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근 사찰과 21년간 우의 나눠온 서울 옥수동본당

우재철 기자
입력일 2011-04-12 13:24:03 수정일 2011-04-12 13:24:03 발행일 1997-01-19 제 203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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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합에도 한 몫
X-마스 석가탄신일마다 축하 화분 교환「작지만 뜨거운」우정…사랑 화해 “넘실”

서울대교구 옥수동본당(주임=송영준 신부)과 인근에 위치한 불교 사찰인 미타사(주지=상덕 스님) 간에 작지만 뜨거운 우정이 지난 22년간 지속돼 와 화제가 되고 있다.

같은 동네에 위치해 있는 이들 두 종교단체는 매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석가탄신일인 크리스마스와 사월 초파일을 맞을 때마다 축하의 마음과 정성을 담은 화분을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상대 종교에 보내 함께 경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 두 단체 간의 우의는 옥수동본당이 설립되던 74년, 당시 주임신부였던 메리놀회 도명헌 신부가 20m 거리에 위치해 있는 미타사에 「축 석가탄신일」을 적은 화분을 보내준 것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그 후 양 종교단체가 상호 번갈아가며 화분을 보내주는 전통을 지켜오게 됐다.

옥수동본당과 미타사 간의 이 같은 우의 나눔은 지역 내 양 종교 신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돼 서로 반목하기 쉬운 양 종교 신자들 간에 상호 친교와 사랑을 낳게 하는 동기도 되고 있어 지역 화합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옥수동본당과 미타사는 서로 상대 종교에서 보내온 화분을 양 종교의 초대 축제일인 성탄과 석가탄신일 때 성당과 대웅전 전면에 비치해 양 종교 간의 우의를 각 신자들에게 인식시켜 주고 있어 타 종교와의 화해 및 일치에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타사 주지 상덕 스님은 『서로 교리도 다르고 예식도 다르지만 크게 보면 같은 목적을 가진 것이 종교단체가 아니냐』며 반문하고 『이런 우정들이 서로 이어져 이 세상의 평화와 종교 간의 화합, 모든 사람들의 사랑으로 확산돼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옥수동본당 송영준 신부는『비록 같은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는 아니지만 종교를 가진 종교인들 간의 우의는 우리나라와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특히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성당이 옥수동에서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미타사와의 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