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동체착륙 후 벽에 부딪혀 폭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분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은 위로조차 할 수 없다. 사랑의 하느님께서 희생자들을 품에 안아주시고, 유가족의 상처를 달래주시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우리는 이번 참사 소식을 접하면서, 생각도 하기 힘들지만 세월호와 이태원 등 그간 여러 차례 있었던 또 다른 대형 참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고귀한 생명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랑하는 이의 곁을 떠나야 했던 그 참사들을 겪으면서, 우리는 세상 어떤 것보다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평범한 일상이고 사랑하는 이들의 생명과 안전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번 참사가 더 힘들고 아프게 다가온다.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이는 참사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조류 충돌, 랜딩기어 오작동, 기체 결함과 짧은 활주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참사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안타깝게도 참사 수습을 이끌어야 할 정부 조직은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탄핵 정국 속에서 대통령은 물론 재난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도 권한대행 체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은 사고 수습과 철저한 원인 규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며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