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복음 선포, 선교 향해 열린 교회 만들어야”

박영호
입력일 2024-09-29 수정일 2024-09-29 발행일 2024-10-06 제 341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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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특집] 한국 주교단,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방문…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대화

“제2회기 후 로마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지역교회에 나눠질 것입니다. 성령의 메아리가 지역교회에도 널리 울려퍼지기를 바랍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사도좌 정기방문 첫 일정으로 9월 16일 사무처를 방문한 한국 주교단에게 이같이 말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를 마무리하는 제2회기(10월 2~27일)를 앞둔 이날 방문에서 한국 주교들은 시노드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그레크 추기경과 함께 나눴다. 주요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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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사도좌 정기방문’ 첫 일정으로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찾은 한국 주교단이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등 사무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손희송 주교(베네딕토·의정부교구장):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이 ‘친교’와 어떤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하 추기경): ‘시노달리타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이해다. 시노달리타스는 교회의 구조와도 관련되며, 교회 안에서 함께 살면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와의 일치, 교회의 일치가 중요하다. 시노달리타스는 단순히 교회의 혁신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본당에서 시작해서 모든 상황의 모든 사람과 일치를 이루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노드의 방법론, 특히 경청의 방법을 통해,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식별의 단계를 거쳐 함께 걸어간다면, ‘닫힌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 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 옥현진 대주교(시몬·광주대교구장): 교황청에서 생각하는 제2회기의 의미와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 궁금하다.

▲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참석자들의 식별 과정, ‘경청의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경청을 통한 식별 과정을 통해 제2회기를 마친 후, 현재 별도의 위원회 등을 통해 연구하고 있는 10개의 특정 주제에 관해 심화된 논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각 지역교회의 시노달리타스 구현 노력에 대해서 일일이 개입하지 않는다. 시노드의 연속성은 각 지역교회와 교구에 위임되어 있고, 따라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교회 차원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장신호 주교(요한 보스코·대구대교구 총대리): 시노달리타스 구현에 있어서 올바른 사제 양성이 중요하다.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처럼 지역교회에서 사제들이 신자들과 함께하는 모임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계획이 있는가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지역의 문화 안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씨앗을 발견해야 한다. ‘성령 안의 대화’라는 방법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양한 사례들이 보고됐다. 신학생 양성에 이러한 대화의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고, 사제단 전체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런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이런 방식의 대화를 이끌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에서는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할 젊은이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노달리타스 구현을 위한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다.

- 손희송 주교: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직자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는데, 성직자를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이해할 수 있을까?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가 주교와 사제 등 사목자의 역할을 축소시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해다. 시노달리타스는 성직자들에게 있어서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식별을 도움으로써 오히려 더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사목자의 소명을 수행할 있도록 해준다. 공동체 안에서 특히 성찬례를 거행하는 사제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제만이 할 수 있는 역할, 사제의 선교적 역할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 김종수 주교(아우구스티노·대전교구장): 시노드적인 교회 운영에 있어서 ‘선교’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와 선교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3년 여의 시노드 과정을 통해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을 이해했고, 이제 마지막 단계에서 선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복음 선포, 즉 선교다. 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 그것이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이다. 복음화에 있어 교회는 모든 이를 위해 열려 있어야 한다. 이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주어진 메시지를 되뇌이는 선포가 아니라,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선포해야 한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가 오늘날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식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노드적인 교회는 선교를 향해 열려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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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교단이 9월 16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방문을 마치고 사무처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승환 기자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