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테니스 실격 사태를 보며, 양심 고백합니다

천강우(프란치스코) 명예기자
입력일 2020-09-23 수정일 2020-09-23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난 9월 6일 일요일은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에게 불운의 날이었다. 2020 US 오픈 테니스 대회 3라운드 경기 도중 그가 실격으로 탈락한 것이다. 경기 중 코트 밖으로 쳐낸 빈 볼이 운 나쁘게도 여성 선심 목을 강타했고 선심은 바로 쓰러졌다.

조코비치 본인도 깜짝 놀라서 바로 달려가 선심에게 사과를 했다. 이후 주심과 선심은 합의를 하고 조코비치에게 실격패를 선언했다. 그가 '스포츠맨답지 않은 행위'를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정도를 벗어난 행동으로 간주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본인은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다. 경기 중에 이정도 해프닝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즉시 사과를 했으며 선심에게 그다지 중한 부상을 입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간의 평가는 달랐다.

지난 2017년 데이비스컵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가 실수로 심판 얼굴을 공으로 맞춰 실격당한 바 있다. 1995년 윔블던에서는 팀 헨먼(은퇴·영국)이 복식 경기 중 볼 걸을 맞췄다가 마찬가지로 실격당했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고 하더라도 상대방나 세인들의 평가는 너그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35년간 교사로 있으면서 가장 힘들 때 되새겼던 양심의 외침이 있다. '나의 말과 행동이 교사다운가?'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기억이 많다. 오히려 실언을 변명하고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양심에서 더 멀어져간 적도 많았다.

그나마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권위가 존재했던 시절이라 큰 탈 없이 넘어왔다. 내가 의도했던 것이든, 감정통제 없이 저지른 것이든 당시 내 '선생님답지 않았던 언행'에 인내해준 분들에게 감사 말씀과 함께 속죄하는 고백을 드린다. 그때의 일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죄송합니다.

천강우(프란치스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