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축성생활의 해’ 기념 미사 봉헌

의정부교구(교구장 손희송 베네딕도 주교)가 교구 관할지역 내 수도자들을 초대해 축성생활의 해를 기념했다. 손희송 주교는 5월 7일 경기도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에서 수도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축성생활의 해 기념미사를 봉헌하며 한국교회가 보내고 있는 특별한 1년을 축하했다. 미사 후에는 수도자들과 함께 식사하며 간담회도 열었다. 행사에는 교구 수도자와 사제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손 주교는 강의와 미사에서 수도자들에게 요구되는 순명과 청빈, 정결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손 주교는 강론에서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계획과 이상이 아무리 좋다고 생각돼도 포기하고 봉헌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마찬가지로 수도자를 수도자답게 만드는 순명과 정결, 청빈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자기 봉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의 자기 포기적 사랑은 그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이들을 통해 이어지고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손 주교는 강의에서도 사제 생활을 하며 교회 장상에게 순명했던 때를 되짚으며 교회 공동체 전체와 자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됐던 기억을 공유했다. 행사에서 수도자들은 예물 봉헌 중 올해 기준 교구 내 수도회들의 지구별 현황을 담은 ‘수도회 지도’를 함께 봉헌했다. 봉헌된 지도는 제대 앞에 놓였다. 수도자들은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열린 이번 행사가 함께 모여 소통하며 각자의 생활을 점검하고 수도 생활을 이어나갈 힘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의정부교구 수녀연합회 회장 임현숙(루치아·전교가르멜수녀회) 수녀는 “주교님과의 만남은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는 수도자들이 하느님 앞에 봉헌의 삶을 살고 있다는 기쁨을 증거하고 다시 한번 쇄신한 은총 충만한 하루였다”며 “오늘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 주신 모든 분과 주교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손 주교는 이날 수도자들에게 주문 제작한 묵주를 선물하고 격려했다. 이에 화답하듯 수도자들은 교구장 착좌 1주년을 맞이한 손 주교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손 주교는 2024년 5월 2일 의정부교구장에 착좌했다. 미사 후 주교좌성당 강당에 모인 참석자들은 준비된 음식을 나누며 담소를 나눴다. 의정부교구에는 현재 32개 수도회 200여 명의 수도자가 8개 지구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도자들은 본당과 수도원·수녀원 등을 비롯해 민족화해센터, 모듬살이(새터민 아동공동생활가정), 구리 엑소더스 등 다수의 기관에 파견돼 복음을 전하고 있다.

발행일 2025-05-18 제3442호 13면

인천교구 노동사목부, 31일까지 ‘이동노동자 찾기’ 온라인 설문

인천교구 노동사목부(전담 김지훈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는 배달 라이더,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방문 요양 보호사, 방문교사, 보험 모집인, 가스 검침원 등 상주 공간 없이 이동하며 일하는 교구 내 신자 이동노동자를 찾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자 이동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신앙생활에 대한 의견을 듣고, 교구 노동사목부 부설 이동노동자 쉼터 ‘엠마오’를 통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면서 신자 이동노동자에 대한 교회 내 관심을 환기하는 취지다. 노동사목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동노동자 실태를 파악하고 교회가 이동노동자들의 신앙생활에 유념해야 할 점을 분석해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이동노동자들이 영육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피정, 신앙 나눔 등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다. 설문조사 참여 기간은 4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노동사목부는 설문조사 외에도 노동자들의 희년을 맞아 노동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월 4일에는 김지훈 신부 주례로 박촌동성당에서 제24회 노동자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후에는 공인 노무사와 교구 노동사목부 실무자가 무료 노동법률 상담 부스를 운영했다. 교구는 한국교회에서 유일하게 노동자 주일을 제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또한 노동사목부는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권마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동자에게 희망을 전하는 노동자 기도서 ‘아름다운 노동자 이야기’ 발간을 마쳤다. 지난 3년간 매달 온라인으로 발행한 노동자 기도를 모은 책이다. 기도서는 교구 각 본당을 통해 신자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 온라인 설문 링크 https://forms.gle/XrNpXstp6LWM57Vu9 ※ 문의 032-865-6792 인천교구 노동사목부

