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영적 독서 / 강버들 신부

강버들 신부(요당리성지 전담)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09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혹시 성경봉독을 하고 계시나요?

성경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진 요즘, 성경 필사도 많이 하시고 성경도 통독하여 한 번 다 읽으신 분들도 많으십니다. 필사를 여러 번 하시고 통독도 여러 번 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놀랍습니다.

저도 성경을 봉독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장씩 읽기로 정하고 구약 창세기부터 시작하여 현재 이사야 예언서를 보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거룩한 시간으로 초대된 것 같습니다. 하느님 말씀인 성경이니 거룩한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알게 되어 거룩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 믿음, 희망, 은총, 구원을 다루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영적으로 유익하게 하는 일을 영적 독서라고 합니다. 그 첫째 자리는 바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성경 다음으로는 교회 문헌이 꼽힙니다. 그 다음 여러 영적 도서들이 있습니다. 신학교 시절 매 학기마다 영적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신부님들 심사를 통해 상을 받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바쁜 학기를 보내면서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참가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저도 ‘영적독서’를 한다고 할 때, 편안한 마음과 흥미를 느꼈습니다.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성가들 글을 읽게 되면 나도 그렇게 하느님과의 친교를 더욱 깊게 하고 싶은 마음속 원의가 샘솟았습니다.

영적 독서 독후감을 제출하기 위해 신학생 때 읽었던 한 영적도서가 떠오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이 저술한 「신심생활입문」이 그것입니다. 신심생활에 대하여 여러 주제를 가지고 설명하신 살레시오 성인은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신앙인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쓰시고 여기에 신앙인이 행해야 할 지침들을 주셨는데, 그 권고가 부드럽고 신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내용들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배웠습니다. 온유하게 교우들을 대하고 규범을 강하게 강요하지 않으며 편안하게 규범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적 독서의 열매는 독서를 통하여 알게 된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할 때 맺을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이 보여주신 하느님과 신자분들을 대하였던 마음은 제 인상에 깊이 남아 그동안 사제생활을 하면서 신자분들을 편안하게 대하고 너무 높은 것을 바라거나 무리하게 이끌지는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영적독서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내가 한 걸음 더 거룩해지고 나의 부족한 영성을 채우고 하느님 백성의 생활을 배우게 됩니다. 하느님과 더욱 친해질 수 있습니다.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강버들 신부(요당리성지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