌 당시부터 사목 지침을 통해 평신도 사도직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 출발점은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 설립이었다. 윤 대주교는 1968년 12월 1일 ‘제1회 평신도 사도직의 날’을 맞아 모든 본당 주임신부에게 평신도 사명에 대한 특별 강론을 요청했고, 이듬해인 1969년 3월 23일에는 27개 본당 대표와 교구 단위 단체 대표 등 55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 평협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평협 창립을 계기로 평신도 지도자 교육도 속도를 냈다. 1971년 11월 교구는 ‘평신도 교육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르면, 1972년에는 평신도 지도자 교육과 사제 연수를 병행하고, 1973년에는 교육을 받은 사제와 평신도 지도자가 일반 신자를 재교육해 평신도 역량을 강화한다. 마지막 해인 1974년에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신자들이 단체를 조직하고 전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1975년에는 본당 단위에서 인력과 재정의 자립이 가능해지고, 본당 간 협력과 공동 사목, 사도직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교구는 기대했다. 아울러 사제 양성, 순교자 현양, 은퇴 사제 지원, 군종 사목, 농촌 아동 교육 등 교구의 현안 해결은 물론, 다른 교구의 소외된 신자들을 돕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과정은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교회론’, ‘전례학’, ‘성사론’ 등을 포함했고, 1972년 제1차 교육에는 본당 대표급 남녀 회장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후 교육은 본당과 지역, 공소, 단체 등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됐다. 이듬해 대부분의 본당이 지도자 교육, 신심 단체 피정, 어린이 부모 교육 등의 이름으로 신자 재교육을 시작했다. 이러한 평신도 교육운동은 전교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교구 신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평신도 교육이 시작된 1972년, 신자 수는 전년(5만6303명) 보다 2675명 늘어난 5만8978명이었다. 이듬해인 1973년에는 전년보다 9012명이 증가해 6만7990명을 기록했다. 1973년 기록한 15.2%의 증가율은 1990년대 초까지 가장 높은 신자증가율로 기록돼 있다.

발행일 2026-01-11 제3474호 4면

곽진상 주교임명자, 임명 발표 이후 수원·서울 오가는 숨가쁜 일정 보내

12월 20일 수원교구 보좌주교(Auxiliary Bishop of the Diocese of Suwon)와 포르마 명의 주교(Titula Bishop of Forma)로 임명된 곽진상(제르마노) 주교임명자는 22일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를 예방했다. 23일에는 주한 교황대사관을 방문해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했다. 이어 서울관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을 예방해 주교로서의 길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 교구청 방문, 최덕기 주교 예방…“많이 부족하고 떨리지만 주님 은총으로” 12월 22일 오전 교구청 사제단과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교구청에 들어선 곽 주교임명자는 마중 나온 이용훈 주교와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교구청 접견실에서 곽 주교임명자와 환담한 뒤 라니에로 깐따라메사 추기경의 책 「그리스도 안에서」와 「주교 예절서」를 곽 주교임명자에게 선물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교구 구성 평화의 모후관으로 이동해 3대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예방했다. 최덕기 주교는 “힘든 직무를 맡으셨지만, 주님께서 맡기신 소명이니 기쁘게 받아들이시길 바란다”며 “성령께서 늘 함께하시며 도와주실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많이 부족하고 아직도 떨리지만, 주님의 은총으로 가능하리라 믿는다”며 “피정에 충실히 임하며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교황대사관에서 충성서약하고 서울대교구청과 서울 혜화동 주교관 방문 12월 23일 서울 반포동 주한 교황대사관을 방문한 곽 주교임명자는,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교구장 이용훈 주교 앞에서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했다. 성경 위에 손을 얹은 는 “포르마의 명예주교와 수원교구 보좌주교에 임명받은 본인 곽진상 제르마노는 가톨릭교회에 충성하고 그 최고 목자요 그리스도의 대리자며 사도 베드로의 수위권을 이어받은 후계자요 주교단의 으뜸인 교황에게 항상 충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성화하고 다스리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주교의 협력자로 섭리된 모든 신부들과 부제들 그리고 같은 한 사업에 참여하는 남녀 수도자들을 각별한 사랑으로 보살피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보좌주교 임명 발표 당일 생일이었던 곽 주교임명자를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고 생일을 축하했다. 충성서약에 이어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으로 이동한 곽 주교임명자는 서울관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했다. 정 대주교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인품이 넉넉하신 모습으로 주교단과 우리 관구에 힘을 보태주시리라 기대한다”며 “늘 기도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정 대주교는 “주교의 길을 걸으면서 생길 어려움들을 잠자기 전 이곳에 내려놓길 바란다”며 잠자는 요셉상도 선물했다.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주교관에서 곽 주교임명자의 예방을 받은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수원교구가 백만 대군을 얻었다”며 축하했다. 이어 “곽 주교임명자의 보좌주교 임명이 수원교구 신자들에게 큰 성탄 선물이 될 것 같다”며 “곽 주교임명자는 평신도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셨으니 교구 평신도들이 복음을 살고 자발적으로 선교사가 돼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곽 주교임명자의 사제서품 성구가 ‘제 믿음이 부족하오니 도와주십시오’(마르 9,24 참조)로 알고 있는데, 하느님께 의탁하고 산다면 모든 걱정을 하느님이 덜어주실 것”이라며 “주님께 의탁하고 복음에 의탁해 살아가길 바란다”며 성경을 선물했다. 한편 곽 주교임명자가 2023년 6월부터 주임신부로 사목한 제2대리구 서판교본당은 2025년 12월 26일 성당 입구와 외벽에 ‘곽진상 제르마노 주교님, 수원교구 보좌주교 임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걸고 새 주교 탄생을 경축했다. 본당은 12월 28일 교중미사 중 송별식을 개최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 뒤 1월 2일 본당을 떠나 주교 서품 준비 피정에 들어갔다. 곽 주교임명자의 주교서품식은 2월 11일 오후 2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다.

