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자체보다 그 안의 ‘이야기’로 감동 전해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등산과 트레킹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 올레길과 각종 둘레길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관광공사의 걷기·자전거 여행 정보 사이트 ‘두루누비’에 등록된 트레킹 코스는 2022년 기준 2188개에 이른다. 걷기 열풍은 이후 ‘치유’와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더해져 종교 순례지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열풍의 중심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었고, 이는 국내에 있는 천주교 순례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자체가 앞장서 조성한 순례길은 5곳, 현재 계획 중인 길은 2곳이다. 천주교 순례길 조성을 담당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주교 문화가 한국 전통문화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순교를 선택했던 신자들의 정신이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요소라는 데도 동의했다. 지자체와 교회가 손을 잡고 가장 먼저 조성한 순례길은 충남 당진시 버그내 순례길이다. 2010년 조성된 순례길은 솔뫼성지에서 시작해 합덕성당, 원시장·원시보 우물터, 무명 순교자의 묘, 신리성지까지 13.3km에 이른다. 이후 제주교구와 제주도가 손을 잡고 천주교 순례길(2012)을 조성했고, 충남 홍성과 예산, 서산, 당진 등 4개 시군이 조성한 내포문화숲길(2014)은 2021년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내포문화숲길에는 천주교 성지를 잇는 내포천주교순례길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가장 긴 천주교 순례길은 원주시가 조성했다. 2022년 개통한 원주 천주교 성지순례길은 풍수원성당부터 배론성지까지 총 250km가량 이어져 있다. 김대건 신부의 자취를 따라가며 걸을 수 있는 청년 김대건 길도 용인시에서 조성했다. 은이성지에서 신덕·망덕·애덕고개를 지나 미리내성지까지 10.3km를 걸으며 순교 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역사는 순례와 뗄 수 없다. 박해를 피해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던 신자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걷고 또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숨어서 이동했던 길이기에 천주교 순례길에서는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을 찾기 어렵다. 천주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순례객을 사로잡기 위해서 길의 가치와 스토리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청년 김대건 길 문화관광해설사 옥영재(마티아)씨는 “순례길에 참여한 비신자의 경우 대부분 김대건 신부님이 최초의 한국인 신부라는 정보만 알고 순례한다”며 “용인시가 순례길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면 교회는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성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버그내 순례길의 종착지인 신리성지는 미사 시간 외에 방문객 중 70% 이상이 비신자다. 천주교의 정신과 이야기를 이 시대 사람들의 시선에 맞게 해석해 놓은 공간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신리성지 전담 김동겸(베드로) 신부는 “성지에 비신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하고자 미술관과 카페, 공원의 조경 등 보고 즐길 요소들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천주교의 유산이 담겨있는 성지도 결국은 이 시대 사람과 만나야 하기에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5-19

수원교구 시흥지구 합동 유아세례

수원교구 시흥지구(지구장 최경남 베네딕토 신부)가 지구 합동 유아세례로 지구 내 어린 아이와 그 가정을 위한 큰 잔치를 마련했다. 시흥지구는 5월 11일 시화성바오로성당에서 지구 내 8개 본당 20명의 어린이를 위한 지구 유아세례를 거행했다. 시흥지구 가정사목(담당 강은식 에우세비오 신부)은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유아와 그 가정들이 유아세례를 더욱 성대하게 거행할 수 있도록 돕고, 유아세례와 가정에서 이뤄지는 신앙 전수의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이번 합동 유아세례식을 마련했다. 최경남 신부 주례로 열린 이날 합동 유아세례식에는 군자·능곡·목감·배곧·시화성바오로·시화성베드로·연성·장곡본당 유아세례 대상 어린이 20명과 가족 및 대부모 100여 명이 함께했다. 지구는 이날 유아세례식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유아세례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세례예식 전에는 부모교육을 마련, 유아세례의 의미와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가정의 중요성에 관해 전하는 시간을 보냈다. 예식 후에는 축하연을 마련해 각 가정들이 유아세례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시흥지구는 각 유아세례자의 이니셜이 새겨진 십자가를 선물하고, 각 가정이 이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하기도 했다. 지구 유아세례를 준비한 강은식 신부는 “유아세례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낄 수 있도록 이번 지구 유아세례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강 신부는 “아이들에게도 관심이 있지만, 또 교회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 신자분들께도 더 관심을 보이고자 했다”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들이 신앙의 불을 다시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례식을 주례한 최경남 신부는 “지구 유아세례는 아기들의 세례를 더 크게 축하해 주려고 마련한 것”며 “우리 사랑하는 아기들을 하느님께서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지켜주시도록 우리 신부님들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2024-05-19

