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한자리 모여 하느님 보시기 좋은 ‘생명 공동체’ 구현 다짐

제29회 농민 주일을 맞아 전국 각 교구는 하느님 창조질서를 지키는 농민들의 수고를 되새기는 다양한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대교구와 안동교구는 7월 21일 경북 안동시 가톨릭상지대학교 두봉관에서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로 ‘제29회 농민 주일 및 유기순환 자급퇴비 가농소 입식운동 2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권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가농소 입식운동은 농촌과 도시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 공동체의 모범을 보여줬다”며 “농촌을 살리는 모델이었던 가농소 입식운동은 앞으로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농(가톨릭농민회)소 입식운동은 도시 본당에서 가톨릭농민회원 농가에 송아지를 보내고, 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얻은 농산물과 소고기를 다시 도시 본당과 직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농가에서는 가농소의 퇴비로 농사를 짓고, 농사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볏짚, 보릿겨, 콩깍지, 옥수숫대 등)을 사용한 사료로 가농소를 키운다. 친환경 ‘경축순환’ 농법으로 기존 ‘대규모 기업형 축산’에서 벗어나 생태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미사 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안동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담당 안영배 요한 사도 신부),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승현 베드로 신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기념행사에서는 서울대교구 문정동본당 우리농생활공동체가 안동교구장상을 받는 등 가농소 입식운동에 공헌한 단체와 개인들에 대한 공로상과 특별상이 시상됐다. 풍물굿을 포함한 문화공연과 전시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전국 각 교구도 농민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우리농 홍보 및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봉곡본당 김천 아포공소에서 농지를 축복하고 농민 주일 미사를 봉헌했다. 조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예수님의 마음이며, 또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자세”라고 말했다. 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도 성김대건성당에서 농민 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안동교구 유기농산물 장터를 열었다. 광주대교구 는 서산동성당에서 농민 주일 기념미사와 행사를 가졌다. 우리농본부장 방래혁(시몬)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으며 전 신자 떡 나눔과 떡메치기, 농민직거래장터 등 부대행사를 진행했다. 전주교구 농민 주일 미사는 권상연성당에서 봉헌됐다. 미사를 주례한 농촌사목 지도 조민철(스테파노) 신부는 우리농 30주년을 맞이해 ‘생명 쌀 약정 운동’에 대해 강론했다. 춘천교구는 만천성당에서 우리농 본부장 권오준(베네딕토 루치아노) 신부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우리농 활동가 단체가 설립돼 있는 교구 내 본당들에서는 무료 옥수수 나눔이 진행했다. 대전교구는 주교좌대흥동성당에서 대전 가톨릭농민회 전담 허승현(안셀모) 신부 주례로 미사를 거행하고 농민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원주교구도 흥업성당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 김정연 신부(베드로·흥업본당 주임) 공동집전으로 농민 주일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는 이날 미사에서 우리농 활동을 홍보했으며, 계절 농산물들을 신자들과 나눴다. 마산교구는 마산교구청에서 교구장 서리 신은근(바오로) 신부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거제 옥포성당에서도 교구 가톨릭농민회 담당 강형섭(미카엘) 신부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물품 홍보 및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의정부교구는 주교좌의정부성당에서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전후로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미사 중 예물봉헌 때는 농민 여덟 명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봉헌하기도 했다. 수원교구는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안양중앙성당에서 농민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부산교구는 개금성당과 하단성당에서, 인천교구는 마산동성당에서 각각 농민 주일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공동취재팀