발행일 2026-01-04 제3473호 4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1) 교구 설정

수원교구의 역사는 단순히 연대표나 사건의 기록이 아니다. 교구사라는 이름의 그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는 하느님이 교구 안에 함께하시고, 또 그 부르심에 응답해 온 공동체의 신앙이 담겼다. 교구의 발자취와 그 안에 담긴 신앙의 역사를 ‘교구사 한 페이지’에 한 장, 한 장 담아 본다. 「최고 목자」 반포, 교구 설정되다 “나의 어깨에 지워진 온 성교회의 ‘최고 목자’로서의 직분은, 때를 따라서 교구들의 지역을 더욱 적절히 배정해 새로운 교회구역을 정하는 것을 요구한다. … 이를 ‘수원교구’라 명명하고 또 이 교구를 한국 본방인 성직자들에게 위탁한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63년 10월 7일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 칙서 「최고 목자」를 반포했다. 교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칙서가 ‘한국 본방인 성직자들’을 명시하듯, 교구 설정은 설립 초기부터 한국인 성직자에게 맡겨진 교구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사건이었다. 교황은 칙서와 함께 당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던 윤공희(빅토리노) 신부(현 대주교)를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물론 앞서 전주·부산교구의 초대 교구장이 한국인 성직자로 임명되기는 했지만, 각각 지목구·대목구에서 교구로 승격된 것이었다. 또 서울교구에서 분리된 교구 중 한국인 주교가 초대교구장인 교구는 수원교구가 처음이었다. 조선교구는 1911년 대구교구 설정에 따라 서울교구로 개칭한 이후로도 교세 확장에 따라 많은 교구를 분리해 왔다. 원산교구를 시작으로 평양교구, 춘천교구가 설정됐고, 6·25전쟁 휴전 이후로도 청주·대전·인천교구가 설정됐다. 아직 한국인 성직자가 부족했던 당시 서울교구에서 분리된 교구들은 메리놀 외방 전교회,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파리외방전교회 등 외국 선교회들이 맡아왔다. 교황은 칙서를 통해 수원교구를 “서울교구에서 경기도 내에 있는 수원시와 부천군, 시흥군, 화성군, 평택군, 광주군, 용인군, 안성군, 이천군, 양평군, 여주군을 포함한 지역”으로 설정했다. 이 교구 관할 지역에 본당은 모두 24개, 공소는 200여 개였다. 당시 교구 신자 수는 4만2548명으로,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이 3.2%에 달했다. 당시 전국 신자 비율이 2% 안팎이었음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었다. 신앙 선조로부터 이어오는 유서 깊은 교우촌 지역에 기반을 둔 본당이 많은 덕분이었다. 물론 그 대부분이 농촌 지역이었고, 신자 대다수가 농민이었기 때문에 도시에 비해 물질적인 여력은 부족했지만, 신앙 열정만큼은 그 어느 곳보다 뜨거운 교구였다. 교황은 칙서에서 “이 교구의 주교는 자기 주교좌를 수원시에 두고, 또 그 주교좌를 같은 곳에 있는 성 요셉 성당에 두기를 나는 원하며, 따라서 이 성당을 합당한 모든 권리와 특전을 가진 주교좌성당으로 승격시킨다”고 밝혔다. 성 요셉 성당이란 ‘노동자의 모범이신 성 요셉’을 주보로 하는 고등동성당을 일컫는 말이다. 윤 대주교는 같은 해 10월 20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에게 주교 서품을 받았다. 이어 12월 21일에는 고등동성당에서 교구장 착좌식이 거행됐다. 시노달리타스와 함께 시작하다 “모든 평신도는 대중 속으로 옮기는데 용감해야 한다.” 1963년 12월 25일자 「가톨릭신문」은 윤 대주교의 착좌식을 보도하며 윤 대주교의 언급을 보도하고 있다. 윤 대주교는 무엇보다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사목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시노달리타스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50여 년 전부터 윤 대주교는 교구에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고자 애썼던 것이다. 공의회, 곧 시노드의 정신을 담은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라고 하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론적 성찰을 담고 있다. 교회가 교계제도, 즉 주교, 신부로 이어지는 성직자들과 제도로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신자, 바로 하느님 백성들이 곧 교회라는 것이다. 이 교회론이야말로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구성원들이 각자 동등한 품위와 활동 안에서 서로 경청하며 성령이 이끄는 길을 찾아가는 시노달리타스의 근간이다. 윤 대주교가 로마에서 주교품을 받을 당시, 보편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제1·2차 회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중 2차 회기가 바로 후에 교회헌장이 선포한 ‘하느님 백성’에 관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던 회기였다. 윤 대주교는 주교 서품 직후 대의원으로서 공의회 제1·2차 회기에 참석했다. 주교가 된 후 가장 먼저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이 형성되던 그 현장에 자리했던 것이다. 교구의 시작은 시노달리타스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대주교는 교구 설정과 함께 서한 「수원교구 설정에 즈음하여」를 발표하면서 ‘신앙생활과 전교활동 강화’라는 교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구장 주교, 본당 신부, 평신도가 하나로 화합해야 하며 ▲성직자들은 신자들이 본당에서 신앙생활을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신자들은 평신도 사도직의 사명감을 가지고 교회 밖으로 나가 적극적으로 전교 활동을 해야 함을 천명했다. 성직자가 이끄는 교회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모했던 것이다.

