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4월 14일 교령 선포…"성주간에 가경자로 선포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
[마드리드 OSV]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로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Sagrada Familia)을 설계한 안토니오 가우디가 가경자(Venerable)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4일 가우디를 가경자로 선포하는 교령에서 그의 영웅적 덕행을 인정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을 만나 교령을 승인했다.
가우디는 40년 넘게 건축가로 활동하며 신앙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걸작들을 만드는 데 매진했다. 그는 1852년에 태어나 31세 때부터 건축을 시작해 1926년에 선종했다.
가우디가 교황에 의해 가경자로 선포됐다는 소식에 특히 스페인 바르셀로나대교구는 크게 기뻐하고 있다. 성가정 성당은 바르셀로나대교구의 대성당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대교구는 가우디가 가경자로 선포되면서 그의 시복도 앞당겨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우디 연구 전문가이면서 예술사 학자인 키아라 쿠르티는 “가우디와 그의 걸작들은 현대 세계에도 전하는 이야기들이 있다”며 “성주간에 가우디가 가경자로 선포된 사실은 하느님의 섭리이고, 가우디에게는 모든 것이 섭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우디가 신앙을 실천했던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고, 가우디를 알게 되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이들에게는 가우디의 삶은 찬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가정 성당은 수년 안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책임자를 정하지 못한 ‘영광의 파사드’(Glory Facade)를 누가 설계할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다. 본래 영광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1882년에 건축을 시작했지만 미완성인 채로 지금까지 남겨져 있다. 현재 예수 그리스도에게 헌정된 탑은 건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은 가우디 선종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유명 주택인 ‘카사 바트요’(Casa Batllo)를 비롯해 독특한 건축물들을 설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속 건축은 포기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면의 여행을 거치며 단순하고 본질적인 신앙을 지닌 인물로 변해 갔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신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달았다.
쿠르티는 “성가정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초월성을 표현하고 있는 성당 건축에 깊은 감동을 받는데, 영원성과 자신을 연결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가우디의 작품들은 인간은 언제나 초월성을 지향하는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