2024-07-28

한국과 오스트리아 젊은이, 서로의 생각 나누며 형제적 일치

“이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자매결연 교구의 젊은이들이 만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서로 간의 경계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7월 19일 대구 내당성당을 찾은 22명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을 대표해 마르쿠스 요한네스 로스코프(Markus Johannes Rosskopf·잘츠부르크대교구 세계교회 담당)씨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들과 청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56년 동안 자매결연 관계를 맺고 있는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청년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24일까지 5박6일 동안 대구에서 교류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내당성당에서 환영미사를 주례한 조환길 대주교는 “2005년 독일 쾰른 세계청년대회 참가로 시작된 두 교구의 청년 교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고,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를 언급하며 “하느님 안에 사는 여러분들의 삶의 모범이 교회를 넘어 혼란한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두 교구 청년들은 대구 신자 가정에서 숙박하는 홈스테이와 지역명소 관광,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특강 등에 참여했다. 특히 청년들은 2년 만에 시노드 과정을 재개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경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지난 2022년 모임에서도 세계주교시노드 기간인 점을 감안해 시노드 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조 대주교는 미사를 봉헌하는 장소인 내당성당을 소개하면서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 사이에 가장 두드러지고 상징적인 장소”라며 “이곳에서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 환영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당성당은 두 교구가 자매결연을 맺기 이전인 1966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후원으로 지어졌다. 건축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 울(Ottokar Uhl·1931~2011)은 신자들이 성당 중앙 정사각 형태의 제대를 둘러서서 미사를 드리는 구조로 내당성당을 지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는 1968년 자매결연 관계를 맺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 자체적으로 시노드를 개최한 잘츠부르크대교구는 그 결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각각 한 곳 지역교회와 유대를 맺게 되는데, 아시아 지역교회가 바로 대구대교구였다. 2018년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한 두 교구는 ‘서로 경청하며 형제적 일치를 이루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공동 사목교서를 발표한 바 있다.

2024-07-28

“세대 간 만남의 문화 통해 노인의 가치 높입시다”

전주교구가 조부모와 노인이 지닌 지혜와 연륜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전주교구 가정사목국(국장 이원재 마르코 신부)은 7월 20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날’ 기념미사와 행사를 개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정한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내던지지 마소서(시편 71,9)’를 주제로 열린 이번 자리는 가정과 교회 공동체의 세대 간 만남의 문화를 장려하는 나눔과 경청의 장이었다. 미사를 주례한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강론에서 “노인들이 값비싼 사회복지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요즘 ‘노인은 젊은이의 미래를 훔친다’는 비난이 퍼져있다”며 “이런 생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잊어버리고 사랑을 오직 비용의 측면으로만 판단하는 것에서 비롯되기에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주교는 “왜곡된 노인 무시 문화가 확산된 이유는 첫째, 인간의 무한한 존엄성을 무시하기 때문이며 둘째, 물질과 돈을 가장 중요시하는 물질 만능주의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생긴 극심한 개인주의 때문”이라며 “꾸준히 우리가 어르신을 공경하고 함께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정에, 또 우리 교회, 우리 사회 안에 뿌리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 전에는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날 기념 축하식도 진행됐다. 특히 서학동본당에서는 조부모와 자녀, 손자까지 3대가 함께 한 가족 중창단이 노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문정본당 신자들의 아코디언 연주, 노송동본당 주임 이상훈(안토니오) 신부와 신자들의 클래식기타 연주, 화산동본당 은빛성가대의 합창 등 여러 공연팀의 무대가 이어졌다.

2024-07-28

“희망이 시작됩니다”...28일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발대식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발대식이 7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대회를 3년여 앞두고 열리는 발대식은 대한민국 국민과 세계교회에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 준비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행사로 의미를 갖는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서울 WYD 지역조직위, 주한 교황대사관이 공동 주최하는 발대식 주제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희망이 시작됩니다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기원합니다’이다. 과도한 경쟁사회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와 나날이 깊어져 가는 수많은 갈등에 지친 청소년·청년들에게 보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이 희망을 서울 WYD 준비 여정을 통해 실현해 나가겠다’라는 의지를 담고 있다. 행사는 ▲194개국 국기 기수단 입장 ▲퍼즐 세리머니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청년대표의 발대 선언 ▲축사 ▲영상 브리핑 ▲미사 순으로 진행된다. 미사는 서울대교구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 구요비(욥) 주교, 서울 WYD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다. 영상 브리핑에서는 서울 WYD 지역조직위 의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경제적 가치 평가 및 사업개발 연구’ 중 ‘경제성 평가 – 경제적 파급효과’ 내용이 공개된다. 발대식에는 장애·북한이탈 청소년, 육·해·공군 소속 장병 등 청소년·청년 800여 명이 함께한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Gleison De Paula Souza) 차관,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오스트리아·멕시코·케냐·르완다 등 8개국 외교사절,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부 대표, 가톨릭신도의원회장 김병기(이냐시오)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서울시의원 등이 참석한다. 서울 WYD 준비 여정은 발대식을 시작으로 계속 이어진다. 올해 9월에는 서울 WYD 주제 성구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발표되며, 11월에는 WYD 상징물인 나무십자가와 성화 인계 행사가 열린다.