발행일 2026-01-01 제3472호 4면

수원교구 ‘2025 사제서품 미사’ 이모저모

12월 5일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2025 사제서품 미사’를 통해 교구에 10명의 새 사제가 탄생했다. 수품자 가족과 교구 신자, 수도자, 신학생 등 2500여 명은 새 사제 탄생의 순간을 함께하며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교구의 복음화 여정에 함께 할 새 사제들의 힘찬 출발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사제서품 미사 이모저모를 전한다. ◎…성당 맨 앞자리에 양복과 한복을 차려 입고 자리한 새 사제의 부모들은 교회를 위해 봉헌될 아들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고원일(알폰소) 신부의 어머니 김지현(소화데레사·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를 하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아들이 오늘 그 꿈을 이루게 돼 기쁘고 행복했다”며 “진리의 영과 지혜의 영, 사랑의 영으로 굳건해져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구원과 평화,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사제가 되기를 기도했다”고 했다. 봉헌의 삶을 사는 수도자들도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신 안젤라 수녀(인보 성체 수도회)는 “새 사제들께서 하느님 백성들 가운데 뽑힌 봉사자라는 것을 기억하고 신자들에게 치유와 평화를 주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사목자의 여정 속에 언제나 주님이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며 힘든 순간 용기를 잃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도 축전을 보내 새 사제 탄생을 축하했다. 교구 사무처장 윤재익(바르톨로메오) 신부가 대독한 축사에서 가스파리 대주교는 “새 사제서품은 수원교구의 영적 활력과 복음의 부르심에 대한 한국 신자들의 충실함을 명확히 보여주는 표징”이라며 “수품자들은 하느님 사랑의 증거자가 돼 겸손과 헌신의 자세로 하느님의 백성을 충실히 섬기고 형제들, 특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제서품 미사 후 성당 마당에는 각 본당 신자가 준비한 축하 이벤트가 열렸다. 새 신부의 이름이 적힌 머리띠를 하거나 ‘사제서품 축하해요, 사랑해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신자들은 새 신부가 마당으로 나오자 환호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조선시대 무관 복장을 차려입은 제2대리구 범계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은 마당에 나온 김동건(라파엘) 신부에게 왕의 용포를 입혀 기념사진을 찍었다. 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신자들은 가시가 박힌 나뭇가지와 꽃잎으로 꾸며진 길을 만들어 가시밭이면서도 꽃길을 걷게 될 본당 출신 고원일(알폰소) 신부의 앞날을 응원했다. 제1대리구 서정동본당 출신 김윤중(프란치스코) 신부를 위해 축하 현수막을 준비한 노하율(가브리엘라·9) 양은 “평소에 저희랑 잘 놀아주시고 어떻게 기도하고 하느님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주신 부제님이셨다”며 “신부님이 너무나 되고 싶어 하는 분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오늘 신부님이 되신 것을 더 많이 축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제서품 미사는 교구 봉사자들의 협조로 풍성한 전례를 완성했다. 수원가톨릭그레고리오합창단, 수원가톨릭청년합창단, 신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노래와 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와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로 새 사제를 위한 축하에 풍성함을 더했다. 교구 운전기사사도회, 헌화회 봉사자들도 미사 준비에 힘을 보태 새 사제의 출발을 응원했다. 교구 홍보국도 사제서품 미사를 촬영해 유튜브 ‘천주교 수원교구’ 채널에 실시간 송출했다. 서품식 영상에는 자막과 수화 통역이 들어가 청각장애인들도 시청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도왔다. 사제서품 미사 영상은 조회수 2만여 회 이상을 기록하며 교구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4면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이렇게 준비해요!”

