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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막달레나」…죄인에서 구원 선포자로 거듭난 ‘신비’ 밝힌다

이주연
입력일 2024-07-12 수정일 2024-07-17 발행일 2024-07-21 제 3402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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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선포 구원 메시지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희망’ 제시
제니퍼 리스틴 지음 / 이창훈 옮김 / 224쪽 / 2만원 / 성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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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作 ‘무덤에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신 그리스도’

2016년 6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령 「사도들의 사도(Apostle of the Apostles)」를 통해 성녀를 열두 사도와 같은 반열에 올리는 한편 ‘사도들을 위한 사도’로 위치를 격상시켰다. 이때 교황은 “성녀는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주님의 부활 소식을 알림으로써 그들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나가 복음을 전하도록 했다”고 선포했다. 이 교령은 성모 마리아와 대비해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죽음의 장소인 묘지에서 생명을 선포했다’고 밝힌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약성경에 열두 번 등장하는데, 일생은 베일에 싸여 있고 평판이 좋지 않은 여성으로 알려지는 등 많은 억측과 추측이 난무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인간 내면에서 작동하는 구원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죄인에서 구도자로, 호기심 많은 추종자에서 투신하는 제자로 변모하는 등 그리스도인 삶의 역동성을 온전히 구현한다.

2014년부터 최근 발굴된 이스라엘 막달라 현장에서 일하는 저자는 고대 유다인의 도시 막달라와 1세기 유다인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를 둘러싼 풍부한 전승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성경에 드러나 성녀의 자취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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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측면과 이론을 망라한다. 여기에는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성녀가 살았던 시대의 생활상에서부터 그녀의 삶과 활동에 관해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가설을 포함한다. 예술 작품에 나타난 강력하고 신비로운 묘사에 대한 사연도 더해진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는 어떤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시사점을 던진다. 고고학 발굴 현장을 담은 풍부한 사진들과 이를 토대로 그린 고대 막달라의 그림들이 흥미를 더한다.

1부는 기원전 3세기부터 현재까지 막달라의 변천된 모습을 보여주며, 역사적이고 지리학적인 관점에서 마리아 막달라와 관련된 사연을 들려준다. 2부는 성경 안에서 드러나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인생을 밝힌다. 예수님이 일곱 마귀를 쫓아내 주었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과 함께하며 시중을 들고, 십자가 아래에 있었으며 예수님 장례 및 빈 무덤의 증인이 된다. 그리고 예수님이 살아계시다고 알렸다. 

3부는 외경복음서(영지주의자들의 문헌)나 교부들 등 역사 전승에 드러난 성녀의 면모를 드러내고, 4부에서는 21세기에 고대 막달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알아본다.

사실과 이론을 넘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의 경험과 그녀가 갈고 선포한 구원 메시지를 조화롭게 연결한 것이 책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신앙인의 삶 속에서도 유효한 희망을 제시한다. 2006년 7월 23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삼종 기도 훈화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인간의 나약함을 체험하면서 겸손하게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치유를 받고, 주님을 가까이 따르며 죄와 죽음보다 더 강한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힘을 증거한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진실을 일깨운다”고 한 바 있다.

저자는 결론에서 “성녀의 인격과 삶의 특수성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비인 동시에 그녀의 ‘신비’는 역사를 통한 다양한 해석과 성찰을 통해 밝혀진다”고 말하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참된 제자의 여정은 자유와 사랑의 여정이며, 그 여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증명한다”고 강조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