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의 진지한 대화는 과연 불가능한가?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어떤 관점을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일본의 개신교 성서학자 야기 세이이치와 미국 종교학자 레너드 스위들러가 일종의 종교간 대화의 방법론으로 펴낸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잇다」(분도 간)는 특별히 불교와 그리스도교간의 대화를 위해 「프론트 구조(Front-Structure)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다종교 사회로서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종교간 대화가 시도되어 왔다. 때로는 그 심도가 신학적 논의까지 이루어질 정도로 깊이를 쌓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종교간 교류는 주로 사회현상과 공공선을 위한 공조로서 실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의미의 대화는 부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잇다」는 한국의 종교인들에게 매우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아시아 신학 총서 제8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두 개의 논문으로 구성된다. 전반부는 야기 세이이치가 제시하고 있는 프론트 구조의 이해를 위해 레너드 스위들러가 해설을 하고 있으며 후반부는 세이이치의 논문인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잇는 다리: 프론트 구조」이다.
레너드 스위들러는 자신과 야기의 예수 이해가 『그리스도교, 또는 불교가 궁극적 실재에 도달하는 유일한 수단이거나 구원을 얻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식의 절대성을 주장할 수 없게 한다』며 양 종교가 서로에게서 배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화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세이이치는 그러한 다리를 건설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분도/269면/6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