전 세계 젊은이들의 신앙 축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가 2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대회에 앞서 열리는 수원교구대회(2027년 7월 29일~8월 2일)도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수원교구는 2024년 9월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 사무국장 현정수 요한 사도 신부, 이하 조직위)를 출범하고 대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교구대회의 의미와 행사 일정, 교구민들의 동참에 힘입은 준비 과정을 살펴본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는 서울에서 열리는 본대회(2027년 8월 3~8일)에 앞서, 수원교구대회는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진행된다. 전 세계 청년들이 본대회에 앞서 각 교구에 흩어져 지역 문화를 체험하고, 지역 신자들과 교류하는 ‘사전대회’의 성격을 띤다. 조직위에 따르면, 수원교구대회는 7월 29일 본당별 환영미사 봉헌으로 시작해, 30일 지역 순례와 관광, 31일 지구/본당 친교 프로그램, 8월 1일 지구 단위 파견미사를 거쳐 2일 서울 본대회 장소로 이동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교구대회 운영의 핵심은 자발성과 주체성, 다양성이다. 도시와 농촌을 포함한 넓은 지역을 관할하는 교구 특성상 특정 프로그램을 획일적으로 강제하기보다 모든 본당에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교구대회 일정 중 본당(지구)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조직위는 지역(본당) 프로그램 구상에 참고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12월부터 단계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공동선·행동·도전·연결·문화가 구현되는 장 교구의 중요한 유산 중에는 신앙이 깊었던 두 청년이 있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와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 1754~1785)이다. 조직위는 교구가 품은 두 젊은 신앙인의 삶에서 교구대회의 방향성을 찾았다. 천진암 성지 인근에서 활동한 이벽은 서학을 스스로 연구해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승훈(베드로)에게 세례받은 뒤 친척과 동료 학자들에게 교리를 전하며 조선천주교회의 기틀을 닦았다. 조직위는 공동선을 꿈꾸며 행동하고 도전을 시도한 이벽의 삶을 교구대회 정신으로 가져왔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는 사제품을 받고 어린 시절 세례받은 은이공소로 돌아와 짧은 사목 생활을 한 뒤 25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김 신부는 박해의 위협에도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았고 한국교회를 세계교회와 연결했다. 또한 젊은 나이에 순교한 그의 용기는 한국교회사 안에 순교 영성과 문화가 뿌리내리는 토대가 됐다. 조직위는 두 청년의 삶에서 교구대회가 지향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바로 ▲공동선 - 젊음은 공동선을 열망한다 ▲행동 - 젊음은 선을 위해 주저 없이 행동한다 ▲도전 - 젊음은 안주하지 않고 도전한다 ▲연결 - 젊음은 배타적이지 않고 개방적이고 친교적이다 ▲문화 - 젊음은 창의적이며 문화를 선도한다 등이다. 이를 토대로 교구는 공동선을 꿈꾸며 하느님 나라를 위해 행동하는 수많은 청년 김대건과 이벽을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교구대회를 통해 구현할 계획이다. 영성운동으로 내실 다지고 봉사자 양성, 홈스테이 모집 본격 돌입 서울 WYD로 가는 길에 영적 풍요로움을 채우고자 조직위는 5월 1일부터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영성운동을 시작했다. 각 본당 WYD 봉사자를 통해 그날의 기도 지향을 받아서 하루 동안 지향을 실천하고 온라인에 실천 사항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참여가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각자 묵주기도를 하고 묵주알을 봉헌하는 영성운동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5월 14일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성라자로마을에서 ‘자발적 묵주기도 운동: 로프업(Rope-up)’도 진행하고 있다.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묵주기도 운동은 매주 100여 명의 신자들이 모여 성공적인 서울 WYD 개최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올해 영성운동과 함께 봉사자 선발과 교육을 시작한 조직위는 2026년에는 봉사자 양성과 홈스테이 준비에 본격 나선다. 교구대회 중 교구 관할 지역에 머무르는 순례자의 70%는 본당에서, 30%는 교구에서 관리한다. 본당의 경우 홈스테이나 교리실, 강당 등 본당 시설을 사용하도록 권한다. 교구는 올해 10월부터 전국 교구 중 처음으로 홈스테이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조직위는 “외국 청년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해주실 가정을 사전 접수를 통해 조사하고자 한다”며 “홈스테이 가정 참여를 통해 특별한 사랑의 실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독려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홈스테이 일정은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4박 5일이며, 모집 대상은 ‘따뜻한 마음으로 청년들을 맞이할 가정’이다. 홈스테이 봉사는 조직위 인원생활부에서 신청을 받으나 각 본당에서 운영이나 인원과 관련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향후 조직위는 홈스테이 봉사에 참고할 수 있는 문화 소개, 기초 회화 등의 자료도 공유할 계획이다. 조직위 사무국장 현정수 신부는 “내년부터 참가자 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조직위 내부적으로는 시스템 점검과 함께 지구 공동 프로그램 기획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교구 신자들도 교구를 찾는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환대할 준비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1-30 제3468호 4면

