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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르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김연주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6-10-18 수정일 2016-10-18 발행일 2016-10-23 제 3016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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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 잃지 않는 겸손한 연주자 되고 싶어”
유학 중에도 현지 미사 반주 봉사
“국내 오르간 연주 기회 많아지길”

한국인 최초로 다니엘 헤르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주씨. 김연주씨 제공

“그간 한국인 참가자들이 본선에 진출했어도 늘 안타깝게도 수상을 하지 못했는데, 그 첫 번째 수상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하느님의 완전하신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함을 잃지 않고 늘 겸손한 오르가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9월 3~10일 이탈리아 브릭슨에서 열린 제5회 다니엘 헤르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5th International ‘Daniel Herz’ Organ Competition)에서 김연주(사라·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 고음악과 하프시코드 전공)씨가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입상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콩쿠르는 2년마다 열린다. 예선을 통과한 20명의 참가자들이 다니엘 헤르츠 오르간 제작자가 1649년 제작한 고음악용 오르간을 연주하며 이후 세미파이널을 거친 이들이 브릭슨 대성당에 설치된 피르흐너(Pirchner) 대형 오르간으로 경쟁하는 대회다.

“적절한 음색의 조화와 분석, 곡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연주 공간의 모든 이와 함께 느끼며 소통했다는 부분이 심사위원들의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자평한 김씨는 “상대적으로 초기음악 과정이 열악한 한국인 입장에서는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 조금은 어려움이 있는 콩쿠르였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초등부 미사 반주를 하면서 오르간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학업과 함께 잘츠부르크 성 비탈리스 성당에서 주일미사와 대축일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오르간을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악기 소리를 구사하며 풍부한 음량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악기 중 하나”로 말한 그는 “한국에서는 오르간을 교회 반주용 악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데 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독주악기로서, 또 다른 악기와의 앙상블 연주 등을 통해 오르간이 전문적으로 연주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