광주대교구 흑산성당 선교사의 집·묵상의 집 축복

광주대교구는 5월 4일 흑산성당(주임 유창훈 요셉 신부)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 축복식을 열었다. 축복식에는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와 전임 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서삼석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례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앞으로 광주대교구는 흑산본당이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며, 문화적인 가치들이 잘 유지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우리 교우들뿐만 아니라 흑산도를 찾는 모든 분이 행복한 순례 그리고 행복한 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욱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축사에서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이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돼 흑산도를 찾는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만족도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선교사의 집, 묵상의 집뿐만 아니라 흑산도가 K-관광섬,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교사의 집은 대지면적 9894㎡에 2층 건축물로 1층은 198㎡, 2층은 129㎡ 총 건축면적 328㎡로 신축됐다. 묵상의 집은 각 동 2층 건축물이며 1층 42㎡, 2층 18㎡로 총 10동이 흑산도와 흑산성당을 찾는 순례자들의 피정 연수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흑산도는 신유박해로 유배된 손암 정약전(안드레아·1758~1816)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교구는 신안군과 함께 ‘정약전 평화의 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05-12

“생명 존엄성, 양도할 수 없는 가치”

5월 5일 제14회 생명 주일을 맞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위원회)는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1898광장에서 생명 존중 문화 행사를 열고 대성당에서 생명 주일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에는 제18회 생명의 신비 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위원회에서 준비한 생명 존중 문화 행사에서는 생명 전시, 태아 안아 보기 체험, 생명 패널 퀴즈 맞히기 등이 마련됐다. 특히 올해 생명 주일이 어린이날임을 기념해 풍선아트와 페이스페인팅 등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도 진행됐다. 생명 주일 미사는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가 주례하고 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구요비 주교는 강론에서 “서울대교구가 운영하고 있는 교구장 직속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 최근 조력자살을 합법화하려는 ‘조력존엄사법’안에 대해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조력자살과 안락사는 그릇된 자비이며 자비에 대한 참으로 위험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태어나지 않은 아이, 의식이 없는 사람, 임종의 고통을 겪는 노인 등도 언제나 양도할 수 없는 존엄성을 지닌 개별적인 실체로 존재한다”며 “돌봄의 가치는 돌봄을 받는 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것, 우리의 변함없는 존엄성을 선포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미사 중 오석준 신부는 생명의 신비상 시상위원회 위원장 유경촌(티모테오) 주교를 대신해 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활동분야 본상은 40년 넘게 꾸준히 의료 봉사 중인 사단법인 엠지유(MGU, 이사장 송경애 안눈치아타)가 수상한다. 1978년 무료 진료를 시작한 엠지유는 2007년부터 연 2회 해외 의료봉사를 병행하고 있다. 생명과학분야 장려상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가 근골격 성체줄기세포 전구세포의 분화과정에 대한 신호전달과정 및 퇴행성 근골격 질환에 대한 연구로, 인문사회과학분야 장려상은 장성익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이 생태환경과 관련한 저술과 학술 연구, 출판 기획, 대중 강연, 시민단체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약으로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활동분야 장려상은 1991년 미혼모를 위한 상담실 운영을 위해 설립된 뒤 1995년 미혼모 시설로 개원한 대전자모원에 돌아갔다. 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은 6월 19일 수요일 오후 4시, 로얄호텔서울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수상자·기관에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상금이 수여된다. 상금은 본상 2000만 원, 장려상 1000만 원이다.

2024-05-12

100주년 앞둔 본당 역사·문화재적 가치 조명

전주교구 둔율동본당(주임 김병희 요셉 신부)은 4월 27일 제3회 학술 세미나를 열어 2029년에 있을 설립 100주년을 향해가는 본당의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개회사에서 둔율동본당의 역사를 돌아보며 “둔율동본당이 100주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며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는 ‘100년의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복음화의 여정’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조광 교수는 “둔율동본당 교회사가 복음화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의 위상을 찾아가길 바란다”며 “사회의 아픔을 품는 교회로 전진하는 노력이 드러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성태(요셉) 신부는 ‘군산 둔율동성당의 발전과정’에 관해 발제했으며,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단국대 김정신(스테파노) 명예교수는 ‘군산 둔율동성당 원형복원’에 관해, 해미신앙문화연구원 권영파(베아트리체) 부원장이 ‘둔율동성당에서 바라보는 순례와 관광’에 대해 발제했다. 아울러 집중토론에서는 본당 공동체가 지역사회 안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역할을 성찰했다. 둔율동성당은 2015년, 본당의 ‘성전신축기’와 ‘건축허가신청서’는 2020년 국가등록재에 지정됐다. 이에 본당은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학술 세미나를 열고 둔율동본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 바 있다. 오안라 명예기자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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