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다양한 교회 구성원 목소리 눈길, 제작 관행 깨려는 노력 필요

이승환
입력일 2024-10-11 수정일 2024-10-15 발행일 2024-10-20 제 3413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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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27차 회의 결과

◎ 일시 : 2024년 10월 10일 오후 6시30분
◎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 참석자
     김지영 이냐시오 위원장(전 동국대 교수)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서울대교구 상봉동본당 주임)
     김재홍 요한 사도 위원(시인,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성용규 도미니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신평본당 주임)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기획마케팅팀)
     정다운 안젤라 위원(예수회 마지스 청년센터 청년사목 코디네이터)
     최현순 데레사 위원(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이냐시오)는 10월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7차 회의를 열었다. 편집자문위원들은 가톨릭신문 7월 7일자(연중 제14주일)부터 10월 6일자(연중 제27주일)까지 보도된 기사와 기획·연재에 관한 의견과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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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가 10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7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용택 기자

□ 김지영 위원장 - 7월 28일자 1면 톱기사는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나 발표자료를 보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와 관련된 의정부교구 노인사목 현장을 소개했다. 발표 저널리즘에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들어가 심층 취재해 기사를 준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7면 세계교회면에는 이미 일주일 전 일간지와 인터넷 신문에 보도된 ‘조바이든 미 대통령 후보 사퇴 선언’ 기사가 실렸다. 주간지의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한 기사와 제목이다. 
계속 지적하는 내용이지만 ‘사람과 사람’ 면의 경우 지나치게 고위성직자 중심의 동정 보도에 치중돼 있다. 게다가 고위성직자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만나기 보다는 신임 장관이나 배우 등 유명인이나 고위공직자를 만났다는 내용 위주로 보도되고 있다. 교회 언론뿐 아니라 일반 매체에서도 잘못된 관행으로 지적받는 부분이다. 추석 연휴 탓이라 할 수 있지만 같은 필자의 연재가 2개 면에 걸쳐 연이어 나오는 관행도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다. 미리 필자의 양해를 구해 조절을 해야 할 것이다.

□ 성용규 신부 - ‘이웃종교 만남’ 섹션은 매번 관심을 끄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신교에서 발간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5」소개, 개신교 통계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 소장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 교회도 배우고 참고할 점이 많음을 알게 됐다.
8월 25일자 ‘[교회 상식 팩트 체크] 미사 봉헌금은 꼭 앞에 가서 내야 할까?’는 봉헌금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의미로 신자들이 앞으로 나가 봉헌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각이 다르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앞으로 나가 봉헌금을 내는 것은 오히려 전례의 흐름을 방해한다. 앞으로 나가 봉헌하는 교회는 한국교회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이렇다’고 하기보다 유럽 등 다른 나라의 예도 참고해 균형을 잡은 내용을 실었으면 한다.

□ 김재홍 위원 - 1면 톱기사 제목이 전반적으로 길다. 짧고 쉽고 기사의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는 제목이어야 한다. 내지 1개면을 할애하는 특집 기사의 경우, 이 기사가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유추할 수 없는 제목들이 있다. 제목과 전문까지 읽었는데도 어떤 내용을 핵심으로 한 기사인지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독자들이 지면을 보고 한눈에 내용을 인식할뿐 아니라 관심있는 부분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박스기사 등을 넣는 등 편집에 더욱 신경을 썼으면 한다.

발표 저널리즘 벗어난 노인 관련 심층 취재 눈길
시의 지난 외신 보도 아쉬워…주간지 특성 잘 살리지 못해
이웃종교 만남 기획 흥미…교회 경종 울리는 보도 기대

□ 엄혜진 수녀 - 현재 연재 중인 정민(베르나르도) 교수의 ‘일요한담’은 신앙인이 겪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글로 주의깊게 읽고 있다. 이동옥(헬레나) 교수의 ‘방주의 창’ 또한 여성과 노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돌아보고 신앙인의 역할을 환기시키는 글이다.
9월 1일자 출판면 「내가 너의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기사는 책 표지와 함께 이미지가 실렸다. 보다 친절하게 책의 내용을 전하겠다는 편집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기사의 내용과 어울리는 이미지였는지는 의문이다. 이미지의 출처 또한 꼭 밝혀야 한다.

□ 정다운 위원 - 청년들의 목소리가 실린 기사가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청년 관련 기사의 경우 고위성직자의 강론이나 멘트 보다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기사에 더욱 많이 할애해줬으면 한다.
9월 1일자 1면 톱기사(유아사목 활성화 앞장서는 인천교구 시흥 은계본당) 제목은 ‘눈총’과 ‘은총’을 한 문장에 넣어 기사의 의도를 적절히 그리고 재미있게 전했다고 본다. 다만 ‘우리 성당은 항상 예스키즈존’이라고 특정 성당으로 제한하기보다 교회의 과제라는 관점에서 ‘우리’를 빼고 ‘성당은 항상 예스키즈존’이라고 하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다양한 수호성인 정보 소개, ‘묵주 닥터스’ 활동, 신부들의 ‘부캐’ 트렌드 등 시의적절하고 흥미로운 기사가 지면을 채우고 있다.

□ 김민수 신부 - 세계청년대회 그 자체를 잘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패러다임 아래서 청년 사목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10월 6일자 사설을 눈여겨봤다. 앞서 위원들께서도 언급했지만 유아사목 활성화에 앞장서는 인천교구 은계본당 사례 기사는 지난 몇 십년 간 영유아 사목과 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적절한 보도였다. 앞으로도 교회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역할을 가톨릭신문이 해줘야 한다.

□ 최현순 위원 - 9월 29일자 ‘내눈의 들보’는 교회 내 봉사자를 교회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냉철하게 지적하고 봉사자의 입장을 뚜렷하게 밝힌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하느님 백성이 목소리를 전할 공간을 마련하고, 독자들에게 그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교회 언론에 주어진 몫이자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다. 그 자체로 시노달리타스를 언론이 실천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청년대회 관련 기사 비중이 높지만 기사가 편중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교회 안에서 신자들이 꼭 알아야 할 다른 중요한 사안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된다. 균형 잡힌 편집방향과 폭넓은 시각으로 신문 제작에 임해야 한다.

□ 김지영 위원장 - 지난 2년간 편집자문위원으로서 가톨릭신문 지면을 꼼꼼히 살펴보고 아낌없이 조언해 주신 위원님들 그리고 위원들의 지적과 권고를 받아들이고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신 가톨릭신문사 사장 신부님과 편집국 모든 임직원들에게 편집자문위원장으로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의 제작 관행을 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의 관행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다. 가톨릭신문이 앞으로도 새로운 시대 흐름에 발맞춘 변화의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갔으면 한다. 곁에서 응원하겠다.

□ 본지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 - 가톨릭신문 구성원 모두는 편집자문위원들께서 제안하신 내용을 귀에 담고 마음에 새겨 교회 복음화를 위해 제 역할을 하는, 독자들이 신앙의 길잡이로 여겨 열독할 수 있는 가톨릭신문을 만들어가는데 힘쓸 것이다. 지난 2년간 가톨릭신문의 발전을 위해 귀한 시간 내어 고견을 전해주신 편집자문위원들에게 감사 드린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