발행일 2025-05-18 제3442호 13면

정순택 대주교, ‘전장연’과 대화…‘종탑 고공농성 멈추고 서로 대화 물꼬 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잇따른 성당 시위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대화에 나섰다. 정 대주교는 5월 7일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전장연 관계자들과 만나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전장연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이었던 4월 18일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 종탑을 무단 점거하고 탈시설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걸고 고공농성과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5월 1일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성당,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 등 여러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집회를 벌였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애도 기간인 지난 4월 24일에는 정자동주교좌성당 제대에 설치된 교황 빈소의 영정 앞에 현수막을 펼치고, 추모미사에 참례하려는 신자들 앞에서 시위해 물의를 빚었다. 정 대주교의 만남 제안에 전장연은 15일간 이어진 혜화동성당 종탑 고공농성을 종료했다. 종탑을 무단 점거한 활동가 민푸름·이학인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정 대주교는 두 활동가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두 활동가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전장연의 이어진 시위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가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 폐지 청원을 진행한 것에 대한 항의에서 비롯됐다. 사회복지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된 법률안이 중증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어려운 점, 자립보다 주거 전환만을 강조하는 점, 장애인 거주 시설을 일방적으로 탄압할 근거가 되는 점 등을 들며 법률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만남에서 “다른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위험한 곳에서 농성하는 분들이 안전하게 내려오길 기도하고 있었다”고 활동가들의 안부를 묻고 “교회도 인권과 자기 결정권을 중시하며 큰 틀에서는 전장연과 근본적인 지향점은 다르지 않다”고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그러나 “무연고 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 당사자와 가족의 의사를 존중하며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전면적이고 강제적인 탈시설은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괄적인 탈시설 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날 참석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측과 대화로 풀고자 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농성이 길어졌다”며 “이번 만남이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 사회사목국장 윤병길 신부, 문화홍보국장 최광희 신부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박경인 공동대표, 박초현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대표,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김정하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발행일 2025-05-18 제3442호 12면

“가장 작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사랑 베풀어요”

“저희 대부모님이 ‘세례받을 때 행복했던 사람이 신앙생활도 기쁘게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만큼 세례는 중요한 통과의례인데, 주교님께서 손수 우리 아이에게 세례를 주셨잖아요. 교회가 우리 영유아와 부모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공동체라는 걸 다시 실감했어요.” 5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이 열렸다. 이마에 묻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차가운 성수를 “이게 뭐지?”라는 듯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치켜보던 82명의 아이는 정 대주교의 안수에 덩달아 경건한 표정을 짓다가, 정 대주교와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으며 즐거워했다. 이날 세례받은 이수빈(글로리아·12개월) 양의 아빠 이정훈(스테파노·서울대교구 방학동본당) 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기가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시간이 큰 추억이 되어 훗날 신앙을 소중하고 가깝게 여기게 될 것 같다”며 아이와 똑 닮은 함박웃음을 보였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영유아·어린이의 희년을 기념하며 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담당 윤상현 비오 신부)·초등부(담당 김남혁 대건 안드레아 신부) 공동 주최로 어린이날인 이날 성당에서 교구장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과 ‘어린이 큰 잔치’를 열었다. 우리 교회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영유아들이 교구장 대주교를 가까이 만나고 큰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취지다. 팬데믹 이후 교구 내 유아 사목과 초등부 주일학교 사목은 아이들 수가 줄고 의미 있는 반등을 맞지 못하는 등 새로운 어려움을 당면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교구가 희년이자 어린이날을 기해 직접 나서서 영유아를 교회로 초대한 것은 ‘찾아가는 사목’을 펼쳤다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마당에서 펼쳐진 잔치도 젊은 부모들과 그 아이들을 하느님에게 더 가깝게 초대하는 자리가 됐다. 교구 청소년국 부서들과 수탁시설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부스를 열었다. 자기 세례명이 반짝이는 팔찌 만들기, 수단 입어보기, 세례 기념 네 컷 가족사진 찍기, 인공지능(AI) 고민 상담 등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500명가량 어린이와 영유아가 참가하는 큰 호응을 거뒀다. “이제는 예전처럼 아이들과 부모들이 성당에 스스로 찾아오던 시대가 아니에요. 성사, 조건 없는 환대와 포용 등 가톨릭 신앙의 보화들을 재조명해 젊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초대해야겠죠.” 유아부 담당 윤상현 신부는 “교구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구장 대주교님께 영유아들이 직접 세례를 받고, 아이들이 어린이날 주교좌성당에서 뛰어노는 체험을 통해 하느님 품을 더 익숙하고 기쁜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젊은 부모들에게도 하느님을 각자의 가정에 더 가깝게 초대하는 체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3면

전주교구, 성지 21곳 전국순례지로 지정

전주교구(교구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가 4월 22일자 공문을 통해 교구 소속 성지 21곳을 ‘전국순례지’로 지정했다.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원장 김광태 야고보 신부)에 따르면, 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순례지에 관한 교회법 1232조에 의거해 기존 성지 12곳과 새롭게 추가된 9곳의 ‘성지정관’을 승인했다. 한국교회는 관행적으로 전국순례지 지정 권한을 각 교구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한편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은 3월 20일 교구 성지 안내서 「순교자의 고장 천주교 전주교구 성지」를 발행했다. 안내서는 성지 사진과 지도, 설명, 홈페이지 링크 QR코드, 순례 확인란 등으로 이루어졌다. 신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발행 후 한달여 만에 교구 본당과 성지에 1만2000부 이상 배포됐다. 김선태 주교는 안내서 발간사에서 “전주교구는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복자를 위시하여 호남의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 복자와 수많은 순교자의 피가 스민 땅이며, 모진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수많은 교우촌을 이루어 순교자들의 신앙을 지켜온 터전”이라며 “주님께서는 성지 순례를 통하여 일상생활에 지쳐 있는 우리를 끊임없이 당신 자신에게로 더욱 가까이 초대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3면