2024-07-28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 창립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가 창립됐다. 재단법인은 앞으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예산의 집행 및 관리, 그리고 공식 모금 채널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7월 13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는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WYD 지역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가 법인 이사장에, 상임이사에는 WYD 지역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양주열(베드로) 신부가 선출됐다. 또 12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 등 14명의 임원이 선임됐다. 재단법인 설립에는 천주교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총 47억 원을 출연했다.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경상 주교는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할 것을 믿고, 만사에 제 뜻대로가 아니라 제가 모신 성체께서 저를 통해 움직이시도록 제 영혼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이사진에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장 김종강 주교(시몬·청주교구장)가, 정계에서는 제22대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장 김병기 의원(이냐시오·더불어민주당)이, 이웃종교에서는 ‘만남중창단’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성진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성관사 주지) 등이 합류했다. 청년 대표로는 김수지(가브리엘라)씨가 이사직을 맡는 등 이사진은 교회 내외와 종교계, 세대를 아우르며 구성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설립 취지를 채택하면서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하여 젊은이들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진정한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타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함께 연대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취지에 따르면 재단법인은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가톨릭 청년들의 행사에 대한 지원 및 관리를 총괄할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청년들의 가톨릭 행사를 지원, 관리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사업계획 및 주요 안건에 대한 논의와 채택이 이어졌다. 주요 사업으로는 ‘세계청년대회의 경제 및 사회적 파급효과 연구’ 등 연구 기획을 비롯한 통합 홍보, 운영 인력 양성 등이다. 주제가 공모 및 음악 공연 개최, 아시아 국가 십자가 순례 프로그램 운영 등 특별 프로그램 운동도 준비된다. 비신자 선교를 위한 홍보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선 활동도 이뤄질 전망이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2027 서울 WYD는 범국민적인, 우리 모두의 축제”라며 “재단법인 창립은 대사회적으로 온 국민을 함께 아우르며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 이사로 활동하게 될 성진 스님은 “서울 WYD가 이 땅에 있는 많은 청년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겸허한 역할로 도움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2024-07-21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위한 ‘역사전문가위원회’ 구성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7월 10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3층 회의실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안건 제1차 역사전문가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역사전문가위원회 위원장에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를 임명하고 위원에는 가톨릭대학교 조한규(베네딕토) 신부,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장정란(베로니카) 박사, 영남대학교 김정숙(소화 데레사) 명예교수 등 9명을 임명했다. 이로써 고(故)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교황청 시성부가 지난 6월 18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에게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에 ‘장애 없음’(Nihil Obstat) 통지를 보냄에 따라 김수환 추기경을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로서 ‘하느님의 종’으로 칭할 수 있게 됐다. 구요비 주교는 회의 인사말에서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가 김수환 추기경님 시복 추진에 나선 지 약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장애 없음’ 통지가 나왔다”며 “우리가 꿈꾸고 갈망했던 김추환 추기경님 시복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 안에서 교회가 나아갈 길을 김 추기경님에게서 발견하고 교회의 영적 선익과 사목적, 사회적 사명을 세우는 일에 역사전문가위원회 위원님들께서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역사전문가위원회는 김 추기경의 생애, 덕행 그리고 성덕의 명성에 대한 시복 예비 심사 법정을 개정하기에 앞서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수집하고 고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역사전문가위 위원장과 위원들은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된 모든 저작물 및 문서들을 수집하고 그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진행해 보고서를 제출한다. 또한 수집된 문서들의 진정성과 가치에 대한 평가만이 아니라 그 문서들에 나타난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에 대해서도 보고서 안에 표명해야 한다. 이날 임명된 역사전문가위 위원장과 위원들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서약했다. 앞으로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김 추기경 시복 안건을 다룰 교구 차원의 시복 법정을 개정하게 되며, 교구 단계 시복 법정이 종료되면 교황청 시성부에 김 추기경에 대한 시복 청원서를 공식 접수한다. 이어 교황청에서 김 추기경의 영웅적 성덕이 인정되면 ‘가경자’(可敬者, Venerable) 호칭이 부여된다. 김수환 추기경은 순교자가 아닌 증거자로 시복이 추진되고 있어 시복을 위해서는 기적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시성을 위해서도 역시 한 번의 기적 인정이 필요하다.

