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 참가하고 있는 368명의 대의원들은 노론을 마무리하고 10월 26일 최종 문서 투표에 들어간다. 최종 문서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지난 3년 동안 이어왔던 이번 세계주교시노드의 결실로, 대의원들은 여기에 제안을 담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대의원 상당수가 1833년 성 존 헨리 뉴먼이 썼던 말, 바로 ‘이끄소서 온유한 빛이여’(Lead kindly light)라고 기도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몇몇 대의원들은 필자에게 시노드 회의 도중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으며, 이번 시노드에서 원하던 구체적인 제안이 나와 21세기 다양한 문화와 나라에서 바라는 교회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나오는 혼란이 나쁜 일만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종 말했든, 성령께서는 먼저 혼란을 일으키시고, 그런 다음 조화를 이루신다. 성령 강림 때 그랬듯이 말이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참가자들에게 “시노드의 주인공은 바로 성령”이라고 반복해서 상기시켰다.
2주 전(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가 시작됐을 때), 대의원들은 시노드 의안집에 나온 대로 시노달리타스의 신학적 토대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대의원들은 교회 안에서의 ‘관계’에 집중했다. 여기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이 세례로 받은 보편사제직에서 직무사제직을 구분했다. 또한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 했으며, ‘경청과 식별의 사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내용은 아마도 최종 문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은 주교와 사제, 부제의 직무사제직을 재해석하고, 피라미드식의 권위 실행에서 시노드적인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대의원들은 다양한 지역의 교회 사이의 관계를 짚었고, 이주와 환경, 가난, 폭력 등의 문제에 더욱 크게 연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회일치를 위한 대화뿐만 아니라 종교간 대화와 문화 사이의 대화를 증진시킬 방법을 논의했다.
10월 10일 이번에 추기경에 임명된 도미니코회의 티모시 레드클리프 추기경은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선교와 시노드 교회를 위한 네 가지 열쇠, 바로 양성과 식별, 의사결정과정 그리고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시노드의 주인공은 성령”
성령 강림 때 그랬던 것처럼
혼란 뒤에 조화 이뤄주실 것
어려운 문제 회피하지 말고
시노드 교회 위해 노력해야
레드클리프 추기경은 이번 시노드를 통해 “교회는 우리가 바로 해답을 얻을 수 없는 깊은 질문을 통해 주님 사랑의 신비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레드클리프 추기경은 서기 50년경 사도들이 ‘어떻게 이방인들을 교회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논의한 예루살렘공의회와 325년 ‘어떻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확인해야 할지’를 토론했던 니케아공의회, 451년 ‘주님께서 어떻게 삼위이자 하나인지’를 논의했던 칼케돈공의회를 생각하며 시노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레드클리프 추기경은 “시노드에 참여하는 우리의 임무는 사도들과 같이 어려운 문제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번 시노드에서 ‘예’와 ‘아니오’ 같은 즉각적인 답을 바라지만, 이것은 우리가 주님 사랑의 신비에 더 깊이 빠져드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드 클리프 추기경은 시노드 대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어려운 질문에서 도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 우리는 침묵의 기도와 상호 경청으로 질문과 함께 살아갑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답변하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 위해 듣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새로운 방법으로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주님의 집을 상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국 속담대로 아무 소용 없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레드클리프 추기경은 시노드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에게 “제발 교회에 어떤 불만이 있더라도 남아, 계속해서 질문을 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우리가 함께라면 주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도느 대의원들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바로 ‘어떻게 선교를 위한 시노드 교회가 될 지’ 제안하는 일 말이다. 10월 21일 최종 문서 초안을 받게 되는 대의원들은 이를 더 빛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글 _ 제라드 오코넬
예수회 발행 주간지 ‘아메리카’(America)의 바티칸 통신원으로 활동 중이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로마에서 30년 이상 거주하면서 ‘로이터’와 ‘더 태블릿’,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아시아가톨릭뉴스’, ‘바티칸 인사이더’ 등 다양한 영어권 매체에 교황청 소식을 전해 왔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