대구대교구, 제2회 '영아축복미사’

기록적인 저출생 시대에 성가정을 축복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구대교구는 가정복음화국(국장 김동현 요셉 신부) 주관으로 ‘제2회 대주교님과 함께하는 영아축복미사’를 봉헌했다. 4월 26일 오전 11시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봉헌된 미사에는 300여 명의 영아와 그 보호자를 포함한 1200여 명 신자들로 가득찼다.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영아 한 명 한 명에게 안수 축복했다. 지역 이주민가정 영아들도 축복을 받았다. 조 대주교는 “자녀를 낳고 하느님 말씀대로 잘 키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복음 선포”라며 “아이들을 하느님의 선물로 귀하게 여기면서 축복된 삶을 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포항 죽도성당에서도 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 주례로 4대리구 영아축복미사가 거행됐다. 5월 3일에는 구미 원평성당에서 장신호 주교 주례로 5대리구 영아축복미사가 봉헌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봉헌된 영아축복미사는 저출생, 고령화 사회를 살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하느님 축복을 받아 마땅한 일임을 상기시키고, 출산 장려와 함께 가족 간 친교와 화합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대구대교구 가정복음화국은 4년 전부터 매달 성모당에서 임신부 축복미사를 봉헌하면서 새생명을 품은 임신부와 배우자, 태아들을 축복하고 있다.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5면

전주교구 평단협, 제1회 ‘평신도 모범상’ 공모

전주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유광용 대건 안드레아, 지도 김창신 아우구스티노 신부, 이하 평단협)가 ‘교구 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가정 복음화’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평신도 모범상’을 제정하고 제1회 수상자를 11월 15일까지 공모한다. 추천 대상은 교구 신자와 제단체 회원 중 ▲가정 성화-사랑과 순명으로 성가정의 모범을 보여준 개인 ▲생명·봉사-생명의 존엄성을 드높이고 봉사로 애덕을 실천한 개인 ▲복음 선교-선교를 통해 복음화에 기여한 개인이다. 추천서와 공적서는 교구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내려 받아 평단협에 이메일(eun-1202@hanmail.net)이나 우편(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100, 천주교 전주교구청 평단협)으로 보내면 된다. 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200만 원, 부문별 본상 수상자 3명에게는 각 50만 원, 특별상 수상자 1명에게는 30만 원이 교구장 명의 상장과 함께 수여된다. 수상자 발표는 12월 20일 예정이며, 시상식은 2026년 1월 교구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신년 하례식 중 마련된다. 유광용 회장은 “교구 내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 숨은 그리스도와 작은 그리스도를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이번 제1회가 디딤돌이 돼, 평신도 모범상이 해를 거듭하며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신자들의 큰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의 063-230-1004 전주교구 평단협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3면

대구대교구, 김훈 작가 초청 ‘스위치’ 토크콘서트

순교자와 배교자의 삶을 그린 소설 「흑산」(黑山·2011), 영웅 안중근(토마스)의 열정이 담긴 소설 「하얼빈」(2022)을 주제로 김훈(아우구스티노) 작가가 신자들과 대화에 나섰다. 4월 25일 오후 7시30분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대교구 ‘스위치’ 토크콘서트에 초청된 김 작가는 두 작품을 어떻게 신앙적으로 읽을 수 있을지 안내했다. 김 작가는 「흑산」이 인간 현실 속에 들어와 있는 신앙의 모습이 과연 어떤 것인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본문 중 ‘밭 전(田)자 가운데 들어있는 십자가가 새 세상의 깃발로 펄럭이고 밭 전자 속에 숨어있던 하느님이 세상으로 건너와서 새밭을 이루니 사람들의 밭이 하느님의 마당이 되니라’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하느님 존재라는 것이 신학 이론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것임을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의 단순 명료한 진리를 삶으로 받아들인 민초들의 ‘생에 대한 직접성’을 묘사했다는 것이 김 작가의 설명이다. 「하얼빈」은 옳은 일을 위해 세상에 대한 두려움 없이 몸을 던지는 청년 안중근에 대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안중근의 거사 역시 개인적인 증오심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결단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동양평화에 대한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상반된 생각도 최대한 객관화하려 했다고 김 작가는 말했다. 김 작가는 이토가 일본의 패권에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복속된 상황으로 동양평화를 이해했다면, 안중근은 각 나라의 주권이 보장된 가운데 서로 협력하는, 지금의 유럽연합(EU)과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두 사람은 타협점이 없는, 상대의 가슴에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만난 것”이라며 “하얼빈에서 두 운명이 만나서 폭발한 것이 제가 쓴 소설 「하얼빈」의 구도”라고 전했다. 대구대교구 ‘스위치’ 토크콘서트는 신앙 안에서 자아회복을 돕는 문화영성 프로그램으로, 2023년부터 문화홍보국(국장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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