“성경 필사로 하느님 숨결 느껴요”

누군가는 모두 잠든 새벽마다 책상 앞에 앉아 말씀을 마주하며 펜을 들었고, 본당 설립 20주년을 맞은 공동체는 한마음으로 필사 노트를 채워 나갔다. 외우듯 적어 내려간 말씀은 삶의 위로가 되었고, 가정의 변화를 이끌었으며, 공동체의 기쁨으로 피어났다. ‘말씀에 빠진 사람들’은 성경 필사를 통해 하느님의 숨결을 느꼈고, “신나고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안산성안나본당(주임 남승용 십자가의 요한 신부)의 전 신자 성경 필사와, 성경을 무려 26번 완필한 제1대리구 고덕본당 윤정구(토마스·80) 씨의 이야기는 ‘말씀으로 살아가는 기쁨’이 무엇인지 전한다. 설립 20주년 맞아 ‘성경 이어쓰기’한 안산성안나본당 “3개월 만에 신구약 필사 완성…동행의 기쁨 누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 제2대리구 안산성안나본당 전 신자 성경 필사는 본당 주임 남승용 신부의 창세기 1장 1절 필사로 시작됐다. 남 신부는 “설립 20주년을 맞은 공동체의 외적 복음화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내적 복음화라고 생각했다"며 “신앙생활의 중심인 말씀을 생활화하고자 필사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성당 1층 만남의 방 한편에 커다란 성경 필사 노트가 놓였고, 남 신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자 한 자 성경을 써 내려갔다. 이 모습을 본 신자들도 자연스레 참여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하루에 한 장을 쓰고 가고, 어떤 이는 새벽 미사 후 두 시간 넘게 머물며 필사에 몰입했다. 얼굴은 몰라도, 말씀의 은총은 다음 사람에게로 이어졌다. 김윤영(율리타) 씨는 “앞선 사람이 쓴 말씀을 이어 쓰다 보니 서로의 얼굴은 모르지만 일체감과 동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경숙(안나) 씨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한 글자, 한 페이지씩 쓰면서 공동체가 하나로 묶이는 느낌을 받았고, 하느님의 말씀이 공동체 안에 살아 있음을 체험했다”고 전했다. 성경을 필사하는 여정은 개인뿐 아니라 가정과 공동체의 신앙에 변화를 불러왔다. 민현애(아셀라) 씨는 “집에서 성경을 보고 쓰다 보니 냉담 중이던 남편도 성경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며 “함께 말씀을 나누면서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고 남편도 다시 성당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고된 삶 속에서 말씀은 빛이 되기도 했다. 편윤미(스콜라스티카)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져 가정에 어둠이 드리웠지만,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예레 1,19)라는 말씀을 통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본당은 78명의 신자가 동참한 가운데 3개월 만에 신구약 3868쪽 전체를 필사했다. 이들은 단순히 필사를 마쳤다는 것 이상의 기쁨을 얻었다. 신자들은 “성경 필사를 하며 내 삶에 하느님이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함께하고 있음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기쁘고 은혜로운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1996년부터 신구약 26번 완필한 윤정구 씨 “새벽 4시 필사로 하루 시작…말씀 안에서 위로·희망 얻어” “26번이나 썼지만 언제나 새롭고 또 기쁜 마음입니다.” 윤정구 씨는 1996년 첫 성경 필사를 시작해 올해로 26번째 성경을 완필했다. 교구에서 성경 필사를 가장 많이 한 신자로 제29차 성경잔치에서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에게 특별 선물을 받았다. 윤 씨의 하루는 새벽 4시, 성경을 쓰며 시작된다. 아침뿐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책상에 앉아 필사를 이어가기 때문에 그의 책상에는 늘 성경과 노트, 붓펜이 펼쳐져 있다. “하느님께 시간을 봉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경을 쓰는 시간은 제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자 봉헌입니다. 가끔 집을 비울 때면 미리 그날 분량만큼 써놓고 갑니다. 매일 꾸준히 쓰면 신구약 완필에 10개월 정도 걸립니다” 성경 필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당 주임신부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신부님께서 성경을 쓰면 눈도 맑아지고 정신도 또렷해진다고 하셔서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죠. 평소엔 몸이 아플 때도 있지만 정작 성경을 쓸 때만큼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 팔십이 넘은 지금도 돋보기 없이 글씨를 읽고 성경을 쓸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죠.” 성경 필사는 윤 씨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하느님 말씀 안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는 기쁨을 체험했다. “소 키우던 일이 잘 안되기도 했고, 농사지을 땅이 없어 고생도 했어요. 좌절할 때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하느님을 믿고 따르자고 다짐했죠. 그렇게 믿고 나니 가정 형편도 조금씩 나아지더군요.” 방 벽을 가득 채운 성경 필사 노트는 하느님께 받은 훈장과 같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봉헌한 하루는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기쁨을 윤 씨에게 선물했다. “그날 쓸 분량을 정하고 포기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쓴다면 성경 필사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발행일 2025-11-23 제3467호 4면

