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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회복 더뎌…저출생 고령화 현상 뚜렷

이승환
입력일 2024-04-24 수정일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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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발간… 주일미사 참례율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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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교적상 신자는 597만 675명이며 전체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여자 비율은 13.5%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세자 수는 5만1307명으로 2022년에 비해 24.0% 증가했다.주교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4월 19일자로 발간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엔데믹으로 주일미사 참례와 성사 활동 등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감염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국면이지만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신자가 전체 신자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등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4월 19일 발간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2023년 한국교회 신자 597만675명 중 13.5%인 80만5361명이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앙생활의 지표로 꼽히는 주일 미사 참례자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8.8%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다. 13.5%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8.3%)의 74.5% 수준이다. 다만 감염병 우려가 적잖이 해소된 상황에도 2019년 매주 주일 미사를 참례하던 신자 4명 중 1명이 여전히 성당을 찾지 않는 것은 교회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밖에 성사 활동의 경우 2023년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68.6%, 병자성사는 90.6%, 영성체 73.0%, 고해성사는 73.1% 수준으로 집계됐다.

영세자는 5만1307명으로 전년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2021년 영세자 증가자가 6255명, 2022년 4844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증가지만 이 역시 2019년의 63.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5267만3955명) 대비 신자 비율은 11.3%로 집계됐다. 교구별 신자 비율은 서울대교구(16.3%), 제주교구(12.2%), 인천(11.9%), 대구(11.8%) 순으로 높았다.

연령별 신자 비율에 따르면, 19세 이하 신자 비율은 전체의 6.7%에 불과했지만 65세 이상은 26.1%에 달해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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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자수 및 증가율(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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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사, 판공성사 참여율(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성직자는 전년보다 18명 증가한 5721명, 교구 신부는 4715명으로 집계됐다. 교구 소속 새 신부는 전년보다 21명 줄어든 75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다. 사제 고령화도 심화되며 65세 이상 비율이 17.5%를 기록했다. 원로사목자는 536명으로 전체의 11.4%였다.

한국교회 수도자는 남자 1568명, 여자 9905명 등 1만1473명이며 이들은 175개 수도회에서 수도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련자는 남자 34명, 여자는 166명으로 2013년 대비 남자는 65.3%, 여자는 53.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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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소속 신부수(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한편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담당 옥현진 시몬 대주교, 소장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는 이번 통계와 과거 10년 간의 통계 추세 분석, 사목적 시사점을 담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를 4월 22일 발행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분석 보고서에서 “통계에서 극명히 드러난 저출생 고령화 현상에 대한 대처와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성사 활동 활성화를 위해 교회 차원의 고민과 사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주교회의가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7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75개 남녀 수도회·선교회·재속회, 신심·사도직 단체(5개), 교구 법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자료다. 신자 수와 연령 등은 세례 대장과 교적(敎籍)을 근거로 하므로, 응답자가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고 답변하는 방식의 국가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와 다를 수 있다.

전국 교구에서는 교적 정리와 재작성, 세례 누락자 입력, 이중 교적 삭제, 데이터 입력 오류 조정 등을 통해, 주교회의는 통계 지표와 집계 기준의 연구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가 시대 변화와 교회 현실을 좀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