2024-07-21

전주교구 나바위성지, 집중호우로 피해 입어

지난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라북도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전주교구 나바위성지(주임 강승훈 요한 사도 신부)가 피해를 입었다. 3일 동안 나바위성지가 있는 전북 익산 망성면에 내린 비는 419mm였다. 수마는 성지를 덮쳐, 성지 십자가의 길이 엉망이 됐다. 성지 내에 있는 화산은 야트막한 바위산이라 나무가 흙을 잡고 있는 힘이 약하다. 화산의 일부가 무너지며 십자가의 길로 토사가 덮쳤다. 화산 옆 수로의 물도 넘쳐 십자가의 길이 있는 자갈 바닥과 길 건너 논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화산에는 이번 폭우로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가 즐비했다. 170여 년 전 금강을 거슬러 조선에 들어온 성 김대건(안드레아·1821~1846) 신부를 맞이했다는 ‘김대건 소나무’도 바로 앞 힘없이 꺾인 소나무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나바위성지는 국가 사적으로, 문제가 생길 때에는 익산시에 보고한다.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 사실을 확인한 익산시 관계자는 나바위성지가 신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피해 정도가 심각해 우선순위로 복구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비로 인근 농가도 큰 피해를 입었다. 나바위성지 주변에는 물이 좋은 금강이 흘러 비닐하우스만 3000여 동이 있다. 수박 비닐하우스 4개 동과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 6개 동의 농사를 짓는 김재복(마태오)씨는 “수박 수확을 이틀 앞두고 물난리가 났다”면서 “방울토마토 수확도 아직 80%가 남았는데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서 1년 농사를 다 망쳤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씨의 비닐하우스 안은 엉망이었다. 수박은 진흙 속에서 뒹굴고 있었고 방울토마토 옆에는 아직도 물웅덩이가 고여있었다. 김씨는 지난해에도 꼭 같은 수해를 입었다. 5일간 물이 안 빠졌던 지난해보다는 나았지만, 아직도 바닥은 펄처럼 돼 장화를 신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수해 대책으로 진행 중이던 20여 년 된 배수장의 장비 교체는 장비 제작에만 1년이 걸려 올겨울에야 교체 예정이었다. 7월 16일부터 대민 지원에 나선 군인들의 도움 덕분에 그래도 주민들은 숨통이 트였다. 김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민 지원에 나선 육군 35사단 덕분에 위안이 된다”며 감사의 뜻을 비쳤다. 나바위성지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피정의 집 1층 식당과 2층 강당을 대민 지원 장소로 제공했다.

2024-07-17

교황청,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공식 승인

고(故)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1922~2009) 시복 추진에 대해 교황청 시성부가 6월 18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앞으로 ‘장애 없음’(Nihil Obstat) 통지를 보냈다. 이에 따라 김수환 추기경은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로서 ‘하느님의 종’으로 칭할 수 있다. ‘장애 없음’ 교령은 교황청 시성부에서 시복 추진 대상자에 대해 검토한 결과 시복 추진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선언이다.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은 제11대 서울대교구장에 1968년 착좌 후 1998년 퇴임하기까지 30년 동안 교구장으로 사목했다. 개인적 덕행에서는 물론, 한국교회 성장을 위한 헌신,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 증진을 위한 공헌 등으로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김 추기경은 인간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불렸으며, 우리 사회 가장 소외된 이웃을 예수 그리스도처럼 대했다. 선종 후에는 각막 기증을 통해 마지막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했다. 교회 내에서는 김 추기경의 모범을 대대로 이어가기 위해 김 추기경을 시복시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지난해 정순택 대주교가 이를 받아들여 시복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주교단 만장일치 동의를 얻은 데 이어 이번에 교황청의 ‘장애 없음’ 승인이 나왔다.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됨에 따라 김 추기경의 시복 절차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김 추기경 시복 안건 역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추기경의 생애와 영웅적 덕행, 성덕의 명성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202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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