성인으로 변신한 청년들…수원교구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성인은 제게 항상 기쁨을 주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KFC 할아버지 분장을 해봤어요. 치킨도 제게 기쁨을 주거든요.”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과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이 11월 1일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열렸다. 특히 메인 행사인 코스프레 대회에서는 청년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되살아난 성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청년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성인의 모습을 무대 위에 표현하며, 세상 속으로 나와 아픔을 위로하고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응원을 전했다. 코스프레로 만난 성인, 청년들 마음속에 각인 병인박해 순교자들과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수원화성순교성지에 성인들이 나타났다. 성모님과 예수님은 물론이고 성 유대철 베드로, 성 김효주 아녜스, 안중근(토마스) 의사까지. 성인의 복장을 한 청년들은 성인이 되는 체험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을 만났다. 코스프레 대회에는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14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고통의 성모’, ‘성녀 세실리아’ 등은 물론 ‘복자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 부부’와 같은 한국 순교자들, ‘안중근 토마스 의사’,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의 SNS 소통 채널 ‘하늘다리’ 캐릭터인 ‘리젤’ 등 다양한 캐릭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무대에 섰다. 대상은 ‘고통의 성모’를 코스프레한 정민영(데레사) 씨에게 돌아갔다. 성인이나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이유도 다양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코스프레한 권노아 씨는 “힘든 시기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신 성모님의 모습에 큰 위로를 받았다”며 “그 따뜻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초남이와 숲정이 팀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가정을 꾸려야 할지 생각하다 복자 동정부부의 신심이 떠올랐다”며 “순교 안에서 굳건히 신앙과 사랑을 지킨 이들을 본받고자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성 유대철 베드로로 분장한 최영(대철 베드로·제2대리구 중앙본당) 씨는 “처음 알게 된 성인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할로윈을 귀신이나 좀비 분장을 하고 즐기는 날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모든 성인의 날의 유래에 대해 알게 돼 앞으로 10월 31일은 성인을 기억하는 날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응원하는 교회 그리고 성인들 페스티벌에서는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이자 청년들의 인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장명숙(안젤라메리치) 씨의 토크 콘서트도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제로 한 콘서트는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장 씨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믿음이 흔들릴 때 어떻게 이겨냈는지, 후회없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청년들은 각자 삶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장 씨는 “사회가 말하는 성공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라”고 응원했다. 페스티벌은 참가자 모두가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행궁까지 성인 복장으로 걸으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진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정민영 씨는 “오늘 하루 성모님의 분장을 하고 미사도 하고 거리도 걸으면서 진짜 성모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뭉클했다”며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고 말했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양두영(레오) 신부는 “순교자들은 자신의 인간적인 부족함보다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크다는 것을 믿었고, 그 믿음이 죽음의 두려움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도 내 부족함에 집중하기보다 부족함과 빈자리를 예수님께 열어드리고 신앙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의 옷을 입고 보낸 오늘 하루는 한 순간 놀이가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 대한 예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코스프레 대회 대상 정민영 씨 - “힘들어하는 청년 위로하기 위해 ‘고통의 성모님’ 표현했어요” “힘들었던 시기 로마 성계단 성당을 순례할 때 만난 고통의 성모님이 제게 큰 위로가 됐어요. 그때 느낀 감명을 청년들과 나누고자 고통의 성모님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1회 홀리스타 페스티벌 코스프레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민영(데레사·35·의정부교구 다산본당) 씨는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대회에 참가했다. “작년에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면서 힘든시기를 보냈는데, 본당 신자들의 기도로 건강이 회복돼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들의 희년에도 참가할 수 있었어요. 성계단 성당을 무릎으로 힘들게 올라가면서 고통의 성모님을 만났는데 ‘고통없는 영광은 없구나’라는 것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로마에서 돌아온 정 씨는 여러 이유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주변 청년들이 떠올랐다. “주님은 항상 청년들을 사랑하고 옆에서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수원교구에서 홀리스타 페스티벌을 한다는 공고를 봤고, 고통의 성모님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준비하는 시간 동안 제 코스프레를 보시는 분들이 주님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지향을 두고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정 씨는 푸른색 베일을 쓰고 눈물을 흘리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고통의 성모님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칼이 박힌 심장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성모님 분장을 하고 미사 참례를 하는데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습니다. 성모님 삶을 닮은 신자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 씨는 “제 기도에 성모님이 대답을 해 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라며 “홀리스타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들이 주님이 지켜주고 계시다는 것을 믿고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4면

수원교구 “시노드 여정, 새 복음화의 길을 열다”

