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도 가족처럼 나누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요. 제겐 이곳이 우리나라 같아요.”
노애미 테라스(90·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 수녀는 한국에서 생활한지 만 60년이 되는 3월 29일 수원시청 로비에서 전시회를 연다. 60년 동안 우리나라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 헌신한 노애미 수녀를 위해, 수원시가 감사의 뜻으로 마련한 전시회다.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함께 요양 중인 노인들과 치매미술수업을 들으며 그린 그림들이다. 노애미 수녀는 심장질환으로 인해 2008년부터 수원 평화의모후원에서 요양 중이다. 그는 수업 시간 동안 한국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바라본 풍경과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정겹게 그려냈다.
노애미 수녀가 한국에 들어와 활동한 것은 1957년 3월 29일이지만, 그녀의 한국사랑은 어려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에 다녀오신 신부님이 주변에 계셔서 어려서부터 한국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노애미 수녀는 “수도회에 입회하면서도 꼭 한국에서 선교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이 보고 많이 배웠어요. 한국 사람들은 가진 게 없고 어려워도 늘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었어요.”
프랑스에서 첫 서원을 마치고 바로 한국에 온 노애미 수녀는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노동자들과 생활하면서 수도생활에 임했다. 대구의 안경공장과 양말공장, 서울 청량리의 한약상 등에서 일하며 노동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고령으로 더 이상 사도직현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어 고국에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노애미 수녀는 한국에 남는 길을 택했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었다는 믿음에서다. 그래서인지 수녀가 그린 그림에서는 한국을 사랑하는 수도자의 따뜻한 마음과 믿음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보낸 60년의 시간은 예수님을 따라가는 길이었어요. 지금도 걸어가는 중이지요. 한국의 신자분들도 기도하면서 기쁘게 살아가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