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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특집] 부활의 의미와 상징

전대섭 기자
입력일 2012-08-27 수정일 2012-08-27 발행일 1995-04-16 제 194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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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믿음의 시작이자 맏침
양고기   중세부터 전래ㆍㆍㆍ 구세주 상징
달걀   풍요ㆍ보이지 않는 생명 뜻해
백합   깨끗함ㆍ우아함ㆍㆍㆍ 기쁨 북돋워
『주 예수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빠스카의 신비는 오늘을 사는 우리 신자들에게 가장 큰 희소식이자 기쁨이 아닐 없다. 교회는 그래서 「축일중의 축일」인 부활절을 초대교회때부터 성대하게 지내왔고, 세계 각국에선 지역마다 고유한 풍속으로 경축행사를 마련한다. 부활대축일을 맞아 부활의 의미와 여러 상징들의 의미를 간추려본다.

신앙적 의미

우선 부활절(復活節, EASTER)이란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이스터(EASTER)」란 말은 게르만민족의 봄의 여신(女神)「에오스트레」에서 유래됐거나 「에오스톨」이라 는 근동(近東)지역의 봄맞이 축제에서 전래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활절 풍속은 따라서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주제로 한 교회전례와 민중속에 독특하게 내재되어 있던 세속적인 의식(儀式)들이 잘 융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사전적 의미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蘇生)을 뜻하는 부활은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안에서 그 깊이와 넓이를 더한다. 부활은 신비다. 다시말하면 부활은 전체 구원의 신비안에서 절정을 이루는 사건이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가 당한 온갖 비참과 수모가 무효(無效)하지 않았음을 드러내 주었고, 죽음까지도 부활을 통해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신앙의 대상은 바로 이것이며, 이 믿음을 통해 우리도 장차 그리스도와 같이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당장 현대인들에게 예수의 부활사건은 당혹감을 줄수도 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새로운 관계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진면목이 부활을 기점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 신자들은 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하는 사도들의 강력한 메시지를 성서에서 볼 수 있다. 사도들은 부활한 예수를 보고 만지고 함께 음식을 나누었던 사람들이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헛된 것』(1고린15.17)이라고, 또『그리스도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현세에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들가운데 가장 불쌍한 사람들 일 것』(1고린 15.19)이라고.

부활학 오늘도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고 마실 수 있는 「빵」으로 실재(實在)하신다. 세례로써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신자들은 성체성사를 통해 살아계신 그 분과 빠스카 잔치를 나누는 것이다.

부활은 이렇듯 우리 신앙의 기초이며, 믿음의 시작이자 종착점이라고 할수 있다. 『하느님나라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와 있다』는 것도, 현세에 살면서도 이미 천상 영복을 맛보며 살 수 있다는 것도 바로 이러한 부활신앙이 있기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여러 상징들

교회는 「부활의 신비」라고 표현한다. 교회의 전례도 예수께서 부활하신 밤(부활성야)에 빛과 물, 찬송과 알렐루야 등 말과 상징 신비에 집중시킨다.

부활초

초기부터 로마와 기타 지역에서 부활성야를 밝히는데 사용됐다. 부활초는 죽음에서 부활한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부활초에 새긴 십자가는 그리스도를, 알파(A)와 오메가(Ω)는 시작과 마침 또는 영원을 나타낸다. 그 해의 연도는 인간의 시간 생활을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에 연결하고 있으며 다섯개의 붉은 향덩이는 예수의 오상(五傷)을 상징한다.

양고기와 부활토끼

부활때 어린 양을 먹는 것은 승리의 기(旗: 어린양이 십가가를 들고 있는 그림)와 더불어 부활축제 기간의 가장 의미 깊은 상징중 하나다. 중세때부터 전래 된 것으로 「어린 양의 고기」는 구세주를 상징한다. 현대에 오면서 부활식탁의 한 가운데에 과자나 설탕으로 만든 부활 고양(羔羊: 어린 양)을 놓아두는데 서양의 가톨릭 가정에서 흔히 볼수 있다.

부활토끼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던 것으로 토끼는 중세기 신의 상징으로, 고대에는 신이 상주하는 짐승으로 여겨 신성시 하였다. 토끼는 눈뜨고 자는 동물로 죽음의 잠에도 압도되지 않은 부활하신 주님의 상징이 된 것이다.

부활달걀

부활절에 부활달걀을 함께 나누는 것은 가장 보편화된 부활풍속이다. 달걀은 예부터 봄 풍요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상징이었다. 금육과 단식이 엄격했던 중세기에 사순절 동안 고기만이 아니라 우유와 달걀도 금육에 포함되었던 것이 부활절에 달걀을 주고 먹는 관습으로 변화됐다. 부활달걀을 선물하는 풍습은 17세기 수도원에서 부활달걀의 색은 원래 승리를 상징하는 붉은 색이었으나 차츰 예술적인 묘사로 발전하면서 종교적 혹은 비유적이거나 익살스런 표현들이 등장했다.

부활백합

백합은 그 모양이나 형태가 아름답고 순백의 색은 깨끗함과 우아함을 드러내 부활의 기쁨을 한층 더 북돋웠다. 백합은 또 미(美)와 완전성과 선(善)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성서에서도 흔회 이 꽃을 비유로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마돈나백합(흰색)보다 더 유명한 부활백합은 중세 후반 버뮤다재배인 하리스가 미국에서 이 꽃을 퍼뜨린 후, 부활시기에 처음 꽃이 피어 곧 부활백합으로 교회를 장식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부활 햄(ham:돼지고기)을 먹는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부활관습들이 이어져 오고 있지만 이 모든 상징들과 풍습들이 나타내고 지향하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며, 부활의 기쁨과 축복을 표현하고 드러낸다.

전대섭 기자