그리스도인은 모두 하느님의 백성이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전제는 교회를 구성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사이에 상하 계급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가 공통된 품위와 사명 안에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동반하며 식별하는 과정을 통해 교회 사명에 참여하며 살아가는 시노드 여정. 2021년 10월 시작된 전 세계 시노드 여정은 이제 ‘이행단계’를 맞이하고 있지만, 수원교구는 이미 24년 전 교구민 전체가 시노드라는 이름 아래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체험했고, 새 복음화의 기틀을 세웠다. 교구의 시노드 여정, 어제와 오늘을 돌아본다. “자! 일어나 함께 가자!” 1963년 교구 설정 이후 성직자와 신자 수가 크게 늘며 수원교구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했다. 물론 외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내적 성찰이 요구되는 다양한 사목적 과제들이 산재했다. 신자 수는 늘어났지만 영세율과 주일미사 참여율은 하락세를 보였고, 냉담자와 거주 미상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대한 기쁨을 다시 찾아야 했던 시기를 맞이하며, 당시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1999년 7월 17일 제1차 수원교구 시노드를 개막했다. 최덕기 주교는 2001년 ‘제1차 수원교구 시노두스의 성공적 마무리와 결과문의 실현을 위하여’ 제목의 사목교서를 통해 “이번 수원교구 시노두스의 목적은 '새로운 복음화의 길찾기' 에 있다”며 “교구가 새천년기를 맞으면서 당면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기울여오던 복음화 노력들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찾아 온 교구가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시노드의 의제를 ‘구역·반 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교구민이 모두 기도하면서 일치 단결하여 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소공동체 문제와 교회의 미래가 걸린 청소년 문제만 확실히 타개하여 나간다면, 수원교구는 획기적인 발전을 볼 수 있는 기틀이 잡히게 된다”고 밝혔다. 새 복음화로 가는 여정에서 최 주교가 강조한 것은 성령과 함께 걷는 것이다. 기도하고 겸손을 다하여 서로의 의견을 들으며 식별하는 과정. 교구에서 처음 열렸던 시노드는 내적으로 흔들렸던 교구의 신앙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 의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교구는 공동체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고, 식별했고, 효과적인 방법을 도출했다.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두의 의견을 담았기에 교구 시노드 최종문헌은 단순히 신학적인 이론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은 ‘지침서’ 및 ‘참고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한 차례 경험한 시노드,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준비 단계에 힘 실어 2021년 10월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제1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하느님 백성의 여정이다. ‘함께 걸어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는 전 세계 모든 대륙의 지역교회들이 경청과 식별, 협의라는 단계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먼저 교구 준비 단계에서는 지역교회 차원에서 교구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첫 번째 의안집을 작성하고, 대륙별 과정으로 넘어간다. 이후 전 세계 주교들은 2023년 10월 세계적 단계의 주교시노드를 개최한 뒤 각 교구와 대륙별 교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모두 취합해 주교시노드 폐막 후 교황 문헌을 발표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공동합의성을 체험하며 교회의 사명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 한 차례 시노드를 경험했던 교구는 교구 준비 단계에서 본당과 단체의 참여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개막미사 봉헌과 함께 시노드 실행위원회를 구성한 교구는 교구청 및 각 대리구청 직원 대상 시노드 모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10개 그룹으로 나뉜 가운데 ‘그동안 시노드 정신에 따라 교회(공동체) 사안을 다뤄 왔는지’, ‘각 개인이 교회(공동체) 안에서 친교와 함께 교회의 사명 실현을 위해 적극적이었는지’ 또 ‘우리 교회(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사안과 의견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제2대리구 배곧본당과 제1대리구 이현본당, 제1대리구 은계동본당 등에서는 본당 시노드를 개최했다. 교구 공동체에 시노드 주제 활동 활발 교구의 시노드 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시노드를 내실화하기 위한 학술적 연구도 활발히 진행됐다. 2022년 수원가톨릭대학교 부설 이성과신앙연구소는 ‘시노달리타스와 한국교회의 수용’을 주제로 국제학술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에는 이탈리아 토리노대교구장 로베르토 레폴레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도권: 교회의 구성적 차원인 시노달리타스 재발견에 대한 요청’을 제목으로 한 발제를 통해 교회론적 입장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살폈다. 2023년에는 ‘교회와 평신도: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향하여’를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개최, ‘평신도의 시노드적 참여’, ‘평신도와 성직자의 협력’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논의했다. 2022년 5월에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오베르뉴 신학연구소장 앙리-제롬 가제 신부, 교황청립 살레시오 대학 사목신학대학원장 살바토레 쿠로 신부가 참여한 가운데 교구 사제들을 대상으로 ‘시노드를 살아가는 교회를 위한 간담회’도 열렸다. 본당 차원의 시노드 모임도 활발히 열렸다. 제1대리구 분당구미동본당은 2022년 7월 시노드 전체모임을 열고 환경 문제, 청소년 사목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제1대리구 상현동본당도 2023년 9월 ‘오픈 스페이스’를 열고 본당 공동체에 필요한 것들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체험했다.

