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적으로 교세통계표를 보면 본당별로 거의 대동소이하게 10~20명의 대세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가톨릭신자가 전 국민의 6% 수준이고 비록 비신자로 평생을 살았지만 임종시 신앙을 갖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당별 연간 대세자가 10명수준에 머무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인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긴급시 사제가 없을때 대세를 주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살펴봄으로써 살아있는 이 못지 않게 죽어가는 이들에 대한 전교도 생각해 본다.
■대세의 조건
첫째, 대세를 받을 위험중에 처한 상태여야 한다.
둘째, 환자는 건강이 회복되면 정상적인 교리교육을 받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기가 죽을 위험에 있을때는 지체없이 세례를 주어야 한다.
셋째, 미신을 끊고 그리스도를 따를 각오를 보여야 한다.
넷째, 환자가 그리스도인 윤리에 위배되는 상태에 있지 않아야 한다. 만약 축첩자이면 세례를 받을수 없으므로 생활을 정리해야 한다.
■대세자가 알아야 할 교리
대세자가 정상적인 교리 교육은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교회의 4대교리 정도는 간략히 가르친후 대세를 주어야 한다.
첫째, 인간의 창조자이신 하느님이 존재한다(천주존재 天主存在).
둘째,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어 인류를 구원하셨다(강생구속 降生救贖).
셋째, 하느님은 삼위일체이시다(삼위일체 三位一體).
넷째, 하느님은 선한 이를 상주시고 악한 이를 벌한다(상선벌악 賞善罰惡).
이외에도 대세자가 시각을 다투는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성호경과 주의기도 성모송 등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이런 약식 교육과정중 신자는 「환자가 진정으로 통회하는 마음이 있는가?」「성세를 통해 구원받기를 갈망하는가?」를 자문하면서 환자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준비사항
대세는 수도자ㆍ회장ㆍ반장ㆍ레지오마리애 단원ㆍ고령자 순으로 예식의 집행자가 되어야 하며 상황이 아주 긴급한 경우는 비록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세를 베풀 수 있다.
신자들은 임종환자의 대세를 위해 십자고상ㆍ초ㆍ물 등 기본적인 것을 준비하고 대부(대모)ㆍ증인을 입장케 해야하며 가족중에서 중복되지 않는 세례명을 선별해 놓아야 한다. 물론 이때 상황이 위급하면 십자고상ㆍ초ㆍ증인은 생략할 수도 있다.
▩임종대세 예식
집전자는 먼저 환자에게 세례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임을 믿는지 물어보고 몸이 회복되면 신자로서의 정식적인 교리교육과 계명을 지킬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세례예식에서 아주 중요한 죄의 끊어버림과 신앙고백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 모든 기본 절차가 끝나면 집전자는 환자가 선택한 세례명을 부르며 세례를 베풀어야 한다.
세례의 양식은 아주 간단하게「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에게 세례를 줍니다」라고 말하며 물을 이마에 세차례 부어주어야 한다.
이와함께 환자가 신앙안에서 새 사람이 되었음을 감사하는 기도와 주의기도 등을 드릴 수 있으나 이때도 시간이 긴박하면 다른 예식은 다 생략하고 이마에 물을 부으면서 세례예식만 하면 된다.
이 대세예식이 약식이고 주관자가 평신도나 비신자라 할지라도 성사의 효과는 온전하며 전혀 손상되거나 격하되지 않는다.
▩조건대세
조건대세란 환자가 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이지만 세례를 받기에 합당한 조건을 갖추었는지 의심스러운 자칫 독성(瀆聖)을 범할 우려가 있을 때 행하는 것이다.
이때는 반드시 세례전에「만일 당신이 세례를 받을 만하다면」이란 조건을 붙여야 한다.
즉 환자가 임종전에 예비신자였다면 문제가 없지만 토속신앙에 빠져 있었다거나 세례를 받고자 하는 분명한 원의를 알수 없을 때 행한다. 또한 심장의 고동이 멈추었지만 20분 이상이 경과되지 않아 완전한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 되었을때 조건부 대세를 베풀 수 있다.
조건부 대세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비가톨릭 교회에서 세려를 받은 사람일 경우 세례 자체가 유효하므로 함부로 조건부 대세를 주어서는 안된다.
▩대세후에 할 일
예식 주관자는 예식이 끝나는데로 즉시 대세문서를 작성해 관할 본당신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 대세문서는 대세자가 정식으로 교회의 일원이 되었음을 알려 장례시에는 신자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건강을 회복해 보례를 받게 될 경우에 긴요한 문서이다.
▩보례(補禮)
보례란 부족한 예식을 보충해서 채우는 것으로서 건강이 회복된 대세자는 사제로부터 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세자는 세례의 은총은 받았지만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이 없으므로 신자로서의 완전한 권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갈라진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경우 비록 유효한 세례를 받았지만 가톨릭 교회 예식의 보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