발행일 2025-10-26 제3463호 4면

‘동행 사목’ 실천하는 수원교구 사제들…‘사제가 앞장서면 신자들도 움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은 2013년 성유 축성 미사 강론에서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이는 곁에서 함께 살아가며 신자들의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사제가 되라는 의미다. 교황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신자들과 도보 성지순례를 함께하고, 렉시오 디비나와 십자가의 길을 바치며 ‘동행’의 사목을 실천하는 수원교구 본당들을 찾았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기도, 주님 대전에 “‘십자가의 길’은 감상하거나 꾸미기 위한 정원의 조형물이 아니잖아요. 기도하려고 만든 것이기에 함께 모여 기도합니다.” 제2대리구 명학본당 주임 노성호(요한 보스코) 신부는 매주 금요일 오전 9시 십자가의 길을 신자들과 함께하며 주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목요일 저녁 미사 후에는 성체 현시와 성체 조배, 토요일 오후에는 수리산 등산과 구약성경 강의를 이어가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동행하고 있다. 파티마 현지에서 가져온 성광과, 성지순례 중 만난 정미연(아기 예수의 데레사) 작가의 ‘십자가의 길’ 작품은 노 신부가 직접 정성을 들여 마련한 것이다. 노 신부는 “십자가의 길을 하며 예수님의 수난을 마주하기는 버겁고 어렵지만, 영광스러운 부활은 고통에서 비롯됐기에 특히 금요일에 묵상하는 것을 신자들에게 권한다”며 “본당 사제로서 더 많은 신자와 만나고 친교를 나누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매회 50여 명이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에는 휠체어를 탄 정재분(엘리사벳) 할머니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예전에는 성당에 자주 왔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동참하면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신부님과 함께 기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일영(바울라) 노인분과장도 “신부님은 주님의 대리인이신데, 예수님이 걸으신 길을 함께 걷는 것이 더욱 뜻깊다”며 “작은 고통에도 불평하다가 이런 시간을 통해 반성하며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느님 향한 걸음걸음 기도와 친교로 채우다 제1대리구 안산 선부동본당(주임 이상권 미카엘 신부)은 매달 신앙 선조들의 숨결이 서린 성지를 찾아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부터 진행된 성지순례에는 매회 25~30명의 신자가 함께한다. 이상권 신부는 순례지를 직접 정하고 사전 답사까지 다녀온다. 순례자들은 출발 전 본당에 모여 기도로 마음을 모은 뒤 길을 나선다. 이동 중 점심은 김밥 한 줄로 간단히 해결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휴식도 취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성지에서 경건히 미사를 봉헌하고, 이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고된 몸을 달래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올해 3월에는 눈이 채 녹지 않은 길을 걸어 용인 손골성지에서 제2대리구 분당이매동성당까지 순례했고, 6월에는 광주 천진암성지에서 양평 강하공소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뜨거운 햇볕에 고생하기도 했다.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성지순례 대신 그늘지고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친목을 다진다. 교구 디딤길 완주 축복장을 받은 뒤에는 전국 곳곳의 순례길도 걸을 계획이다. 이상권 신부는 “사제가 가까이 다가가면 신자분들도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순례 때 신앙에 대한 나눔을 하며 걸으니 마치 피정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희(노엘라) 본당총회장은 “순례가 힘들어도 함께 간식을 나누고 정을 쌓다 보니 본당 봉사를 하겠다는 신자들도 늘었다”며 “신부님과 특별한 추억을 공유하면서 평소에도 소통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전했다. 거룩한 성경도, 재미있는 경험도 같이 나눠요 성경 구절구절마다 사제의 진솔한 나눔이 이어지는 제2대리구 성남동본당(주임 최병조 요한 사도 신부) <신부님과 함께하는 렉시오 디비나>. 「거룩한 독서」(정태현 신부 지음, 바오로딸)를 교재로 매주 목요일 혹은 금요일 저녁 미사 후 열린다. 9월 19일에는 예수님의 ‘산상 설교’가 주제였다. 최병조 신부는 “마태오복음 5장 8절에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신학교 시절 나도 이를 위해 ‘당신 얼굴을 뵙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그러나 보이지 않아 고해성사에서 신부님께 여쭈었더니, ‘죽어야 볼 수 있다’고 답하시더라”고 전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예수님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신다”며 “나 역시 고비를 맞을 때마다 사제의 길이 이렇게 힘든가 하느님께 토로하지만, 결국 제자의 길은 아픔 속에서 성숙하고 시련과 함께 영광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깨닫는다”고 전했다. 신자들도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일상까지 연결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 신부가 렉시오 디비나를 시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주변에서 기승을 부리는 사이비 종교가 성경을 왜곡해 신자들을 현혹하기 때문이다. 양 떼들이 이리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영적 무장을 돕는 것이다. 그는 <청장년을 위한 렉시오 디비나>와 더불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며 <영어로 하는 렉시오 디비나>도 마련하고 있다. 이근석(테렌시오) 8구역장은 “신부님이 함께하시니 빠지거나 게을러지고 싶어도 스스로를 다잡게 된다”며 “혼자 통신 교리도 하고 있는데, 해설과 나눔이 있는 이 시간이 신앙생활을 성숙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공감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특히 현대 사회처럼 모든 흔적이 온라인과 통신망에 남는 시대에는 더욱 깨어있어야 하기에, 그 모범을 보이는 사목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9-28 제346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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